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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E 클래스를 닮은 그녀, 엄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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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5-10 02:02:03

본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그 유명한 김춘수의 시 ‘꽃’ 중 일부이다. 꽃이 그렇다면 자동차는 과연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 이상의, 파트너와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메르세데스 E 클래스라 해도 예외가 될 수 없고, 같은 E 클래스를 갖고 있어도 운전자마다 부르는 애칭이 다르고 이미지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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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 10세대 메르세데스 E 클래스(W213)를 봤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엄격하게는 5세대라고 칭해야겠지만, 1947년에 등장한 선조인 170V부터 셈하면 10세대이기에 이렇게 칭하겠다) 그런 밋밋함이 순식간에 바뀐 것은 올해 초,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던 매혹적인 목소리를 들은 후부터다. 10년 만에 10집 앨범을 들고 돌아온 엄정화의 목소리는 여전히 매혹적이었고, 스피커를 울리는 박자와 비트, 리듬은 자연스레 귀에 흘러들었다.

 

그 순간, 무엇이라고 형용할 수 없는 이어짐이 느껴졌다. 그녀의 음악을 집에서도, 다른 자동차에서도 재생해 봤지만 E 클래스에서 느꼈던 울림과는 전혀 달랐다. 그녀가 그동안 불렀던 다른 음악들을 담아 차 안에서 감상해 본 결과,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둘이서 닮았기에 울림이 배가되어 전해지고 있다고 말이다. 엄정화, 그녀는 메르세데스 E 클래스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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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최초로 만든 유서 깊은 회사인 만큼 역사가 깊고 그 동안 축적해온 해리티지가 디자인에 그대로 녹아있다. 최초로 E 클래스라는 이름을 칭했던 W124부터 이어져오는 두 개의 헤드램프는 10세대 모델의 헤드램프 어셈블리 안에서 두 개의 LED 주간주행등 라인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전통을 따라 계속 이어져오는 대형 프론트 그릴은 앞으로 돌출되면서 한층 더 존재감을 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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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은 마치 엄정화, 그녀의 얼굴 같이 황홀하다. 그녀는 눈가에 짙은 스모키 화장을 하고 무대에 오르지만, 그 라인이 어색한 섹시함을 부여하기 보다는 본래의 눈동자를 조금 더 강조하는 형태로만 부여될 뿐이다. 스모키 화장이 없어도 눈동자에서 뿜어나오는 매력은 여전하고, 이는 그녀가 살아온 세월과 더불어 더욱 진해져가고 있다. 소위 말하는 ‘성숙한 어른의 연륜’이라는 것인데, 데뷔한 지 몇 년이 흘렀다고 해서 성숙함을 섣불리 내세우는 걸그룹과는 다른 차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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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램프부터 테일램프까지 차체의 측면을 따라 이어지는 캐릭터라인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형태의 ‘드롭핑 라인’을 통해 우아함을 보여준다. 여러 라인이 복잡하게 얽힌 것이 아니라 그저 측면을 장식하는 단 하나의 라인이 마법을 부린다. 여기에 살짝 강조된 휠 아치와 사이드스커트가 매력을 더한다. 세월이 흘렀지만 전혀 낡은 라인이 아닌, 다른 면으로 성숙하면서도 젊음을 유지하는 라인이다. 아니, E 클래스를 지탱해 준 오랜 세월이 없었다면 이런 라인은 나오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엄정화가 갖고 있는 라인도 마찬가지다. 세월이 흘러도 그녀가 갖고 있는 보디라인은 기교가 없으면서도 여전히 우아하다. 이러한 라인은 타고나는 것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오랜 기간을 이어져 오는 철저한 자기관리다. 그녀의 나이는 49세로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라인이 무너질지도 모르는 시기이지만, 오랜 세월을 철저하게 다듬어 온 라인이기에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아니, 오히려 더 성숙해졌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그런 점 또한 E 클래스와 너무나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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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클래스는 유행을 주도하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활약하고 있다. W124 시절 브루노 사코가 보여주었던 수평적, 수직적 친화성을 갖춘 패밀리룩 디자인을 10세대 E 클래스에서 고든 바그너가 이어받아 훌륭하게 부활시켰고, 처음에는 어색하게 받아들였던 대중들은 이제 그 디자인에 환호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제조사들도 이와 같은 패밀리룩 디자인의 흐름에 동승하고 있다. E 클래스의 디자인이 하나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는 엄정화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파격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친화성을 갖췄던 패션 또는 아이템으로 대중들을 환호시켰고, 기준이 되었다. ‘초대’를 부르면서 사용했던 부채, ‘몰라’를 부르면서 사용했던 독특한 헤드폰, 2005년에 처음으로 공개했던 란제리룩 등 그녀의 패션은 처음에는 어색해도 곧 환호로 이어졌다. 이 흐름은 그녀가 현재 출연하는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로 이어지고 있고, 일명 ‘톱스타 룩’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녀는 대중뿐만 아니라 스타들의 기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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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메르세데스 자동차는 칼 벤츠가 혼자서 제작했지만, 현재의 메르세데스 모델들은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몇 년간을 고민하여 만든다. 이는 E 클래스도 마찬가지이며, 이 매력적인 자동차 한 대를 완성하기 위해 많은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이 땀을 흘렸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섬세하게 조율하고 배치하는 것은 수석의 몫이고 여기서 E 클래스의 디자인을 완성시킨 고든 바그너의 능력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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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나이가 있어야만 수석디자이너가 되는 자동차 세계에서 그는 2008년에 불과 39세의 나이로 메르세데스의 수석 디자이너가 됐다. 디터 제체 회장의 파격적인 인사라고는 하지만 메르세데스의 모토와 그의 능력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위상을 유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보수적이 아니라 가장 혁신적인 제조사이기에 가능한 과감한 디자인, 미래를 보면서도 과거를 존중할 줄 아는 라인, 섬세한 작업의 결과, 이 모든 것이 혼재된 정점은 다른 이들이 이야기하는 A 클래스가 아니라 오히려 E 클래스다.

 

다른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고든 바그너도 자동차만 바라보지는 않으며 일상 속 여러 가지에서 영감을 얻는다. 영화, 건축, 자동차 이외의 제품들을 두루 섭렵하는 것은 물론 여행을 통해 신선한 감각을 유지한다. 낮이든 밤이든 스케치를 하고 새벽 3시에도 영감이 떠오르면 일어나서 그림을 그린다. 그러면서도 디자인을 하는 과정을 즐긴다. 그는 최근에 4도어 쿠페 내에서도 CLS와 AMG GT 컨셉트를 구분해내면서 장르의 세밀함을 추구하고 전통 속에서 또 다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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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클래스에 고든 바그너가 있다면, 엄정화에게는 윤상이 있다. 몇 년 전부터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정준하 등 출연자들과 함께 우스운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인 ‘러블리즈’의 총괄 프로듀싱을 맡으면서 가벼워진 듯한 인상이 있지만, 본래 그의 직업은 작곡가이고 이 분야에서만큼은 아무리 고수라고 해도 섣불리 대항할 수 없을 만큼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장르도 한 두 가지가 아니며, 팝부터 시작해 신스팝, 테크노, 라틴 뮤직을 거쳐 EDM까지 두루 할 수 있다.

 

그의 음악적인 완성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음악을 듣기만 하면 알 수 있을 정도로 본인의 작곡 특징과 감성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가 없다’고 섣불리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은 그 안에 엄청난 완성도와 변화를 숨기고 있다. 시대에 맞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기념 앨범도 전부 다시 만들 정도다.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디자인부터 엔진, 차체 등 주요 부품 제작에 조립 후 품질검수까지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장인이고, 이러한 그의 진가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음향장비를 사용할 경우 바로 드러난다. 그의 곡은 모든 리듬이 빈틈없이 채워져 있는데, 이는 1/100 초까지 계산해가며 작곡을 진행하는 완벽주의에 기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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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옛 리듬을 유지하고 있는 듯 하지만,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한다. 투팍(2pac), 제이지 등의 힙합 음악도 섭렵하고 있는 것은 물론 남미, 유럽 등 다양한 나라의 음악을 듣고 있으며, 어린 음악가들과의 교류를 주저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24년간 정규 앨범을 6개 밖에 내지 않을 정도의 자신의 철저함과 느린 속도가 현 시류가 원하는 작곡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작곡가들과 원피스(만화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보인다)라는 전문 작곡팀을 결성할 정도이며, 이 안에서도 자신의 색깔은 잃지 않고 있다. 엄정화의 노래 ‘Dreamer’를 자세히 들어보면 그의 진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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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클래스는 오랜 세월을 지나왔다. 엄정화 역시 24년이 넘는 시간을 연예인으로 보냈다. 그러나 그들은 전혀 나이들어 보이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지도 않는다. 아니, 오히려 미래를 이야기하며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한 때 다양한 매체들에 의해 ‘디자인의 실패’라는 오명을 쓰면서 실패한 적도 있고, 갑상선암으로 노래를 부를 수 없었던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더욱 더 발전했다. 그리고 지금은 ‘디자인과 기술 혁신의 과감함’과 ‘데뷔한 이래로 가장 춤을 많이 추는 댄스뮤직’으로 자신을 무장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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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연히도 10세대 모델(W213)과 10집 앨범 ‘구운몽(The Cloud Dream of the Nine)’으로 만났다.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찬란한, 그래서 운명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메르세데스 E 클래스와 엄정화는 그렇게 서로의 장점과 노력, 조력자들 까지도 닮아가면서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그들이 왜 계속 달려가냐고 묻는다면 세월이 흐른다고 해서 꿈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추억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나이나 세월이 주는 제약이나 비웃음은 떨쳐내고 둘은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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