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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렛파킹, 정확히 알고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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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8-04 16:16:29

본문

자동차를 운전하는 이상 차에서 내리기 전에 반드시 주차를 해야 하지만, 서울 시내에서 적절한 주차장을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고 목적지를 두고 주차할 자리를 찾기 위해 그 부근 도로를 몇 바퀴는 돌아야 하는 일도 몇 번은 겪게 된다. 특히 목적지가 소규모의 유명한 식당이거나 번잡한 골목에 있는 작은 가게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다 보면 가게 앞에 있는 현수막에 눈이 가게 되는데, 대부분의 현수막에는 ‘발렛파킹 가능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자동차 키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는 점이 선뜻 내키지는 않지만, 조수석에 탑승한 동행인의 재촉과 주차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차에서 내려 키를 맡기게 된다. 그리고 용무를 마치고 나오면 발렛파킹 담당자가 돈을 요구한다.
“3,000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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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렛파킹은 프랑스어로 ‘하인’을 뜻하는 ‘발렛(valet)’과 영어인 ‘주차(parking)’가 결합된 단어다. 언제부터 등장했는지는 정확한 기록이 없지만, 대부분의 운전자가 갖고 있는 이미지는 호텔 정문에서 고객의 자동차를 받은 후 대신 주차를 해 주고 고객에게 다시 인도해주는 사람들일 것이다. 주차와 이동에 소모되는 시간과 수고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하는 고객들이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 발렛파킹이 일반 가게까지 내려온 기록 역시 정확하지는 않지만, 2000년대 초 서울 청담과 강남을 중심으로 주차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압구정, 가로수길 등으로 발렛파킹이 확장되었고 현재는 이태원과 삼청동 등 도심 속 번화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확한 집계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나 2016년 기준 약 500개의 업체가 등록되어 있으며, 무등록 업체를 포함하면 2배 이상의 규모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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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렛파킹을 향한 운전자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가게 앞에 주차 자리가 있어서 주차했더니 발렛파킹 직원이 다가와서 자동차 키를 맡길 것을 요구한다든지, 직접 주차했는데도 돈을 달라고 한다든지, 직원의 부주의로 차량이 손상되었는데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든지, 발렛파킹을 맡겼는데 며칠 후 주차위반 통지서를 받게 된다든지 여러 가지 사건이 발생하고 있고 이는 대부분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연 발렛파킹 업체와 직원들만 문제가 있을까? 예부터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고 했는데 어떤 일이든 서로 맞부딪힐 때 잡음이 나는 법이다. 주차에 대한 문제를 조금씩 파고들어 보면 결과는 그 사건을 구성하는 모두에게 조금씩 책임이 있는 것으로 돌출된다. 물론 불법으로 난립하는 발렛파킹 업체와 자세를 올바르게 갖추지 못한 직원들의 책임도 있지만, 이러한 현상을 만든 사람들, 결국 우리들 중 그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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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시계를 서울 청담에서 발렛파킹이 처음으로 제공되던 2000년대 초로 돌려보자. 1990년대 중반 청담에 새로 지어진 건물 1층에 ‘카페 드 플로라’가 문을 열고 근처에 엠넷 빌딩이 생기면서 청담동에 예술가, 디자이너, 가수, 영화 제작자 등 예능에 뜻을 둔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대 초에는 이들을 중심으로 파인 다이닝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팔레 드 고몽’과 같은 고급 레스토랑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레스토랑들만 들어섰을 뿐, 주차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본래 청담동 자체가 골목길 위주로 구성된 주택가인데다가 건물의 규모도 작았고 결정적으로 당시에는 업무시설에 대한 주차장 의무마련 법안도 없었기 때문에 건물에 자동차 한두 대를 겨우 주차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로 인해 레스토랑 영업에 문제가 생겼는데, 고객들이 주차장이 없어 식사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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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주차장이 없어 맛있는 식사를 포기한다’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현실이 그렇게 흘러갔다. 그 때 레스토랑들의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겠다는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서로의 이해가 일치한 발렛파킹 업체와 레스토랑은 계약을 진행했고, 자동차를 갖고 가게를 방문하는 고객들은 점점 더 많아졌다. 발렛파킹 제공으로 인해 옆 가게의 매출이 오르는 현상을 목격한 다른 가게들이 잇달아 계약을 진행했고, 그 결과가 현재의 발렛파킹 업체 난립이다.

 

발렛파킹을 제공하는 지역에 있는 가게들의 가장 큰 문제는 ‘주차공간을 확보하지 않는다’인데, 이는 임대료와 관련된 문제가 제일 크다. 건물과 가게 임대를 계약할 때 주차공간을 따로 확보하고자 한다면 막대한 자릿세를 지불해야 하는데, 점주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 그래서 점주들은 건물과 계약하고 주차공간을 확보하기보다는 그보다 훨씬 적은 돈을 발렛파킹 업체에 지불하고 주차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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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규모를 키운 발렛파킹 업체들은 아예 건물 또는 근처 주차장과 계약하고 주차장을 임대한 후 관리와 운영을 맡는데, 건물에서 직접 관리해야 하는 구역이 하나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선호하는 건물주들도 있다. 만약 가게 앞에 주차공간이 있어서 직접 주차를 했는데 발렛파킹 직원이 돈을 요구한다면, 그 주차공간이 가게 전용의 주차공간이 아니거나 직원이 건물 주차장 운영을 맡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주차공간의 소유주 또는 운영자가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따져야 하는 것이다.

 

등록된 발렛파킹 업체의 경우 이렇게 주차장 계약을 하는 곳들도 있지만, 소규모의 무등록 발렛파킹 업체의 경우 길가에 마련된 구획주차구역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영업이 일찍 끝나는 은행 주차장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업체들의 문제는 주차장 보험 또는 이동 중 손상에 대한 보험에 가입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분쟁이 생길 경우 가게 측에서는 입을 닫는 경우도 있다. 가게와 발렛파킹 업체가 별도의 사업체이기 때문에 가게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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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렛파킹으로 인한 문제를 피하고 싶다면 제일 간단한 방법은 ‘차를 몰고 가지 않는 것’이다. 애초에 수요가 없다면 발렛파킹을 이용할 일도 없고, 좁은 골목길에서 주차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을 것이니 최상의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이 이미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자동차가 주는 이동의 편리성을 무시할 수 없는데다가 연인끼리 또는 부부끼리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기에 최상의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확인할 것은 ‘가게에서 제공하는 주차가 어떤 형태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별도의 주차공간을 제공하는 가게라면 다행이지만, 발렛파킹을 제공한다면 어떤 형태인지, 업체에서 별도의 보험이 제공되는지를 따져야 한다. 주차 제공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회피하고 “주차 다 되니까 오십시오”라고 말하는 가게가 있다면 이를 이용하기 보다는 가게 근처의 공영주차장 또는 유료주차장을 검색해 이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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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발렛파킹을 맡겼다면 가게에 들어가기 전 간단하게 자동차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권하며, 휴대폰을 사진을 찍어두면 더 좋다. 운전자 자신도 모를 수 있는 흠을 미리 확인할 수 있고, 차체 손상에 대한 분쟁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차 안에 귀중품이 있을 경우 직접 챙기는 것이 좋고, 불가능할 경우에 발렛파킹 직원에게 귀중품에 대해 주지시키면 도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등록된 업체의 직원들이라면 이에 대한 교육도 사전에 받는다.

 

직접 주차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좋겠지만, 정말로 자동차가 소중하여 직접 주차가 필요고 반드시 가게 가까이에 세워야 한다면 주차공간을 확보한 발렛파킹 업체를 이용해야 한다. 직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비용을 별도로 지급하겠다고 말하면 직원이 주차 공간을 마련해 줄 것이다. 비용 지급에 대해서는 아까워하지 말아야 하며, 이용하는 가게와 주차공간은 별도의 사업체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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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자동차가 자율주행과 자율주차를 완벽하게 수행하려면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릴 것이고, 현재 발렛파킹을 제공하는 가게들의 주차사정이 개선되려면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모될 것이다. 이동하는 데 자동차를 버릴 수 없다면 적어도 현재 있는 발렛파킹을 현명하게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자동차가 운전자의 많은 애정을 필요로 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언제나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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