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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컬렉션 홀 방문기 – (1) 오얏상의 꿈이 살아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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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11-02 23: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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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약 3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토치기 현 하가 군에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서킷 중 하나인 트윈링 모테기가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혼다가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는 작은 박물관, 혼다 컬렉션 홀이 있다. 세계적인 레이스가 없다면 일부러 찾아가기도 힘들 정도로 시골에 있는데다가 대중교통조차 거의 다니지 않는 이곳이지만, 그렇기에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고 혼다의 역사를 보존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라고도 할 수 있다.

 

대중교통이 전멸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모터쇼를 취재하던 도쿄에서 이곳까지 가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가격의 렌터카를 빌려야 했고, 일본의 고속도로 요금은 비싸기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곳을 찾게 된 이유는 수퍼커브를 시작으로 발현되기 시작한 오얏상(親父さん, 혼다 소이치로는 사장이라는 직함보다 이 명칭을 더 좋아했다)의 철학과 고집이 혼다의 제품들에 어떤 방법으로 적용되었는지, 그가 사망한 후에도 혼다는 독특한 철학을 잇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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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에 운전석이 있는지라 습관적으로 좌측 방향으로 이탈하려 하는 운전 습관, 무심결에 방향지시등 대신 작동시키고 마는 와이퍼, 좌회전 또는 우회전 타이밍을 오래 기다리고 있는 일본의 운전 문화로 인해 제 시간에 직진조차 못하고 다음 신호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들을 여러 번 겪은 후에 많이 지친 상태로 겨우 혼다 컬렉션 홀 정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원형 링과 유리에 새겨진 단 한 글자, ‘꿈(夢)’을 본 순간 지친 것도 잊어버리고 경쾌하게 진입해 버렸다. 이곳은 혼다의 모토대로 꿈의 힘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모터사이클에 꿈을 담기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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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 전시된 것들은 혼다의 대표적인 탈것이라고 할 수 있는 수퍼커브 C100, 스포츠 360과 S500, 1960년대에 활약했던 F1 머신과 영국 만섬 내구레이스에서 활약했던 RC142, 모토 GP 무대에서 활약했던 RC 시리즈와 이를 기반으로 제작한 일반도로 주행용 머신 RC213V-S 이다. 한 눈에 봐도 자동차보다 모터사이클의 숫자가 압도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혼다의 뿌리는 모터사이클에 있다는 사실이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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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2층으로 옮기면 두 개의 전시구역으로 나뉘어지는데 오른쪽은 모터사이클의 천국이라고 해도 좋다. 소이치로와 모터사이클은 떼놓을 수 없는 관계인데, 그 이유는 소이치로 그리고 혼다라는 이름을 가진 회사의 시작이 자전거 그리고 모터사이클이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의 일본은 모든 것이 엉망이었고, 소이치로의 아내는 일상 잡무를 해결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먼 거리를 다녀야만 했다. 아무리 자전거가 걷는 것보다 이동이 편하다고 해도 장거리는 힘들었을 것이고, 당시 일본의 도로 사정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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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아내의 모습을 본 소이치로는 아내의 이동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 주고 싶었지만, 아내는 자전거 외에는 타기를 힘들어했다. 머리를 굴리던 소이치로는 당시 일본 육군이 무전기에 사용하던 발전기를 분해한 후, 여기서 얻은 엔진을 자전거에 적용하게 된다. ‘자전거만 탈 줄 안다면 된다’라는 간단한 심정으로 만들어 낸 이 독특한 이동수단은 금새 인기를 얻었고 1947년, 소이치로는 자신의 성을 따서 사명을 ‘혼다’라고 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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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자전거에 부착하는 엔진만 만들던 혼다는 1949년, ‘드림 타입 D’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모터사이클의 세계에 뛰어들게 된다. 당시 대부분의 모터사이클들이 스틸 튜브 프레임을 적용했던 것에 비해 타입 D는 프레스 방식의 스틸 프레임을 적용해 대량 생산이 수월하도록 만들었고 색상 역시 당시 대중적으로 적용되던 검은색 대신 적갈색을 적용함으로써 시선을 사로잡도록 했다. 이후 혼다는 ‘드림 시리즈’와 ‘벤리 시리즈’를 출시하며 일본 내 모터사이클 시장을 서서히 장악해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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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긴 역사를 보여주듯, 모터사이클 전시 구역 한쪽에는 어림잡아도 10대가 넘는 드림, 벤리 시리즈가 전시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야마하 최초의 모터사이클인 YA-1이 같이 전시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 모델이 1950년대에 유러피언 디자인을 적용한 그대로 등장해 혼다 모터사이클의 아성을 위협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를 자사의 박물관에 당당하게 수용할 수 있는 혼다의 기질이 느껴진다. 혼다는 이런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각형의 선’을 적용한 자신들만의 디자인을 계속 밀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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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60년대의 혼다는 다양한 모터사이클을 제작했다. 그 중에서는 편안한 이동을 위해 제작한 ‘유노(Juno)’라는 이름의 스쿠터도 있었는데, 1962년에 출시됐던 유노 M85는 스쿠터로써는 특이하게 공랭식 수평대향 2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당시로써는 최신 기술이나 다름없었던 유압식 자동변속기를 적용한 것도 놀랍지만 169cc 엔진으로 12마력이나 발휘했으니 혼다의 기술은 이때부터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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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에 사용하는 엠블럼이 다르다. 모터사이클에는 날개 형상의 엠블럼을 사용하고 있는데, ‘드림 타입 D’에서 이 엠블럼을 처음 사용했을 때는 사람이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는 형상이었다. 아마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카로스의 날개’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세월이 지날수록 사람의 형상은 사라지고 날개만이 남게 되었다. ‘이동의 자유’를 원했던 혼다 소이치로의 꿈과 딱 맞는 엠블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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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에 처음 등장한 수퍼커브는 당시 혼다 소이치로의 꿈을 완벽하게 구현해 낸 이동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수퍼커브로 인해 한층 더 인기를 얻게 된 혼다는 1960년대 말, 레저용 모터사이클에도 손을 뻗치게 된다. 이 때 등장하기 시작한 몽키 시리즈는 작고 다루기 쉬운 레저용 모터사이클로 인기를 얻었다. 한편으로는 여성들을 위한 간편한 이동수단의 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았고, 자전거 페달과 엔진이 결합한 형태의 모페드 P25등 다양한 모델들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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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동시에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았다. 1969년에 등장한 CB750은 당시 일본은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드물었던 대배기량 직렬 4기통 네이키드 모터사이클로, 오롯이 미국 모터사이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작된 모델이다. CB750은 세계 최초의 대량생산 직렬 4기통 모터사이클인 동시에 유압식 프론트 디스크 브레이크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이기도 하며, 최고속도 200km/h를 돌파했던 모터사이클이기도 하다. 현재 혼다가 판매하고 있는 CB1100 시리즈가 CB750의 직계후속 모델이니, CB750의 명성을 알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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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그렇게 다루기 쉽고 간편한 이동수단과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는 고성능 이동수단을 조합해 나갔다. 간편하게 다룰 수 있는 스쿠터 ‘택트’를 통해 대중적인 이동에 힘을 쏟는 한편, 대배기량 투어러 모델인 ‘골드윙’을 통해 출력과 장거리 이동의 편안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도 해외 각지에서 개최되는 모터사이클 레이스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혼다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 이곳에서 다듬어진 기술들을 다시 대중적인 모터사이클에 적용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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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모터사이클들은 정말 다양한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형식도, 배기량도 모두 다르고 세월의 변화에 따라 적용된 변속기도 다르다. 그러나 혼다가 제작한 모터사이클들의 공통점이 있으니, 그것은 ‘인간의 편안한 이동을 위한’ 모빌리티라는 것이다. 그것이 편안한 조작성이 되건, 빠른 이동이 되건 말이다. 그런 점에서 다음에는 이곳에서 확인한 혼다 모터사이클의 엔진들을 모두 파헤쳐 볼 예정이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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