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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컬렉션 홀 방문기 – (5) 모터스포츠 & 아시모, 기술은 꿈이 된다

페이지 정보

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12-06 01: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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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박물관을 가득 채운 전시품들 중에는 모터스포츠에서 혼다에게 우승을 안겼던 머신들이 많다. 3층 전체가 모터스포츠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자동차는 물론 모터사이클 레이스에 도전하면서 기술을 하나씩 축적해나갔던 혼다의 무모함이 돋보이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것도 자동차 또는 모터사이클을 어느 정도 만들고 나서 도전한 것이 아니라, 거의 시작과 동시에 모터스포츠에 돌입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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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공간을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혼다가 예상 외로 관대하다’는 것이다. 2층의 모터사이클 전시 공간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혼다는 자신들과 겨뤘던 라이벌들의 모델들도 같이 전시하고 있으며, 특히 모터사이클 부문에서는 ‘세기의 경쟁자들’이라는 제목과 함께 야마하, 스즈키, 가와사키의 모터사이클들을 같이 전시하고 있었다. 그들이 있었기에 혼다의 엔지니어들이 더 노력할 수 있었고 우수한 모빌리티를 만들 수 있었기에 경쟁 모델들에게 보내는 혼다 나름대로의 찬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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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은 3층에서도 변하지 않아 1950년대 당시 월드 모터사이클 그랑프리 부문에서 자웅을 겨루었던 MV 아구스타 125 스포트 꼼뻬띠지오네(Sport Competizione) 머신은 물론 불과 몇 년전, 그리고 지금도 모토 GP에서 경쟁하고 있는 야마하 YZR M1, 스즈키 GSV-R XRG4 등의 머신들이 혼다의 레이스 머신들과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자동차의 경우에는 닛산 페어레이디 Z 머신 등 일부 라이벌 모델들만을 전시했는데, 자동차의 크기와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이러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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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마르케즈’가 등장하기 전까지 모토 GP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약 20년간 유지하고 있던 ‘프레디 스펜서’의 머신을 비롯해 다카르 랠리에서 활약했던 NXR750등 역사에 이름을 날린 머신들을 바라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프레디 스펜서는 특유의 라이딩 동작으로 유명했고, 유명한 게임 개발자인 ‘스즈키 유’가 세가의 모터사이클 게임 ‘행온’을 제작하는 데도 영감을 주었다. 규제로 인해 지금은 금지되어 있는 담배 회사의 리버리를 두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파란색과 흰색을 조합하는 ‘로스맨(Rothmans)’의 리버리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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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자동차 개발과 F1 도전을 동시에 진행했다. 혼다의 첫 번째 양산차가 등장한 해가 1963년, 혼다가 처음으로 F1에 참전한 해가 1964년이니 그만큼 기술과 우승에 열정을 바쳤던 시대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층에서도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혼다 RA272는 F1 무대에서 혼다에게 첫 우승을 안긴 머신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뒤에 있는 RA300 시리즈로 당시 F1 무대에서 이름을 날렸던 전설적인 레이서 존 서티스(John Surtees)와 혼다의 합작을 통해 우승을 보장하는 머신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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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사고로 인해 1960년대 말을 끝으로 F1 무대에서 잠시 떠났던 혼다는 1980년대 초, F1 머신에 엔진을 공급하는 회사로 복귀했다. 윌리엄스, 로터스 등 다양한 팀에 엔진을 공급했던 혼다는 당시 신예에 가까웠던 아일톤 세나(Ayrton Senna)가 맥라렌에 스카우트 됨과 동시에 엔진 공급 계약을 맺었고, 혼다의 엔진을 탑재한 맥라렌 MP4/4 머신은 F1에서 폴 포지션과 우승을 동시에 석권하면서 그 존재감을 널리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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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컬렉션 홀에는 지금도 당시 세나가 탑승했던 머신이 전시되어 있다. 당시 맥라렌 팀의 스폰서가 담배 브랜드인 말보로(Marlboro)였기 때문에 붉은색의 독특한 리버리를 적용하고 있는데, 공기역학을 극도로 끌어올린 현재의 F1 머신과 비교해보면 다소 투박한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세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머신이기도 하다. 혼다는 당시 세나의 주행을 스즈카 서킷에서 빛과 소리를 통해 재현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혼다와 세나의 관계는 돈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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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혼다에 F1 머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일본 수퍼 GT로 이름을 바꾼 JGTC에서도 활약했는데, 이 무대에서는 아일톤 세나가 개발에 큰 공헌을 했던 미드십 수퍼카 혼다 NSX가 활약했다. 당시 이 무대에서 자웅을 겨루고 있던 토요타 수프라와 닛산 스카이라인 GT-R을 젖히고 우승을 획득한 적도 여러 번 있으니, 혼다의 기술력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세나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구현해 낼 수 있는 실력이 있었기에 레이스 머신도 제대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혼다의 기술은 아시모와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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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모빌리티와 동시에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휴머노이드 개발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으며, 2000년에 처음 등장한 아시모 또한 세월을 거듭하면서 점점 기능을 발전시키고 있다. 처음부터 인간의 보행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개발되어 온 아시모는 이제 두 발로 걷는 것은 물론 한 발로 뛸 수도 있으며, 2015년 서울모터쇼 무대에서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동작도 선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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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컬렉션 홀에서는 점점 발전하고 있는 아시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정해진 시간마다 아시모가 직접 움직이면서 다양한 동작을 보여주는데, 이제 걷는 것은 물론 뛰는 동작까지 구사할 수 있으며 한 발로 축구선수처럼 공을 찰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더 놀라운 것은 아시모가 걷고 뛰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으로, 손과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여 수화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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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아시모의 기술을 응용해 다양한 제품을 제작했다. 앉은 상태로 간편하게 이동을 구현할 수 있는 퍼스널모빌리티 유니커브,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의 원활한 보행을 돕는 엑소스켈레톤 수트, 접근성이 높아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조사용 로봇 등을 제작했으며 올해 도쿄모터쇼에 등장했던 자립형 모터사이클 라이딩 어시스트-e도 아시모의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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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는 그저 자립이 가능한 로봇이 아닌, 다른 기술들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혼다 소이치로가 외쳤던 ‘꿈의 힘’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어느덧 혼다 컬렉션 홀 내에 폐장을 알리는 방송이 흐르고, 들어갈 때는 맑고 푸르렀던 하늘에도 어스름이 깔리고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며, 다음에 다시 한 번 찾을 것을 다짐하고서는 숙소가 있는 도쿄로 돌아가기 위해 자동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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