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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R 시리즈, 국내 모터스포츠 부흥을 주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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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12-15 02: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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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역사와 모터스포츠는 그 궤를 같이한다.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등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랑스 파리에서 첫 번째 모터스포츠가 개최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하여 자동차 제작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가혹한 주행 환경을 자랑하는 모터스포츠에서 개발되거나 축적된 기술들은 점점 일반 자동차로 옮겨졌고, 모터스포츠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드라이버가 자신만의 자동차 브랜드를 설립하는 등 모터스포츠가 자동차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수 날 밤을 세워도 모자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터스포츠는 유독 한국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인천 영종도를 중심으로 시작된 국내 모터스포츠는 1990년대에 용인 스피드웨이가 개방되면서 발전에 탄력을 받는 듯 했지만, 큰 이슈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이후 류시원, 김진표 등 유명 연예인들이 드라이버로 모터스포츠에 진입하고 고성능의 모터스포츠 전용 머신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 국내에서 F1 유치가 이루어지고 전남 영암에 F1 전용 서킷이 개설되기도 했지만, 여러 마찰로 인해 F1을 더 이상 국내에서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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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모터스포츠가 제자리걸음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자동차 제조사들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제일 큰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이는 그 동안 국내에서 생산 또는 수입을 진행하는 제조사들이 모터스포츠에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인데, 모터스포츠로 인해 자동차 제작 기술이 발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이로 인해 감성이 없는 자동차가 제작되었고 십 몇 년이 지난 후에 결국 감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에서 모터스포츠로 단련된 외부 인사를 영입해야 했으니 말이다.

 

물론 자동차 제조사들의 입장에서도 ‘투자되는 금액에 비해 가치가 높지 않다’는 변명이 있긴 하다. 모터스포츠는 막대한 금액이 투입되는 현장이고, 두세 대의 자동차를 운영하는 작은 레이싱 팀이라고 해도 1년 운영에 억 단위의 돈이 소모된다. 여기에는 레이싱 팀 크루의 월급, 연습용 서킷 임대 비용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금액이라고 하면 레이싱 머신을 구매, 운용하는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는 ‘스타 플레이어’가 아닌 이상 모터스포츠의 세계에서 오랜 기간을 버티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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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금액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본래 저렴한 레이싱을 목표로 태어났지만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운영비용으로 인해 인기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WTCC 대신 탄생한 TCR은 레이스 머신을 직접 개발하는 대신 철저한 통제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에서 직접 제작한 머신을 구입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참가할 수 있으며, 내구성이 높으면서도 일반적인 레이싱 머신에 비해 저렴한 부품을 사용함으로써 머신의 긴 수명을 보장하고 운영 비용을 철저히 줄이는 경기다. 비용 면에서 커다란 이점을 갖는 것이다.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해서 레이스에서의 재미가 반감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발휘할 수 있는 최고출력이 350마력에 달하는데다가 준중형에 해당하는 C 세그먼트 자동차들을 기반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고속 주행 중 경쟁 등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한다. 각 제조사에서 제작하는 TCR 전용 레이스 머신들이 겨루면서 제조사간의 경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하며, 조건이 동일한 머신으로 인해 순수하게 드라이버간의 실력 경쟁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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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한국에서의 TCR은 어떨까? 현대차에서 개발한 i30 N TCR은 이미 판매를 위해 예약을 받고 있으며, 중국에서 개최된 ‘TCR 인터내셔널 시리즈’와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TCR 유럽 트로피’에서 우승을 획득해 신뢰성을 보이고 있다. 판매 가격은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약 128,000 유로(약 1억 6,500 만원)에서 시작하는데, 최고출력 약 330마력의 레이싱 머신을 제작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과 부품 교환 등의 유지비를 고려하면 상당한 이점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비용의 이점에 주목한 몇몇 업체가 이미 주문을 진행했으며, 며칠 전에는 i30 N TCR 1호차가 KMSA에 인도되기도 했다.

 

현대차 외 다른 브랜드의 TCR 머신도 수입할 수 있다. YG 모터스포츠는 폭스바겐 골프 GTI TCR, 세아트 스포트 레온 컵 레이서 TCR을 수입하며, 자금이 부족한 레이스팀을 위해 최장 60개월의 리스도 진행한다. 용인에 위치한 레이싱팀 중 한 곳과 협의해 PDI를 진행하고 홍콩에 위치한 물류창고를 통해 부품을 수급할 수 있다고 하니 비용 문제와 레이싱 머신의 유지 문제를 많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TCR 머신들이 동원될 수 있다면 레이싱 자체도 흥미진진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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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까지는 비용만을 생각한 이상적인 면이다. 좀 더 크게 해결해야 되는 문제들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TCR 경기의 활성화를 위한 투자인데, 지금까지도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단순히 TCR 머신 도입과 경기 신설로 한 번에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이 문제는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의 싸움을 끌면서 레이서 유경욱과 같은 스타가 나타나길 바라기 보다는 제조사 또는 수입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투자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투자를 권장하는 이유는 TCR이 기존의 모터스포츠들 보다는 운영비용이 획기적으로 적은데다가 브랜드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단숨에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TCR 머신을 판매하거나 근시일 내에 개발 예정인 브랜드들은 자사의 머신을 이용해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다. 물론 기자가 알고 있는 면이 단편적일 수도 있고 제조사 또는 수입사의 투자 여부는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것이겠지만, 모터스포츠의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레이스를 보여주고 운전자들을 열광케 할 의무가 자동차 제조사 또는 수입사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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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R은 현재 국내 아마추어 레이스에 오랜 기간 머물러 있는 경험 많은 레이서들을 상위 등급으로 끌어올리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아마추어 레이스는 그 자체에 머물러야 하고 신입 레이서들이 많이 진입해야 하지만, 현재 국내 모터스포츠는 아마추어 레이스와 프로 레이스 간의 큰 간극과 적은 레이싱팀으로 인해 아마추어 레이스 상위권 선수들이 프로 레이스로 잘 이동하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만약 비용이 저렴한 TCR로 인해 프로 레이스팀에 머신이 많아지고, 그만큼 시트가 확보된다면 상위권 선수들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외에도 아직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은 많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달한 한국에서 수도권 영역에서 접근 가능한 서킷이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하나뿐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서킷에서 소음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억지에 가까운 민원을 지속하는 서킷 주변의 주민들도 모터스포츠를 힘들게 한다. 그동안 레이서를 키우고 치밀하게 사업 계획을 수립하거나 스폰서 유치를 설계하기 보다는 생계형 레이서들로부터 머신 유지 자금을 받아왔던, 방만한 운영을 계속해 왔던 레이싱팀들도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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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아직도 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인해 사라져야 했던 안산 서킷이 아쉽고, 레이서들을 돈주머니로 보고 레이스에 대한 열정을 이용해 돈을 챙겨왔던 문제가 많았던 레이싱팀들이 한국의 레이스를 망쳐왔다고, 그로 인해 한국의 레이스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그러한 돈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는 TCR에 더더욱 기대를 걸고 있는지도 모른다. 레이서에게 연봉을 지급할 수는 없을 수도 있을지언정 머신에 대한 비용 부담은 시켜서는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레이서는 많은 레이스를 통해 익힌 예민한 감각으로 자동차 개발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메르세데스 AMG의 모델들이 완성도를 높이고 하이브리드 수퍼카 프로젝트 원이 개발되는 데에는 메르세데스 AMG 소속 F1 레이서인 ‘루이스 해밀턴’이 큰 공헌을 했고, 일본의 서스펜션 업체인 가야바가 지원하는 우쿄 레이싱팀 소속 베테랑 레이서 ‘카타야마 우쿄’는 렉서스 LC에 적용되는 쇼크 업쇼버의 완성도를 높이고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하는 데 공헌했다. 프로 레이서의 폭이 넓어진다면, 그들의 감각을 동원하여 자동차 제작 기간을 단축시키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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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수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편안함과 불편함이라는 감성의 영역, 인간을 보호하는 부분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은 설령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와도 변하지 않는 자동차의 의무다. 그러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터스포츠는 필수불가결의 영역일 수밖에 없고, 자동차가 지구상에서 물리의 간섭을 받는 이상 레이서는 중요하다. 그런 레이서들을 적은 자금으로 더 많이 확보하고, 모터스포츠를 조금 더 발전 시키기 위해서 TCR이 변화의 싹이 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이제는 한국에서 조금 더 모터스포츠가 풍성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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