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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마케팅 용어, 간단하게는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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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1-28 23: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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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새로 출시되거나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는 자동차들에 대한 보도 또는 안내 자료가 오게 되면 꼼꼼하게 읽어보게 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보도 자료를 읽는 데 있어 혼선이 오기 시작했다. 다름이 아닌 ‘단어의 홍수’ 때문인데, 이러한 보도 자료들에 사용되는 단어들이 그 뜻을 명확히 할 수 없으면서 설명이 중첩되는 부분들이 있는데다가 그러한 표현 자체가 납득하기 힘든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용어들 중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것은 ‘새로운’과 관련된 단어다. 불과 며칠 전 공개된 2세대 K5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경우 ‘더 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데, 새로 출시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시키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1세대 K5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더 뉴’이기에 길게 놓고 보면 헛갈리는 면이 있다. 다른 표현으로 잘 사용되는 ‘올 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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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를 붙이는 것은 메르세데스도 동일한데, 외국의 안내 책자에서 사용하는 표현인 ‘the new’를 그대로 한글로 옮긴 것이기에(고유명사가 아니기에 이 표현을 그대로 옮길 필요가 없다) 사실 한국 내에서의 소개에 알맞은 용어 선정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살펴보면 미국처럼 출시 년도를 표기하는 것이 제일 납득이 가는 분류법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8년 상반기도 지나지 않았는데 2019년식 모델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어 헛갈리기는 한다.

 

‘새로운’과 관련된 단어들을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복잡한 단어의 향연이 펼쳐진다. 품격, 역동성, 고급스러움, 세련된, 고급감, 다이내믹, 스포티한, 모던한, 기품있는, 최상의. 지금까지 언급한 10개의 단어는 모두 한 개의 신차보도 자료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나오는 결론은 ‘역동성을 품고 있는 고급스러운 자동차’이다. 그러나 그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이 차는 역동성 면에서도, 고급스러움 면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낸다고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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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자동차가 대형 플래그십 세단이라면 고급스러움과 관련된 표현이 과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의 엔트리 프리미엄 세단이라고 해도 약간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것은 이해해 줄 것이고 실제로 현재 출시되고 있는 세단들은 그렇게 제작되고 있다. 그러나 만약 대중적인 브랜드의 소형차가 ‘고급스러움’을 논한다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만약 국내 소비자들이 고급스러운 모델만 찾아서 그런 표현을 넣었다고 하면 과감히 삭제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그렇게 ‘고급스러움’ 또는 ‘프리미엄’이라는 단어가 모든 세그먼트에 중복되다보니 대형 플래그십 세단을 소개하기가 어려워진다.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중첩 강화’도 아닌데 ‘프리미엄’이 5번 이상 중복되는 것 같다. 기자만의 독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대중적인 브랜드의 소형차를 정말로 잘 만들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면 고급스러움 보다는 기존 모델보다 좀 더 좋은 재질을 사용해서 부품을 다듬었다는 개념의 ‘품질 향상’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아니면 거친 면이 없는 치밀한 마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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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 있어서는 ‘역동성’도 마찬가지다. 역동성을 어느 시점에 두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적어도 성능 또는 핸들링을 강조하는 스포츠카나 핫해치 또는 GT 모델에 역동성이라는 단어가 적용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쯔다 같은 경우에는 브랜드의 성격 상 조금 독특한 것이 모든 모델에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역동성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역동성과는 거의 상관없는 일반적인 엔진을 탑재한 중형 세단에서 역동성을 강조하는 문구를 보는 것은 아직도 어색하다.

 

이해는 한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제조사 입장에서는 출시하는 모든 자동차가 잘 되었으면 좋겠고, 그러한 열의가 많이 들어가서 소개문구가 복잡해지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고급스러움을 강조해도 대중적인 소형차가 럭셔리 세단이 될 수는 없고, 아무리 역동성을 강조해도 일반 중형 세단이 스포츠카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좀 더 치밀한, 차급에 알맞은 표현을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대중적인 브랜드에서도 고급스러운 소형차를 출시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그런 자동차가 등장하고 나서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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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복잡하지만 사람들은 좀 더 간결하고 이해가 쉬운 표현을 원한다. 그러니 프리미엄, 고급스러움, 역동성을 남발하기 보다는 자동차의 포지션을 확실히 정하고 몇 개의 단어만으로 자동차를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자동차를 놓고서 고급스럽거나 역동적이라는 것을 실질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소비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고급스럽다고 인정한다면 또는 역동적이라고 인정한다면, 미사여구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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