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0-12-12 01:16:51

본문

싼타페는 지난 6월 LPG모델이 처음 나오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다. 그럴 만 한 것이 이 차는 이미 98년부터 각종 모터쇼에서 많은 관심이 쏠렸던 차였기 때문이다. 앞선 감각의 디자인과 다목적형 SUV라는 컨셉은 차세대 자동차의 진보적인 모습을 담고 있어 자연스레 눈길을 모았다.

이번에 나온 디젤 엔진 모델은 겉모습이 거의 달라진 게 없다. 싼타페의 디자인은 이미 사람들의 눈에 익은데다 썩 괜찮다는 평판을 듣고 있어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보닛 위에 하마 콧구멍처럼 뚫린 공기흡입구만이 인터쿨러를 얹은 디젤 엔진차라는 것을 말해준다.


싼타페 디젤을 만나자 문득 LPG차를 몰고 시골의 부모님을 뵈러 갔던 기억이 났다. 평소 아들의 차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아버지께서 “이 차는 무슨 차냐, 참 편하고 좋구나” 하시던 것이었다.

은퇴 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 근처에서 노부부가 함께 살고 계신다. 차라면 그저 타고 있을 때 편안하고 조용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시는 그런 분들이다. 싼타페LPG는 이처럼 지극히 수동적인 소비자에게도 확실한 점수를 따냈던 것이다.

디젤 엔진차는 과연 어떨 지 사뭇 궁금했었다. 휘발유 값이 미친듯이 치솟고LPG차의 유리함마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디젤차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호기심으로 시승차를 탔다. 시승차는 H-매틱 자동 겸 수동변속기을 장착한 7인승 2.0ℓ 2WD GOLD 모델.

만족스러운 디젤 엔진의 힘과 정숙성

싼타페 디젤의 성능은 한마디로 만족스러웠다. 승차감이나 주행안정성 등은 이미 LPG 차에서 충분히 경험한 터여서 다시 한번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 디젤 엔진 차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주로 소음과 진동 문제다. 디젤 엔진은 휘발유나 LPG보다 엔진 소음과 진동이 큰 편이고 소리도 다르다. 또 엔진반응이 휘발유차보다 늦어 굼뜨다는 게 약점이다.

하지만 싼타페 디젤은 시승을 통해 이런 염려를 잠재워 버렸다. 터보 인터쿨러 엔진을 얹은 싼타페는 가솔린 엔진 못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물론 휘발유나 LPG 엔진을 따라잡긴 어렵겠지만 순발력이나 가속반응은 전혀 굼뜬 기색이 없다. 시속 60km이상에서도 액셀 페달에 힘을 주면 즉각 반응을 할 정도로 여유있다.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이 정도라면 굳이 LPG를 고집할 이유도 없을 것같다.

소음은 어떤가. 이것 역시 기대 이상이다. 디젤 엔진 특유의 ‘그르르릉’ 하는 거친 엔진음이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이런 엔진음을 좋아하는 터프한 운전자라면 오히려 듣기 좋을 수도 있을 것같다. 주행중 소음도 잘 처리하고 있다. 달리면서 4,000rpm까지 엔진회전수를 높여도 소음이 시끄럽다는 느낌은 없다. 시속 140km로 달리면서도 옆사람과 얘기하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

그렇다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싼타페는 몸이 무겁다. 이것은 LPG차를 탔을 때와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LPG차는 주행감각이나 몸놀림이 가벼웠던 것에 비하면 시승차는 다소 묵직하다. 코너를 돌 때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의 차체 움직임도 크다. 이런 궁금증 때문에 제원표를 들여다봤다. 그러나 카탈로그와 안내자료 몇가지를 찾아봐도 무게는 나와 있지 않았다.

황당한 것은 메이커들이 최근 제원표상에 조금 불리한 숫자를 아예 표기하지 않는 다는 사실. 얼마 전에도 다른 메이커의 새 차들이 제원표에 무게와 연비를 적지 않았었다. 약점에 대해 어물쩡 넘어가려는 얄팍한 수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유치하다는 생각이 든다.

할 수 없이 다른 경로를 통해 확인한 싼타페 디젤의 무게는 1,750kg. 싼타페 2.7LPG의 무게가 1,640kg인데 디젤은 110kg 늘어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디젤 엔진은 휘발유 엔진보다 50~70kg 정도 무거워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꽤 몸무게가 불어난 셈이다. 차무게를 확인하는 과정도 무지하게 어려웠다. 메이커 측에서도 제대로 차무게를 모르고 있었고 승차인원이 다 탔을 때의 무게인 차량 총중량을 공차중량으로 발표, 무려 550kg 이상 차이가 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좀더 확인해 본 결과 싼타페 디젤은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해 엔진 마운팅과 서스펜션 강성을 더 보강했다고 한다. 무게가 그만큼 늘어날 정도로 보강했다면 오히려 개선된 부분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몸무게가 늘어도 하체가 튼튼하고 달리기 성능이 좋다면 문제될 게 없다. 그런데 왜 제원표에 자신있게 무게를 적지 못할까. 쓸데없는 오해를 받는 것보다 오히려 솔직하고 당당한 것이 믿음을 줄 수 있을 것같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을 싼타페의 디자인이 제법 뛰어난 편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실내에서 차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는 주차를 하거나 차가 많은 도로에서 움직임이 매우 조심스러워진다는 얘기다. 아무 생각없이 함부로 핸들을 돌리다간 다른 차나 장애물을 들이받기 쉽다.

무게 늘어났으나 완성도 높은 고급SUV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싼타페 디젤은 여전히 만족스럽다. 사실 앞서 지적한 것들은 다른 국산차들에 비하면 그다지 문제삼을 만한 게 못 된다. 억지로 꼬집어내지 않는다면 신경 쓸 일도 아니다. 싼타페 디젤은 그만큼 흠잡을 곳이 별로 없는 차라는 얘기다.

가감속 반응이나 동력성능, 핸들링, 주행안정감 등 대부분에서 합격점을 줄 만하다. 더욱이 안락하고 넓은 실내와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트배열 등 실용성 면에서도 뛰어나다. 편의장비 역시 고급승용차가 부럽지 않을 정도여서 더 바랄 게 없다.

싼타페 디젤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커먼레일 방식의 직분사 엔진. 이것은 국내 처음으로 쓰인 것으로 외국에서 승용차에 주로 적용되는 디젤 엔진이다. 디젤 엔진 승용차가 많은 유럽에선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연소효율이 높고 무게와 소음이 줄일 수 있어 앞선 기술로 평가된다. 세계적으로 보쉬사가 핵심기술을 쥐고 공급해주며 싼타페의 디젤 엔진은 현대가 미국 디트로이트 디젤사와 공동개발했다고 한다. 싼타페에 얹힌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앞으로 준중형급 승용차에 탑재될 것이라고 하니 지켜볼 만한 일이다.

싼타페 디젤은 가격 면에서도 앞바퀴굴림 2WD의 경우 LPG 모델보다 50여만원 올라 부담이 적다. 연료비를 고려하면 더 유리한 점이 많을 것같다. 첨단기술의 디젤 엔진을 얹은 싼타페는 이제 승용형 고급SUV로 국제시장에서 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 아이컴즈콤 사이버 X기자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