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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제네바오토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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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3-07 13: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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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야 이긴다.

세계 5대 모터쇼 중 매년 3월 개최되는 제네바쇼는 자동차를 만들지 않는 나라에서 열리는 모터쇼로서는 국제적인 주목을 끄는 유일한 이벤트다. 남부 유럽에 위치한 만큼 이 지역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원래는 프랑스 메이커들의 잔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독일 메이커들이 득세를 하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리드 해가고 있는 인상이다.
제네바오토쇼는 1905년 처음 시작되어 올해로 76회째를 맞는다. 유럽과 일본, 미국, 한국 등 전 세계에서 약 260여개의 완성차회사와 부품 회사가 출품했으며 입장객수는 약 80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글, 사진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올해 모터쇼의 특징을 크게 요약하자면 우선은 강해야 살아 남는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세그먼트의 세분화를 들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규모의 전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네 번째로는 하이브리드와 디젤만으로 비추어졌던 파워 트레인 전쟁이 에탄올이 추가되면서 연료전지와 수소엔진, LPG, 바이오 매스, 그리고 기존 디젤과 가솔린 등 내연기관 엔진의 기술 개발 등으로 더욱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서로 맞물리는 문제이기도 하고 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우선 첫 번째 주제인 강해야 살아남는다는 것은 프레스컨퍼런스 초반부터 극명하게 드러났다.
유가 폭등으로 연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그들이 만든 모델들이 얼마나 강한지를 무엇보다 강조한다. 엔진의 절대 성능을 기본으로 그것을 지탱해줄 수 있는 하체의 성능, 그리고 그런 것들을 종합한 총체적인 주행성을 다이나믹하게 해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 모터쇼 프레스 컨퍼런스의 개막 테이프를 끊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 그룹은 튜닝 디비전인 AMG를 전면에 내 세우며 앞으로 메르세데스 브랜드의 주행성 강화를 예고했다.

1971년형 AMG를 직접 운전하고 등장한 DCX의 수장 디터 제체는 6.3리터 V형 8기통 엔진이 모려 514마력이나 되는 가공할 출력으로 0-100km/h 가속성능이 4.6초에 불과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메르세데스의 대 배기량 엔진의 역사를 살펴 보면 1968년 6.3리터로 240마력이었던 것이 1971년에는 6.8리터로 268마력, 그리고 이번에 등장한 6.3리터는 514마력이라는 가공할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의 V8엔진은 담당 엔지니어들이 자신의 이름을 직접 새겨 넣을 정도로 장인정신에 입각한 작품임을 강조하며 이들의 뿌리는 레이스 트랙에 있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이 엔진을 탑재하고 등장한 모델은 CLK63AMG와 CLS63 AMG, R63 AMG, 그리고 2006년형으로 페이스리프트한 SL63AMG 등.

디터 제체는 작년에 메르세데스의 CEO에 이어 올 초부터는 다임러크라이슬러그룹 전체를 이끄는 위치에 올랐는데 그 첫 번째 작품이 메르세데스 벤츠의 성능 이미지 강화를 위한 AMG의 부각이다. BMW가 M 디비전으로 다이나믹성을 극대화시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고 그것이 판매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 재규어 등 유러피언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출력 전쟁은 점입가경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디터 제체는 더불어 디젤 엔진의 기술 개발도 지속적으로 진행시키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디젤의 미래는 블루”라며 그들이 개발한 디젤 엔진은 친환경차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며 동시에 높은 파워로 다이나믹성도 증강시킬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2005년 프랑크푸르트쇼를 통해 처음 공개했던 디젤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인 블루테크 시스템을 채용한 비전GL320블루테크와 E320블루테크 등을 공개했다.
또한 새로 개발한 3.5리터 V6 직접분사방식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CLS350CGI도 공개했다.

같은 다임러크라이슬러 그룹의 크라이슬러 디비전 역시 새로운 세그먼트의 진입 시도는 물론이고 그들이 내 세우는 SRT8, SRT4 등 파워 버전을 중심으로 힘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크라이슬러가 자랑하는 6.1리터 V8 432마력 헤미 엔진을 탑재한 지프 체로키 SRT8을 유럽시장에 처음 투입하기도 했다.

특히 크라이슬러는 미국 빅3 중에서 유일하게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그것은 곧 좋은 제품이 바탕이 되었다는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유럽에서 개최되는 모터쇼에도 새로운 세그먼트에 새로운 모델들을 투입시키고 있다. 그만큼 공격적이라는 이야기이다.
닷지 디비전을 통해서는 지난 1월 디트로이트쇼에 공개했던 칼리버의 SRT4버전을 선보였고 닷지 디비전 첫 번째 중형 SUV인 Nitro도 좋은 예다. 특히 유럽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B 세그먼트에 투입할 모델의 컨셉트 버전인 호넷(Hornet)을 통해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강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혼다의 전략도 눈길을 끈다. 혼다의 F1팀 레이서를 대동하고 펀 투 드라이브를 강조한 혼다는 2리터로 200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는 시빅 타입R, 즉 유럽 메이커들의 스포츠 라인에 해당하는 모델을 내 세우며 혼다만의 가치를 강조했다. 특히 혼다는 한 가지 모델로도 지역에 따라 다른 디자인과 컨셉의 모델을 개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최근 등장한 모델로는 시빅을 들 수 있다. 작년 프랑크푸르트쇼를 통해 유러피언 시빅을 공개한 혼다는 디자인과 기능성, 펀 투 드라이브를 세일즈 포인트로 내 세우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 결과 2005년 유럽시장 판매 증가율이 12%에 달했다고.
유럽 시장 소비자들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세밀하게 대응하고 있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새롭고 달라야 한다.

21세기의 특징은 메인 스트림의 몰락이다. 어느 분야나 주류가 있고 그 주류에 속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하나의 원칙이었다. 그런데 그런 개념이 희박해진 지는 이미 오래다. 사실 메인스트림, 즉 주류가 행세를 할 수 있는 배경은 정보의 독점이 가장 클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은 그런 점에서 정보의 흐름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에 이르러 과거의 개념으로 메인 스트림은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어져 가고 있다.

자동차에서도 그런 세상의 흐름을 따라 시장의 대세를 이루는 모델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화, 아니 자기 브랜드 내부에서도 차별화를 통해 다양한 니즈를 가진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흐름이 일반화되어 있다. 세그먼트가 세분화되고 다양화된다는 것이다.

다른 표현으로 하자면 소품종 다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의 전이 속도가 훨씬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소비자들의 욕구의 변화도 큰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각 메이커들이 그들만의 장기를 살려 아이덴티티가 강한 모델들을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21세기 들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는 이례적으로 다양한 세그먼트의 브랜드 뉴 모델을 내놓은 BMW가 먼저 눈길을 끈다. 3, 5, 7시리즈 등 몇 안되는 종류의 라인업을 가졌던 BMW가 21세기 들어 내놓은 모델들은 SUV인 X5와 X3를 비롯해 6시리즈, 1시리즈, 그리고 90년대 중반에 선보인 Z시리즈 등 놀라울 정도로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이기에 이들 모델들의 판매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BMW로 인해 다른 브랜드들도 방향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현장에서 만난 BMW의 디자인 수장 크리스 뱅글은 X5의 모델 체인지에 이어 새로운 개념의 크로스 오버 두 가지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혀 BMW의 세그먼트 세분화 행보는 그 끝을 모를 정도다. BMW는 올 들어 1월 판매량도 14.6%나 증가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올해 전체 9.9%의 판매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의 푸조 시트로엥도 자신만의 독창성을 살려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양산차 메이커다. 푸조는 5세대 모델들이 주류를 이루었을 당시 판매 부진으로 경영압박에 시달려야 했으나 6세대 모델로 발전하면서 그동안의 디자인 언어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그들만이 표현할 수 있는 모델들을 내놓아 성공했다. 특히 206시리즈의 경우 푸조를 회생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장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쿠페 카브리올레라는 리트랙터블 하드톱 모델을 스포츠카가 아닌 양산차에 적용해 이제는 모든 메이커들이 앞다투어 개발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2006제네바쇼에 푸조는 다시 한 세대 진보한 207을 공식 데뷔시켰다. 훨씬 공격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지만 전체적인 디자인 언어는 최근 푸조가 지향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여전히 예술의 나라 프랑스산 자동차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감각적인 디자인이라는 얘기이다.

세그먼트의 세분화라는 측면에서 스마트와 미니도 예외일 수가 없다. 두 브랜드 모두 ‘미니카’라는 유럽, 특히 남부유럽에서나 통할성싶은 세그먼트의 모델을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공통성이 있다. 물론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미니에 비해 스마트는 아직까지 확실한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는 있지만 2005년 14만 3,000대나 판매해 이제는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는 2인승 모델부터 시작해 왜건, 4인승, 브라부스 튜닝버전, 로드스터 등 다양한 파생 모델들을 개발해 니치 마켓 공략을 세밀하게 하고 있다.

미니는 2005 프랑크푸르트쇼부터 쇼의 이름을 부여한 컨셉트카 시리즈를 내놓으며 새로운 트렌드의 창출을 해가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미니 제네바라는 컨셉트카를 발표했다.
미니가 국제모터쇼와 연관된 컨셉트카 출품 이벤트가 2006 제네바쇼에도 이어진다. 미니는 미니 트라벨라를 재현한 컨셉트 제네바를 공개했다.
컨셉트 제네바는 작년 프랑크푸르트쇼에서 컨셉트 프랑크푸르트로 처음 발표되어 이어서 컨셉트 동경, 컨셉트 디트로이트 등을 선 보여 각 모터쇼장에서 많은 주목을 끌어왔던 모델의 발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지금까지의 모델과 마찬가지로 사용 용이성을 추구하면서도 유희도 가미한 디자인을 세일츠 포인트로 하고 있다. 사이드 윈도우 부분에 설계된 다기능 수납 박스와 플로어 아래에 다기능 카고 박스를 갖추어 화물을 싣고 내리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또 재질과 컬러에도 신경을 써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차체 컬러와 붉은색 엑센트로 강력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BMW는 이미 미니에 추가 모델을 개발중이라는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이 컨셉트카의 아이디어를 채용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가고 있다. 레트로 모델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통설을 BMW는 미니를 통해 깨고 있는 것이다.

양산차 메이커들의 점유율 전쟁 가속화

토요타의 저가 모델 공세를 보며 가끔은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난 1월 디트로이트쇼에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빅3는 약속이나 한듯이 저가 모델들의 미국시장 출시를 발표했다. 에상 외의 이들의 행보는 사실 전혀 뜻밖의 일은 아니었지만 현실화되고 보니 ‘장난이이니다’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토요타 등의 입장에서 본다면 수익성면에서 잘못하면 손해가 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이 세그먼트에 진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다름 아닌 엔트리 모델 수요자들부터 그들 브랜드로의 유도가 가장 큰 목적이다. 처음 차를 구입하는 유저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주면 계속해서 같은 모델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는 단순한 논리의 실천인 것이다.

또 하나의 목적은 점유율 확대를 통해 실질적인 수익성을 늘리고자 하는 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 설명했듯이 자동차산업은 전체 수익의 60% 이상을 애프터마켓에서 올린다. 판매로 인한 수익보다는 판매 후에 관리를 통한 수익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점유율이 높은 메이커가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토요타는 2005년 유럽시장에 96만 4,000대를 판매해 전체 점유율 5.1%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중 유럽 현지에서 생산한 것이 63만 8,000대로 절반이 넘는다. 2006년에는 전체 판매대수를 100만대로 끌어 올리고 현지 생산도 80만 6,000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그를 위해 토요타는 유럽 지역에 모두 61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토요타는 현재 벨기에에 있는 토요타 R&D 센터에만 600명이 넘는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다.

토요타의 볼륨 확대의 선봉에 서는 것은 야리스다. 미국시장에서야 그 가능성을 좀 지켜봐야겠지만 유럽시장에서는 올해 판매목표가 25만 8,000대에 달하는 주력 모델이다. 여기에 UV인 RAV4와 푸조시트로엥과 공동생산으로 유명한 에이고(Aygo)에도 힘을 준다는 전략이다. 에이고는 처음 데뷔 당시 예상보다는 부진한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그를 극복하기 위해 토요타는 다양한 형태의 파생 모델을 개발에 니치마켓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구사하며 판매 증진에 힘을 쏟고 있다.
토요타의 니치마켓 전략의 꽃은 물론 하이브리드다. 작년 한해 토요타의 전 세계 시장 하이브리드카 판매는 50만대. 2010년까지 100만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곳 유럽에서는 올해 판매 목표가 2만 5,000대 정도로 미국시장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점유율 전쟁은 물론 양산차 메이커들이 주도한다. 유럽 최대 메이커인 독일 폭스바겐과 오펠, 프랑스의 르노자동차 및 PSA푸조시트로엥, 이태리의 피아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메이커들의 주력모델은 A, B, C세그먼트 등 미국 기준으로 서브 컴팩트카로 분류되는 모델보다 작은 등급이다.

현대자동차도 이런 점유율 전쟁에 가세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유럽시장 판매 목표를 50만대로 잡고 있다. 토요타자동차의 절반 수준이기는 하지만 불과 몇 년 전의 상황을 생각하면 분명 엄청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니치모델이기는 하지만 투스카니의 유럽시장에서의 활약은 앞으로의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일이다.

포드의 유럽시장 공략도 공략도 만만치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오토뉴스를 통해 이미 소개된 바 있는 갤럭시 후속 모델과 SAV라는 컨셉트카로 작년에 출품되었던 모델이 이번 쇼를 통해 S-MAX라는 차명으로 공식 데뷔했다. 또한 유럽에서 유행이다시피하는 쿠페 카브리올레 모델을 포커스를 통해 실현한 것도 발빠른 대응이다. 미국 빅3 공히 유럽시장 볼륨카 시장에서의 전쟁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특성상 큰 차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제형차가 주력인 유럽시장에서는 이들 양산차 메이커들의 점유율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 양상이 일본과 한국 메이커들의 거침없는 점유율 확대와 그에 대응하는 유럽 메이커들간의 전쟁으로 비추어지고 있다. 특히 유럽의 소비자들이 과거와는 달리 전통이나 헤리티지(Heritage)를 중시하는 경향에서 경제성 높고 품질이 좋은 쪽으로 조금씩 방향을 선회하면서 일본차와 한국차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물론 그 강세의 배경에는 가격이라는 메리트도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다. 여전히 동급 모델 중 편의장비와 안전장비의 장착비율이 높은 일본차와 한국차는 그래서 유럽 메이커들이 갈수록 버거워하는 상대인 것이다.

이런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르노의 CEO카를로스 곤은 르노 커밋먼트 2009를 발표해 2009년까지 뉴 모델 26개를 출시해 전체 판매를 현재의 253만대 수준에서 330만대까지 끌어 올리고 수익율을 6%로 높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도 착실히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2005년 유럽시장에서의 렉서스 판매대수는 2만 8,770대로 2004년 대비 16% 증가했다. 올해에는 GS와 RX, RX400h 하이브리드카, IS250 등 뉴 모델 투입으로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렉서스 최초의 디젤 모델인 IS220d가 라인업에 추가된 것도 눈길을 끈다. 더불어 RX시리즈에도 3.5리터 V6엔진을 탑재한 RX350이 올해 중으로 투입된다. GS450h의 투입도 예정되어 있는데 토요타는 렉서스 전체 판매의 25%를 하이브리드카로 체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파워트레인 전쟁의 새로운 양상

하이브리드와 디젤만으로 비추어졌던 파워 트레인 전쟁이 에탄올이 추가되면서 연료전지와 수소엔진, LPG, 바이오 매스, 그리고 기존 디젤과 가솔린 등 내연기관 엔진의 기술 개발 등으로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다 알다시피 하이브리드는 토요타가 자동차업계 전체의 판도를 바꾸기 위한 것으로 아예 브랜드 이미지를 하이브리드로 하겠다고 할 정도다. 이런 토요타의 전략은 최근 들어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들까지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발표하면서 세상은 바야흐로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흘러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세상 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지난 달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미국은 석유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는 발언을 중심으로 에탄올 사용 확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번 제네바쇼에서는 프랑스 르노가 에탄올과 디젤, 하이브리드의 비용저감 액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또 다른 양상으로의 전개를 예고했다.

사실 같은 배기가스, 즉 Emission 이라고 하더라도 처한 입장에서 보는 시각이 다르다. 디젤차의 매연과 질소산화물을 적으로 삼는 미국과 일본, 한국과는 달리 이곳 유럽에서는 에미션이라고 하면 이산화탄소를 먼저 떠 올린다. 그래서 각 메이커들은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에 전력을 기울인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커먼레일이고 분진필터다. 이 분야에서는 유럽 메이커들이 탁월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분진필터 측면에서는 PSA푸조시트로엥을 비롯한 프랑스 메이커들이 선구자적인 입장에 있다.

르노가 제시한 것은 이산화탄소의 저감 비용의 차이이다. 에탄올에서는 2만 km 주행 기준50유로만 들이면 해결할 수 있지만 디젤은 100유로, 전기차는 300유로, 그리고 하이브리드는 400유로가 소요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차이는 가솔린과 디젤의 비교에서도 두 배의 차이가 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르노는 메간과 라구나에 탑재하는 2.0 dCi엔진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앞으로 공해저감과 연비 향상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지대한 역할을 할 것임을 강조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금 파워 트레인 전쟁은 물밑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 지고 있다. 주도권 전쟁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크게 요약하면 탈석유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는 수소를 사용하는 것으로는 BMW의 수소 엔진과 메르세데스 벤츠와 GM 등이 사활을 걸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등이 지금으로서는 전면에 부각되어 있다. 여러가지 문제점으로 수소연료전지의 경우 적어도 20년은 지나야 실용화의 길이 보인다고 할 정도로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다.

문제는 수소 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연비를 향상시키고 유해 배기가스를 저감하는 것이다. 우선은 내연기관을 그대로 이용하는 디젤과 가솔린 엔진의 기술 개발. 디젤은 이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을 정도로 한계에 다다랐고 앞으로는 가솔린 엔진이 획기적인 기술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한다.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가 개발하고 있는 소위 HCCI(Homogeneous Charge Compression Ignition=예혼합압축자기착화)기술이다. 그 이름대로 통상의 가솔린 엔진=오토 사이클과 디젤 엔진의 중간에 해당하는 연소방식으로 가솔린 엔진처럼 연료와 공기를 사전에 균일하게 혼합하는 것에 의해 배기가스를 클린하게 하고 디젤엔진처럼 플러그가 없이도 자기 착화하는 고압축화로 연비를 향상시킨다는 것. 가솔린과 디젤 엔진의 장점만을 취한 연소방식인 것이다.

그리고 최근 등장한 것으로 생물연료를 사용하는 것과 에탄올과 가솔린을 혼합한 E85, 그리고 LPG와 CNG 엔진 등도 있다. 이들 모두 이산화탄소 저감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보인다면 예상 외의 복병으로 지금까지 언급되어 오고 있는 것들을 무색하게 할 수 있다.
어쨌든 올 초 미국 EPA가 하이브리드의 연비개선 효과가 40%를 넘는 것이 아니라 주행 조건에 따라 20`30% 정도라고 수정 발표하면서 토요타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하는 여러 메이커들의 움직임이 더욱 바빠지고 있다.

2006 제네바쇼에서는 유럽 시장 50% 넘는 점유율을 보이는 디젤 차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토요타까지도 신개발 디젤엔진 탑재차를 내놓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파워 트레인의 수요도 다르며 그에 대응하고자 하는 메이커들은 비용 측면에서는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개발비가 2중 3중으로 들어간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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