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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팔방미인(八方美人) - 폭스바겐 티구안 2.0TD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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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10-05 01: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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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구안은 영락없는 투아렉의 동생이다. 넉넉한 실내공간에 다양한 수납공간, 편의성까지 갖춘데다 2012년형 모델부터는 폭스바겐의 패밀리룩이 적용되어 멀리서 본다면 투아렉인지 티구안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투아렉의 룩이 적용되어서인지 사진을 통해 본 외관은 상당히 커보였다. 실제로는 컴팩트 SUV답게 실용적인 사이즈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엔진인 2.0리터 TDI엔진이 실려 성능면에서도 만족스럽다. 상투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폭스바겐 티구안은 ‘팔방미인’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글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폭스바겐 티구안은 2007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당시 발표전에는 골프의 SUV버전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골프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모델이기에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는 분이었지만 티구안은 어디까지나 투아렉과 같은 폭스바겐의 SUV라인을 구성하고 있는 모델이다. 출시 당시는 전세계적으로 소형화와 경량화, 다운사이징이 요구되던 시기. 그런 흐름에 맞춰 중소형브랜드의 역량을 강화한 폭스바겐은 현재까지도 전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티구안은 전세계 6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현재까지도 미국시장과 유럽시장의 소형 SUV 세그먼트에서 활약하고 있다. 혼다 CR-V, 토요타 RAV4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포지셔닝하고 있는 시장이기에 소비자의 요구에 더욱 민감한 세그먼트. 내외장을 일신한 2012년형 티구안은 화려함보다는 일상에서의 편안함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변신을 통해 어필하고 있다.

조금 심심할지도, 그러나 질리지 않는 편안함
티구안의 첫 인상은 투아렉이 그렇듯이 정통 오프로더처럼 터프하거나 공격적이지는 않다. 웨이스트 라인의 설정이 강조되어 있지 않은 대목 역시 투아렉과 같다. 최근의 강하게 휘둘리는 곡선이나 화려한 장식 또한 보기 어렵다. 무난하고 중립적인 요소들로 미니멀하면서도 덤덤해보이는 요소들로 채워져 있다. 형태 만으로도 아름다움을 주는 매끈한 조약돌을 보는 듯하다.

티구안의 외관을 살펴보다보면 최근 시승했던 닛산 큐브의 그것이 떠오른다. 박스한 형태의 큐브가 디자인의 아이콘으로 불리게 된 것은 직선과 어우러진 곡선의 조화이다. 티구안 또한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전 후 의 팬더는 모서리가 다듬어진 사각형 형태로 타이어를 감싸고 있으며 D필러의 글래스도 이러한 라운드 처리된 사각형태를 볼 수 있다. 헤드램프의 위쪽은 날카로운 직선을 살린 반면 하단은 웨이스트라인까지 올라간 곡선으로 상반된 두가지의 요소를 확인할 수 잇다. 전면부 하단의 에어인테이크나 안개등 주위에서도 이런 선들로 구성되어 있다.

측면에서는 두개의 팬더를 잇는 하나의 라인으로 안정감을 주고 있다. 이 선은 차량의 후면부로 이어지는데 후면부의 이 라인으로 후방범퍼의 높이가 높아 보이는 효과를 가진다. 실제 범퍼는 그보다 아래인 검은 범퍼 부위지만 높아진 라인과 불륨감을 살린 하단부로 한껏 올라간 뒷모습을 보이고 있다. 짧은 리어행이 이러한 분위기에 일조한다. 경괘하면서도 역동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신형 투아렉과 같은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디자인으로 분위기를 바꿨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앞서 말한대로 화려함보다는 탄탄함이다.

작은 변화, 실용적인 실내구성
실내디자인의 변화폭은 크지 않다.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스티어링휠의 변화와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환기구 주변이 회색톤의 소재로 변화된 것. 이전 모델은 크롬장식의 광택이 많은 소재였다. 공조장치 아래의 수납함의 위치가 변경되었다. 자동주차버튼등이 위치한 부분과 수납공간의 위치가 상하로 변경되었다.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접수되었던 듯. 그 외에 다른 부분에서는 큰 변화를 찾기 어렵다. 티구안의 실내는 전형적인 5도어 해치백 구조의 2박스 형태이다. 골프의 플랫폼을 채용하면서 전고를 늘린 형태의 그것이다.

조금 멀리서 인스투르먼트 패널을 둘러보면 2개의 원이 쌍을 이루어 이곳저곳에 적용된 것이 보인다. 계기판의 구성과 운전석 좌우의 환기구 디자인, 공조장치의 온도조절버튼이 이런 요소들이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면 시원하게 열리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눈에 띈다. 버튼 조작만으로 스크린과 루프글래스가 열린다. 루프글래스는 50%가 슬라이딩 된다. 시승일에는 날씨가 좋아 푸른 하늘과 어울린 구름을 시승 중간중간 올려볼 수 있었다.

위치가 바뀐 기어노브 앞의 수납공간 위에는 스탑&스타트 오프버튼과 함께 자동주차 버튼이 있다. 2012년형 티구안에는 2세대 자동주차 시스템이 적용되었는데 1세대 모델이 가로 주차만 지원했다면 2세대 파킹어시스트는 가로주차와 함께 세로주차도 지원한다. 자동주차 방법은 간단하다. 주차공간에 인접한 지역을 지나기전 자동주차버튼을 작동한다. 주차공간이 충분한 구역을 지나면 계기판 가운데에 위치한 화면에 ‘R’ 표시와 함께 기어를 R버튼으로 바꾸면 자동주차가 시작된다. 자동주차는 운전자가 브레이크와 가속패달을 밟기만 하면 된다. 스티어링휠은 자동으로 작동된다. 여기서 주의 할 부분은 계기판에 표시되는 오른쪽 바게이지. 게이지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현 단계가 마무리된다는 표시이다. 자동이라고는 하지만 운전자가 멈추고 가속을 해야하는 방식이기에 게이지에 맞추어 브레이크패달을 적당히 조절해야만 한다. 주차공간으로 진입하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기에 주의가 필요한 부분. 2세대 티구안에는 여기에 앞뒤공간이 적은 주차공간에서의 탈출을 돕는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시트는 5인승. 운전석은 6웨이 전동 조절식으로 버키트 타입. 뒷좌석의 시트는 6:4로 폴딩이 가능하며 뒤로 23도까지 젖혀져 편의성을 더했다. 두툼한 암레스트를 내리면 컵홀더가 위치해 있다. 암레스트를 내리면 트렁크와 연결되어 긴 화물을 싣기 유용하다. 트렁크 공간은 동급의 SUV와 비교할 떄 넉넉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해치백 모델의 플랫폼이 적용되었기 때문 일 듯.

추가로 티구안에는 피로 감지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항상 작동되고 있는 안전장비로 출발 후 15분간 운전자의 주행패턴을 저장해 이러한 패턴에서 벗어나는 주행, 즉 졸음운전으로 판단되는 경우 화면에 경고메세지를 띄운다. 시승중 이 기능을 시험해 보기 위해 안전한 도로 상에서 지그재그 운전을 해보았지만 쉽게 경고메세지가 나오지 않았다. 물론 이러한 경고가 나오기 전에 안전운전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평이 나있는 엔진과 변속기
폭스바겐의 2.0 TDI 엔진과 7단 DSG변속기는 이미 여러 매체에서도 다룬, 정평이 나 있는 엔진과 변속기이다. 1,968cc 커먼레일 직분사 방식을 적용한 2.0 TDI 엔진, 7단 DSG변속기와 4MOTION 4륜구동 시스템을 갖춘 신형 티구안은 최대출력이 140ps/rpm (4,200 rpm), 최대토크는 32.6kg•m (1,750~2,500rpm)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10.2초, 최고 속도가 188km/h 에 달한다.

DSG는 Direkt-Schalt-Getriebe(Direct-Shift-Gearbox)의 이니셜로 폭스바겐 그룹이 개발한 전자제어식 멀티 새프트 듀얼 클러치 매뉴얼 기어 박스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DSG는 자동 변속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동 변속기를 베이스로 제작되어 있다. 클러치 패들 조작이 필요 없는 매뉴얼 변속기라고 표현할 수 있할 수 있는데 DSG는 홀수 기어측과 짝수 기어측에 2조의 트랜스미션 유닉과 클러치가 배치(토크컨버터 대신 두 개의 클러치를 쓰는 방식으로 BMW, 포르쉐 등에서 적용하고 있는 듀얼 클러치 방식의 변속기와 비슷한 개념)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구조적인 장점으로 메뉴얼 변속기보다 빠른 100분의 4초만에 변속이 가능하다. 실제로 엔진 출력보다 떨어지는 가속력을 보이는 차량 대부분이 효율적이지 못한 변속기와 매칭을 이루면서 휠로 전달되는 동력에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인데, 차량 성능에서 변속기의 성능은 엔진 출력만큼이나 중요한 하다. 티구안에 탑재된 유압식 7단 변속기는 연비 향상은 물론 배기 가스 배출을 감소시켜 친환경성까지 갖추고 있다고 폴크스바겐은 전하고 있다.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위한 S모드로 변경할 경우 변속 타이밍과 회전수에 변화가 생기기는 하지만 2리터 디젤 엔진의 한계로 적극적인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

7단 DSG와 2.0TDI 엔진의 조합에서 오는 장점은 성능보다는 연비적인 측면이다. 7단 DSG와 스타트-스탑 시스템, 에너지 회생 시스템 등의 조합으로 연비가 18.1km/l에 달한다. 기존 티구안(15km/l)과 대비 약 21%가 개선된 수치. 스타트-스탑 시스템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버튼으로 해제 가능하지만 연비를 위해 ‘OFF’할 운전자는 없을 것.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코스팅 모드(Coasting Mode)로 연비 향상을 돕는다. 코스팅 모드는 주행 중 가속패달의 개입이 적은 상황에서 변속기를 자동으로 중립으로 두어 구름저항을 줄이는 연비를 높인다.

승차감은 무난한 수준. 티구안의 성격에 맞는, 더도덜도 없는 딱 기대하는 수준의 정도이다. 스티어링휠의 응답성도 좋다. SUV 모델이라는 특성으로 코너에서는 살짝 뒤가 끌려오는 느낌. 차체의 크기나 전고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4링크 타입으로 댐핑스트로크는 골프에 비하면 긴 편이다.

시승한 티구안 2.0 TDI 프리미엄 4,450만원. 편의장비를 걷어낸 2.0 TDI 컴포트모델이 내년 상반기 3,790만원의 가격으로 출시 된다고 한다. 다소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라면 내년을 기약하는 것도 좋을 듯. 폭스바겐 티구안은 기본기가 탄탄한 가수의 음악을 듣는 것과도 같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평범한 듯 무심한 듯하면서도 듣는 이의 감성을 오랫동안 자극하는 노래와도 같다. 4천만원 중반의 컴팩트 SUV라는 점이 티구안을 고민하게 하는 유일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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