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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혼다 CR-Z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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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1-10-11 21:54:34

본문

CR-Z는 혼다가 표방하는 스포츠 하이브리드이다. 성능도 인사이트보다 좋지만 체감으로도 한층 스포티한 세팅이 특징이다. 안팎 디자인이나 실내 소재, 성능이 기대를 웃돈다. 실내의 소재도 생각보다 좋고 곳곳에 마련된 작은 수납공간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제법 감각적인 사운드가 제공되며 내리막에서는 200km/h을 넘기기도 한다. CR-Z는 성능 그 자체보다는 스포티한 감각과 좋은 연비에 포커스가 모아진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자동차 회사의 제품 전략은 시대의 환경에 따라 변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 위기 때문에 많은 메이커들이 노선을 변경하기도 한다. 혼다도 그 중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혼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타입-R로 대변되는 스포티한 이미지이다. 개인적으로는 F1보다도 스포츠 모델이 혼다의 가장 강력한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

80년대 후반부터 나오기 시작한 타입-R은 혼다를 가장 스포티한 대중 브랜드로 만들었다. 혼다만큼 스포티한 모델이 즐비한 브랜드가 없었다. 인테그라 타입-R, 시빅 타입-R 같은 모델은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손에 넣을 수 있는 현실적인 스포츠카였다. 90년대까지 여러 타입-R 모델이 혼다의 스포티한 이미지를 이끌었고 지금 와서 보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S2000이 클라이맥스였다.

이제 타입-R은 시빅만 남아있고 F1에서도 철수했으며 S2000은 단종됐다. 가장 자기색이 뚜렷했던 혼다는 평범한 브랜드가 됐다는 느낌이 진하다. 이는 혼다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다른 일본 메이커도 비슷하다. 90년대를 수놓았던 많은 일본 스포츠카들은 전멸하다시피 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대중 브랜드의 스포츠카나 스페셜티카는 여유가 있을 때 내놓을 수 있는 성격의 차니까.

잘 알려진 것처럼 혼다는 친환경으로 방향을 틀었다. 토요타와 함께 하이브리드의 개척자이다. 혼다는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밀고 있지만 후발 주자들이 들고 나온 풀 하이브리드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 그래서 조금 다른 시도를 한 게 CR-Z이다. 하이브리드면서 라인업에 없는 스포티 모델까지 잡는 일석이조의 전략이다.

새 하이브리드가 필요하지만 개발 비용은 줄여야 하는 게 숙제다. 당연히 2세대 인사이트와 플랫폼을 공유해 비용과 개발 기간을 줄였다. CR-Z의 성격을 감안해 파워트레인은 업그레이드 됐고 서스펜션도 한층 가다듬었으며 스티어링와 브레이크도 다시 개발했다. 엔진도 배기량을 키우는 한편 8밸브에서 16밸브로 업그레이드 했다. CR-Z는 세계 최초의 스포츠 하이브리드를 표방하고 세계 유일의 수동 변속기 하이브리드이기도 하다. 상품성을 떠나 이정도면 존재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 시승차는 CVT 모델이다.

EXTERIOR

요즘은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모델 간의 디자인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패밀리룩도 한 이유이다. CR-Z는 인사이트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디자인은 사뭇 다르다. 실루엣은 과거의 CRX와 흡사한 구석이 많다. 웅크린 듯한 포즈와 작은 차체에 응축된 느낌이 스포티한 맛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작은 엔진 덕분인지 보닛이 짧고 앞으로 쑥 튀어나온 윈드실드 때문에 컴팩트한 맛이 강하다. 겉에서 보기에도 잘 달리게 생겼다. 보닛이나 범퍼 그리고 측면의 캐릭터 라인까지 은근히 볼만한 구석이 많다. 2단으로 나눠진 테일게이트의 디자인은 2세대 CRX와 매우 흡사하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080×1,740×1,395mm, 휠베이스는 2,435mm로 인사이트(4,395×1,695×1,435mm, 2,550mm)보다 조금씩 작다. 전폭이 늘어났을 뿐이다.

타이어는 195/55R/16 사이즈의 브리지스톤 투란자 EL470이다. 인사이트의 타이어가 꽤 얇았던 것을 생각하면 적절해 보이는 사이즈이다. 알로이 휠의 디자인이 같다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인사이트보다 네 짝당 5kg가 가볍다.

INTERIOR

깡통 사양 같았던 인사이트를 생각한다면 CR-Z는 고급스럽다. 디자인이나 소재가 한결 낫다. 센터페시아의 기본 디자인은 같지만 CR-Z가 한층 보기가 좋다. 공조장치가 손에 잘 닿는 위치에 있는 것은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이다. 눈에서도 가깝고 손을 길게 뻗지 않아도 공조장치를 조작할 수가 있다. 기능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모니터가 약간 멀어 보이는 감은 있다. 내비게이션이 없는 모델은 나중에 판매한다고 한다.

실내에는 요모조모 쓸 만한 수납 공간이 많다. 일단 대시보드 상단에 큰 수납공간이 있고 하단의 컵홀더 앞에도 깊은 수납함이 있다. 기어 레버는 인사이트와 동일한 일자형 타입이다. 하지만 수동 조작 가능한 시프트 패들이 있다. 시프트 패들 양쪽을 5초 정도 당기면 L 기어로 변환되는데, 스포트 모드와 수동 조작이 가능한데 굳이 필요가 있나 싶다.

계기판은 실내에서 가장 화려하다. 가운데 커다란 타코미터가 배치돼 있고 안의 작은 액정에는 디지털 속도계가 뜬다. 좌우에는 연료계와 트립 미터, 기어 단수 인디케이터, 배터리 충전 상황 등의 게이지가 배열돼 있어 계기판을 통해 볼 게 많은 편이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계기판 색상도 달라진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모양은 같지만 좀 더 곧추선 느낌이다. 길이 조절도 가능하긴 한데 조절 폭이 적은 게 아쉽다. 스티어링 컬럼 좌측에는 ECON, 노멀, 스포트 모드, 사이드미러 조절 버튼을 모아 놨다. 다른 혼다 차들처럼 버튼이 큼직큼직하다.

의도적인 세팅인지 운전 자세는 다른 승용차와 다르다. 다리를 좀 길게 뻗는 자세가 나온다. 시트 포지션은 꽤 낮고 자세 자체도 스포티하다. 시트의 가죽은 질이 괜찮고 몸을 잡아주는 느낌도 나쁘지 않다. 조절은 모두 수동이다.

트렁크와 1열 시트 사이는 짐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CR-Z는 2인승이니 뒤에는 사람이 앉을 수 없다. 트렁크는 겉에서 보는 것보다 넓고 격벽을 뉘이면 꽤 큰 공간이 나온다.

POWERTRAIN & IMPRESSION

CR-Z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인사이트와 공유하지만 엔진은 업그레이드 했다. 연비를 중시한 인사이트가 1.3리터 SOHC 8밸브인 것에 반해 CR-Z는 배기량을 1.5리터로 늘리고 SOHC 16밸브 헤드가 적용됐다. 전기 모터는 14마력, 8.0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CR-Z는 6단 수동변속기도 있지만 국내에는 CVT만 팔린다.

시승은 국도와 고속도로를 혼합한 35km 코스에서 이뤄졌다. CR-Z는 연비 위주의 ECON와 성능을 강조한 스포트 모드가 있지만 노멀 모드에서 충분히 스포티하다. 가속력 자체가 출중하다고 할 수 없지만 체감이 스포티하다. 초기의 움직임이나 가속에서 생각보다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 난다.

0→100km/h 가속 시간은 10초 안쪽이라고 하는데 이 수치 자체는 평범하다. 하지만 감각이 괜찮다. 초기 발진에서 엔진의 회전이 조금 더딘 것만 뺀다면 꾸준히 가속력이 살아 있고 배기량을 생각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평지에서는 모르겠지만 내리막에서는 어렵지 않게 200km/h을 넘긴다.

노멀과 스포트 모드의 가장 큰 차이는 소리이다. 스포트 모드로 바꾸면 배기음이 커지고 음색도 괜찮다. 그리고 가속 페달의 반응에서도 차이를 보이지만 성능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하긴 어렵다. 반대로 ECON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의 반응이 둔해진다.

고속 안정성은 최근에 나온 혼다 차 중 가장 좋은 것 같다. 고속으로 직진 시 거동이 불안하지 않고 운전대도 적당히 무겁다. 고속 주행 시 바람소리도 생각보다 적고 하체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도 적다. CR-Z는 인사이트보다 조용한 것 같다.

댐퍼는 스트로크가 짧아서 통통 튄다. 노면이 좋지 않은 곳이나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이 실내로 전해진다. 하지만 불쾌한 수준은 아니고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하다. 단지 좌우로 움직일 때는 아무래도 조심스럽다. 스티어링 록-투-록이 2.48 턴으로 줄면서 반응이 빨라지긴 했지만 손으로 느끼는 타이어의 측면 그립이 믿음직스럽지가 않다.

CR-Z의 타이어는 코너에 들어서면 아주 일치감치 소리를 낸다. 이것도 안전하다면 안전한 세팅이다. 타이어가 일찍 소리를 내기 때문에 조심하게 된다. 트레드웨어 260 타이어가 이렇게 일찍 소리를 내는 건 처음 보는 것 같다. CR-Z는 앞뒤무게배분이 60:40으로 앞바퀴굴림으로서는 평범한 수준인데 코너에서는 뒤가 조금씩, 또는 쉽게 미끄러진다. 브레이크는 주행 성능에서 가장 약점이다. 가장 강한 힘의 급브레이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속에서 제동 후 타는 냄새가 난다. 이정도면 페이드가 일찍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혼다 CR-Z은 인사이트의 스포츠 버전이 아니라 독립적인 스포츠 모델이다. 성능은 1.6리터 엔진의 준중형급과 비교할 수 있고 연비는 20.0km/L로 한층 좋다. 2인승, 문 2개 모델이 갖는 대중적인 제약은 있겠지만 젊은층이 경제적으로 재미있게 탈 수 있는 모델이다.

주요제원 혼다 CR-Z

크기
전장×전폭×전고 : 4,080×1,740×1,395mm
휠베이스 : 2,435mm
트레드 : 1,515/1,500mm
차체중량 : 1,215kg
연료탱크 용량 : 40리터

엔진
형식 : 1,515 4기통 SOHC 16밸브
최고출력 : 114마력/6,000 rpm
최대 토크 : 14.8kg.m/4,800 rpm
보어×스트로크 : 73×89mm
압축비 : 10.4:1
전기 모터 : 14마력/1,500 rpm
토크 : 8.0kg.m/1,000 rpm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CVT
기어비 : 3.173~0.529
최종감속비 : 4.20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토션 빔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디스크
타이어 : 195/55R/16

성능
최고속도 : --
0-100km/h 가속 시간 : --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20.6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114g/km

시판 가격 :
3,380만원 (오디오 장착)
3,490만원 (내비게이션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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