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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현대 i40 2.0 GD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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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1-11-17 19:58:04

본문

현대 i40을 타고 독일 엔지니어링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느꼈다. i40은 최근 나온 현대 신차 중 가장 고속 안정성이 좋고 핸들링도 적극적이다. 밸런스가 좀 흔들리긴 하지만 브레이크는 역대 현대 차 중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또 다른 느낌은 현대는 돈이 많고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는 것. 여러 번 언급했지만 현대의 차만들기 실력이 완숙한 단계로 올라왔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래도 i40은 비싸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i40이라는 차 자체가 좀 아리송하다. 일단 세단보다 왜건이 먼저 나온 것. 흔치 않은 일인 게 아니라 처음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거기다 출시 전에는 쏘나타 왜건으로 밑밥을 깔았는데 나와 보니 쏘나타와는 별개의 모델이다. i40 세단도 출시한다고 한다. 차의 성격이나 위치가 알쏭달쏭하다.

현대의 i는 유럽에서 팔리는 모델에 붙는다. 따라서 i40은 현대 유럽의 기함이다. 더 큰 모델이 나올 순 없다. i40이면 유럽에선 충분히 크다. 현대가 별도로 고급 브랜드를 런칭하지 않는 한. 국내에서 팔리는 i 시리즈는 i30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i 시리즈가 유럽 전용이긴 하지만 꼭 유럽에서 생산할 필요는 없다. 마진이 적은 i10과 i20은 인도에서 만들어 수출한다. i30만 동유럽에서 생산하고 i40도 한국에서 만들어 유럽으로 수출한다. 공통된 점이라면 모든 i 시리즈는 독일 러셀하임에 위치한 현대 유럽 R&D 센터에서 개발을 주도한다. i30의 주행 성능이 아반떼보다 좋은 이유라고 추측해 보기도 한다. 러셀하임은 오펠이 터줏대감인데 이제는 현대의 차지다. 현대가 R&D 센터를 차렸을 때 오펠의 인력을 영입했다는 후문도 있다.

간혹 과거의 쏘나타/마르샤와 비슷한 관계라고 하는데 i40에는 좀 맞지 않는다. 마르샤는 쏘나타의 고급 버전이었지만 i40은 쏘나타와 비슷한 사이즈의 다른 차다. i가 붙은 걸로 봐선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게 맞는데 점유율을 꽉 잡고 있는 내수에 출시한 것도 약간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상식이라면 유럽의 기함은 쏘나타를 다듬어 내놓는 게 맞다. 때가 어느 때인데 시장마다 별도의 개발을 할 수 있나. 이건 말이 안 되는데 현대는 했다. 현대가 지금 돈이 많다는 말이고 내부적으로 자신감이 가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유럽 시장을 보고 있다고 추측된다.

이제 현대는 내수는 걱정 없이 돌아가고 미국도 잘 나가고 중국도 괜찮고, 거대 시장은 유럽만 남았다. 작년 부로 유럽 내 아시아 메이커 중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더 큰 안목으로 i40을 개발했다고 생각된다. 유럽에서도 라인업이 탄탄하게 구축돼 있으니 이미지 리딩이라는 측면에서도 쏘나타보다 괜찮은 모델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유럽이 휘청대긴 하지만 정상대로라면 그래도 1,600만대 이상의 볼륨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니까. 유럽에서는 1.6 GDi 모델도 있지만 국내에는 2.0 GDi와 1.7 CRDi 2가지가 판매된다. 시승차는 2.0 GDi 모델이다.

EXTERIOR

i40의 디자인은 괜찮다. 최근 현대 신차의 얼굴은 도통 맘에 안 들지만 i40은 근사하다. 같은 디자인 테마인데 디테일 처리에 따라 인상이 많이 달라진다. 왜건이지만 통상적인 인식의 왜건답지 않게 단단하고 응축된 모습도 훌륭하다. 캘리포니아산 쏘나타보다 독일이 주도한 i40의 디자인이 훨씬 좋다. 이건 거의 노모와 유모의 차이라고나 할까.

같은 테마지만 살펴보면 디테일이 많이 다르다. 우선 쏘나타에 비해 장식적인 요소를 줄이고 좀 더 단순하게 처리했다. 요즘은 왜건의 디자인도 많이 화려해지는 추세지만 i40의 디자인은 심플함 속에 화려함을 더했다. 측면의 캐릭터 라인도 i40쪽이 훨씬 보기가 좋다. 쏘나타는 사람에 따라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i40은 두루두루 먹힐 수 있는 스타일링이 아닐까 싶다.

윈도우 프레임에 크롬을 입히고 피아노 블랙 트림을 더한 것은 외관에서도 쏘나타보다 고급 모델임을 강조하는 요소이다. 그리고 뒤가 앞보다 훨씬 낫다. 곡선미가 가미된 리어의 디자인이나 4기통임에도 불구하고 트윈 머플러를 채용한 모습이 고급스럽다.

왜건인데 쏘나타보다 보디는 작다. 시각적으로도 쏘나타보다 조금 작아 보인다. 전장×전폭×전고가 4,815×1,815×1,470mm, 휠베이스 2,770mm으로 쏘나타( 4,820×1,835×1,470mm, 2,795mm)에 비해 모든 수치가 조금씩 작다. 전고만 동일할 뿐이다.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옵티모 H431, 사이즈는 225/45R/18이다. 트레드 패턴은 딱 OEM 타이어이고 휠의 디자인은 일반적인 세단에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18인치가 전혀 커 보이지 않는다.

INTERIOR

안은 겉보다 화려하다. 외관은 쏘나타에 비해 디테일을 줄이면서 심플하게 처리했지만 실내는 고급 모델임을 강조하고자 치장을 더 많이 했다. 특히 대시보드의 형상은 대중 브랜드의 모델로서는 상당히 멋을 낸 디자인이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날개를 펼친 듯한 대칭 디자인이며 꽉 들어찬 모습이 특히 눈에 띈다.

센터페시아의 중간과 도어 트림에는 메탈 장식, 기어 레버 주위와 센터 콘솔에서는 메탈 느낌의 플라스틱을 적용했다. 시각적으로 독일 고급차 느낌이 묻어난다. 유럽 시장을 겨냥한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전반적으로 보면 그랜저보다도 i40의 실내가 더 좋아 보인다. 선글라스 수납함의 경우에도 안쪽에 부드러운 재질을 덧댔다. 수납함의 플라스틱 재질도 별로 안 떨어진다. 간혹 고급 브랜드의 모델에도 선글라스 수납함의 재질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모니터는 화질은 물론 각 메뉴의 폰트도 가독성이 좋다. 폰트가 크진 않지만 눈에 잘 들어오는 디자인이다. 여러 현대 차에서 본 것처럼 모니터에는 다양한 기능이 마련돼 있고 하단의 공조장치도 버튼의 정리가 잘 돼 있다. 센터페시아 전면에 SD 카드 슬롯이 있는 건 좀 낯선데 유럽 실정에 맞춘 것 같다. 공조장치는 1단만 작동해도 소음이 좀 있는 편이다.

실내에는 냉난방 3단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오토 홀드, 자동 주차 시스템까지 편의 장비도 화려하다. 이정도면 컨트롤러도 있어야 될 분위기다. 기어 레버 앞의 커버를 열면 요긴해 보이는 수납함과 USB, AUX 단자도 마련돼 있다. 센터페시아 측면에도 수납함이 있는데 얕아서 물건을 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기어 레버는 약간 짧은 편이고 시프트 패들이 있기 때문에 레버로 수동 모드를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기어 레버 뒤에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하나의 원 안에는 오토 홀드와 주차 센서, 자동 주차 버튼을 모아 놨다. 오토 홀드는 가다서다가 잦은 시내 주행에서는 요긴한 장비이다.

계기판 디자인은 다른 차와 비슷하다. 트립 컴퓨터는 순간 연비와 평균 속도, 주행 시간, 잔여 거리 등의 정보가 표시되고 수온과 연료계는 디지털로 처리했다.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과 버튼도 크게 바뀐 것은 없다.

베이지색 시트는 가죽의 질감이 좋고 쿠션이 탄탄하다. 시트의 색상이나 구멍이 송송 뚫린 모습은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다. 시트를 가장 낮게 해도 포지션은 약간 높은 편으로 느껴진다. i40은 시동을 끄고 도어를 잠궜을 때 사이드미러 자동 접힘 기능은 없다. 대신 시동을 끈 상태에서도 버튼으로 접을 수 있다.

현대 차의 실내가 넓은 것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고 i40 같은 중형급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2열은 많이 넓다. 특히 레그룸이 넉넉한 게 소비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부분이다. 2열은 송풍구에도 피아노 블랙을 적용했고 도어 트림 일부는 메탈 트림으로 치장했다. 유리도 2열까지 모두 상하향 원터치이며 2단계 열선 시트도 마련된다.

트렁크도 전동식으로 열리고 닫힌다. 트렁크는 기본적으로 용량이 넉넉하기도 하지만 양쪽에 작은 수납함과 바닥에도 자잘한 물건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크기가 다른 짐을 고정할 수 있는 레일 시스템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새로 선보이는 2.0 직분사 유닛이 올라간다. 현대 차를 떠나 새 차에 새 엔진이 올라가는 걸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출력은 178마력, 최대 토크는 21.6kg.m으로 쏘나타보다 출력이 더 높아졌다. 변속기는 현대파워텍의 6단 자동이다.

정숙성은 좋지만 운전대와 시트로는 약하게 진동이 전달된다. 그리고 급가속 할 때는 플로어에서도 진동이 올라온다. 사람에 따라서는 무시할 수도 있는 수준이긴 하지만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와 좀 안 어울린다.

동일 배기량에서 출력을 올리면 불가피하게 마력과 토크가 나오는 시점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저속 토크가 줄어든다. 스포츠 성향의 차라면 상관은 없는데 일반 승용차에서는 문제가 된다. 요즘에는 기술이 발달하고 터보가 많아져서 이런 문제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긴 하다.

결과적으로 i40의 2리터 직분사 가솔린은 괜찮은 엔진이다. 쏘나타의 2리터와는 딴판이다. 사실 별로 기대를 안 했던 게 2.4 직분사는 수치나 배기량에 비해 약했다. 하지만 i40의 2리터는 더 높은 배기량이라고 느낄 만큼 토크가 좋고 잘 나간다. 가속 시 들려오는 엔진 톤도 비교적 낮게 깔린다. 이전의 현대 엔진은 조용하다가도 회전수를 올리면 갑자기 소음이 커졌는데 i40의 2리터는 그런 면이 적다.

정지 상태에서 급가속 하면 타이어가 짧게 헛돌기도 한다. 그리고 나름 힘차게, 2리터 자연흡기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의 가속력을 보인다. 가속력은 어느 정도의 영역까지는 일정하게 지속된다. 생각보다 끈질기게 힘이 나오고 고속에서도 꾸준히 가속된다. 4단까지의 최고 속도는 50, 85, 125, 160km/h이다. 최고 속도는 5단에서 나오는데 유럽 제원에서는 212km/h이다.

2리터 엔진의 중형차가 212km/h 나오기가 쉽지 않다. i40은 처음에는 평지에서 계기판 상으로 210km/h을 넘기가 쉽지 않았는데, 두세 번 반복하니 한결 수월하게 가속된다. 5단으로 넘어가면 가속력이 죽긴 하지만 그래도 속도계의 바늘이 계속 올라가긴 한다. 5단으로 6천 rpm이면 210km/h에 도달하고 이때 내비게이션에 찍힌 속도는 204km/h 정도이다.

현대 차의 유럽과 내수의 가장 큰 차이는 고속 안정성으로 보인다. 씨드에서 알아봤다. i40의 고속 안정성은 최근 나온 쏘나타, 그랜저, 제네시스보다 월등히 좋다. 그랜저, 제네시스가 힘은 강해도 달리기가 겁났던 반면 i40은 그럭저럭 달릴 만하다. 이 고속 안정성이 내수용 현대차에 비해 좋다는 것이지 폭스바겐과 비교하면 2% 이상 부족하다.

사실 고속 안정성은 운전자가 느끼는 심리적인 부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본다. 그 대표적인 요소가 스티어링으로 전해지는 접지력이나 노면의 느낌이다. 고속으로 맘 편하게 달리려면 스티어링 기구가 참 중요하다. 고속에서는 묵직하고 딱 붙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i40은 그게 부족하다. 직진이 아주 편하지는 않다. 스티어링이 중심 부근에 논다고 해야 하나. 중심에서 더 묵직했으면 좋겠다. 직진이 좋은 차가 코너링도 좋다고 생각한다.

주행 성능에서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스티어링이다. i40의 스티어링은 인위적인 느낌이 너무 강하다. 저속에서는 참 가벼워 좋지만 감각이 정확치 않다. 방식은 전혀 다르지만 차라리 마르샤가 훨씬 정확했다. 주차장에서 마르샤를 주차할 때 가벼우면서도 정확한 느낌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코너를 돌면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스티어링이 튀고 때론 잠기는 것 같은 느낌도 있다. 한편으로는 EPS로 첫 차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위화감이 없지 않을까도 생각된다.

고속 안정성만큼이나 핸들링도 다른 현대 차에 비해 좋다. 기본적으로 뉴트럴을 위한 세팅이고 약하게 언더스티어가 발생할 때도 뉴트럴로 방향을 잡으면서 제동을 건다. 이정도만 해도 만족할 수준이다.

브레이크는 이게 현대 차인가 싶다. 현대 차로서는 너무 좋다. 현대 차로 210, 200, 170km/h의 속도에서 3번이나 연속으로 제동을 한 게 처음이다. 모두 그 전에 브레이크가 정신을 잃어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i40은 두 번째에서 초기의 응답성이 살짝 떨어지긴 하지만 처음의 제동력은 살아 있다. 3번째도 비슷하다. 유럽 판매 모델의 브레이크가 좋은 줄도 씨드에서 알았다.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고속 제동 시 좌우 밸런스가 틀어지긴 하지만 이 정도면 너무 훌륭하다.

i40을 통해 현대의 차만들기 실력과 현재의 분위기를 다시 확인했다. 이제 굳이 차 잘 만든다고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i40은 안팎 디자인이나 편의 장비, 동력 성능까지 나무랄데가 없다. 단점이 있지만 한두 가지 부족하지 않은 차가 어디 있나. i40을 타면서 디젤 모델로 놀러가기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만드는데 신경 많이 썼고 고급 장비도 많은 건 알겠지만 그래도 i40은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잘 안 팔릴 것 같은 모델의 가격도 높게 잡는 전략을 취하는 거 같다.

주요 제원 현대 i40 2.0 G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15×1,815×1,470mm
휠베이스 : 2,770mm
트레드 앞/뒤 : 1,579/1,585mm
차체중량 : 1,475kg
최소회전반경 : ---m
트렁크 용량 : 553~1,719리터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엔진
형식 : 1,999cc 직렬 4기통
최고출력 : 178마력/6,500rpm
최대토크 : 21.6kg.m/4,700rpm
보어×스트로크 : 81×97mm
압축비: 11.5: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자동
기어비 :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 :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 225/45R18

성능
0-100km/h : 9.7초
최고속도 : 212km/h
연비: 13.1km/L
CO2 배출량 : 179g/km

시판 가격
모던 2,835만원, 프리미엄 3,075만원
(작성일자 : 2011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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