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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잘 만들었다. 그러나, 비싸다 - 현대 i4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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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12-08 17: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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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40는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웨건모델이다. 이미 i30cw를 선보이며 국내의 좁은 웨건 시장에 라인업을 늘린 현대차는 i40로 웨건의 장점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웨건시장은 그야말로 ‘사막’이라 할만큼 척박하다. 현대차는 1970년대 초 독일 포드의 20M을 기본으로 한 왜건을 가져와 조립판매했었다. 그 이후로 포니 웨건, 아반떼 투어링, 누비라 웨건 모델 등 다양한 웨건 타입의 모델을 선보였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암담했다.

글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자동차 선진국으로 불리는 유럽이나 미국의 도로에서는 흔히 웨건차량을 볼 수 있다. 스웨덴의 경우 전체 택시의 80%가 웨건 차량이라고 하니 그들의 웨건사랑을 짐작할 만 하다. 유럽에서는 중형급 이상의 차종에는 의례 스테이션 웨건이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그들의 자동차관에 맞는 부분이다. 국내의 실정은 이와 크게 다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우 소형이나 준중형차, SUV 차량을 선택하기 마련. 중형급 이상의 차량은 그야말로 승용차라는 이름으로 고급스러움이나 사치스러움을 쫓고 있다. 소비자들의 취향도 있지만 그 취향에 맞게 차량을 개발해온 업체의 한정적 라인업 구성이 이러한 상황을 만든 것이다.

중형 국산 웨건이 멸종된지 근 12년 만에 선보인 i40는 유럽과 한국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델이다. 최근 현대차의 고급화 흐름에서 웨건 모델을 추가한 것이 다소 의외라는 생각도 들지만 i40는 호화로운 인테리어와 편의 장비, 새련된 스타일링으로 국산 웨건의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다. 물론 덕분에 가격은 만만치 않아졌지만 말이다.

현대가 i40를 내놓은 것은 궁극적으로 국내시장의 다양한 라인업 구축은 아니다. 타겟은 바로 유럽시장. 유럽시장에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 차종으로 현대는 i40를 개발한 것이다. 단순히 베스트셀링 모델인 쏘나타를 유럽버전으로 다듬에 주력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독자적인 모델을 개발했다는 데에 현대차의 자신감을 알 수 있다.

해치백과 웨건의 차이
웨건의 정확한 명칭은 스테이션 웨건(station wagon)이다. 역마차로 해석되는 부분인데 승용목적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적재와 수납이 용이한 모델을 흔히 웨건이라 부른다. 그런데, 해치백과 웨건의 정확한 차이를 물어보면 쉽게 답변이 떠오르지 않는다.

해치백은 뒷유리와 트렁크리드가 하나로 결합된 형태의 차량을 말한다. 일반적인 세단(트렁크가 분리된)은 노치백 (notch back) 형태로 분류된다. 이러한 범주에서 본다면 웨건 또한 해치백의 넓은 범주에 속하는 모델이다. 웨건은 이러한 해치백 모델보다 좀 더 경사진 형태의 트렁크 리드 형태를 가진다. 공간 활용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부분이다. 차체의 형태나 공간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웨건은 차량의 속도감, 중량감을 더욱 잘 살릴 수 있는 형태의 차량이다. 웨건이라는 차량의 이미지가 10여년전 미국 시장에서 흔히 보던 박스형태의 고루한 차량을 떠올리기 마련인 국내 소비자들에게 웨건만큼 다양한 디자인 시도와 공간활용의 가능성이 많은 세그먼트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꼭 전하고 싶다.

익스테리어
현대차의 패밀리룩은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이다. 기아차의 디자인이 이제 완성형에 가까워진데 반해 현대차의 디자인은 지나친 혁신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i40에 적용된 패밀리룩은 웨건이라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세그먼트에 활력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난하고 안정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웨건이라는 장르에 다양한 라인을 살린 현대차의 디자인이 잘 녹아 들었다.

이러한 안정감은 쏘나타에서 보여주었던 다양한 장식적인 요소를 배제했기에 가능했다. 여전히 차량 전측후에 다양한 곡선 (날카로움을 살린)들을 주를 이루고 있지만 쏘나타보다는 상당히 정리된 모습이다. 웨건이라는 장르에 맞게 후드가 짧아 실내공간이 중심을 이루도록 했으며 특히 캐빈의 형태가 역동적인 이미지로 웨건차량의 지루함을 없애려 했다. 측면 디자인에서는 쏘나타와 유사한 라인이지만 강한 이미지를 제거해 세련된 안정감을 주고 있다. 특히 루프에서 리어까지 이어지는 라인은 그간 웨건하면 떠오르던 (공간활용성 증대를 위해) 박시한 형태의 디자인을 벗어나 오히려 해치백이나 쿠페와 같은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윈도우 프레임에 크롬을 입히고 피아노 블랙 트림을 더한 것은 외관에서도 쏘나타보다 고급 모델임을 강조하는 요소이다

i40의 리어 디자인은 특히나 마음에 든다. 뒤 펜더까지 깊게 파고 들어간 컴비내이션 램프의 디자인은 크기도 크기이지만 강한 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범퍼 아래쪽을 투 톤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듀얼 배기파이프가 옵션으로 제공된다.

인테리어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에 위치한 모델답게 실내는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장비들로 가득하다. 그랜저보다도 고급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운전석과 조수석을 하나의 곡선으로 이어며 흡사 날개를 펼친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소재 또한, 우레탄이나 가죽, 알루미늄 패널 등을 적용해 고급감을 높이고 있다. 센터페시아의 중간과 도어 트림에는 메탈을, 기어레버 주위와 센터콘솔에는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했다.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의 실내구성을 보는 듯 하다.

계기판은 왼쪽 하단 버튼으로 밝기 조절이 가능해 시안성이 좋다. 4.2인치 TFT LCD의 수퍼비전 클러스터로 인한 것. 두개의 원형 클러스터 사이에는 연비와 주행거리등을 확인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창이 위치해 있다. 3스포크타입의 스티어링 휠은 수동 틸팅&텔레스코픽 기능이 있다. 역시나 다양한 리모컨 버튼들이 스티어링 휠 좌우에 위치해 있다.

중앙의 모니터는 위치라든가 인식율이 좋다. 폰트디자인도 눈에 잘 들어오는 편. 몇몇 고급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화려한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취향에 맞게 국내업체의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화면 비율이 맞지 않거나 인식율이나 조작감이 떨어져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모니터 하단에는 네비게이션 업데이트용 SD카드 슬롯이 위치해 있다.

기어노브의 디자인과 주변 디자인은 쏘나타와 같다. 기어노브 앞쪽에는 숨겨져 있는 수납공간이 있는데 가볍게 열리고 안에는 USB, AUX 단자등이 위치해 있다. 손안에 가볍게 들어오는 형태의 기어노브 뒤에는 전자식 파킹브레이크와 오토홀드, 주차센서 스위치가 위치해 있다. 초창기 오토홀드의 경우 재출발 하는 경우 부드럽게 출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현재의 모델들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베이지색상의 시트는 착좌감이 단단한 편이다. 유럽시장에 맞는 세팅으로 보인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10웨이 전동조절이 가능하다. 버튼을 눌러 시트를 가장 낮게 해도 꽤나 시트포지션이 높다. 2열의 경우 6:4 이 가능하며 공간 활용을 높인 모델답게 레그룸도 넉넉하다. 센터페시아를 화려하게 치장했던 피아노 블랙 트림과 메탈트림이 뒷좌석에도 적용되어 있다. 뒷좌석 열선시트도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환영 받을 편의장비.

트렁크의 경우 원터치로 열리고 닫힌다. 물건 적재시 더욱 요긴하다. 트렁크는 워낙 넓기도 하지만 좌우에 그물망이 있는 수납공간이 별도로 있고 바닥을 열면 칸막이가 있는 수납공간이 또 별도로 나와 넉넉한 적재가 가능하다. 여기에 적재물을 고정할 수 있는 레일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어 넓은 공간에서 소중한 물건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막아준다. 외부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12V 단자도 위치해 있다.

파워트레인과 성능
시승차는 2.0 GDI엔진의 모델로 국내에는 1.7 터보 디젤 모델도 판매중이다. 유럽시장에는 1.6리터 디젤도 추가로 구성된다. 출력은 178마력, 최대 토크는 21.6kg.m으로 쏘나타보다 출력이 더 높아졌다. 연비는 13.1 km/l. 변속기는 현대파워텍의 6단 자동이다. 2.0 가솔린엔진은 이미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도 적용되어 있는 NU엔진.

공차중량이 i40보다 무겁고 최고출력 165마력의 쏘나타의 연비가 13km/l 인 것을 감안한다면 성능이나 연비면에서 i40쪽이 더 우수하다. 주행 중 진동수준도 만족스럽다. 인젝터의 소리 또한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ESP의 셋팅부분인데 코너를 돌면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스티어링이 튀고 때론 잠기는 것 같은 느낌도 있다.

가속시의 반응과 퍼포먼스는 만족스럽다. 2리터 자연흡기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의 가속력을 보인다. 4단까지의 최고 속도는 50, 85, 125, 160km/h이다. 최고 속도는 5단에서 나오는데 유럽 제원에서는 212km/h이다. 현대차의 상위 등급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출력대비 성능이다.

엔진과 변속기의 매칭은 좋은 편. 여기에 그간 시승했던 현대차 가운데 가장 우수하다고 여겨지는 브레이크 성능을 보이고 있다. 고속제동시 좌우 밸런스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브레이크만으로 본다면 국내차종 가운데 가장 우수한 점수를 주고 싶다.

핸들링 반응은 저속에서는 가벼운편이고 고속에서는 차체를 잡아주는 감각으로 스티어링의 질감이 매력적이다. 뉴트럴 특성의 핸들링은 18인치의 타이어와 함께 노면의 정보를 운전자에게 잘 전달하고 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앞서 설명한대로 18인치 휠의 타이어와 편평비 40의 타이어를 통해 노면의 정보가 많이 전달되는 편이지만 부드러움과 탄탄함을 지향하는 유럽차들의 성격이 강하다. 좀 더 단단한 서스팬션이라면 문제가 되던 차체 안정성도 다소 보완할 것이라 보여지지만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대중적인 성향에는 부합된다고 본다.

i40의 국내 판매량은 쏘나타나 그랜저에 비할 바는 아니다. 워낙 볼륨이 작은 웨건 시장이기에 판매량만으로 i40는 실패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i40는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유럽시장의 프리미엄 웨건시장을 겨냥해 만든 독자 모델이다. 시도조차 되지 않았던 중형 웨건을 국내에 출시한 것만으로도 의의를 가지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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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도 그간 천편일률적인 중형차 선호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차량을 찾아 가고 있다.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모델을 찾아가는 소비자들의 취향은 수입디젤 차량의 선호도 증가나 쉐보레 올란도나 기아 경차 레이에 대한 관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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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시승기에서도 말했듯이 i40는 중형 웨건이라는 세그먼트에서 가장 화려하고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화려함을 추구하는 현대차의 또다른 호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상위 등급차에 버급가는 옵션보다는 탄탄한 기본기가 바탕이 되길 바란다. 또한, 부담스러운 차량 가격에 대한 변경도 필요하다고 본다. 편의사양 등의 옵션은 좀 더 세분화해야 한다. 합리적인 가격이 제시된다면 i40는 현대차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일등공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제원 현대 i40 2.0 G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15×1,815×1,470mm
휠베이스 : 2,770mm
트레드 앞/뒤 : 1,579/1,585mm
차체중량 : 1,475kg
최소회전반경 : ---m
트렁크 용량 : 553~1,719리터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엔진
형식 : 1,999cc 직렬 4기통
최고출력 : 178마력/6,500rpm
최대토크 : 21.6kg.m/4,700rpm
보어×스트로크 : 81×97mm
압축비: 11.5: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자동
기어비 :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 :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 225/45R18

성능
0-100km/h : 9.7초
최고속도 : 212km/h
연비: 13.1km/L
CO2 배출량 : 179g/km

시판 가격
모던 2,835만원, 프리미엄 3,07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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