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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포르쉐 911 카레라 S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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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4-04 11: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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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 카레라 S는 더욱 진화했다. 더 빠르고 강력하지만 운전은 쉬워졌다. 직선 가속에서는 날아갈듯 빠르고 멈출 때는 숨이 멎을 정도로 강력한 제동력을 발휘한다. 런치 컨트롤을 사용 시 순발력은 수퍼카의 영역에 근접한다. 가속력이나 회전하는 실력에 비해 체감 성능은 덜한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뉴 911 카레라 S는 이전보다 편하고 빠르게 움직인다. 구형보다 부드럽고 조용해진 것은 호불호가 갈릴듯하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역사적으로 보면 포르쉐 911만큼 독특한 차가 없다. 50년 가까이 동일한 레이아웃을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RR은 911의 트레이드마크로 굳어졌고 이에 대한 충성도가 엄청나다. 디자인도 그 틀 안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언제나 최고의 스포츠카로 일컬어지는 것은 오랜 기간 쌓아온 상품성 때문이다. 여기서 상품성은 성능은 물론 품질이나 내구성을 모두 아우른다.

얼핏 보면 911은 기존의 것을 계속 우려먹는 것 같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계속 개선이 가해지고 있다. 신형을 시승할 때마다 역시나 하고 감탄한다. RR의 기계적인 불리함을 극복하면서 지속적으로 성능을 높여나간다. 이번 911 역시 마찬가지다. 디자인 변경은 소폭에 그쳤지만 주행 성능은 크게 변화했다. 좀 더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성능은 더욱 강력하다.

엔진은 3.8리터 배기량의 수평대향 6기통이 올라간다. 출력은 400마력, 최대 토크는 44.9kg.m이다. 400마력이면 두 세대 전의 터보와 대등한 출력이다. 이전의 카레라 S면 그래도 비교적 부담 없이(?) 타는 차였는데, 400마력 정도 되고 보니 부담이 좀 생긴다. 변속기는 7단 듀얼 클러치이다.

6기통에 배기량이 3.8리터면 기통당 배기량이 600cc를 넘는다. 기통당 600cc를 넘으면 고회전에 불리할 거 같고 저항도 많이 걸릴 거 같은 선입견이 있지만 현실은 전혀 아니다. 아주 화끈하면서도 매끄럽게 회전하고 악착 같이 강한 토크를 생산한다. 구형도 그랬지만 신형의 6기통 역시 돌리다가 말은 느낌도 난다. GT3를 위해 남은 여분의 회전수는 양보한 분위기다.

엔진은 7,800 rpm에서 자동 변속된다. 이만 해도 일반적으로 대단히 높은 회전수지만 충분히 더 돌릴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저속부터 자동 변속 되는 시점까지 고르게 힘이 나오고, 일정 시점에서는 힘이 증폭되는 느낌이 그만이다. 회전수에 따라 달라지는 음색도 매력적이다.

신형 911 카레라 S에는 정제됐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분명히 성능이 좋아지고 빨라졌지만 구형과 같은 거친 맛은 퇴색됐다. 예를 들어 구형은 저속에서 움직일 때 PDK의 기계적인 소음이 있었지만 신형은 그것마저 없앴다. 911에서는 그마저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신형 911은 기계적인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고 봐야겠다.

그리고 구형 대비 조용하다. 역대 911 중 가장 조용한 차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시점에서는 많은 소음을 내지만 기존의 911을 생각할 때 소음이 줄었다.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차 자체도 부드럽고 승차감도 좋아졌다. 포르쉐를 타면서 승차감이 별로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신형 911의 승차감은 뭔가 포근하다. 기존 911에 대한 기대치가 그쪽으로 맞춰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911은 런치 컨트롤조차도 자극적인 맛이 없다. 런치 컨트롤의 과격함만 따진다면 메르세데스의 E 63 AMG가 더 강력하다. E 63 AMG의 런치 컨트롤은 타이어 연기에 잠시 뒤가 안 보일 정도다. 그러나 911 카레라 S는 휠 스핀도 없다. 엔진과 뒤로 쏠리는 하중이 만드는 강한 트랙션을 바탕으로 깔끔하게 발진한다. 런치 컨트롤로 발진 시에는 앞이 들리는 게 보인다.

수치에 비하면 체감 가속력도 약하다. 런치 컨트롤로 발진 시 생각보다 약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0→100km/h 가속 시간은 4.1초다. 예전 같으면 4.1초는 거의 수퍼카의 영역이다. 911 카레라 S는 어려운 플레이를 쉽게 해내는 스포츠 맨 같다.

7단 PDK는 연비와 성능을 모두 높이는 핵심 파츠 중 하나다. 70km/h 정도만 되면 이미 톱기어인 7단에 물리면서 연비를 높인다. 그러면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즉각적으로 기어를 내린다. 고회전에서 다운 시프트 시 회전수 매칭은 정말 찰나 같고 엔진 소리도 이때가 가장 좋다. D에서도 수동 변속이 가능한데, 다시 D로 돌아오는 시간이 비교적 짧다.

스포츠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파워트레인과 댐퍼가 동시에 가장 스포티한 모드로 바뀐다. 하체 역시도 부드럽다. 이전의 스포츠 플러스는 댐퍼가 정말 딱딱해졌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 일반 모드보다야 한결 단단하지만 야성적인 면은 줄었다.

부드럽고 승차감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회전하는 성능이 높아진 건 놀라운 일이다. 단순히 성능만 높아진 게 아니라 심적으로도 한결 편하게 회전한다. 코너에서 생각보다 높은 속도에 놀라게 된다.

신형 911에는 재미난 기능도 추가됐다. 계기판 한 쪽 편에 G 포스 기능이 있다. 전후좌우, 그러니 가속과 코너링, 제동 시에 차가 받는 G를 수치로 보여준다. 실시간으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최대 수치도 표시된다.

이 기능을 이용해 G 포스를 확인한 결과, 런치 컨트롤로 급발진 시 전진 가속 G는 최대 1.15가 나왔다. 그리고 완만히 돌아가는 코너에서는 최대 1.30이 찍힌다. 911에 내장된 G 포스 수치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1.30은 대단한 것이다. 완만한 코너에서 1.30을 찍을 때의 긴장감은 그 수치에 비하면 별로 크지 않다. 코너에서는 순간적으로 운전대를 꺽은 것보다 더 안쪽으로 파고드는 경우도 있지만 자세 제어 장치가 깔끔하게 바로 잡는다.

포르쉐의 브레이크 능력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수준이다. 911 카레라 S는 멈추기도 잘하지만 멈출 때의 자세가 너무 좋다. 급제동 시 차체가 가라앉는 느낌이 나는 차가 거의 없다.

실내는 센터페시아가 파나메라 비슷한 디자인으로 변한 게 포인트다. 여전히 버튼이 작은 편이지만 어렵지 않게 기능을 파악할 수 있다. 대신 주행 중에 자주 사용하게 되는 스포트와 스포트 플러스 버튼은 헛손질을 자주 하게 된다. 좋아진 점 중 두드러진 건 내비게이션이다. 내비게이션의 화질이 크게 좋아졌다.

대시보드 상단에 위치한 크로노 그래프는 랩 타이머와 시계의 기능이 있다. 그러니까 평소에는 시계의 역할을 하다가 랩 타임이나 0→100km/h 가속 시간을 잴 수도 있다. 측정을 시작하면 계기판에도 디지털 숫자가 표시되고 리셋을 하면 바늘이 다시 0으로 되돌아갔다가 시계 자리로 복귀한다. 이 소리가 상당히 듣기 좋고 대단히 아날로그적인 느낌이다.

평상 시 시계일 때는 안에 작은 원이 분, 커다란 바깥 쪽 원의 바늘이 초침 역할을 한다. 타이머 기능이 있고 아날로그 적인 느낌이 있는 건 좋은데, 평상 시 시계일 때 초침 소리가 큰 감이 있다. 80km/h 정도까지는 초침 소리가 또렷하게 잘 들린다.

운전대는 작고 거의 수직으로 곧추서 있다. 금속이 적용된 스포크는 독일차 특유의 차가운 느낌을 전한다. 독특한 건 스포크에 액정이 있고, 좌측에는 스포트 플러스, 우측에는 런치 컨트롤이 점등된다. BMW의 일부 모델에서 본 모습이다. 운전대에는 오디오 볼륨 같은 버튼은 일체 마련하지 않았다.

적당히 단단한 시트는 풀 옵션이다. 세밀한 자세가 가능하고 쿠션의 앞 부분 길이도 조절할 수 있다. 코너에서 옆구리나 허벅지를 잡아주는 기능성이 탁월하다. 타이어는 피렐리 P-제로, 사이즈는 앞-245/35ZR20, 뒤-295/30ZR/20이다.

신형 911이 좋은 것은 더욱 빨라졌으면서도 운전이 쉬워진 것이다. 이전보다 편하게 고성능을 즐길 수 있다. 911은 이런 식으로 조금씩 GT로 다가서는 듯하다. 평소에 911이 조금만 조용해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그렇게 되니 아쉬움은 남는다. 그리고 911을 타면서 처음으로 가격이 비싸다고 느꼈다.

주요제원 포르쉐 911 카레라 S

크기
전장×전폭×전고 : 4,491×1,808×1,295mm
휠베이스 : 2,450mm
트레드 앞/뒤 : 1,538/1,516mm
공차중량 : 1,415kg
연료탱크 용량 : 64리터
트렁크용량 : 135리터

엔진
형식 : 3,800cc 수평대향 6기통
최고출력 : 400마력/7,400rpm
최대토크 : 44.9k.gm/5,600rpm
보어×스트로크 : 102×77.5mm
압축비 : 12.5:1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7단 듀얼 클러치
기어비 : 3.91/2.29/1.65/1.30/1.08/0.88/0.62
최종감속비 : 3.44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45/35ZR/20, 295/30ZR/20

성능
0-100km/h 가속성능 : 4.3초 PDK 스포트 플러스 4.1초, 200 가속 13.6초
최고속도 : 302km/h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9.2km/L (도심 8.0km/L, 고속도로 11.4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93g/km

차량가격
카레라 1억 2,800만원,
카레라 S 1억 4,700만원(부가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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