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메르세데스-벤츠 B 200 CDI 블루이피션시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5-03 16:35:33

본문

메르세데스 뉴 B 클래스는 MFA 플랫폼의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다. 근육질 디자인과 넓은 실내 공간이 장점이며 새로 개발한 1.8리터 디젤 엔진도 좋은 동력 성능을 제공한다. 7단 DCT의 성능은 기대에 조금 미치지 못하고 내비게이션이 없는 것도 흠이다. 고속 안정성이나 핸들링은 전형적인 벤츠이고 스티어링의 감각도 상당히 자연스럽다. 브랜드와 차체 사이즈를 생각하면 3,790만원에서 시작하는 가격도 매력적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신형 B 클래스(W246)는 단순히 새 모델이라는 이상의 의미가 있다. B 클래스는 메르세데스의 제품 전략이 바뀌는 신호탄과 같다. 잘 알려진 것처럼 구형 B 클래스(W245)는 A 클래스와 같은 샌드위치 플랫폼을 공유했다. 이 플랫폼은 차체 사이즈 이상의 탁월한 안전성을 자랑했지만 비싼 게 흠이었다.

초대 A 클래스도 최근의 자동차 업계에서 의미가 있는 모델이었다. 당시만 해도 프리미엄 브랜드와 대중 브랜드는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먹고 살았다. 그런 룰을 깬 것이 바로 벤츠의 A 클래스다. 최근에 유행하는 프리미엄 소형차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혁신적인 샌드위치 플랫폼을 선보였다. 샌드위치 구조는 일반적인 앞바퀴굴림 플랫폼보다 공간에서도 유리했고 전면 충돌 안전성도 탁월했다. 보통은 정면 충돌 시 엔진이 승객실로 밀려들어오지만 샌드위치 구조는 플로어팬 아래로 떨어진다. 이로 인해 크럼플 존을 줄일 수 있고 실내 공간도 유리하다.

이런 장점이 있지만 결정적인 단점은 제작 비용이다. 다른 뒷바퀴굴림 벤츠와 공유할 수 없기 때문에 서스펜션이나 파워트레인, 스티어링을 새로 만들어야 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중에 B 클래스를 개발했지만 높은 가격으로 인해 판매는 많지 않았다. 풀 모델 체인지가 임박하긴 했지만 작년의 A, B 클래스의 판매는 22만 대를 조금 넘을 뿐이다. 요즘은 플랫폼당 생산 대수가 경쟁력의 척도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는 시대이기 때문에 기존의 A, B 클래스는 트렌드에 뒤떨어진 패키징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의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폭스바겐의 경우 하나의 플랫폼으로 최대 4백만 대를 생산한다.

그래서 나온 게 새 MFA(Modular Front Architecture) 플랫폼이다. MFA는 샌드위치 대신 일반적인 앞바퀴굴림 레이아웃이고 플랫폼 자체도 유연하다. 따라서 보다 많은 가지치기 모델이 나온다. MFA의 첫 모델은 B 클래스이고 얼마 전에는 A 클래스도 공개됐다. 그리고 앞으로는 CLC와 GLC로 불리는 소형 SUV도 나온다. 거기다 르노-닛산과도 일정 부분을 공유하기 때문에 기존의 샌드위치와는 규모의 경제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브랜드 밸류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볼륨에서는 BMW에 밀리고 있다. 메르세데스 역시도 판매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BMW, 아우디에 비하면 증가폭이 적다. 결정적 차이는 BMW, 아우디에 비해 소형차 라인업이 약한 것이다. 큰 차의 비중이 높고 소형차의 판매는 낮아서 평균 CO2에서도 불리하다. MFA 플랫폼의 A, B 클래스가 중요한 이유다. 뉴 A, B 클래스가 성공한다면 메르세데스의 2020년 목표도 쉽게 달성될 것이다.

EXTERIOR

신형 B 클래스에는 CLS 등에서 봤던 최근의 패밀리룩이 적용됐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근육질의 디테일이 상당히 과감하게 보였지만 실물은 그 정도는 아니다. 외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벤츠 특유의 아이덴티티는 확실하다. 벤츠의 특징인 그릴이나 세 꼭지 별 엠블렘이 확실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프리미엄 소형차의 경우 브랜드를 강조하기 위해 전면의 디자인을 더욱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외관상으로는 구형보다 사이즈가 크게 늘어나진 않았다. 신형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360×1,790×1,580mm, 휠베이스는 2,700mm로 구형(4,270×1,780×1,600mm, 2,780mm)과 비교 시 길이와 폭은 늘어나고 높이는 낮아졌다. 특징적인 것 중 하나는 전장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휠베이스가 감소한 것이다. 그럼에도 전장에 비해 휠베이스는 긴 편이다. 실루엣으로 본다면 모노스페이스보다는 2박스에 가깝게 변했다.

시승차는 기본형 모델이어서 205/55R/16 사이즈의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 타이어가 달렸다. 그립보다는 연비 위주의 타이어이다. 스포츠 패키지 모델에는 225/45R/17가 장착된다. 뉴 B 클래스는 오너가 자신의 취향대로 미쉐린, 브리지스톤 투란자, 콘티스포트콘택3, 굿이어 등의 타이어를 고를 수 있다.

INTERIOR

실내에서 우선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시트 포지션이다. 구형은 시트에 앉으면 껑충했고 앉는 순간 여성용 차라는 느낌이 있었다. 신형의 시트 포지션은 일반적이다. 구형보다 86mm나 시트 포지션이 낮아졌다. 시트는 모두 수동이다. 등받이 각도 조절은 골프처럼 다이얼이며 쿠션의 기울기도 다이얼로 조절한다.

실내 디자인도 확 달라졌다. SLS를 닮은 원형 에어벤트가 특징적이며 다른 차와 달리 가운데에 3개나 있다. 그리고 최근의 기대치에 비해 실내 소재도 괜찮은 편이다. 대시보드에 적용된 메탈룩 플라스틱의 질감도 나쁘지 않다.

기본형이 4천만 원 이하에서 시작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벤츠인 걸 감안하면 내비게이션이 없는 건 이해하기가 힘들다. 요즘은 국산 경차에도 번듯한 내비게이션이 있는 세상이다. 뉴 B 클래스는 옵션에도 내비게이션이 없다.

대시보드 중앙에 있는 모니터의 크기도 작다. 틀은 7인치 이상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5인치이다. 모니터의 가로 길이는 갤럭시 S2 HD보다 조금 짧고 모니터 이외의 여백도 너무 많다. 코맨드 시스템으로 조작하는 메뉴도 다른 벤츠처럼 특별한 기능이 없고 폰트도 그렇게 예쁘지 않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다른 벤츠와 흡사하고 공조장치는 쉽게 사용법을 파악하기 쉬운 디자인이다.

계기판은 심플한 디자인이다. 커다란 속도계와 타코미터 사이에 액정이 마련돼 있고 아날로그 수온계와 연료계가 원 안에 위치한다. 속도계 스케일이 260이라서 처음에는 속도 파악에 혼란이 오기도 한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에는 오디오와 핸즈프리, 트립 컴퓨터 등의 버튼이 마련된다.

2열 공간은 충분하다. 메르세데스에 따르면 2열의 레그룸은 S 클래스와 비견될 수준이다. 실제로 앉아 봐도 무릎 공간이 넉넉하다. 적재 공간은 486리터로 충분하고 네모반듯하게 정리도 잘 돼 있다. 2열 시트를 접을 경우에는 1,545리터로 늘어나지만 구형의 1,995리터보다는 줄었다.

POWERTRAIN & IMPRESSION

국내 출시된 B 200 CDI에는 1.8리터 디젤 엔진이 올라간다. 출력은 136마력, 최대 토크는 30.6kg.m이다. 벤츠답게 높은 출력보다는 실용 영역에서의 힘에 초점이 맞춰졌다. 변속기도 새로 개발한 7단 듀얼 클러치이다. 올해 2월에는 109마력(1.8리터)의 B 180 CDI도 출시됐다. 국내에는 당분간 B 200 CDI만 팔릴 계획이다.

엔진의 정숙성은 탁월하다. 공회전에서도 엔진 소리가 잔잔하고 회전수를 올려도 음색이 부담스럽지 않다. 새 1.8리터 디젤 엔진은 가솔린처럼 미끈하게 회전수가 상승하고 회전 질감도 좋다. 벤츠가 엔진 업데이트가 늦어서 그렇지, 한 번 나오면 좋은 엔진을 만든다. 대신 공회전 시 진동은 있는 편이다. 시트로 약하게 전달되고 풋레스트에서도 느껴진다. 보통 디젤차의 진동은 템포가 빠른 편인데, B 200 CDI는 파장이 넓다.

배기량과 출력을 생각하면 동력 성능은 훌륭하다. 다른 벤츠가 그렇듯 출력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다. 순발력은 물론 고속까지 뻗는 가속에서도 벤츠 특유의 꾸준한 성능을 보여준다. 0→100km/h 가속 시간은 9.3초로 2리터 디젤 사양의 골프보다 빠르다. 가속이 폭발적이진 않지만 190km/h까지는 무난하게 속도가 오른다.

고속에서의 탁월한 안정감은 그야말로 벤츠답다. 높은 속도에서도 부담 없이 편하게 크루징 할 수 있다. 손으로 전해지는 느낌도 안정적이다. 동급에서는 가장 키가 큰 편이지만 풍절음이 놀랄 만큼 적다. 공기저항계수도 0.26에 불과하다.

새로 개발한 7단 듀얼 클러치는 7단 자동에 비해 간헐적으로 튀는 현상이 없다. 시종일관 부드럽다. 대신 듀얼 클러치 특유의 직결감은 다소 약한 편이고 반응도 썩 빠르다고는 할 수 없다. 주행 모드는 E와 S, 수동까지 3가지가 있고 스티어링 휠에는 시프트 패들도 마련된다. 시프트 패들의 길이는 다소 짧은 편이다.

코너링 실력 역시 전형적인 벤츠이다. 저속에서는 롤이 많고 보디 움직임도 크지만 막상 코너로 들어가면 진득한 접지력을 보여준다. 에너지 세이버의 측면 그립이 약한 것과는 별개로 보디를 제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언더스티어는 최소화 돼 있고 가능한 뉴트럴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타이어 소음이 일찍 발생하기 때문에 운전자 입장에서는 미리 대비하는 마음도 생긴다. 회전 능력이 좋아진 데는 구형 대비 무게 중심이 20mm 낮아진 덕도 있을 것이다.

신형 B 클래스는 플랫폼이나 차의 성격으로 봤을 때 구형보다 유연하다. 구형은 여성 운전자에게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신형은 그렇지 않다. 보다 많은 고객층을 아우를 수 있다. 거기다 해치백부터 소형 MPV까지 커버하는 패키징을 갖고 있다. 벤츠가 갖는 브랜드 파워가 B 클래스의 가장 큰 메리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벤츠 B 200 CDI 블루이피션시

크기
전장×전폭×전고 : 4,360×1,790×1,580mm
휠베이스 : 2,700mm
트레드 앞/뒤 : 1,540/1,530mm
공차중량 : 1,565kg
트렁크 용량 : 486/1,545리터
연료 탱크 용량 : 50리터

엔진
형식 : 1,796cc 직렬 4기통 디젤
보어×스트로크 : 83×83mm
압축비 : 16.2:1
최고출력 : 136마력/3,600~4,400rpm
최대 토크 : 30.6kg,m/1,600~3,000rpm

변속기
형식 : 듀얼 클러치 7단
기어비 : 3.86/2.43/2.67/1.05/0.78/1.05/0.84
최종감속비 : 4.13

섀시
서스펜션 앞/뒤 : 스트럿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05/55R/16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성능
0→100km/h 가속 : 9.3초
최고속도 : 210km/h
최소회전반경 : 5.5m
연비 : 복합 15.2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125g/km

시판가격 : 3,790만원, 스포츠 패키지 4,250만원
(작성일자 : 2012년 4월 15일)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