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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쌍용 무쏘 스포츠 픽업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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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2-09-27 13: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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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ngyong Musso Sports

쌍용자동차가 SUT를 표방하며 무쏘를 베이스로 한 픽업 트럭을 선 보였다. 레저지향을 내 세우면서 유틸리티성을 강조한 무쏘 픽업은 국내 시장에는 없었던 장르라서인지 처음부터 그 반응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무쏘의 휠 베이스를 연장하고 뒷부분을 잘라내고 거기에 화물칸을 만드는 방식을 택한 무쏘 픽업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쌍용자동차가 내놓은 무쏘 스포츠 픽업은 국내에서는 처음 등장하는 장르다. SUT(Sports Utility Truck)라고 하는 이런 부류의 자동차는 미국이 가장 발달되어 있으며 미국 메이커들은 이 장르의 모델들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 픽업 트럭의 수요는 그다지 많지 않다. 동남아 일부와 남미지역 정도인데 역시 큰 수요는 없다.

국내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아직 완전한 뚜껑이 열리지는 않았지만 초기 반응은 의외로 좋은 것 같다. 사실 국내 시장에 픽업이라는 모델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한국의 벤츠’라고 불렸던 포니의 픽업 버전이 있었던 것이다. 승용차를 베이스로 했던 이 모델은 값싼 1톤 트럭의 등장과 함께 그 효용성이 떨어졌고 그때까지만해도 세단형 승용차의 소유에 집중되어 있던 소비특성이 포니 픽업의 수명을 단축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제는 어느정도 모터리제이션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유저들의 취향도 상당히 다양해져 색다른 모델을 원하는 수요층이 제법 형성되어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니치 모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승용차의 공간을 갖추고 화물칸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면 나름대로의 판매는 가능할 것 같다.

무쏘 픽업은 기존 무쏘의 휠 베이스를 2,630mm에서 2,755mm로 125mm 연장시켜 만들어졌다. 그 상태에서 캐빈 부분은 큰 변화를 주지 않고 SUV 상태에서의 화물칸을 잘라내고 픽업용 적재함을 덧 붙인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포니 픽업 때처럼 승객석과 화물공간 사이의 칸막이가 한 단계가 아니라 중간에 5mm 정도의 공간을 갖고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그로 인해 전장도 4,650mm에서 5,020mm로 370mm나 늘어났고 전고도 1,735mm에서 1,760mm로 25mm 커졌다. 전폭은 1,865mm로 변함이 없다.

스타일링은 무쏘에서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특별히 꼬집을만한 것이 없다. 다만 프론트 그릴의 가운데 있던 쌍용의 로고가 없어지고 보닛 후드 끝 부분에 엠블럼을 삽입한 정도가 큰 변화라면 변화다. 역시 크롬도금을 많이 사용한 흔적이 보인다.
문제는 안정된 무쏘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었느냐 하는 것인데 처음부터 픽업트럭으로 만들어진 미국식 모델들과는 달리 기존 모델을 변형한 것이기 때문에 보기에 따라서는 언밸런스한 면이 없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리어 오버행이 확대되어 있어 무쏘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미국의 픽업트럭들은 처음에는 싱글 캡이 주종을 이루다가 90년대에는 앞좌석 뒤쪽에 보조석 형태의 시트를 만든 확장 캡과 아예 독립된 2열 시트를 만든 더블 캡으로 발전되어왔다. 이는 화물 적재를 주로 했던 개념에서 패밀리카로 발전이 되어 왔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무쏘 픽업은 출발점이 달라 이런 모델을 아는 사람들한테는 일종의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무쏘 스포츠의 가장 큰 특징은 후방에 설계된 개방형 화물칸이다. 적재용량 400kg의 화물칸은 이 차의 등록 시의 분류를 화물차로 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본다면 무쏘와 같은 SUV가 더 이상 상용이 아닌 승용차로 분류되어 버린 상황에서 이런 변화로 다시 한번 세금을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의 입맛을 맞추었다고도 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승객석은 5인승 승차공간이 그대로 살아있고 다만 뒤쪽에 덤으로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차라고 생각하면 세일즈 포인트는 드러나는 셈이다. 그런 점 때문인지 지금 유저들은 이 차의 화물칸에 덮개를 어떻게 씌우느냐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관리법상의 문제로 쌍용에서는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출고 후 별도의 작업을 통해 이 부분에 덮개를 씌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비나 눈으로부터 화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다.

결국은 쌍용자동차가 레저생활을 즐기는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도시 자영업자들에게 훨씬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타우너나 다마스 같은 미니 원박스는 LPG 엔진으로 파워에 한계가 있고 1톤 트럭을 사용하자니 거슬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무쏘 픽업은 그런 소형 화물차로서의 역할을 하면서도 기존 무쏘의 SUV로서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다만 이 모델이 과연 그런 이미지로 자리잡을지 아니면 쌍용의 광고대로 젊은 층들의 레저용차로 자리잡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어느쪽이냐에 따라 앞으로의 판매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는 무쏘의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센터페시아 부근의 처리가 조금 더 매끈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뒷좌석이 조금 높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파워 트레인은 큰 변화가 없다. 2.9리터 120마력의 최고출력과 25.5kgm의 최대토크를 내는 OM 662LA(2,874cc 디젤)엔진으로 무쏘 엔진 그대로다. 그 출력의 변화가 없는만큼 파워에 대해서는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지만 뒤쪽에 적재공간을 가득 채웠을 때는 아무래도 운전하는 스타일이 약간은 달라져야 할 것이다. 보통 이런 디젤엔진이 그렇듯이 여전히 초기 가속시에는 뜸을 들이는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 일단 가속을 하고 나면 특별히 파워에 대해서는 신경이 쓰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물론 소음도 요즘 나오는 커먼레일보다는 더 크고 렉스톤에 탑재된 파워업 버전보다도 시끄럽지만 이 장르의 차로서는 수준급이다. 소음 저감을 위해 엔진룸 내에 엔진 커버를 새로 적용하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진동도 과거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터보 인터쿨러로 인터쿨러를 엔진 룸 내에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라디에이터 그릴 앞쪽에 수직으로 세워 맞바람을 받는 프론트 어헤드 방식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쏘 픽업에도 최근의 흐름에 걸맞게 촉매전환장치가 부착되어 있다. 무쏘가 처음 나왔을 때는 없었던 것이었다.

무쏘 픽업의 판매가는 290S CT(2륜 구동) 기본형 1,630만원부터 290S 최고급형 1,921만원(각각 M/T 기준)까지이다. 가격대의 구성이 큰 부담이 없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뿐인가. 특별소비세가 부가되지 않고 연간 자동차세가 28,500원밖에 되지 않는다. 경제성을 추구하는 유저들에게는 많은 메리트가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장르의 모델이 등장해 다른 메이커들을 자극해 또 다른 모델의 등장을 부추길 것인가. 아니면 그저 그런 수요로 크게 빛을 보지 못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은 누가 할 수 있을까?

사진 / 박기돈(nodikar@megau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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