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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메르세데스-벤츠 ML 63 AMG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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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7-20 01:09:18

본문

메르세데스의 ML 63 AMG은 고성능 SUV의 전형과도 같다. 폭발적으로 가속하고 민감하게 회전한다. 뒤를 살짝 흘리면서도 정확히 라인을 잡고 돌아 나간다. 신형 V8 트윈 터보 엔진은 무거운 ML 63 AMG을 아무렇지도 않게 가속시킨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원하는 성능 이상의 가속력을 얻을 수 있다. 탁월한 고속 안정성도 장점이다. 변속기의 반응이 느린 건 흠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1997년에 데뷔한 M 클래스는 메르세데스의 볼륨을 크게 늘리는 역할을 했다. 라인업에서는 GLK와 GL 사이에 위치하며 플랫폼은 GL과 공유한다. 1999~2002년 사이에는 오스트리아에서 유럽형 모델을 생산했지만 지금은 모두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90년대 초반부터 G 클래스의 후속 모델을 계획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미쓰비시와 합작으로 파제로의 플랫폼을 공유해 새 SUV를 개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포기했다. 1992년부터 독자 개발로 방향을 잡았고 생산은 SUV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초대 M 클래스는 전통적인 프레임 방식을 사용했지만 승용차만큼 편안했다. 브루노 사코가 맡은 디자인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 M 클래스는 럭셔리 SUV로는 처음으로 ESC를 장착한 모델이었으며 다수의 매체로부터 올해의 SUV에 선정되기도 했다.

코드네임 164의 2세대는 2005년에 나왔다. 2세대는 구형보다 차체가 늘어난 한편 실내를 더욱 고급스럽게 꾸민 게 특징이다. 그리고 플랫폼도 GL의 유니보디 타입으로 갈아타면서 승용차 같은 주행 성능이 더욱 향상됐다. AMG 버전은 2006년에 공개됐다.

최근 들어서는 AMG 버전이 출시가 빨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신형이 나오면 AMG 모델이 1년 정도 지난 후에 나왔지만 지금은 거의 같은 시기에 나온다. 신형 M 클래스의 AMG 버전도 기존의 개념보다는 한 발 앞서서 출시되고 있으며 국내에는 같은 시기에 출시되고 있다.

ML 63 AMG의 특징은 새로 개발된 V8 트윈 터보이다. 2010년에 공개된 V8 트윈 터보(M278)는 자연흡기인 M273과 보어, 엔진 블록 등을 공유하면서 최신 기술의 터보 시스템과 직분사를 더했다. 최대 부스트는 1.3바이며 피에조 인젝터가 정교하게 연료를 분사한다.

AMG에 쓰이는 엔진도 다운사이징 됐지만 출력은 더욱 높아진 것이다. 반면 연료 소모나 CO2 발생은 더 적다. 이 V8 트윈 터보 엔진은 M 이외에도 다수의 AMG 버전에 탑재되고 있다. 기본 출력은 525마력이지만 AMG 퍼포먼스 패키지를 선택하면 557마력까지 늘어난다. 배기량이 줄었지만 차명의 숫자는 여전히 63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EXTERIOR & INTERIOR

특유의 단단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은 신형에도 유지되고 있다. 날카롭게 에지를 살린 프런트 범퍼와 그릴 주위는 E 클래스를 연상케도 한다. AMG 버전은 차고가 낮아졌기 때문에 웅크린 듯한 자세가 나온다.

고성능 차들은 뒤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 거 같다. ML 63 AMG은 뒷모습이 더 자세가 나오고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네 개의 머플러가 백미이다. ML 63와 AMG 배지도 뒤에만 붙어 있다. 눈썰미가 있다면 펜더의 V8 바이터보 배지로 AMG 버전임을 알아차릴 수도 있다.

타이어는 피렐리 P 제로이며 앞뒤 모두에 295/35ZR/21 사이즈의 초광폭 타이어가 달린다. AMG 버전이긴 하지만 타이어의 편평비가 35 시리즈까지 내려간 게 눈에 띈다.

실내에 들어서면 우선 번쩍거린다는 느낌을 먼저 받는다. 실내에 적용된 금속들은 햇빛을 받으면 더욱 빛이 난다. 실제로 실내에는 많은 양의 금속이 적용돼 AMG 버전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을 배가 시키고 있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다른 벤츠와 비슷한 디자인이다. 가운데 다이얼을 중심으로 왼편에는 각종 메뉴, 오른편에는 전화기를 연상시키는 다이얼이 위치해 있다. 최신 모델임을 생각하면 모니터의 크기는 작은 편이고 여전히 별다른 메뉴가 없다. 내비게이션의 화질도 좋다고 할 수 없다. 거기다 후방 카메라에는 가이드라인도 적용되지 않는다. 벤츠 정도면 스티어링 휠과 가이드라인이 연동되는 게 당연해 보이는데,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건 성의의 문제다.

하단의 공조 장치는 한 눈에 파악하기 쉬운 디자인이다. 그 앞에는 커다란 컵홀더가 마련됐다. 기어 레버가 스티어링 컬럼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여유 공간이 생겼다. 센터 콘솔에는 코맨드 시스템 다이얼과 주행 모드, 감쇠력 조절 버튼이 마련돼 있다.

속도계는 숫자 사이가 촘촘해 시인성이 썩 좋다고 볼 순 없다. 그것보다는 속도가 워낙 빠르게 올라가니 눈에 잘 안 들어온다고 해야겠다. 가운데 위치한 액정의 디지털 속도계로 파악할 수 있고 이곳에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가죽은 그립이 좋고 스포크에도 금속이 많이 쓰였다.

2열 공간은 충분히 넓다. 성인이 앉아도 레그룸이 남고 등받이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2열에도 별도의 시트 열선과 공조 장치가 마련된다. 파노라마 루프 덕분에 개방감도 좋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V8 트윈 터보와 7G-트로닉의 조합이다. 새로 개발된 5.461cc V8 트윈 터보는 525마력의 출력을 내며 최대 토크의 수치는 71.4kg.m에 달한다. 이 엔진은 다른 AMG 모델에도 탑재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하는 ML 63 AMG를 비롯해 최근의 AMG는 점차 조용해지는 것 같다. E 63 AMG는 예외지만 SLK나 ML의 AMG 버전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과거에 비하면 성능은 물론 연비도 좋아졌지만 소리는 더 줄었다. AMG라는 것을 감안하면 소리가 줄어든 것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ML 63 AMG는 소리와 소음 모두 줄었다.

C 모드에서 달리면 일반 모델처럼 조용하다. 가속 시 엔진 소음이 조금 더 큰 정도이다. 대신 회전수가 높아지면 제대로 성능이 나오고 엔진 사운드도 박력 있게 변한다. 잘 만든 가솔린은 좋은 디젤과 비슷한 구석이 있는데 ML 63 AMG의 V8 트윈 터보도 그렇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떠밀듯 가속된다. 가속 페달을 반 이상 밟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200km/h을 넘긴다.

제원 상으로는 1,750 rpm에서 최대 토크가 발휘되지만 체감으로는 아이들링을 벗어남과 동시에 큰 힘이 나온다. 가속은 기어를 파악하기 힘들 만큼 빠르다. 특히 추월 가속에서는 더욱 빛을 발한다. ML 63 AMG는 4단으로 180km/h 내외까지 가속하고 5단으로 속도 제한에 걸린다. 출발 후 30초 정도면 속도 제한에 걸리는 실력이다.

벤츠의 고속 안정성이 좋은 게 특별한 얘깃거리는 아니지만 ML 63 AMG는 정말 탁월하다. 차고가 높고, 무거운 SUV가 이렇게 안정적인 고속 주행 성능을 보인다. 느낌은 조금 다르지만 S 600의 정교한 보디 컨트롤을 연상케 한다.

S 모드로 바꾸면 엔진이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고 회전수도 높은 쪽에서 움직인다. 재미있는 것은 배기 음이다. S 모드에서는 변속이 될 때마다 머플러에서 펑펑하는 소리가 들린다. 공 들여 배기음을 세팅했겠지만 이 소리는 뭔가 아쉽다. 너무 짧게 터진다고 할까. 흥분 되는 것보다는 약간 김이 빠진다.

변속기, 정확히 말하면 7G-트로닉은 벤츠의 약점인데 ML 63 AMG에서도 마찬가지다. 엔진의 뛰어난 성능에 비해 반응이 느리다. S 모드에서 변속하면 반 반자 늦게 다운시프트 되고 회전수 매칭 기능도 없다. AMG 모델인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엔진의 토크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크게 티가 안 나는 것뿐이다.

브레이크는 차의 상태를 감안해 평가해야겠다. 우선 브레이크는 잘 듣고 반응도 빠르지만 벤츠와 AMG인 것을 감안하면 기대치에 조금 모자란다. 3번 정도 급제동 이후에는 페이드가 발생하고 제동 시 좌우 밸런스도 약간은 흐트러진다. 일반 승용차에 비해서는 빼어나게 좋은 수준이지만 기존에 알고 있는 벤츠 브레이크의 성능에는 못 미친다. 시승차는 고속에서 가볍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페달이 떨었다. 디스크가 휜 상태가 아닌가 싶다.

ML 63 AMG는 강력한 V8 트윈 터보 엔진의 힘이 매력이다. 탁월한 고속 안정성은 덤이다. 거기다 SUV로는 놀랄 만큼 회전하는 능력도 좋다. 성능 대비 가격을 생각하면 확실히 메리트가 있다. 벤츠는 비싸지만 AMG는 비교적 저렴하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벤츠 ML 63 AMG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15×1,935×1,815mm
휠베이스 : 2,915mm
트레드 앞/뒤 : 1,680/1,680
공차중량 : 2,420kg
트렁크 용량 : 690/2100리터
연료 탱크 용량 : 93리터

엔진
형식 : 5,461cc V8 트윈 터보
보어×스트로크 : 98.0×90.5mm
압축비 : 10.0:1
최고출력 : 525마력/5,250~5,750rpm
최대 토크 : 71.4kg,m/1,750~5,000rpm

변속기
형식 : 자동 7단
기어비 : 4.38/2.86/1.92/1.37/1.00/0.82/0.73
최종감속비 : 3.47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95/35ZR/21
구동방식 : 4WD

성능
0→100km/h 가속 : 4.8초
최고속도 : 250km/h
최소회전반경 :
연비 : 6.4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280g/km

시판가격 : 1억 5,090만원
(작성일자 : 2012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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