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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토요타 86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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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8-01 14: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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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자동차의 뒷바퀴 굴림방식 스포츠카 86(하치로쿠)을 시승했다. 86은 운전자의 감각 하나로 운전하는 즐거움을 체감할 수 있는 ‘직감 핸들링의 뒷바퀴 굴림방식’을 컨셉트로 개발된 일본산 스포츠카다. ‘86’은 토요타가 스바루와 함께 공동 개발한 스포츠카로 스바루에서는 BRZ라는 모델로 시판된다. 토요타 86(하치로쿠)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유럽에서는 포르쉐와 M, AMG, RS 등 양산 메이커들의 고성능 모델과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이그조틱카를 스포츠카로 여긴다. 미국에서는 쉐보레 카마로와 포드 머스탱 등 머슬카에 대한 로망이 강하다. 쉐보레 콜벳으로 대표되는 엔터테인먼트 개념의 스포츠카가 대세를 이룬다.

자신들만의 왕국을 건설했던 유럽이나 미국 메이커들과 달리 독일 메이커들을 벤치마킹해 그 독일 메이커들을 규모면에서 능가한 일본 메이커들은 주로 유럽 메이커들을 캐치업하며 성장해 왔다. 그래서 혼다는 NSX를 만들어 페라리 등을 모방하려 했고 닛산 GT-R등은 절대 성능을 앞세워 독일 스포츠카들을 이기려 했다. 토요타도 2000GT와 MR-S, 수프라 등 스포츠카에 대한 열망은 있어왔다.

독일산 스포츠카의 성격에 익숙한 한국의 유저들은 쏠림이 지극히 강한 특성 때문에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보다는 한쪽으로 치우친 사고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국에서 나름 자동차에 대한 식견이 있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스포츠카에 대한 개념은 유럽식 기준만을 인정하고 있다.

86(하치로쿠)은 시대적인 환경이 끌어 낸 일본식 스포츠카

토요타는 그런 독일이나 미국식 컨셉의 스포츠카가 아닌 일본식 스포츠카를 만들고자 했다. 그런 시도가 물론 처음은 아니다. 마쓰다 미아타 MX-5(로드스터)가 대표적이다. 혼다 S2000와 닛산 Z시리즈도 있다. 절대 성능이나 넘치는 카리스마보다는 운전자와 대화를 즐기는 스포츠카를 개발하고자 했다. 그것은 토요타 등 일본 메이커의 엔지니어들의 사고방식이 유럽이나 미국의 그들과는 다르다는 이야기이다. 혹자는 스포츠카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이런 차를 만든다고들 한다.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유럽식 관점에서 본 것이다. 감동을 주는 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 명제는 같지만 그 감동을 주는 요소는 지역과 환경, 문화의 차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하치로쿠의 기본 컨셉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오너가 스스로 배우는 스포츠카라고 표방하고 있다. 스스로 원하는데로 튜닝을 할 수 있는 자동차라는 얘기이다. 토요타는 그들을 위해 `86스포츠카 컬처`를 구상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마니아층을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튜닝 부품은 물론 드라이빙 스쿨과 달리기 좋은 산악도로의 소개, 팬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젊은 층들을 위한 배려가 기본이다.

잘 알려진데로 선대 하치로쿠 AE86은 만화에서밖에 알려지지 않았고 그것도 일본 내에서 일부에 국한된다. AE86은 1983년부터 1987년까지 생산됐던 모델로 마니아들 중심으로 알려진 모델이다. 신형 모델 개발진에게는 26년간 하치로쿠를 소요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무릇 모든 명품에는 역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대적인 기술을 사용한 스포츠카를 개발하더라도 역사적인 배경은 중요하다. 86는 그런 역사를 가져와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컨셉의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하치로쿠는 처음 기획단계에서 자동차의 개발을 스바루가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었다. 스바루의 상징인 수평대향 엔진을 채용하고 설계와 생산까지 맡았다. 토요타는 말 그대로 기획담당 조언자에 그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스바루의 수평 대향 엔진 기술과 토요타의 최신 직분사 기술 (D-4S)이 결합된 세계 최초의 수평 대향 D-4S 엔진이 탑재되었다. 토요타자동차의 생각이 많이 들어 간 것이다. 차체 무게중심 높이가 460mm 에 불과해 종래의 스포츠카와는 차원이 다른 주행의 즐거움을 추구한다. 수평 대향 D-4S 엔진은 최고 출력 200 마력(ps)을 발휘함과 동시에 스포츠카임에도 불구하고 2.0L 엔진을 탑재한 세단을 능가하는 우수한 연비(JC08 모드 주행 연비 13.4 km/L)를 실현하였다.

토요타가 기획하고 스바루가 엔지니어링을 담당한 86의 가장 큰 특징은 중심이 낮은 수평 대향 엔진을 탑재한 FR이라고 하는 점이다. 스바루는 규모의 한계로 독자적인 모델을 개발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고 토요타의 입장에서는 지금의 상황에서 전혀 새로운 컨셉트카를 개발하는데는 물리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자본제휴 관계에 있는 스바루와 공동개발이라는 아이디어를 떠 올리게 된 것이다.

젊은층 유저들이 자동차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고 그로 인해 미래의 잠재고객을 끌어 들일 수 없는 시점에서 그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는 일본 내수시장의 변화도 86이 탄생하게 한 조건 중 하다.

토요타가 이처럼 초기의 의도와 달리 개발에 직접적인 관여를 한 것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시장 때문이라고 한다. 토요타 브랜드로 판매가 되지 않고 있는 국가가 아직 존재하고 그 시장에서 스포츠카의 역할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스포츠카에 대한 관심이 많이 약해졌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앞으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는 얘기이다. 관심이 폭증하는 단계에서 시장에 투입해 토요타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 주목을 끄는 것은 토요타가 시작 단계의 자동차를 A/S 부품 메이커에게 판매하고 도면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시판과 동시에 튜닝을 위한 부품도 공급된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지난 1월 동경오토살롱에는 HKS와 테이안 등이 하치로쿠와 BRZ 등을 위한 서스펜션과 머플러 등을 개발해 출품했다. HKS는 시작 단계에서 86을 구입해 드리프트성을 높인 개조차를 공개하기도 했다.

토요타자동차는 사장 직속으로 하치로쿠를 위한 마케팅 부문을 구축해 100개 이상의 나라와 지역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마쓰다 미아타 MX-5나 혼다 S2000 등이 이룩하지 못한 일본 스포츠카의 꿈, 즉 글로벌화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86은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고 엔진도 전용으로, 부품도 91%를 새로 개발하는 등 규모의 경제의 지배를 받는 양산 메이커로서는 일종의 모험에 가까운 도전이다. 86은 새로 구성한 토요타의 스포츠 비클 매니지먼트 디비전의 ZR 부서가 개발을 맡았다. 앞으로 독일 메이커처럼 독립할 가능성도 점쳐 지고 있다. 경쟁 모델로는 폭스바겐 시로코나 마쓰다 로드스터 정도? 생산은 스바루가 한다.

Exterior

자동차업계를 떠들썩 하게 했던 것에 비하면 86의 얼굴은 평범하다. 모터쇼장에서 봤을 때나 도로 위에서 만났을 때 그런 느낌에서는 차이가 없다. 여전히 강한 임팩트보다는 전체적인 균형을 중시하는 토요타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보편적 기능미`라고 하는 캐치 프레이즈가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그러나 엔진을 비롯한 메커니즘과 운전자 착좌 위치를 낮추고 그것들을 가능한 한 회전 중심에 배치한다고 하는 스포츠카에 필수적인 패키징 수법으로 도로에 달라 붙어 달리는 듯한 프로포션을 만들어 스포츠카로서의 자세를 만들어냈다.

디자인 외 차량 개발 전반은 스바루가 담당한 것인데 수평 대향 엔진을 탑재하고 4WD를 채용하지 않아 보닛의 낮게 했다. 86과 BRZ는 차체 패널은 기본적으로 같지만 디테일의 변화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헤드램프와 범퍼, 안개등의 디자인이 다르다. 보닛을 열면 스바로 로고가 새겨진 복서 엔진이 그대로 탑재되어 있는 것이 이 차의 출신을 말해 주고 있다.

경량 소형 스포츠카를 지향하고 있는 86은 전고가 낮은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로 노즈, 하이 데크라든가 롱 휠 베이스 숏 오버행이라는 자세는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 낮은 노즈만으로 성격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노즈가 낮다는 얘기는 보닛 부분이 낮고 차체 전체의 저중심화를 실현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수평 대향 엔진 덕분에 보닛과 엔진 사이의 간극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보행자 보호성능에 필수 조건이다. 최근 일부 차종에서 후드가 높아지는 것은 바로 그런 간극 확보를 위한 것이다. 펜더 부분을 부풀어 보이게 설계한 것은 다이나믹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포인트.

측면에서는 쿠페 형상으로 뻗은 루프 라인과 좁은 그린 하우스 등으로 성격이 표현되어 있다. 앞뒤 펜더 부분에 볼륨감을 준 것은 흔히 말하는 스프린터의 자세를 표현하기 위한 통상적인 수법이다. 타이어가 205/55R216으로 크지 않은 사이즈가 장착되어 있다. AT 버전에는 17인치 휠이 장착된다.

리어에서는 `빵빵`한 엉덩이가 앞쪽에서는 평범함을 조금은 업 시켜 주고 있다. 디퓨저 타입으로 처리된 범퍼 아래쪽에서는 트윈 머플러가 엑센트로 사용되어 있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240×1,775×1,285mm, 휠 베이스 2,570mm. BMW Z4가 4,239×1,790×1,291mm, 2,496mm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Z4 쿠페 3.0si의 차체 중량이 1,395km, 86은 1,250kg이다. 비율로만 보면 과거의 FR스포츠카에 비해 전장은 짧아지고 폭은 넓어진 감이 있다.

차체 무게중심 높이가 460mm 에 불과하다는 점이 포인트다. 차체는 고장력 강판을 60% 이상 적용했다. 460mm라고 하는 낮은 무게 중심고로 인해 측면 충돌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도어와 사이드 실, 그리고 B필러가 충돌 에너지를 흡수하도록 설계한다.

그러나 하치로쿠와 BRZ의 경우 중심이 낮아 운전석 시트 포지션을 낮게 해 사이드실의 위치가 지면에서 150mm 정도로 극히 낮은 위치에 있다. 더불어 4도어 차에 비해 B필러가 차체 뒤쪽으로 치우쳐 있다. 때문에 충돌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은 도어 뿐이다. 또한 사이드실과 B필러, 루프의 골격부에는 큰 비틀림 응력이 가해지게 된다. 그래서 B필러에는 980MPa급의 초고장력 강판을, B필러에서 루프로 이어지는 골조에는 1500MPa급의 0.7mmm 두께의 초고장력 강판을 채용했다는 것이 토요타측의 설명이다.

Interior

실내는 아날로그 타입으로 심플한 구성. 달리기를 위한 것만 집중 배치하고 나머지는 최대한 생략한다는 20세기 사고방식이 보인다. 그보다는 유저들이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튜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토요타측은 설명한다. 그래도 라디오와 시계 등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카 오디어 패널은 2DIN타입으로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넣을 수도 있고 원하는 헤드유닛으로 바꿀 수도 있다.

그 아래 에어컨 컨트롤 패널은 3개의 다이얼 타입으로 간결하고 사용하기 쉬운 디자인이다. 아날로그 디자인이지만 USB 단자가 있는 것이 이채롭다.

3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은 리모콘 버튼이 없다. 거의 90도 각도로 세워져 있다. 휠 림에 붉은 색 바늘땀을 엑센트로 사용해 스포츠카의 분위기를 내려하고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가운데 엔진회전계를 크게 설계하고 있다. 포르쉐 911 등에서 취하고 있는 레이아웃이다.

수동 변속기용 기어 레버는 정감이 가는 클래식 타입. 과거에 이런 차로 배웠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하지만 오늘날 젊은 층은 어떻게 받아 들일지 궁금하다. 그 뒤쪽의 VSC 버튼이 세삼스럽다. 메커니컬한 분위기가 강한 차에 전자제어장비가 조금은 낯설어 보인다는 얘기이다. 탈착형 컵 홀더가 있는 콘솔박스의 설계도 구식이다.

시트는 2+ 2인승. 낮은 시트 포지션이 우선 다가온다. 완전히 푹 감싼다는 느낌보다는 카트라이크한 감각을 살릴 수 있을 정도. 보닛은 보이지 않고 좌우 펜더의 봉만 보인다. 히프 포인트는 지면으로부터 400mm로 토요타 차 중에서는 가장 낮다고. 모두 수동으로 조절하는 운전석 시트는 풀 버키트 타입으로 몸을 꽉 잡아 준다. 무엇보다 엉덩이를 대는 순간 안정된 자세를 잡을 수 있다. 이는 운전자의 마음을 자극하는 요소다. 준비 자세가 잘 갖춰지면 그 다음 동장은 의외로 공격적이 될 수 있다.

보조석 역할의 리어 시트는 신장 170cm인 필자가 앉으면 머리가 리어 글래스에 닿는다. 시트 자체는 폴딩이 가능하다. 트렁크 공간은 넓지는 않지만 퍼스널카로서의 용도는 충분하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스바루제 FA20 수평대향 4기통 DOHC. 여기에 토요타의 D-4S 기술을 접목한 형태다. 토요타측은 실린더의 형상과 부품의 배치를 변경하고 직분사 시스템을 도입해 완전히 다른 엔진으로 바꾸었다고 설명한다.

FA20은 연비를 중시하는 엔진으로 실린더의 보어×스트로크가 86.0×860mm인 스퀘어 타입. 여기에 연비성능을 고려해 포트와 직분을 병용하는 D-4S(Direct injection 4Stroke gasoline engine Superior version)을 채용했다. 스바루의 수평 대향 엔진 기술과 토요타의 최신 직분사 기술 (D-4S)이 결합된 세계 최초의 수평 대향 D-4S 엔진으로 완성된 것이다. 최고출력 : 203마력/7,000rpm, 최대 토크 : 20.9kg,m/6,400~6,600rpm를 발휘한다. 토요타의 차에 수평대향 엔진도 처음이지만 스바루에 이 같은 고회전 자연흡기도 처음이다. 7천 rpm에서 리터당 100마력을 낸다.

트랜스미션은 토요타 그룹의 아이신 AI와 아이신 AW가 공동 개발한 6단 MT와 AT 두 가지. 시승차는 6단 MT. 스바루도 변속기 개발을 직접하지만 뒷바퀴 굴림방식용은 없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2,500rpm으로 약간 높은 설정. 레드존도 7,400rpm부터로 높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레드 존 직전에서 연료가 차단되며 변속을 요구한다. 이 때 속도는 60km/h, 다시 100km/h에서 3단으로, 14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을 해야 한다. 0-100km/h가속성능은 8.4초로 평범한 수준. 절대 속도가 가속감을 중시하는 타입은 아니라는 얘기. 발진시 1단에서 조금 움찔거리는 듯한 반응이 아쉽다. 2단부터는미세한 엑셀워크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준다. 강하게 등을 밀어 붙이는 감보다는 아기자기한 조작감을 중시한 특징이다.

수동변속기가 주는 느낌 자체가 운전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초보 시절 수동변속기로 운전을 배우고 그 시절 스포츠카의 감각을 즐겼던 사람들과 자동변속기 세대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우선은 기어 레버의 감각. 시프트 업다운시 레버 작동 자체가 주는 즐거움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기어 레버가 빨려 들어가는 맛은 아니다. 약간 걸리는 듯하다. 그래도 클러치를 밟고 레버를 옮기고 디스크가 맞 닿는 느낌을 즐기는 것이 스포츠 드라이빙의 본질일 수도 있다.

그보다는 변속을 할 때마다 발생하는 부밍음은 노이즈가 아니라 사운드로 다가온다. 수평 대향 4기통의 사운드가 일반적인 직렬 4기통의 그것과 다른 점 때문일 수도 있다. 짧은 거리에서도 발진에서 가속, 감속이라고 하는 일련의 동작을 음의 변화화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도 MT의 특징. 특히 4,000rpm을 넘어서면서부터는 강하지는 않아도 비트감이 느껴진다. 기어 변속과 속도 영역에 따라 다른 특성의 사운드를 살려내고 있는 점도 이런 장르의 차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배기음은 별도의 튜닝을 해도 좋을 듯한 설정이다.

그보다 즐거운 것은 아날로그식 스포츠 드라이빙이다. 내가 원하는데로 밀어 올리고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면서 가감속하는 즐거움은 디지털 시대의 스포츠카와는 또 다른 맛이다. 절대속도가 빠른 것은 기계적 성능이지 운전자의 능력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런 아날로그 스포츠카가 갖는 매력은 결코 무시될 수 없을 것이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더블 위시본. 댐핑 스트로크는 짧다. 그런데 노면의 요철에 대한 반응이 예민하지 않다. 소화를 잘 하며 지나간다. 다리 이음매에 대한 반응도 세련됐다. 타고 넘을 때 요잉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시트에서의 느낌은 분명 아날로그 스포츠카의 하드함이지만 거동은 상당히 매끄럽다. ESC의 개입 포인트는 빠른 편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주행성에서 전자제어에 의한 컨트롤보다는 기계적인 느낌이 더 강조된다. VSC를 오프 한 상태에서 달리면 조금은 더 스릴있는 주행이 가능할 듯하다.

록 투 록 2.6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오버. 응답성은 독일차에 가깝게 예민한 편. 어지간한 상태에서는 리어의 추종성이 뛰어난 반응을 보이지만 와인딩 공략시 리어를 중심으로 앞머리가 약간 말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보타를 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 전체적으로는 앞 머리의 방향성, 리어의 추종성이 일관성있는 거동을 보여 준다. 더 나가거나 덜 따라오거나 하지 않는다.

이런 핸들링 특성이 86의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진다. 마쓰다 MX-5 때도 그랬지만 강력한 파워보다는 내가 원하는 만큼 돌아주고 차체와 운전자의 몸이 일체화된 것 같은 느낌의 달리기가 가능하다. 그것은 어쩌면 차체 중량 배분이 2명이 탔을 경우 앞 53 : 뒤 47로 50 : 50을 추구하는 BMW류와의 차이로 인한 체감의 차이일 수도 있다. 앞쪽이 무거우면 일반적인 운전자는 역으로 다루기가 더 쉬울 수도 있다.

전체적인 거동은 MX-5보다는 직설적인 맛을 보인다. 수동변속기에만 익숙해진다면 만만한 스포츠카로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롤 센터가 예외적으로 낮은 차체의 특성상 와인딩에서의 거동이 아주 좋다.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면 라인을 물거나 하지 않고 빠져 나갈 수 있다. 앞 머리가 생각보다 경쾌하게 돌아 주는 맛은 의외의 반응이다.

일본식 스포츠카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다만 강력한 엔진 성능을 중심으로 가속성과 절대 속도에 비중을 두는 유럽식에 대한 상대적인 의미로 썼다.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사람이 모두 절대 최고속도와 끝없는 가속감을 추구하지 않는다. 통상적인 영역에서 운전자가 원하는만큼 반응해 주고 감칠맛 나는 가동을 보여 주는 쪽을 더 좋아할 수도 있다.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쉐의 이미지가 `속도`라는 것이 유럽식 스포츠카의 방향성을 말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토요타가 86을 통해 그들만의 의지를 세계 시장에 피력하고 있다.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하면서도 스포츠카에 대한 로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환경성능 기술 투자에 워낙에 많은 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에 노하우가 있다고 해서 그냥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발 생산비를 회수 할 수 있다고 볼 수 없어 만들 수 있어도 만들지 않는다.

만든다면 적어도 기존 기존 라인업과의 플랫폼과 부품을 공유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 합리적인 사고에서 가장 앞선 토요타가 젊은 층을 위한 스포츠카를 개발한 것은 더 넓은 수요 창출을 위한 이미지 제고작업의 일환이다. 스바루와의 자본 제휴관계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수평 대향 엔진 FR스포츠카다. 어떤 형태로든지 자동차는 소비자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성능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진리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 감동시킬 수 있는 성능에 대한 토요타의 생각이 86에 표현되어 있다.

주요제원 토요타 86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40×1,775×1,285mm
휠베이스 : 2,570mm
트레드 앞/뒤 : 1,520/1,540mm
공차중량 : 1,239kg
트렁크 용량 : 50리터
연료 탱크 용량 : --리터

엔진
형식 : 1,998cc 수평대향 4기통
보어×스트로크 : 86×86mm
압축비 : 12.5:1
최고출력 : 203마력/7,000rpm
최대 토크 : 20.9kg,m/6,400~6,600rpm

변속기
형식 : 6단 자동
기어비 : 3.538/2.060/1.404/1.000/0.713/0.582
최종감속비 : 4.10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15/45R/17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성능
0→100km/h 가속 : 8.4초
최고속도 : 209km/h
최소회전반경 :
연비 : 11.6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50g/km

시판가격
수동 3,890만원
자동 4,690만원

(작성일자 : 2012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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