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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과거의 영광을 이어간다 - 토요타 86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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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8-08 21: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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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지도앱을 실행시키고 주변 도로를 살핀다. 구불구불한 와인딩도로. 필요한 건 바로 그런 도로를 찾는 것이었다. 토요타 86의 스티어링 휠을 잡는 순간 이런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운전자를 그야말로 내달리게 하는 마성의 스포츠카. 닛산 GT-R 이후 4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서 만난 일본산 후륜 스포츠카는 한마디로 ‘즐겁다’.

글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니셜D’라는 만화는 어릴적부터 아버지가 물려 준 낡은 후륜스포츠카를 운전하며 레이싱스킬을 익힌 한 남자의 이야기. 이때 주인공이 운전하며 일본 각지의 내로라하는 레이서들을 격파한 그 ‘낡은’ 스포츠카가 바로 토요타의 AE86이다. 현재 86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이 차량은 5세대 토요타 코롤라 라인업의 하나로 1983년에 제작/발표한 작은 경량의 쿠페형 스포츠카이다. 86(일본어: ハチロク, 하치로쿠)라는 이름으로 불린 이 스포츠카는 오래 전에 단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AE86 전문점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과거 AE86의 인기는 스포츠카로서의 매력만은 아니었다. AE86이 활약한 1983년부터 1987년은 일본의 거품경기의 영향으로 저렴하면서도 성능 좋은 차량을 찾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대로 만화 이니셜 D에서 주인공 후지와라 타쿠미는 자기 집의 두부 가게에서 두부배달차로 쓰이는 AE86으로 일반도로 자동차 경주를 한다. 원래는 아버지인 후지와라 분타가 운전했던 차이다. 이 차로 분타는 전대미문의 아키나 다운힐 기록을 세운다. 이 부분은 많은 곳에서 패러디되기도 했다. 이 만화는 젊은 계층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고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많은 관련 제품이 생산되었다. 덕분에 폐차 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던 수많은 AE86들이 갑자기 높은 가격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AE86 동호회가 있는데, 대부분이 만화 이니셜 D의 차량을 패러디한다. 이 영향으로 토요타는 기존 스포츠카 모델이었던 MR2 및 수프라, 셀리카를 단종한 이후 스바루와 공동으로 뒷바퀴굴림 플랫폼 및 수평대향 직접분사 엔진을 장착하여 새로운 경량 스포츠카를 토요타 및 스바루 브랜드로 동시에 개발하게 되었는데, 모델명을 토요타 86으로 정하였고 스바루 브랜드로는 스바루 BRZ로 내놓았다.

토요타 86(하치로쿠)은 토요타 자동차가 스바루(후지 중공업)와 공동 개발해, 스바루 공장에서 생산하고 토요타 자동차가 판매하는 후륜구동 경량 스포츠카이다. 토요타 AE86의 인기에 힘입어 수프라, 셀리카, MR2, MR-S를 단종하고 2012년에 새로 내놓았으며 대한민국에도 출시했다. 스바루에서는 형제차로 일부 사양이 다른 스바루 BRZ가 판매되며, AWD가 대부분인 스바루 모델 중 드문 후륜구동 모델이다. 203마력 직렬 4기통 수평대향식 2.0리터 직접분사 엔진 및 6단 변속기(수동/자동)가 장착된다. 일부 외국 국가에서는 컨셉트명인 GT86의 이름을 달고 출시되었다. 미국에서는 사이온 FR-S라는 이름으로 시판되었다.

토요타와 스바루의 협력은 서로의 미흡한 부분을 채워 완성도 높은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스바루는 4WD 위주인 자사의 라인업에 후륜구동방식의 차량을 추가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고, 토요타는 수평대향엔진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스포츠카의 구조에서 멀어져 있었기 때문에 혼자 86을 개발하는 대는 어려움이 컸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 점차 멀어지는 토요타의 라인업에 대한 위기감과 함께 스바루가 GM과 결별하고 토요타와 자본 제휴를 채결하는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좋은 타이밍에 이루어져 새로운 86이 태어나게 되었다.


군더더기 없는 실내외 디자인
토요타 86은 화려함이 주를 이루는 스포츠카들 속에서는 수수한 편에 속한다. 날선 모습이라기 보단 낮은 차체와 볼륨감으로 튀지않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보행자 보호를 위해 최근 생산되는 많은 차량들은 엔진과 후드의 간격을 넓히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부드럽게 패이도록 디자인 되어 있다. 86도 이와 같은 이유로 보닛이 높아져 볼륨감있는 전면부 디자인을 보이고 있지만 엔진 위치가 낮기에 스포츠카 다운 형상을 취하고 있다. 차량의 측면에는 박서엔진을 형상화한 고유의 엠블렘이 위치해 있다. 형제모델인 스바루의 BRZ에는 이 엠블렘이 없다.

이러한 낮은 차체 구조는 스타일링 뿐만 아니라, 운전석의 시트포인트 또한 낮게 해준다. 힙포인트가 토요타의 차량 가운데 가장 낮은 400mm로 요즘 차량가운데에서는 보기 드문 낮은 포지션이다. 낮은 포지션으로 인해 운전석에 앉으면 보닛의 굴곡이 유난히 더 눈에 들어온다. 볼륨감있게 솓아오른 좌우 팬더를 통해 차폭을 가늠하기 쉽고 이로 인해 코너를 공략할 때 정확한 라인을 타기 좋다.

시승차는 6MT 모델이었기에 클러치패달까지 3개의 패달이 발밑에 위치해 있다. 각 패달들의 위치가 상당히 편하다. 가장 최근에 시승했던 수동모델은 로터스 엑시지 모델이었는데 그와 비교한다면 발 움직임이나 풋워크의 강도를 조절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수평 형태를 기조로 구성되어 있다. 화려함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한 구성이다. 수평으로 촘촘히 구성된 좌우 대칭의 디자인은 코너링 중에 차량의 자세 변화를 시각적으로 알기 쉽게 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시트는 2+2 구조로 모든 시프 포지션 조작이 수동이다. 운전자를 타이트하게 잡아주는 것 보단 단단함을 바탕으로 안정된 자세를 만들어준다. 포지션 조정은 전후 240mm, 상하 40mm로 큰 편에 속하는데 이는 누구나 안정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2+2 구조이기에 뒷좌석은 키 170cm이상의 성인이라면 머리가 천장에 닿는 정도. 무릎과 발끝도 불편하다. 하지만, 뒷좌석을 접으면 꽤나 넓은 공간의 적재공간이 생긴다. 적재공간의 바닥은 완전히 편편해져 효율성이 높다.

발군의 핸들링 성능과 자극적인 사운드
토요타 86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핸들링이다. 저중심 설계의 엔진 마운트의 장점은 일반도로의 사거리에서 좌우로 회전만 해도 알 수 있을 정도. 생각보다 단단하지는 않지만 유격의 강도가 적당한 서스펜션으로 상쾌한 선회성능을 느낄 수 있다. 서킷에서와 같은 공격적인 주행보다도 적당한 속도에서 탄력있는 감각의 핸들링이 강점이다. 서스펜션 형식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는 4 륜 모두 벤틸레이티드 디스크가 장착되어 있다.

1단에서 레드존까지 바로 가속한 후 2,3단으로 시프트업을 해본다. 파워자체는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지 않지만 엔진사운드만은 짜릿하다. 일반도로에서의 시승이라 차마 VSC를 끈 채로 주행해보진 못했지만 코너링이나 슬라럼에서 프론트를 중심으로 살짝 흐르는 차체가 즐거움을 준다.

핸들링 성능 만큼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사운드. 토요타 86에는 엔진의 흡기 소리를 실내에 공명시키는 ‘사운드 크리에이터’라는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가속패달을 밟을 때마다 윙윙하는 엔진음이 귀를 자극한다. 신호등 사이의 짧은 거리라도 출발에서 가속, 감속의 일련의 과정을 소리의 변화만으로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4000RPM 부근에서의 엔진음이 특히 인상적이다.

특히, 고속에서는 더욱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낮은 회전을 유지한 상태에서는 목을 떨리게 하는 낮은 바리톤음에서 가속함에 따라 테너 음색으로 변화한다. 그 독특한 음색은 독특한 발성으로 유명한 몽골의 전통음악 ‘후미’를 듣는 듯 하다. 기어를 3단으로 고정하고 가속패달에 힘을 실으면 더 관능적인 카운터 테너의 음색으로 변화한다. 이 소리의 변화를 즐기기 위해 일부러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을 정도로 86의 사운드는 매력적이다.

효율성과 친환경이 주를 이루는 현대의 자동차 산업에서도 여전히 자동차메이커들은 고성능의 스포츠카를 선보이고 있다. 토요타의 86은 같은 ‘스포츠카‘로 탄생했지만 이들과는 그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수치상으로 86의 성능은 평범한 축에 속한다. 이보다 빠른 수많은 스포츠카들을 이미 접해왔었다. 하지만, 토요타는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요즘에 보기 힘든 퓨어 스포츠카를 탄생시켰다. 86을 운전하다보면 수많은 전자장비를 통해 제어받던 운전에서 자유로워 지는 느낌이다.

‘쉽고 재미있게’라는 흔한 광고성 수식어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차가 바로 토요타 86이다.


주요제원 토요타 86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40×1,775×1,285mm
휠베이스 : 2,570mm
트레드 앞/뒤 : 1,520/1,540mm
공차중량 : 1,239kg
트렁크 용량 : 50리터
연료 탱크 용량 : --리터

엔진
형식 : 1,998cc 수평대향 4기통
보어×스트로크 : 86×86mm
압축비 : 12.5:1
최고출력 : 203마력/7,000rpm
최대 토크 : 20.9kg,m/6,400~6,600rpm

변속기
형식 : 6단 자동
기어비 : 3.538/2.060/1.404/1.000/0.713/0.582
최종감속비 : 4.10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15/45R/17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성능
0→100km/h 가속 : 8.4초
최고속도 : 209km/h
최소회전반경 :
연비 : 11.6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50g/km

시판가격
수동 3,890만원
자동 4,6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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