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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렉서스 SC43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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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2-10-11 1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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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큰 성장을 보인 것이 렉서스일 것이다. 상륙한지 2년 정도가 되어가지만 렉서스는 메르세데스나 BMW 등을 위협하며 시장을 착실히 다져가고 있다. LS430의 고가정책과 ES300의 저가정책의 교묘한 전략으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 렉서스가 이번에는 그랜드투어러 SC430을 들여왔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아주 매끄럽고 부드러우면서도 세련된 승차감을 보여주었던 렉서스가 하드탑 컨버터블을 만든다면 어떤 성격을 보여줄까. 본격적인 스포츠카일까, 아니면 스포티함을 갖춘 럭셔리카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후자가 정확한 정의라 할 수 있다. 이런 장르의 차를 흔히 그랜드 투어러라고 한다. 리어 오버행이 상대적으로 긴 것도 이 차의 특징을 보여준다. 다만 뒤쪽으로 나와있는 듀얼 머플러 정도가 힘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정도.



렉서스의 쿠페형은 뒷바퀴 굴림방식 SC400과 300이라는 이름으로 1991년부터 등장했었으나 컨버터블은 없었다. 이것이 SC430으로 진화하고자 했을 때 렉서스 유럽디자인 센터의 개발담당자는 디자인팀을 리비에라로 보냈다고 한다.
이 프랑스 리비에라는 좁혀 말하면 깐느에서 모나코까지 정도를 말한다. 그 중 깐느의 호텔은 1박에 적어도 우리 돈으로 40만원은 내야하는 약간은 주눅이 들게 하는 유명한 해변 휴양지다. 이곳은 소위 돈벼락을 맞은 중동의 갑부들이 애인을 데리고 여행하는 곳으로 소문나 있다. ‘프렌치 키스’라는 영화에서 맥 라이언이 약혼자를 찾아갔던 마지막 종착지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니스와 모나코 등 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곳들이 즐비한 지역이 바로 리비에라다.

거기에서 렉서스 디자인팀이 찾고자 한 것은 우아함과 아름다움, 품위, 풍요로움을 고루 갖춘 호화로운 분위기였다고 한다. 실제로 통상적인 웨이스트라인이 없으면서도 부드럽고 라운드 형상을 한 디자인과 어딘지 고지식해 보이는 외관이 품격을 나타내고 있어 보인다. 특히 인테리어의 센터 페시아 주변에서 지중해를 항해하는 초호화 보트의 냄새가 난다는 평가를 읽은 기억이 난다. 호화 별장과 개인 제트기의 분위기도 물론 포함되어 있다.

인테리어는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럭셔리 세단 분위기

SC430의 콕핏의 우드 트림은 실제 나무로 되어 있는데 이는 클래식한 분위기의 목제 파워보트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 한다. 우드 패널로 오디오 컨트롤, 재떨이와 라이터 등을 덮어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3원형으로 되어 있는 계기판의 디자인에서 약간의 스포츠카의 터치를 느낄 수 있는 정도다.

오디오는 6CD체인저를 장비한 9스피커의 마크 레빈슨제로 하이엔드 시스템이다. 이 오디오 시스템은 톱의 개폐에 따라 음량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온도조절장치도 상황에 맞게 변신한다. 닫혀있을 때나 열려 있을 때가 확실히 다른 상태로 조절된다.

시트의 구조는 2+2인데 앞좌석은 넉넉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앉는 순간 아주 익숙한 감각을 제공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리어 시트는 말 그대로 보조석 정도인데 어린이가 타기에도 무리가 있고 서류가방을 수납할 수 있을 정도다.

SC430의 리트랙터블 하드톱은 메르세데스 벤츠 SLK의 루프와 비슷하다. 트렁크 안으로 아주 부드럽고 조용하게 20초만에 힘들이지 않고 수납할 수 있는 알루미늄 알로이 루프다. 그로 인해 트렁크 공간이 벤츠 SL보다 더 좁아진다. 톱을 수납하고 달릴 수 있다는 장점이라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겠지만.... 거기에 런플랫 타이어가 세워져 보관되어 있는데 이 타이어는 55mph의 속도로 100마일 정도를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옵션으로 설정된 스포일러도 국내에서는 흔히 그렇듯이 기본 품목이다.

렉서스 LS430과 비슷한
부드러우면서도 호쾌한 주행성

그렇다면 4.3리터 V8 300hp/5,600rpm의 출력을 발휘하는 엔진은 어떤 성능을 보여줄까. 이그니션 키를 돌릴 때의 느낌은 LS430과 같다. 손으로 전달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GS300과 같은 스탭트로닉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실렉트 레버를 D로 옮기고 오른발을 지긋이 눌러본다. 흔히 말하는 폭발적인 초기가속으로 자극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분명 메이커의 자료에 보면 0→60mph 가속시간이 5.9초로 스포츠카 수준이지만 그런 것을 무시하고 여유있는 달리기를 할 수 있다. 엑셀러레이터가 즉답식이 아니기 때문에 느껴지는 감각일 것이다. 물론 진행 도중 풀 스로틀을 시도해도 등을 밀어 부치는 감각도 그 방식이 프로쉐나 메르세데스, BMW등과는 다르다. 가속감은 호쾌하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여유있는 배기량이 주는 장점이다.

렉서스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게 톱을 올렸을 때나 내렸을 때나 캐빈은 조용하다. 100km/h를 넘었는데도 좌우로 들이치는 바람은 거의 없다. 옆 사람과 대화하는데도 지장이 없다. 다만 속도를 더 올리면 위쪽에서의 바람침입이 있는 것은 다른 차와 마찬가지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와 리어 공히 더블 위시본으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약간은 스파르탄한 분위기를 기대하고 달려들면 실망할 것이다. 스티어링의 감각도 여유있다. 예리한 반응을 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서스펜션은 분명 하드한 쪽으로 세팅되어 있는 것은 틀림없다. 특히 저중속에서는 어지간한 노면의 단차에 대한 반응등은 LS430과 차이가 없다. 속도를 올리면 여유있게 소화해 내며 치고 나가는 면을 보이는 것도 비슷하다. 독일차를 이야기할 때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인데 렉서스에서 이런 면을 보게 되니까 세삼스럽다. 메르세데스의 분위기를 벤치마킹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네 바퀴 각각 모니터를 해 노면 조건에 따라 각 휠에 브레이크 압력을 분산하는 전자제어 브레이크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풀 가속을 시도하다 급 제동을 시도하면 타이어가 약간 끌리는 기분이 드는 것은 중량에 의한 어쩔 수 없는 핸디캡인 것 같다.

SC430에서 눈에 띠는 것은 그린하우스(도어 위쪽과 루프 아래의 글래스 부분)가 달걀 모양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우디 TT와 아주 비슷하게 생겼는데도 앞 뒤, 옆의 시야가 좋다는 것이다. 다만 후진시 리어 필라의 방해로 사각이 약간 생기는 정도다. 하지만 그것도 후진기어를 넣으면 아래쪽을 비춰주는 사이드 미러에 의해 커버가 된다.

여기에 각종 적극적 안전장비를 만재하고 있는 것도 렉서스답다. EBD ABS를 비롯해 VSC(Vehicle Skid Control), BAS 등을 채용하고 있다.

BAS는 운전자가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답력이 부족해도 충분한 제동력을 발휘해 주는 것이다. VSC는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를 방지하고 토크 간섭이나 각각의 휠에 브레이킹 배분을 조절해 코스를 유지하도록 해준다.

수동적 안전장비도 듀얼 프론트 에어백과 사이드 임팩트 에어백 등을 차용하고 있다. 조수석에 탑승자가 탔음을 알리는 표시판이 글로브박스 위쪽에 조그맣게 설계되어 있는 소위 말하는 스마트 에어백이다.

분명 한 단계 다른 변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아직은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것을 흔히들 감동을 주는 아이덴티티라고 표현한다. 렉서스와 아쿠라는 요즈음 이 아이덴티티를 만들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SC430은 그런 아이덴티티를 없을지라도 렉서스라는 브랜드가 주는 성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주저없이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모델이기도 하다. 아이덴티티가 부족하다는 것은 어쩌면 스포츠카 분위기를 기대했다가 럭셔리 그랜드투어러임을 알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를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렉서스 세단이 그랬듯이 퍼스널 쿠페에서도 렉서스만의 차만들기를 유저들에게 익숙하게 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인다.

사진 / 박기돈(nodikar@megau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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