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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BMW 745L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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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2-10-25 10: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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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7시리즈가 벌써 데뷔 1년을 훌쩍 넘겼다. 작년 7월 뮌헨에서의 신차 발표회에서 만난 이후 프랑크푸르트쇼, 디트로이트쇼, 그리고 국내에서의 발표회 이후 시승 등 벌써 수차례 만났고 타 보았지만 여전히 부분적으로 어색함은 남아있었다. 그런 차에 다시 한번 시승할 기회가 생겼다. 차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시각이 달라진 것을 실감케 한 내용이었다. 이미 시승을 몇 차례 했지만 <채영석의 자동차세상>과 <글로벌오토뉴스> 독자를 위해 새로운 기분으로 만나보았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BMW의 뉴 7시리즈는 통상적인 개념으로 접근하기에는 너무나 파격적인 내용이 많았다. 작년 7월 뮌헨의 첫 만남에서는 사실 실내에서만 만져보고 앉아 보는 정도여서 C 필러를 중심으로 한 라인에서 좀 더 스포티해졌다는 것과 전통적인 BMW다움에서 많이 달라졌다는 정도가 전부였다. 물론 기술적인 내용에 대한 하루 동안에 걸친 세미나 비슷한 BMW측의 설명에서는 혀를 내둘렀지만.....


솔직히 그때는 놀라기만 했다. 그러면서 과연 이런 것들이 실제 운전상황에서 오너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반응이 더 궁금했었다. 실제로 시승을 위해 처음 키를 받아 들었던 지난 봄에도 이미 수차례에 걸쳐 설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출발하는 것이 쉽지 않았었다. 몰라서가 아니라 익숙하지가 않아서였다. TV시승 등 몇 번의 기회가 더 있었음에도 약간 두껍기는 하지만 카드키 같은 것을 꽂고 그 왼쪽의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거는 것이 1년 반 정도가 지난 이번 시승에서야 당연하듯이 받아 들여졌다.

그런데 그보다 더 많은 논란을 먼저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바로 뉴 7시리즈의 스타일링이다. 지금의 메르세데스 S클래스도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뉴 7시리즈만큼은 아니었다. 혹자는 이단아라고까지 표현했다. 그리고 결코 BMW답지 않다는데 초점을 맞춘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C필러를 중심으로 한 트렁크 리드 부분의 변화는 가히 혁신적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BMW답지 않은 핵심적인 부분이기도 했다.

사실 필자도 그동안 눈에 익어온 BMW만의 아이덴티티에 감탄해왔다. 특히 위에서 내려다 본 오버뷰에서는 ‘짜릿한 섹시함’마저 느꼈다고 쓴 적이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너무 강한 탓이어서인지 처음 만난 뉴 7시리즈는 어색했었다. 그것은 필자에 국한되지 않았다. 국내에서야 그에 대한 비판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상당히 시끄러웠다.
물론 모두 비판 일색이었던 것은 아니다. 혹자는 BMW 디자인 책임자인 미국인 크리스 뱅글의 과감한 도전이자 변화의 시작이라고 하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에 대해 당사자인 크리스 뱅글은 2세대 이상 계속되어온 BMW는 변화가 필요했고 앞으로 많은 메이커들이 그 변화를 따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의 말에 힘을 붙여준 것은 올 가을 파리살롱에 데뷔한 Z4였다. 많은 평론가들이 파리살롱에서 가장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BMW Z4를 꼽았다. 시대적인 변화에 대한 욕구를 충분히 수용한 것이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7시리즈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부각되었다. 그런 차에 7시리즈를 다시 시승하게 된 것이다. 사실 외제차가 그다지 많지 않은 국내 도로에서 뉴 7시리즈의 스타일링을 이단아라고 표현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저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차 중 최첨단기술을 채용한 모델이라는 정도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초기 판매가 날개 돋친 듯이 이루어졌고 비행기로 공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런 시장 상황에서 일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뉴 7시리즈는 결코 이단아도 아니고 BMW 답지 않은 면을 발견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어색함은 상당 기간 지속되었고 손으로 돌리는 전화기를 쓰던 사람에게 어느날 갑자기 휴대폰, 아니 PDA를 주었을 때 보일 수 있는 반응을 곳곳에서 만났다. 어떤 이는 비교적 많은 차를 섭렵했다면서도 키를 주면 출발을 하지 못했다. 칼럼 시프트의 실렉트 레버 조작은 실제로는 아주 간단하지만 자주 실수를 한다. 기어 변속 대신 와이퍼를 작동시키는 것은 여전하다.

6단 AT인 이 스텝트로닉 기능은 스티어링 휠과 스포크가 만나는 부분 좌우에 위치한 버튼을 조작해 수동처럼 사용할 수 있다. 엄지 손가락은 시프트 다운, 중지로는 시트프 업을 할 수 있도록 앞 뒤에 각각 버튼이 있다. 과감한 코너링에 도전할 때 자세 변화없이 변속을 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레이싱 머신에서 유용한 것으로 고급차에 그 채용 빈도가 높아져 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X바이 와이어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가능하게 된 것이다.
주차 브레이크도 계기판 왼쪽 끝 부분 아래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 역시 X 바이 와이어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유압이나 케이블을 이용한 조작이 아니라 전기적인 명령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특히 시내 주행시 오토파킹 기능은 갈수록 마음에 든다. 밀리는 도로에서 핸드 브레이크를 작동하기도 그렇고 브레이크를 밟고 있음으로 인해 오른 발에 부담이 오는 것에서 해방시켜 준다. 다만 멈추었다가 재출발할 때 가벼운 감각으로 가속 페달을 건드려 풀어 주면 더 부드러운 출발이 가능할 것 같다.

각 시트마다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에어컨 기능은 물론 손으로 해야 하지만 그 외 대부분의 기능은 iDrive에 집결되어 있다. 센터 콘솔 박스 앞 끝에 위치한 죠그셔틀과 같은 다이얼로 400여가지의 기능을 조정할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두 알기까지에는 실제 오너라해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필자는 분석하는 입장에서 타 보았기 때문에 비교적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iDrive를 통해 라디오 선국을 하고 CD음악을 선택하지만 볼륨 조절은 스티어링 스포크에 있는 버튼으로 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iDrive 기능을 표시해 주는 패널이 센터 페시아 위에 있는 이유와 안전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다른 형태의 차를 타다가 접근해서인지 여전히 어색한 것은 사실이다. 어쨌거나 BMW의 이 iDrive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내년에 등장하게 될 차세대 5시리즈에도 적용한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시승차는 4.4리터 V8 32밸브 엔진을 탑재한 745Li로 기존 모델명 745iL과 달리했다. 새로 개발한 이 엔진은 기존 V12엔진에 못지 않은 파워를 자랑한다.
실렉트 레버를 손가락 하나로 조정해 D레인지로 바꾸고 오른발을 지긋이 누르면 변함없는 BMW만의 다이나믹이 다가온다. 세계 최초로 적용한 6단 AT의 반응은 아주 매끄럽다. 대부분의 속도 영역에서 오른발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다. 심한 킥다운으로 인한 위화감도 없다. 패드 오른쪽 부분에 있는 버튼을 눌러 수동으로 전환하고서 시프트 업과 다운 버튼에 대해 익숙해지면 훨씬 재미있어진다.
차체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거동은 여전하다. 0-60마일 가속성능이 6초로 스포츠카 수준이다.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소형차로 치고 나가듯이 ‘Fun to Drive’를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물론 하체가 잡아 주는 감각은 S클래스가 기계적인데 비해 뉴 7시리즈는 전기적으로 억제되어 있다는 감이 들었다.

신형 엔진은 출력이 282마력에서 325마력으로 향상되었고 토크는 더 넓은 영역에서 골고루 추출 될 수 있도록 세팅이 되어 있다. 응답성과 연료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VVT와 CVI(continuously-variable intake path )를 채용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레인 체인지시의 위화감은 BMW에게는 이야기거리가 되지 못한다. 과감하고 가볍게 치고 나가는 맛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통상 영역에서는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소음이 거의 없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다.
다만 BMW가 개발한 밸브트로닉의 리콜 문제라든가 몇 가지 전기장치의 고장으로 인한 트러블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그 문제들을 무난하게 처리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프트한 승차감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기존의 BMW보다 훨씬 부드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약간 하드한쪽에 치우쳐 있다. 브레이크 감각도 개선되어 디스크가 기존 모델보다 더 커졌고 페달 감각과 정지거리도 훨씬 단축되었다고 한다.

통상 영역에서는 쾌적한 고급 세단으로, 고속 영역에서는 과감하게 도전하고 싶은 스포츠 세단으로의 변신이 자유로운 뉴 7시리즈. 분명 아직까지 너무 앞선 기술적 요소들로 인한 몸에 익지 않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브랜드들이 하나둘 비슷한 기능들을 채용하는 것을 보며 BMW의 위력을 첫 대면 후 1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사진 / 박기돈(nodikar@megau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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