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채영석 | 2013 기아 K9 3.8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3-14 02:10:38

본문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K9의 2013년형을 시승했다. 내외장 디자인을 개선하고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첨단 사양의 기본 적용, 가격 최대 291만원 인하, 트림 단순화 등이 포인트다. 브랜드력 제고를 위해 필요한 세그먼트인 K9은 내수시장에서는 수입차에 대응하고 앞으로 수출 시장에서는 기아 브랜드 파워를 끌어 올리는 임무를 부여 받은 모델이다. 2013년형 기아 K9 3.8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기아 K9은 한국산 모델 중 가장 높은 상품성을 갖고 있는 모델이다. 디자인과 품질, 각종 편의장비, 그리고 운동성능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1위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평가를 하는 저널리스트 입장에서 이런 표현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순전히 상품성만 고려하면 가능한 내용이기도 하다.

BMW 7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이 그렇듯이 가장 최근에 등장한 모델들이 가장 좋다. 경쟁 모델들을 벤치마킹하고 그동안 개발 축적해 온 기술력을 총동원하기 때문이다.

K9은 기아 브랜드의 플래그십으로서 5.0리터 엔진을 제외하고 현대기아그룹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술력을 투입한 모델이다. 여기에 같은 그룹이지만 가장 최신 기술이 채용되었다. 더불어 현대 브랜드와 다른 차 만들기도 작용한다. 무엇보다 큰 차이는 하체의 거동이고 동급 모델인 에쿠스에는 없는 7가지 새로운 첨단 장비를 채용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산 차 중에서는 이 등급 원한다면 가장 추천할 수 있는 모델이다. 수입차와 비교해도 브랜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좋은 선택은 없다.

논란이 있을 수 있는 것은 디자인이다. 선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자동차를 평가하면서 신세대 재규어와 미니를 제외하고는 새로 출시된 모델의 디자인의 선호에 대해 표현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선호를 표현하는 것은 저널리스트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다만 판매되고 있는 시장의 특성에 따라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한 의견은 제시해 왔다.

K9의 디자인에 대해 논할 때도 예외가 아니다. 데뷔 당시부터 K9의 디자인에 대해 넘치는(대략 120여개가 넘는 자동차 관련 미디어(?)가 있다고 한다.) 평가를 보면서 조금은 암울했다. 일부는 저널리즘에 대한 기본조차 없는 경우도 있었다. 더불어 주류 언론들도 즐겨 사용하는 낚시성 기사가 적지 않았다. 차분하게 분석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미디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은 나쁜 얘기를 확대 재생산하는데 익숙한 이들이 더 많다. 그 반대 또한 그만큼 많다. 그렇게 해서 업체를 자극해 뭔가를 얻어 내려는 잘못된 문화(?)도 일조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필자도 물론 자유로울 수는 없다.

새로운 모델의 포지셔닝 과정

K9이 출시된 것은 2012년 5월이다. 아직 1년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벌써부터 판매대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무엇이든 단칼에 해결하려는 `빨리빨리` 문화로 인한 것이다. 하나의 모델이 개발되어 시장에서 자리잡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고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1986년 혼다 아큐라, 1989년 토요타 렉서스와 닛산 인피니티가 미국 전용 브랜드로 등장했지만 25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BMW 는 렉서스를 글로벌 플레이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 표현 자체가 경쟁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렉서스는 70여개국, 인피니티는 40여개국, 아큐라는 10여개국에서 밖에 판매되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의 페이톤도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그들은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기아 K9은 현대 에쿠스, 제네시스와 함께 양산 브랜드로서는 드물게 뒷바퀴 굴림방식을 채용한 풀 사이즈 세단이다. 이 등급의 모델을 라인업하고 있는 브랜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면 유럽에서는 폭스바겐(페이톤), 미국에서는 포드(토러스)와 크라이슬러(300C), 일본에서는 토요타(센츄리) 뿐이다. 전장 5m, 휠 베이스 3m가 넘는 모델로 한정하면 토러스(2,707mm)는 제외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아 K9보다 훨씬 일찍 등장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다운사이징의 대세에도 불구하고 메이커들은 대형 세단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처럼 고가의 모델로는 자리매김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이미지 리더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만든 이 등급의 모델 중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는 미국시장 최고가 모델이 20만 달러가 넘는다. 그에 비해 현대 에쿠스는 6만 3천 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프리미엄 브랜드는 전 세계 판매대수가 연간 150만대 전후에 불과하지만 토요타와 GM, 폭스바겐은 1,000만대에 육박하고 있고 현대기아는 700만대가 넘는다.

가는 길이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양산 브랜드들은 무엇을 내 세울까.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저가 소형 모델을 만들어 양산 브랜드들의 시장을 침식하고 있다. 그에 반해 양산 브랜드들은 풀 사이즈 세단을 만들어 합리적 가격으로 새로운 시각의 럭셔리카를 주장한다.

다시 말해 K9에 채용된 기술은 그 종류에서는 7시리즈나 S클래스, A8보다 더 많다. K9에는 햅틱 리모콘 등 디지털 세대를 위한 감성장비와 시트에 차선 이탈 경고장치를 세계 최초로 채용하기도 했다. 물론 내수시장에서의 존재감 증대를 위해 에쿠스에 없는 새로운 장비를 일곱가지나 채용했다. 그러면서 부담없는 가격을 무기로 내 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경제를 갖춘 양산 브랜드의 이점을 살려 낮은 가격을 설정하고 있다.

제품이 좋다고 판매가 당장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장의 유저들은 보수적이다. 변화보다는 기존의 익숙한 것에 더 호감을 갖는다. 그러나 렉서스 등 일본 메이커들의 미국 전용 브랜드들이 그랬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새로운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찾는 고객이 있다. 한국시장의 규모가 작고, 특히 고급 대형 세단의 판매가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변화를 원하는 유저는 있게 마련이고 그들을 끌어 들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꾸준하게 실행되어야 한다.

그 일환으로 기아는 K9의 첫 해 판매 상황을 보고 이어 모델을 통해 변화를 주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사양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하고, 합리적 사양 조정으로 판매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했다. 이그제큐티브 트림(구 노블레스 트림)의 경우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동식 세이프티 파워 트렁크, 19인치 휠&타이어, 2열 도어 햇빛 가리개, 뒷유리 햇빛 가리개 등 고급 사양을 기본 적용했지만 가격을 기존 5,821만원에서 5,530만원으로 291만원 낮추었다. 기존 K9의 3.3 모델은 4개 트림에서 3개 트림으로, 3.8 모델의 경우 5개 트림에서 3개 트림으로 단순화했다.

7년 전에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며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던 기아자동차가 이제는 K9을 통해 또 한 단계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추구하고 있다. 적어도 초기 반응에서 제품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것 같다. 그것만으로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브랜드와 모델을 키우는 것은 메이커가 주도하지만 그 환경도 중요하다. 독일 메이커들이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생산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원칙을 중시하고 철저한 관리를 하기 때문이다. 일본 메이커들이 세계 시장에서 호령하고 있는 것은 제품만들기에 대한 그들만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독일과 일본이라는 환경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한국은 메이커의 비판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우리의 사회적 환경 또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Exterior

도로 위에서의 K9의 디자인이 처음 데뷔 당시에 비해 자리를 잡아 가는 것 같다. BMW와 닮은 꼴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제네시스가 그랬듯이 자신의 색깔을 표현해 가고 있다. K9의 디자인은 `빛과 면의 조화` 통한 하이테크 이미지의 표현이 주제다. ‘Simple is Beautiful’ 을 컨셉으로 ‘느껴지는 고급성’, ‘성능을 표현하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세가 좋으면 거동이 좋다.’라는 논리에 부합한다. 아이콘화하고 있는 ‘키(Kee)’를 주제로 한 라디에이터 그릴도 이제는 익숙해져 가고 있다. 좌우 펜더까지 파고 들어간 헤드램프와 램프 위쪽에 삽입한 눈썹 모양 그래픽은 호랑이를 형상화한 것이다.

헤드램프에 국내 최초로 어댑티브 풀 LED를 채용했다. 상하 좌우로 움직이는 스위블 타입의 AFLS(Adaptive Front Lighting System)도 적용했다. 이 부문에서는 아우디가 트렌드세터인데 K9은 전방에 차량이 마주 올 경우 상향등을 자동으로 온 오프시키는 기술까지 접목했다.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도 풀 LED타입이다.

측면 실루엣은 이 시대의 트렌드인 스포티한 프로포션이다. 긴 휠 베이스와 짧은 오버행이라고 하는 전형적인 비율에 더해 좁은 그린 하우스도 역동성을 살리는 데 중요한 포인트다. 긴 후드와 짧은 리어 데크가 만드는 것은 역동성. 전체적으로는 간결한 면의 구성이 주제다. 도어 패널은 물론이고 앞뒤 펜더 부분의 패널에도 ‘단순함의 미학’이 살아 있다. 이 등급의 모델들이 그렇듯이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풀 웨지를 추구하지는 않고 조금은 완고한 느낌이다. 루프라인에서 트렁크 리드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C필러에서는 재규어 XJ의 라인이 보이기도 한다.

리어 엔드의 면발광 LED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와 크롬 도금 가니쉬도 튀는 것보다는 정리된 느낌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범퍼내장형 듀얼 머플러는 스포티하면서도 고성능 모델임을 주장하고 있다.

Interior

2013년형에서는 크래쉬패드 상단, 센터페시아 가니쉬, 스티어링휠 커버 등을 천연 가죽으로 감쌌다. 콘솔, 도어 암레스트,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 등의 우드 패턴을 유광 우드패턴으로 적용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K9의 인테리어는 고급감에서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들에 뒤지지 않는다. 그 외에도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 고정장치, 뒷좌석 화장거울, 하드 타입 시트백 포켓 등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출시 후 시장에서 요구가 있으면 언제라도 개선을 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그것을 벤치마킹했다. 대시보드의 레이아웃과 실렉터 레버 주변의 구성, 리어 암 레스트의 컨트롤 패널 등 BMW 7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내용들이 많다. 렉서스가 현행 LS시리즈의 디자인에서 과거 메르세데스 벤츠를 연상케 했던 것과 달리 자신만의 독창성을 추구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과는 달리 K9은 유럽차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 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내비게이션 모니터의 더블 패널과 그 아래 에어컨 컨트롤 패널, 오디오 컨트롤 패널, 그 가운데에 삽입된 아날로그 시계 등 이 시대 럭셔리카들이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특히 시프트 바이 와이어 기술을 채용한 실렉터 레버의 디자인은 BMW의 그것과 같다. 그 주변의 각종 버튼 나열과 뒤쪽의 내비게이션 컨트롤러 등도 BMW의 iDrive를 떠 올리게 한다고 분석했었다.

이에 대한 시각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BMW가 iDrive를 내놓자 아우디는 MMI를 메르세데스는 커맨드 시스템을 선보였다. 그래도 누가 따라 했다고 비판하지 않았다.

계기판에서는 풀 사이즈(12.3인치) TFT LCD 클러스터를 통해 구현하고 있는 가상 디지털 기술이 눈길을 끈다. 재규어가 현행 XJ에 처음 적용해 주목을 끌었던 기술이다. 두 개의 클러스터 중 오른쪽의 것은 기아가 세계 최초로 적용한 스티어링 휠 햅틱 리모콘으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컴퓨터 마우스를 올려놓은 로터리 타입의 컨트롤러는 조작감은 여전히 좋다.

커넥티비티 장비인 UVO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안전과 함께 2010년대를 관통할 화두인 커넥티비티 기술은 앞으로 자동차 선택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다.

시트의 고급감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히팅과 쿨링을 비롯해 시트를 위한 각종 편의장비도 운전석 안마 기능을 제외하고는 알고 있는 것은 모두 적용되어 있다. 착좌감은 이 등급 차의 격에 맞게 쾌적하고 안락하다.

리어 시트는 이 차가 쇼파 드리븐카로서의 기능에 더 충실한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많은 배려가 이루어져 있다. 오른쪽 시트에 앉아 암레스트의 버튼을 누르면 조수석 시트가 자동으로 앞으로 이동해 시트백이 폴딩이 된다. 굳이 리무진 버전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공간을 만들어 준다. 더불어 시트백 가운데 럼버 서포트를 채용해 장거리 운전시 허리를 지지해 주도록 한 것도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트렁크 공간은 충분히 깊고 넓다. 플로어를 들어 올리면 타이어와 함께 배터리가 보인다. 차량 중량 배분을 고려한 것이다. K9의 앞뒤 중량 배분은 52 : 48로 이상적인 수치를 달성하고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 트레인은 K9이 지적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등급의 유저들은 가격에 대한 것보다는 상대적 우위를 우선시한다. 가장 고려하는 것이 차체 크기보다 배기량이다. 3.8리터와 3.3리터를 탑재한 K9을 두고 같은 차체 크기의 에쿠스보다 낮은 가격이 아니라 제네시스보다 높다고 평가한다. 5.0리터 엔진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시승차는 3.8리터 사양. 3,778 V6 DOHC 직분사로 최고출력 334마력/6,400rpm, 최대 토크 40.3kg,m/5,300rpm.

트랜스미션은 8단 AT. 특허를 127건이나 획득한 이 8단 AT는 대응 토크 44.0kg.m(V6)과 55.0kg.m(V8) 두 가지가 있다. 전장은 V8이 676mm로 V6용의 684mm보다 오히려 짧다. 그리고 렉서스에 쓰이는 아이신의 8단(754mm)보다 한결 짧다. 무게도 85.7kg으로 가벼운 편이다. 제네시스에서 처음 선 보였을 때보다 직결감, 변속 충격 등에서 숙성되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00rpm 전후. 레드존은 6,7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400rpm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5km/h에서 2단, 85km/h에서 3단, 13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작년 데뷔 시승기와 수치가 약간 다른 것은 운전환경 차이 때문이다.

발진감은 대형 세단답게 매끄럽다. 이 엔진의 특성은 폭발력보다는 부드러움이다. 그러면서도 가속 페달을 밟고 약간 뜸을 들이는 듯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회전 상승과 속도계 바늘의 상승이 매치된다.

데뷔 당시 시승에서도 놀랐던 대목이지만 일단 탄력을 받으면 거침없이 속도계의 바늘을 밀어 붙인다. 0-100km/h도 만만치 않은 실력이지만 고속역에서의 밀어붙이는 힘도 기대 이상이다. 첫 번째 벽을 아무 생각없이 돌파하고 세 개의 바늘을 더 지나도 속도감이 없다. 풍절음 침입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 속도에서 그정도는 충분히 소화할만하다. 그것은 두터운 토크감이 주는 기분 때문일 수도 있다. 최근 등장한 기아와 현대의 직분사 엔진들은 오른발에 힘을 주지 않고도 어지간한 영역은 부담없이 가감속을 해 준다.

무엇보다 강하게 다가오는 것은 소음이다. 엔진 소음과 차음, 그리고 부밍음에 대한 대책이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조용하기로 정평이 있는 렉서스와 직접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오늘날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과거와는 달리 이 세그먼트에서는 정숙성을 중시한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멀티 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BMW 7보다는 길고 재규어 XJ보다는 짧다. 아니 오늘날은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체감상으로는 대부분의 모델들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지향한다. 그것은 서스펜션 기술의 발전을 의미한다. 노면의 잔 충격과 다리 이음매 등을 소화하는 능력이 좋다. 노면과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괄목할만한 발전이다. 에어 서스펜션도 이 등급 모델들의 기본 장비화되어 있다.

첫 번째 시승기에서 초고속역에서 공기의 흐름 제어가 2% 부족하다고 지적했었는데 아직까지는 변화가 없다. 차체를 위에서 눌러 다운포스를 발생시켜야 하는데 댐퍼가 그것을 완전하게 소화해 내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물론 그 정도의 속도역을 사용할 빈도가 극히 희박하기 때문에 지적을 위한 지적일 수도 있다.

그 속도역에서 NVH 성능은 평가할만한 수준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한국산 차 중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주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동안 기아차는 양산 브랜드가 갖추어야 할 필요충분 조건은 갖추었지만 잠재력이 부족했다. 자동차에서 잠재력이란 극한 상황에서 대처 능력을 말한다. ESC 제어라든가 급제동시 ABS의 작동 등에서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K9은 그런 점에서 한 단계 진보한 거동을 보여 주고 있다.

록 투 록 2.8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에 가깝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즉답식쪽. 서스펜션과 마찬가지로 BMW와 재규어의 중간 수준. 표현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일반 운전자들에게는 부족함이 없는 반응을 보여준다. 그런 점들이 합해져 한국차로서는 처음으로 승차감이 세련됐다는 말을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로서의 특성은 살아 있다.

안전장비로는 9개의 에어백을 비롯해 AVSM(차량통합제어시스템) 등 거의 대부분의 안전장비를 만재하고 있다.

기아차는 K9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시장과의 교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런칭 당시 VIP 마케팅을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1년이 채 되지 않아 트림을 단순화하고 기본 사양을 늘이는 등 제품력 개량을 했다. 그러나 이 세그먼트의 모델이 그렇게 빨리 성과를 내지는 않는다. 우선은 사용자들로부터 브랜드 충성심을 이끌어 내야하고 다른 브랜드 유저들을 끌어 올 수 있는 세일즈 포인트를 제시해야 한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한다는 얘기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따라 오지는 않는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하다.

주요제원 기아 K9 3.8 G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5,090×1,900×1,490mm
휠 베이스 3,045mm
트레드 앞/뒤 : 1,620/1,627mm
공차중량 : ----kg
트렁크 용량 :
연료 탱크 용량 : 65리터

엔진
형식 : 3,778 V6 직분사
보어×스트로크 : 96×87mm
압축비 : 11.5:1
최고출력 : 334마력/6,400rpm
최대 토크 : 40.3kg,m/5,300rpm

트랜스미션
형식 : 자동 8단
기어비 : 3.964/2.468/1.610/1.176/1.000/0.832/0.652/0.565
최종감속비 : 4.181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듀얼 맥퍼슨/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45/45R19, 275/40R19
구동방식 : 뒷바퀴 굴림

성능
0-100km/h 가속성능 : ----초
최고속도 : --km/h
최소회전반경 :
연비 : 9.3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g/km

시판가격
3.3 모델
▲프레스티지(Prestige) 5,228만원
▲이그제큐티브(Executive) 5,530만원
▲RVIP 6,280만원,
3.8 모델
▲이그제큐티브(Executive) 6,600만원
▲RVIP 7,580만원
▲프레지던트(President) 8,538만원

(작성일자 : 2013년 3월 13일)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