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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미니 Cooper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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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4-11-26 12: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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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59년이었다. 데뷔 당시 미니가 추구한 것은 합리성. 그것이 영국인들의 정서와 맞아 떨어져 장수를 하게 되었다. 가장 큰 특징은 소위 말하는 하이테크를 거부한 차만들기이다. 폭스바겐 비틀이 단일 모델 최다 판매의 기록을 보유한 차라면 미니는 단일 모델 최장수 모델이다. 지금은 BMW 산하로 넘어와 그 운명이 바뀌었지만 미니는 여전히 영국인들의 자존심이다. 오늘 그 미니를 서울의 거리에서 만났다.(2002년 11월 29일 작성)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nodikar@megauto.com)

미니! 실로 오랜만에 만나는 모델이다. 물론 전에 탔던 모델은 로버사에서 만들었던 것으로 2000년 9월 5,387,862대째를 마지막으로 단종되었다. 라인업은 쿠퍼를 중심으로 카브리오레와 메이페어 등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엔진은 1,271cc로 최고출력이 53마력과 압축비를 올려 63마력으로 올린 두 가지가 있었다. 그때의 인상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처음 만난 것은 일본이었다. 에어컨도 없고 좁아 터진 실내는 답답하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였다.


당시 누군가가 이 미니를 한국에 수입하겠다고 했을 때 나는 불가능한 가장 큰 이유를 에어컨과 자동변속기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당시 이 차를 사랑하는 영국인들의 시각으로 보면 자동변속기는 가당치도 않은 장비였지만 한국 시장은 좀 달랐다.

어쨌든 미니의 모회사인 로버가 BMW로 넘어가고 다시 벤처회사에게 넘어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미니의 운명도 폭풍 속의 돛단배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BMW는 랜드로버까지 포드에게 넘기면서도 미니만은 놓지 않았다.

아니 놓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지금의 미니를 만들어 내기 전까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이미지 구축작업을 했다. 차가 없는데도 새로운 분위기를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 작업 등 정말 지극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태어난 것이 현행 모델이다. 2000년 파리살롱을 통해 데뷔했고 2001년 4월부터 생산을 시작했으며 미국시장에는 2002년 3월에 출시했다. 모델 구성은 미니 원을 필두로 쿠퍼와 쿠퍼S 세가지 모델이 있는데 내년에는 카브리올레가 나올 예정이다.

사실 필자는 BMW가 미국시장에 미니를 내놓았을 때 조금은 의아했었다. 아무리 배기량이 1.6리터로 확대되었다 해도 그 덩치에 미국인들을 실어 나를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다. 지금 미국시장에서 미니의 인기는 우리의 상식과는 거리가 멀 정도로 높다. 전체 10만대의 생산대수 중 2만대를 미국시장에 배정했고 한다. 5월말까지 4,142대나 팔렸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류의 모델들 중 플리머스 프라울러를 비롯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폭스바겐 비틀, 그리고 크라이슬러의 PT크루저 등과 함께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크기면에서 본다면 미니는 작다. 폭스바겐 골프에 비하면 560mm나 짧다. 하지만 중량에서는 약 9kg 정도만 가벼운데 쿠퍼의 경우 1125kg으로 만만치 않은 무게다.

그런데 그런 미니가 미국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가 무얼까? 영국 다음으로 미니가 인기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작은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특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그에 대해 미니 측의 답변이 재미있다. 영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란다. 다시 말해 영국에서 생산되지만 품질과 신뢰성, 성능 등으로 명성 높은 독일 BMW의 엔지니어들에 의해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 같다. 사실 로버 미니는 미국시장에서 1967년 사라졌었다. 이유야 프랑스차나 이탈리아차 같은 유럽차들이 당시 갖고 있던 것과 비슷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비록 서자일지라도 BMW의 엔지니어들에 의해 개발했다는 것이 어필되어 35년의 세월이 지난 후 다시 돌아왔지만 환영을 받게 된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 이 차가 한국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에 비중을 두고 시승을 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폭스바겐 비틀이나 PT 크루저 못지 않게 충분히 니치마켓 모델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킨십을 촉발하는 터치와
합리성을 추구한 차만들기 돋 보여

스타일링도 뉴 비틀만큼은 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주 눈에 띄는 모습이다. 특히 검은 색의 루프는 마치 모자를 쓰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프론트의 커다란 타원형이 주는 인상은 전체적으로 각형인 보디 실루엣을 아주 동글동글한 느낌이 들게 한다. 귀엽다, 앙증맞다라는 표현도 어쩐지 부족해 보인다.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3,626×1,688×1,416mm, 휠 베이스 2,467mm이다. 트레드는 앞 1,458/뒤 1,466mm. 마티즈가 각각 3,495×1,495×1,485mm, 2,340mm, 1,315/1,280mm니까 비교가 될 것이다. 외형에서 특히 눈에 띠는 것은 오버행이 프론트 622mm, 리어 537mm로 극단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스타일링에서는 작은 차체로 최대의 실내공간을 만들기 위한 미니의 정신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디자인 터치도 많이 달라져 있지만 그래도 미니의 이미지는 대부분 살아있다.

인테리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스피드미터를 센터페시아 한 가운데 큼지막하게 위치시키고 타코미터를 스티어링 휠 안쪽으로 보이도록 탁상시계 모양으로 해 놓은 것 등이 미니다운(?) 발상 그대로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을 주도하고 있는 메탈 그레인의 디자인은 미니가 아닌 맥스를 느끼게 한다. 조목조목 신경을 쓴 디자인 터치는 이 차를 만드는 사람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충분히 감지하게 해준다.

흔히들 Drive에서만 Fun을 주장하는데 미니는 실내 앉기만 해도 그런 Fun이 느껴지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좁고 답답했던 로버 미니가 현대적 해석으로 이렇게 아늑한 분위기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사진 기자의 말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정이 간다. 구석구석 한번씩 꼭 손으로 만져 보고 싶은 스킨십을 촉발하는 터치다.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 디자인이 곳곳에서 숨을 쉬며 유혹하고 있다.

시트의 조정도 완전히 수동으로 하는 것은 정말 마음에 드는 대목이다. 가끔씩 시트백이 고정이 되지 않기도 하지만 그것은 고장이 아니라 톱니바퀴의 물림을 잘 조정하지 못해서이다. 전기장치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BMW가 미니를 이런 식으로 만들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물론 파워 윈도우라든가 전동식 사이드 미러 등은 미니도 어쩔 수 없이 현대화되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 듯하다. 다만 쿠션의 지지감이라든가 시트백의 홀드성은 BMW다운 맛이 조금은 떨어진다. 리어 시트의 쿠션은 아주 길게 설계되어 있다. 인테리어에서도 BMW 엔지니어들이 미니의 정신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활발한 엔진회전과
부드러운 CVT의 조화 일품

미니의 엔진은 1.6리터 직렬 4기통이 기본이다. 미니 원(One)에 탑재되는 엔진이 기본형으로 90마력이고 오늘 시승한 쿠퍼는 압축비 변경으로 115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이 위에 스포츠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쿠퍼 S가 있는데 수퍼차저 사양으로 165마력을 자랑한다. 트랜스미션은 5단 MT와 CVT 두 가지로 시승차는 CVT 사양이다.

CVT는 벨트가 풀리 사이에서 움직이면서 변속을 수행한다. 그런데 BMW는 그 시스템을 약간 모디파이했다. 미니의 CVT는 6단 MT와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른발에 대한 반응은 분명 CVT이지만 변속은 6단 MT처럼 이루어진다. 다만 스탭트로닉의 기능을 수동 모드로 전환해 달릴 때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기 위해 시프트 다운을 시도하면 시프트쇽은 없지만 순간적인 회전저항을 얻을 수 없는 것은 CVT특성 그대로다. 스탭트로닉의 수동 모드 작동 시 시프트 업을 하려면 레버를 아래쪽으로 당기는 형태로 바뀌어 있는 것은 BMW의 다른 모델들과 마찬가지이다.

DOHC 16밸브의 엔진 회전은 활발하다. 가볍게 치고 올라가는 맛은 일품이다. CVT도 상당히 숙성되어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다만 실렉트 레버를 D에 위치시키고 풀 스로틀을 하면 CVT가 아니라 일반 자동변속기처럼 시프트 포인트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하체의 세팅은 중저속 중심이다. 중저속에서는 어지간한 노면의 요철은 다 흡수해 버린다. 그러면서 민첩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스티어링의 조작에 반응해준다. 하지만 120km/h가 넘는 고속으로 올라가면 하체가 약간 가벼워진다. 유격이 거의 없는 스티어링은 소위 말하는 승차감 중시의 차를 타는 사람들은 숙달이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을 커버하기 위해 미니는 옵션으로 DSC(dynamic stability control)를 설정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하드한 쪽의 승차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달리면서 그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브레이킹 감각도 지적할 것이 없다. 에어백을 6개나 장착할 정도로 안전에 대한 배려도 충분하다.

하지만 오늘날의 미니는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게 해 주는 성능과 완성도로 진정한 의미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는 모델이다. 우리나라에도 BMW를 통해서 수입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BMW_CB.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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