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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포르쉐 2세대 카이맨 S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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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7-10 02: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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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의 2인승 경량 스포츠 쿠페 카이맨을 시승했다. 2005년 데뷔 이후 7년 만에 풀 모델체인지 해 2세대로 진화했다. 경량 오픈 로드스터 박스터의 쿠페 버전으로 등장한 카이맨은 이제 순수 스포츠카 쪽으로 한 걸음 더 진화한 새로운 세그먼트로의 자리매김을 노리고 있다. 다운사이징과 차체 프로포션의 변경 등으로 주행성에 변화를 준 것이 포인트다. 포르쉐 카이맨 S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세상은 저절로 변하지 않는다. 누군가 바꾼다. 우리는 그들을 선구자라고 한다. 선구자는 언제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의 변화를 리드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예나 지금이나 그런 혁신성(Revolution)을 높이 평가한다. 혁신적이라는 것은 독창성(Identity)이 강하다는 얘기이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나만의 개성이 있다는 얘기이다. 자동차에서는 그것이 성능(Performance)일 수도 있고 디자인(Design)일 수도 있다. 함부로 따라 올 수 없어야 한다. 그것은 희소성(Scarcity)과도 직결되는 내용이다.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노하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것을 전통(Heritage)라고 표현한다.

21세기 들어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스마트폰의 등장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것은 사실이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바꾼 것이다. 그는 단지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는데 그치지 않았다. 자동차 산업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다른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 프리미엄 마케팅(Premium Marketing)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 폰으로 통신회사들의 독점을 타파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접근과 공유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기계의 발명에 그친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구조를 바꾼 것이다. 그것이 프리미엄 마케팅이다.

포르쉐는 적어도 위의 이론에 부합한 행보를 하고 있다. 911이라는 컨셉을 설정한 이후 오랜 세월 동안 그들만의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독창성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희소성이라고 하는 조건에도 충분히 부합한다. 포르쉐 브랜드 로얄리스트들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고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에게 경외의 대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포르쉐의 프리미엄 마케팅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1990년대 초 포르쉐의 연간 판매대수는 1만 5,000대 가량에 불과했었다. 경영 위기에 처했을 정도였다. 그들은 21세기의 스포츠카의 정의를 새롭게 하고 제품 라인업 전략을 바꾸었다. 996형 911부터 자동변속기를 도입하는 등 연성화를 시작했다. GT카로서의 성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포르쉐를 살린 가장 극적인 행보는 스포츠카 메이커의 SUV 카이엔의 출시였다. 세간의 비판과는 달리 카이엔은 포르쉐를 살려냈다. 2003년 데뷔 이래 누계 판매대수 50만대를 기록하며 역대 포르쉐 중 가장 잘 팔리는 모델로 자리잡았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포르쉐라는 브랜드를 배경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인 포르쉐를 만들어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그런 맥락의 두 번째 작품이 4도어 세단 파나메라다. 이 역시 리어 엔진 뒷바퀴 굴림방식이라는 레이아웃을 근간으로 하는 스포츠카의 상식과는 괴리가 있는 모델이다. 포르쉐는 파나메라를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의 상해 파이낸셜 센터 94층까지 끌어 올려 발표회를 가지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런 프리미엄 마케팅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물론 911이라는 핵심 모델과 그것을 받쳐 주는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1996년 데뷔한 박스터와 2005년 출시된 카이맨이 그것이다. 박스터는 마쓰다 미아타 MX-5 부터 시작된 2인승 경량 로드스터의 바람을 타고 등장했다. 그리고 그 박스터가 2세대로 진화한 후 1년만에 쿠페형 카이맨이 등장했다. 911로 가기 전 엔트리카의 역할을 담당하는 모델들이다. 전체 라인업의 수는 양산 모델들에 비해서는 크게 부족하지만 존재감에서는 그 어느 브랜드 못지 않다. 대당 판매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이 포르쉐다.

포르쉐는 2013년 1월부터 6월까지의 상반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한 총 8만 1,500대를 판매했다. 2012년 글로벌 판매 대수는 2011년 대비 22% 증가한 14만 3,096대였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와 함께 총 매출액도 139억 유로로 27%, 순익은 24억 4천만 유로로 19%가 증가했다. 종업원 수도 1만 7,052명으로 역대 최고이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역시 카이엔이며 대부분 모델의 판매가 상승했다. 2012년 911의 판매 대수는 2만 6,203대(48%), 박스터/카이맨은 2만 9,253대(4.1%), 카이엔은 7만 7,822대(30%), 파나메라는 2만 7,331대(-3.1%)였다. 그리고 작년에는 전체 생산도 15만 1,999대로 18.9%나 증가했다.

포르쉐의 가장 큰 시장은 아직까지 북미다. 2012년 북미 판매는 34% 늘어난 3만 9,192대, 중국은 3만 3,590대로 32%가 늘어났다. 독일을 제외한 유럽 내 판매는 8% 증가한 3만 1,094대였다.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위세를 활용해 새로운 라인업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포르쉐는 2018년까지 4개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새 엔트리 SUV 마칸과 918 스파이더 등이 포함돼 있다. 새 스포츠카의 양산이 확정될 경우 새로 개발되는 MMB 플랫폼을 공유하게 된다. 또 다른 스포츠카와 파나메라 아래급의 세단은 아직 양산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메라 아래급 세단의 코드네임은 페이준이며 현재로서는 양산될 가능성이 높다. 양산될 경우 독일 브랜드의 중형급과 경쟁하게 된다. 이와 함께 2015년 이후에는 새로 개발되는 4기통 터보 엔진도 나온다. 6년 내로 판매대수를 현재보다 두 배로 늘리기 위한 것이다.

Exterior

2세대 카이맨은 단순한 박스터의 쿠페형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 개발했다고 포르쉐는 강조한다. 2012년 6월 국내에 상륙한 3세대 박스터와 플랫폼 및 부품, 디자인을 공유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성격에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시각적으로 앞뒤 범퍼와 배기 파이프 등이 박스터와 다르다. 그것은 포르쉐의 언어로 보면 좀 더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한 수법이다.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것은 그보다는 프로포션이다. 휠 베이스가 선대 모델보다 60mm 연장됐다. 그에 비해 전장은 30mm 길어졌다. 그것은 오버행이 그만큼 짧아졌다는 얘기이다. 양산 브랜드에서는 그 차이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미세한 핸들링에 영향을 받는 스포츠카에서는 중요한 내용이다.

전장이 길어진 데 비해 전고가 10mm 낮아진 것도 마찬가지의 역할을 한다. 길고 낮아진 차체는 물론이고 차체 네 귀퉁이로 더 밀쳐 내진 타이어의 위치도 프로포션을 달리하는데 일조한다. 여기에 프론트 트레드를 40mm 늘려 와이드& 로(Wide & Low)라는 공식을 따랐다.

측면 실루엣 중 패스트백 형상은 카이맨의 상징으로 그대로 살아 있다. 이 역시 장르가 다른 차의 성격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다. 리어 펜더 주변의 볼륨감이 강조된 것도 마찬가지. 이런 장르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대구경의 휠과 타이어를 장착한 것도 자세를 달리 보이게 하는 수법이다. 카이맨은 19인치, 카이맨 S는 20인치가 기본이다. 리어에서는 박스터보다 큰 리어 스포일러와 LED 제동등을 채용했다. 역시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한 수법이다. 속도가 120km/h를 넘으면 자동으로 돌출되는 리어 스포일러가 좌우로 더 길게 설계된 것도 눈에 띈다. 배기 파이프가 S그레이드는 듀얼이지만 베이스 모델은 하나다.

차체 구조는 알루미늄과 스틸을 혼합한 박스터와 동일하다. 박스터가 선대와 달리 루프를 고정한 상태에서의 강성 밸런스도 미리 고려해 설계한 점도 반영되었기 때문에 카이맨도 강성이 향상됐다. 포르쉐의 최신 경량 설계 기술에 의해 알루미늄을 넓은 범위에 사용했다. 화이트 보디만을 기준으로 44%에 달하며 그로 인해 47kg의 무게를 덜어냈다. 이는 장비류를 포함해 선대 모델에 비해 30kg 경량화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비틀림 강성도 40%나 향상됐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380×1,800×1,295mm, 휠 베이스 2,475mm. 메르세데스 벤츠 SLK가 4,140×1,835×1,325mm, 2,430mm 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Interior

인테리어는 박스터를 그대로 옮겨놨다. 아니 신세대 포르쉐의 공통된 터치가 그대로 적용됐다. 라이징 콘솔(Rising Console)이라고 하는 센터 페시아가 중심이다. 파나메라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질감이 없지 않았다. 이제는 제법 적응되어 포르쉐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맨 위 내비게이션 모니터부터 각종 버튼류, 실렉터 레버, 또 이어지는 버튼류는 그 레이아웃만으로는 특별할 것이 없지만 디자인으로 그것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대시보드 상에서는 에어 벤트가 디자인 소구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기능성을 해치지 않고 있다. 글로브 박스 위에는 돌출형 컵 홀더가 있는 것은 공간의 협소함을 해소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받아 들여진다.

틸팅&텔레스코픽 기능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역시 스포츠성을 주장하기 위한 터치가 가미되어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가운데 큼지막한 엔진회전계가 있는 전형적인 레이아웃이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디지털화로 인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스티어링 스포크의 버튼을 사용하다 보면 신 세대 스포츠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시트는 2인승이다. 딱 거기까지이다. 성인 두 명이 앉으면 충분한 공간이지만 시트 뒤쪽에 작은 가방을 놓을 공간도 없다. 물론 키가 작은 사람이 타면 시트를 앞쪽으로 옮겨 뭔가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는 한다.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하이백 타입이 기본이고 스포츠 시트도 옵션 설정되어 있다. 그 점을 제외하면 실내 공간은 911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내 공간은 좁지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 짐을 실을 공간은 적지 않다. 보닛과 엔진 뒤쪽에 공히 짐을 실을 공간이 있다. 앞쪽이 150리터 뒤 280리터로 어지간한 짐은 실을 수 있다. 수치상으로는 경쟁 모델들 중에서는 가장 넓다. 특히 프론트 후드를 열면 생각보다는 깊은 공간이 나타난다. 그렇지만 장거리 여행을 위한 짐 가방을 싣기에는 무리다. 포르쉐 다른 모델과 비교하면 카이맨이 더 좋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박스터와 마찬가지로 카이맨은 2.9리터가 2.7리터로 축소됐고 카이맨 S는 3.4리터 그대로다. 3,436cc 수평대향 6기통으로 최고 출력 325ps/7,400rpm, 최대토크 37.8kgm/4,500~5,800rpm을 발휘한다. 직분화에 의해 선대 모델보다 높은 출력 수치를 발휘한다. 박스터보다도 각각 10ps를 증강됐다. ECU 튜닝에 의한 것이다.

3.4리터의 경우 최고출력 발생회전수가 700rpm 높은 7,400rpm에서 325ps를 발휘한다. 그 수치는 곧 포르쉐 라인업에서 세그먼트의 차이를 의미한다. 포르쉐는 출력 수치를 세밀하게 구분해 그레이드의 차별화를 확실히 해 오고 있다. 다시 말해 카이맨은 박스터의 쿠페형이 아니라 911과 박스터의 사이에 포지셔닝하는 모델이라는 것이다.

이 엔진은 1996년 초대 박스터가 데뷔했을 당시 포르쉐 역사상 처음으로 수냉식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탑재해 세간이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시트 바로 뒤 리어 액슬 위에 마운트된다. 그것이 911과 두드러진 차이이다.

비가 퍼 붓는 날 시승에서 급 출발을 시도하니 두 차의 차이가 확연했다. 뒷 바퀴가 휠 스핀을 일으키며 굉음을 낸다. 트랙션에서 911과의 차이가 보인 것이다. 이 미드십 모델에 더 강력한 파워와 토크를 발하는 터보 엔진을 탑재하는 것은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911이 다른 스포츠 세단과 달리 프론트 오버행을 길에 설정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카이맨도 선대 모델에 비하면 오버행이 짧아졌지만 BMW M3 등과 비교하면 길다.

트랜스미션은 6단 MT와 7단 AT인 PDK가 설정되어 있다. 당연히(?)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7단 PDK 뿐. 911을 통해 소개된 습도관리 시스템과 오토 스타트/스톱 기구, 에너지 회생 시스템, 코스팅 기능 등을 표준으로 채용해 연료소비 효율 향상을 꾀하고 있다. 코스팅 기능이란 주행 중에 엑셀러레이터가 오프상태로 되어 클러치가 끊어져 타성 주행을 하는 것을 말한다. 가속 중 일정 속도에 도달했다고 생각해 엑셀러레이터에서 힘을 빼면 엔진회전이 공회전 수준으로 내려간다. 이 역시 다운스피딩의 일환으로 연료소비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700rpm을 조금 웃돈다. 레드존은 7,4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7,6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60km/h에서 2단, 110km/h에서 3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워낙에 장대비가 쏟아져 달리기도, 소음을 가늠하기도 힘든 상황의 연속이다. 잠깐 잦아들기도 하지만 그 좋은(?) 노면의 한국의 도로는 맘 편하게 달릴 수 없게 한다. 움푹 패인 곳은 물 웅덩이가 되고 그것이 저항이 되어 함부로 가속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9,200여km를 달린 시승차는 타이어가 교체가 필요할 정도로 마모가 되어 설상가상이었다. 달리고 싶은 욕망을 일으키는 차라는 점을 확인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누구나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가만 있지 못한다는 얘기이다.

PDK의 반응은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킥 다운을 시도하면 속도에 따라 7단에서 2단으로 그냥 내려가기도 한다. 그 때는 다른 것보다는 강력한 사운드가 압권이다. 스포츠카의 요건 중에서 사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중요하다. 다만 같은 DCT라도 BMW M시리즈의 그것에 비해 조금은 부드럽게 반응한다는 점은 여전하다. 현행 911 데뷔와 함께 상당히 좌클릭했지만 그래도 매끄러움이 우선이다.

그것은 엔진회전계의 바늘이 순식간에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올라가는 것과 함께 운전자를 자극한다. 그냥 빠른 것이 아니라 온 몸을 자극하는 감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요소들이 협업을 한다. 스티어링 휠을 오래 잡고 있으면 점차 내 몸과 일체화가 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처음 말랑말랑한 패밀리 세단에서 갈아 타면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물론 MR이라는 특성을 숙지한다면 911과 달리 내맘대로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 역시 포르쉐 라인업에서 911과 카이맨의 차별화이기도 하다.

연비 위주의 주행에 익숙한 유저가 처음으로 포르쉐를 접하면 전형적인 고회전형 엔진의 특성에 놀랄 수도 있다. 그러나 운전 내내 고회전으로 달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혹자는 쉬지 않고 운행하는 패밀리 세단보다 가끔씩 스티어링 휠을 잡는 포르쉐가 기름을 덜 먹는다는 주장도 있다.

카이맨도 911과 마찬가지로 고속주행의 맛을 알게 되면 통상 주행이 재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역으로 말하면 일상적인 사용에서는 럭셔리 세단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노면 소음 침입이 적어진 것도 요인이다.

서스펜션은 앞 뒤 모두 맥퍼슨 스트럿. 댐핑 스트로크는 당연히 짧다. 승차감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996 이후의 911이 그랬듯이 느낌은 부드럽다. 다만 선대 모델보다는 스프링 용량이 커진 것 같다. 그러면서도 노면의 요철은 대부분 직설적으로 전달한다. 소화하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다리 이음매 등에서의 반응이 훨씬 세련된 느낌이다. 이 대목에서는 911과의 구별이 쉽지 않다.

911에서도 언급했지만 운전자의 어깨에는 부담이 없는데 반해 하체는 단단하게 잡아준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노면을 잡고 전진한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 상하체가 일체감을 갖는 성격과는 다르다. 쾌적성을 높였다는 포르쉐측의 주장이 이 대목에 강하게 부각된다. 스포츠카를 운전하려면 체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될 듯하다. 21세기 진화하는 포르쉐를 보여 주는 부분이다. 섀시 성능의 향상, 롱 휠 베이스화와 차체 강성 향상으로 고속주행시의 스태빌리티가 높아진 것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스포츠카로의 자세를 보여 준다.

다양한 전자장비의 채용 덕이다. 현행 911을 통해 선 보인 후륜 브레이크를 제어함으로써 요 모멘트를 컨트롤하는 포르쉐 토크벡터링 PTV(Porsche Torque Vectoring) 도 제어 프로그램이 개선되어 극히 날카로운 코너링을 즐길 수 있게 했다고 설명한다. 전자제어 가변 스태빌라이저를 사용한 PDCC(Porsche Dynamic Chassis Controle), 포르쉐가 자랑하는 PASM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 이런 장비를 믿고 달리기는 하지만 거친 노면에서의 코너링 등에서는 가끔씩 이상 반응을 보일 때도 있다. 기계적인 것보다는 그 특성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의 탓일 때가 더 많다.

50km/h 까지의 저속역에서 조타력을 경감하고 동시에 직진 위치로의 복원 토크도 강화하는 서보트로닉 채용 파워 스티어링도 주목을 끄는 기술이다. 록 투 록 2.7회전의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911과 다른 특성을 보인다. 회두성을 컨트롤 할 수 없게 되면 턱 인 현상이 나기도 하지만 그것에 익숙한 유저라면 와인딩 로드에서 좀 더 민첩하게 코너를 빠져 나가게 해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거의 정확히 뉴트럴 특성을 보여 주는 911과는 달리 약 오버를 보이는 회수가 좀 더 많다.

그러나 앞바퀴 굴림방식에 익숙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아도 별 위화감없이 제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브레이크의 프론트 로터가 더 커졌다. 멈출 수 있어야 달린다는 명제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것이 `에브리데이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우클릭한 현대 스포츠카들의 자세다.

2012년 봄 7세대 911에 대해 GT카적인 성격이 더 강해졌다고 했었다. 상대적으로 카이맨은 오히려 좌클릭한 느낌이 강하다. 순수 스포츠카쪽으로 반걸음 이동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911과의 차별화를 위한 전략일 수 있고 엔트리 스포츠 모델에 대한 이미지 전략일 수도 있다. 다른 표현으로 하면 포르쉐의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911의 오너에게 자존감을 주면서 엔트리 스포츠카로 관심이 많은 오너층을 끌어 들이고자 함이다.

포르쉐는 그냥 포르쉐일 뿐인데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이렇게 다양하고 세분화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역량이다. 그래서 우리는 열광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면서 애증의 관계를 키워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포르쉐 카이맨S 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30×1,800×1,295mm
휠 베이스 2,475mm
트레드 앞/뒤 : 1,527/1,539mm
차체중량 : 1,390kg
공기저항계수 : 0.30
트렁크용량 :앞 150리터/뒤 280리터

엔진
형식 : 3,436cc H6 미드 엔진
최고 출력 : 325마력/7,400rpm
최대토크 : 37.8kgm/4,500~5,800rpm
보어×스트로크 : - mm
압축비 : -

트랜스미션
형식 : 7단 PDK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맥퍼슨스트럿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35/40R/19,265/40R/19
구동방식 : MR

성능
0-100km/h : 4.9초
최고속도 : 281km/h 리미트
연료탱크 용량 : 64리터
연비: 10.1km/리터(복합)
이산화탄소 배출량 : 175g/km
시판 가격
카이맨S AT : 1억 1백만원

(2013년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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