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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랜드로버 뉴 레인지로버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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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2-12-18 19: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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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세단을 경쟁상대로 하는 초 호화 SUV

1970년에 처음 등장한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가 31년만에 세 번째 모델체인지를 했다. 뉴 레인지로버는 고급 세단을 지향한 럭셔리 SUV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다. 풀 사이즈 SUV 답게 우선은 위압감마저 느껴지는 외형에서 레인지로버의 카리스마가 묻어난다.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nodikar@megauto.com)

지난 94년 디자인과 성능을 강화한 모델을 선보인 이래 등장한 제 3세대 모델인 뉴 레인지로버는 올 초 디트로이트쇼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본격적인 오프로더인 디스커버리와 함께 랜드로버의 역사와 전통을 그대로 살리고 있는 레인지로버는 강한 이미지로 각인된 모델이다. 레인지로버는 BMW가 랜드로버사를 소유하고 있을 때 모델 개발이 진행되었다. 때문에 파워 트레인과 각종 장비 등 BMW류의 장비가 군데군데 눈에 띈다.

뉴 레인지로버가 지향하는 것은 다른 네 바퀴 굴림방식 SUV가 아닌 럭셔리 세단을 경쟁 상대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선대 모델에 붙여졌던 별명인 ‘사막의 롤스로이스, 흙탕속의 롤스로이스’와도 목표가 같다. 다만 당시는 롤스로이스라는 같은 영국차를 직접 겨냥하는 자세를 취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드러내놓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S클래스가 직접 경쟁 상대임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외형상 가장 달라진 점은 크기다. 전장×전폭×전고가 4,950×1,955×1,865mm로 기존 모델에 비해 각각 237mm, 70mm, 45mm씩 커졌다. 휠 베이스도 2,880mm로 135mm나 길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큰 덩치가 위압감을 줄 정도다. 통합 섀시 위에 모노코크 보디를 얹은 것도 특징이다.

스타일링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을 바꾼 것이라든지 프론트 펜더 뒤쪽에 에어벤트를 설계하는 등 부분적인 변화는 보이지만 레인지로버의 아이콘이 대부분 유지되어 있다. 조개껍질을 연상시키는 덮개형 후드라든가 단순한 수평형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봉긋이 솟아오는 루프, 그리고 과감하게 치켜 올려진 보닛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범퍼와 에어댐 부분의 디자인이 더욱 두텁게 처리되어 무게를 더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특히 헤드램프의 디자인이 단순 직사각형에서 원형 조합으로 바뀐 것과 테일램프의 디자인 변경으로 인한 포인트도 변화된 내용 중 하나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직사각형이 교차하는 기본 테마는 그대로 살아있다.

인테리어 컨셉은
초호화 요트의 캐빈

실내로 들어가면 기존 모델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변화의 폭이 훨씬 크다. 특히 우드의 사용이 특이하다. 사실 필자는 우드트림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호화 레이싱 요트의 캐빈의 터치를 따왔다는 레인지로버의 인테리어에 사용된 우드 트림은 적용 부위가 통상적인 것과 다르다. 그래서인지 몇 년 전 대서양 해변과 지중해에서 타 본 적이 있는 호화 요트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듯하다. 이 우드 트림은 벚나무나 호두나무 혹은 알로이 매탈룩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시승차는 호두나무 사양.

대시보드의 구성은 호화로움을 강조하는 듯한 구성이다. 각종 스위치는 아날로그방식을 지향하고 있지만 그 안에 삽입된 내용들은 BMW의 터치가 군데 군데 묻어난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메탈 그레인으로 처리된 센터페시아의 구성이 재미있다. 맨 위쪽에는 오디오 패널이 있는데 이곳에는 위성 내비게이션 시스템, 대시보드에 내장된 와이드 스크린 TV를 포함하는 통합된 통신 패키지가 옵션으로 장착된다. 센터페시아 아래쪽에 자리잡은 아날로그 시계를 발견한 것은 한참 후였다.

그 앞쪽에 자리한 5단 AT 커맨드 시프트 컨트롤 레버의 위치가 차의 덩치 때문인지 약간 멀게 느껴진다. 특히 이그니션 키를 꽂는 위치가 사브처럼 플로어로 내려와 있는 점이 이색적이다. 글로브박스가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작다. 이에 반해 센터 콘솔박스는 넉넉한 수납공간을 제공하고 그 뒤로는 뒷좌석 독립 공기조절장치가 설계되어 있다.

모두 히팅 기능이 설계되어 있는 시트 재질의 선택폭도 넓다. 스티어링의 히팅기능도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여섯가지 색상을 구비하고 있는 시트는 천은 물론이고 블렌하임 가죽과 옥스퍼드 가죽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12웨이로 조절되는 시트가 레인지로버의 성격을 대변해 주고 있다. 시트 포지션은 확대된 차체 때문인지 훨씬 높은 느낌이다.

보디 스타일과 달리 이 차는 5인승이다. 화물공간과 분리할 수 있는 선반을 제거하면 넉넉한 적재공간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2열째 시트는 60대 40 분리형으로 스키스루가 센터 암레스트를 젖히면 나온다. 리어 시트는 헤드 레스트를 제거하지 않고 그냥 더블 폴딩을 할 수 있다. 조작도 간단하고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테일 게이트는 위 아래로 구분되어 열리는데 아래쪽은 수평상태로 고정되어 더욱 여유있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고속 크루징의 주행성 강조된
온로드에서의 세련성이 인상적

뉴 레인지로버의 파워 트레인은 BMW제 4.4리터 V8 DOHC로 285ps/5,400rpm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44.9kgm/3,600rpm을 자랑한다. 여기에 새로 개발한 ZF제 5단 AT로 세미 수동모드가 있는 커맨드 시프트를 채용하고 있다.

이 엔진은 기존 모델보다 400kg이나 무거워진 무려 2.5톤이나 되는 차체를 가볍게 움직인다. 특히 전 영역에서 부담이 없는 가속을 가능케 해주는 토크감은 일품이다. 물론 차체가 무거운 만큼 X5에서와는 다르다. 최저지상고가 220mm나 되어 롤 센터가 높게 설정되어 있는 것도 작용할 것이다. X5의 스트레이트 감각보다는 훅에 가까운 펀치력을 보여 준다. 이런 경우 흔히들 호쾌하다는 표현을 쓴다. 엔진 사운드를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엔진 특유의 사운드를 즐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도심형을 강조하는 랜드로버측의 주장대로 온로드 주행감각은 아주 세련되어 있다. 부드럽게 크루징하는 능력은 발군이다. 타코미터에 레드존이 붉은색으로 표시되지 않은 것이 특이하다. 일단 통상영역에서는 5단 2,000rpm 부근에서 스피드미터의 바늘은 100km/h를 가리킨다. 이 상태에서 킥다운을 시도하면 그 덩치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속을 해준다. 순식간에 회전이 올라가며 속도계는 180km/h까지 육박하고 회전은 4,300rpm 부근에 이른다. 특이하게도 스트로크가 길게 설정되어 고속주행에 대해 우려를 했으나, 속도가 올라가도 자세는 흐트러지지 않는다. 랜드로버 차답게 하체가 엔진을 이기는 구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중속 영역에서 노면의 기복에 대한 반응은 약간 예민한 편에 속한다. 웬만한 요철에 대해서는 거의 반응을 보이며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핸들링은 빈틈이 없다. 물론 세단형 스포츠카를 연상하고 달린다면 다른 얘기이다. 장르에 따른 차이를 이해하면 문제는 간단해진다.

레인지로버의 하체는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 등의 채용으로 오프로더로서의 주파성 뿐 아니라 온로드의 세련성을 추구 해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오프로드에서의 주파성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구성이었다. 뉴 레인지로버도 실제로 비포장로와 산길을 달릴 때 느낌은 여전히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어지간한 웅덩이는 무시하고 지나간다. 스카이 훅의 개념이 그대로 살아난다. 전통적인 오프로드 주파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온로드의 세련된 주행성을 더욱 강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각종 장비도 풍부하다. 전자제어 2단 트랜스퍼 케이스는 주행 중에 로와 하이모드로 조절이 가능하고 토크센싱 센터 디퍼렌셜은 자동으로 트랙션에 따라 프론트와 리어 액슬 사이의 토크 곡선을 바꾸어준다. 특히 접근각과 이탈각의 개선으로 오프로더 성능이 더욱 향상되었다는 것도 빠트릴 수 없는 내용이다. DSC와 랜드로버의 장기인 HDC(Hill Descent Control), EBD ABS 등은 말한 것도 없다.

여기에 프론트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드 임팩트, 커튼 타입 에어백, 그리고 프리텐셔너 프론트 시트벨트와 리어 시트의 3점식 시트 벨트등은 럭셔리 세단의 수준과 같은 내용이다. .
이 비싸고 사치스럽고 고급스러운 영국제 최상급 SUV는 그 브랜드 이미지를 배경으로 새로운 시장환경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1억 4천만원이라는 가격설정이 어떻게 먹힐지는 두고 볼 일이다.

주요제원

엔진 4.4리터V8가솔린/배기량 4,398cc/최고출력 285ps/5,400rpm/최대토크 44.9kgm/3,600rpm
4WD/서스펜션⇒ 앞뒤 상호 연결된 에어스프링을 갖춘 완전 독립형 서스펜션/브레이크 디스크(전/후)
변속기 5단 자동/타이어 사이즈 P225/60R18/공차중량(kg) 2,505/연료탱크 용량(ℓ) 100/연비(㎞/ℓ) 6.2
크기 전장×전폭×전고 4,950×1,955×1,865mm/휠 베이스 2,880mm/트레드 1,630/1,625mm/최저 지상고(mm) 220/최고속도 196km/h/승차정원(명)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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