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메르세데스-벤츠 뉴 S 500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3-12-25 23:44:59

본문

메르세데스 벤츠의 뉴 S 500에는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이 집약돼 있다. S 클래스에 거는 기대치를 충분 이상으로 만족시켜준다. V8 트윈 터보 엔진은 조용하면서도 빠른 가속력을 선사하고 진동과 정숙성 역시 최고 수준이다. 수많은 안전 장비 중에서는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이 포함된 디스트로닉 플러스가 단연 돋보인다. 자율주행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판매는 1위가 아니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브랜드 인지도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메르세데스를 대표하는 차종으로는 S 클래스가 있다. 메르세데스-벤츠하면 떠오르는 차종이 바로 S 클래스이다. 그만큼 S 클래스가 갖는 위상이 크다.

자동차 업계에는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오랜 기간 생산된 모델이 있다. S 클래스가 유명하지만 여기에는 해당이 안 된다. 그러나 S 클래스는 가장 오랜 기간 세그먼트 판매 1위를 차지한 모델이다. 데뷔 후 약 50여 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기함의 위치를 고수해 왔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간 수많은 경쟁자가 나타났지만 S 클래스를 이기지는 못했다. S 클래스야말로 메르세데스의 가장 큰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구형이 된 W221은 데뷔 후 8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51만 5,000대가 팔렸다. W126을 제외한다면 역대 S 클래스 중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다. W126은 12년 동안 89만대 이상이 팔렸다.

보통 모델 체인지 주기가 되면 판매가 감소하게 된다. 신차 대기 수요 때문에 구입을 미루는 경우가 흔하고, 따라서 판매 순위가 바뀌는 일도 흔하게 본다. 하지만 S 클래스에는 이런 자동차 업계의 통상적인 개념이 통하지 않는다. 판매가 꾸준하다. S 클래스는 모델 체인지가 임박한 작년에도 6만 5,128대가 팔렸다. 이 역시 세그먼트 1위이다. 참고로 작년 BMW 7시리즈는 5만 9,100대, 아우디 A8은 3만 5,900대이다.

자동차 업계의 신기술 상당수는 독일 메이커가 주도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신기술 선도의 핵심이며 특히 S 클래스는 항상 신차가 나올 때마다 새로운 업계 최초 기술이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뉴 S 클래스에는 이전에는 없던 신기술이 채용됐으며 앞으로 트렌드가 될 공산이 크다.

업계의 트렌드처럼 뉴 S 클래스의 테마 중 하나도 친환경이다. 특히 경량화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S 500의 경우 구형보다 차체가 커지고 월등히 전자장비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차체 중량이 15kg 감소했다. S 350 블루텍의 경우 40kg이 가벼워졌다.

차는 가벼워졌지만 섀시의 강성이 높아진 것도 특징이다. 구형의 경우 섀시의 비틀림 강성은 2만 7,500 Nm으로 충분히 높았지만 신형은 4만 500 Nm까지 상승했다. 이는 롤스로이스 팬텀과 비슷한 것인데, 차가 더 짧기 때문에 실질적인 섀시의 비틀림 강성은 S 클래스가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서스펜션도 모두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스프링 밑 질량을 줄였다.

EXTERIOR

메르세데스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외부 디자인 공유를 덜 하는 편이다. S 클래스도 마찬가지다. 라인업의 다른 모델 대비 구분되는 스타일링을 하고 있다. 묵직하면서도 기품이 있는 디자인은 S 클래스의 전통 그대로다.

외부에서는 그릴과 헤드램프의 디자인이 두드러진다. S 클래스는 유달리 그릴이 크게 느껴지고 헤드램프도 두툼하다. 최근의 트렌드대로 헤드램프는 측면이 프런트 펜더까지 치고 올라갔다. 전반적으로는 구형보다 스타일링이 스포티하고 리어에는 이전 세대의 디자인이 약간은 남아 있다. 테일램프도 상당히 크다.

S 클래스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5,250×1,900×1,500mm, 휠베이스는 3,165mm이다. 구형 대비 전장은 40mm, 전폭은 28mm, 전고는 23mm가 늘어났다. 3,035mm의 기본형과 롱 버전의 휠베이스는 구형과 동일하다.

요즘 나온 메르세데스는 에어로다이내믹이 개선된 게 눈에 띄는 점이다. 공기저항계수가 더욱 내려가고 있다. 공기저항계수는 한동안 정체된 면이 있었지만 메르세데스가 그 한계를 깬 느낌이다. 구형의 공기저항계수는 0.26으로 동급에서 가장 좋은 수준이었고 신형은 0.24로 더욱 내려갔다. 거기다 연비 위주인 S 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는 0.23으로 더욱 낮다. 10년 전만해도 0.23이나 CLA 180 블루이피션시의 0.22는 컨셉트카에서나 볼 수 있던 수치였다.

S 클래스에서는 경량화도 빼놓을 수가 없다. 무게를 낮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예를 들어 프런트 섀시 구조물은 전체가 알루미늄 알로이이다. 리어의 섀시는 충돌 안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틸로 제작했지만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무게 증가를 막았다. 그리고 보닛과 트렁크, 펜더, 도어, 루프까지 외부 보디 패널의 대부분도 알루미늄으로 제작했다.

타이어는 앞-245/45R/19, 뒤-275/40R/19 사이즈의 브리지스톤 포텐자 S001이다. 요즘 대부분의 신차는 큰 사이즈의 알로이 휠을 사용해도 작아 보이는데, S 500은 19인치래도 커 보이는 게 색다른 점이다. 구멍 뚫린 대형 디스크는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INTERIOR

S 클래스의 개선 항목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이 바로 실내이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실내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내는 디자인이 크게 좋을 뿐만 아니라 내장재 자체도 업그레이드 됐다. 알려진 대로 S 클래스가 마이바흐까지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실내의 고급스러움에 더 신경을 쓰지 않았나 싶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모니터와 계기판이다. 최근 추세대로 계기판은 하나의 디지털 액정이 적용됐으며 모니터는 와이드 타입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계기판과 모니터의 크기가 거의 비슷한 것도 특징이다. 중간의 패널만 없다면 하나의 대형 와이드 액정으로 보일 정도다. 계기판과 모니터 사이에는 2열 헤드레스트와 뒷유리 블라인드 버튼이 있다.

모니터가 크기도 하지만 와이드 타입이어서 눈에 더 잘 들어온다. 그리고 내비게이션 맵 자체도 크게 좋아졌다.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되던 벤츠의 내비게이션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S 클래스는 확실하게 업그레이드 됐다고 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얼핏 구글 맵과 디자인이 비슷하다.

공조장치를 제외한 모든 기능은 모니터로 통합됐다. 커맨드 컨트롤을 통해 많은 기능을 모니터에서 확인하고 실행시킬 수 있다. 그리고 모니터에 구현되는 그래픽 자체가 최상급이다. 화질이 좋기도 하지만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반응도 빠르다.

특징 중 하나는 전자 매뉴얼이다. 그러니까 책으로 된 매뉴얼을 전자식으로 처리해 모니터에 집어넣었다. S 클래스에는 많은 전자장비가 탑재됐기 때문에 상세 매뉴얼이 반드시 필요하다. 운전자는 책을 넘기는 수고 없이 모니터로 각종 장비들의 사용법을 숙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스트로닉 플러스 같은 장비는 동영상으로 기능을 설명해 준다.

360도 카메라도 자랑이다. 사방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차의 전체를 확인할 수 있다. 거기다 360도, 180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은 버드 뷰, 측면, 전면 등의 세부적인 모드도 지원된다. 분할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보통 자동차는 송풍구가 4개인데, S 클래스는 6개이다. 가운데에 원형 타입의 송풍구를 4개나 배치했다. 그 가운데에는 아날로그시계가 있는데 실내의 다른 부분 대비 고급스러움은 떨어져 보인다. 송풍구를 열고 닫는 것은 레버로 한다. 누르면 튀어나오고 좌우로 돌려서 열고 닫는다. 벤틀리와 비슷한데, 고급스러움에서는 차이가 많이 난다.

송풍구 아래에는 공조장치 버튼들이 나열돼 있다. 그러니까 자주 쓰는 버튼들은 밖으로 꺼내놨고 공조장치를 조작하면 곧바로 모니터와도 연동된다. 공조장치를 완전히 끄기 위해서는 모니터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건 좀 불편하다.

공조장치 아래에는 재떨이와 작은 수납함, 그리고 2개의 컵홀더가 배치돼 있다. 소재부터 마무리까지 빈틈이 없고 사용법도 금방 숙지할 수 있다. 기어 레버가 컬럼식이기 때문에 공간도 더 활용할 수가 있다.

보통 기어 레버가 있는 자리에는 컨트롤러가 있다. 컨트롤러 앞에는 자주 사용하는 내비게이션과 라디오, 미디어 등의 버튼이, 좌우에는 변속기 모드와 서스펜션, 차고 조절, 에코 버튼 등을 배치했다. 컨트롤러 위의 숫자 패널은 누르는 게 아니라 터치식이다. 손을 살짝 갖다만 대도 인식을 한다. 컨트롤러를 돌리다 보면 본의 아니게 숫자가 인식이 될 수가 있다. 그래서 커버까지 마련돼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커버로 덮으면 된다. 센터 콘솔에는 2개의 UBS 단자가 있고 용량은 작은 편이다.

계기판은 양쪽에 속도계와 타코미터가 있고 가운데에 트립 컴퓨터 표시창이 배치된 디자인이다.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고 보기가 좋다. 선명하지만 반사가 심하지도 않다. 디지털 계기판에서 연료와 수온 게이지가 디지털인 것은 당연한데, S 클래스는 숫자로만 표시되는 게 특이한 점이다. 그러니까 연료와 수온은 게이지 없이 몇 %라고 숫자로만 나타난다.

스티어링 휠은 가죽과 우드로 감싸져 있으며 손에 잘 잡힌다. 하단의 굴곡은 마치 피에로가 웃는 것 같은 형상이다. 스포크에는 트립 컴퓨터 및 오디오 같은 버튼이 배치돼 있으며 디스트로닉 플러스는 별도의 레버가 있다. 스포크의 메탈 트림은 반사가 심한 게 단점이다. 해가 측면에서 정확히 비출 경우 눈이 불편할 정도로 반사가 된다.

가죽 시트는 무늬까지 많은 신경을 썼다. 가운데 주름은 몸과 잘 밀착되고 헤드레스트도 매우 편하다. 일반적인 벤츠와 달리 운전석 시트가 전체적으로 몸을 감싸주는 느낌은 아니다. 운전을 오래 하면 다른 느낌이 들 수도 있다. 1열은 구형 대비 헤드룸은 12mm, 숄더룸은 14mm가 늘어났다. 실내의 흠이라면 페달이다. 알루미늄을 적용할 법도 한데 그냥 플라스틱이다. S 클래스에서 유일하게 싼 티가 나는 부분이 바로 페달이다.

도어 트림의 시트 조절 버튼은 구형과 같지만 재질이나 디자인이 차별화 된다. 도어의 굴곡도 아주 스타일리시하다. 알려진 것처럼 S 클래스는 안팎의 램프에 모두 LED가 적용됐다. 이 역시 세계 최초이다. 그러니까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물론 실내의 조명까지 모두 LED이다. LED는 일반 전구 대비 고급스러운데, 실내 조명은 낮에 켜면 크게 티가 안 난다.

S 클래스는 2열의 레그룸도 구형 대비 14mm, 숄더룸은 9mm가 늘어났다. 원래 2열 공간이 넉넉했기 때문에 레그룸이 남아돈다. 거기다 2열 시트는 1열 시트보다 더 좋다. 몸이 더 잠기는 느낌이다. 2열에는 개별 공조장치가 있으며 블라인드도 마련된다. 블라인드는 한 쪽에서 반대쪽을 작동시킬 수도 있다.

S 500은 2열의 편의 장비에서 확실히 보강된 모습이 보인다. 일단 기본 시트의 경우만 해도 등받이를 최대 43.5도까지 눕힐 수가 있다. 별도의 발판이 있기 때문에 발도 쭉 뻗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다 동반자석 시트까지 최대한 앞으로 슬라이딩할 수가 있다. 2열 시트를 위한 헤드레스트는 마치 베개와도 같다. 머리가 너무 편하다.

핫 스톤 방식의 에너자이징 마사지 기능도 세계 최초이다. 예를 들면 온열 마사지이다. 기존 마사지 기능에 온열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강도는 2단계로 선택할 수 있는데, 마사지가 강하지는 않다. 온열 기능이나 6개의 모드가 있는 것은 좋은데 마사지 강도를 더 높였으면 좋겠다.

2열 승객을 위해서는 작은 블루투스 전화기가 마련돼 있다. 이 전화기는 리모컨 역할도 한다. 그러니까 언어, 디스플레이, 오디오, 마사지, 시트 조절 같은 기능을 리모컨으로 실행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디자인 자체가 매우 예쁘다. 시트 사이에는 냉장고도 마련돼 있다. 이 냉장고 때문에 트렁크 공간에서는 약간 손해를 본다.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리모컨은 별도로 있다. 2열은 암레스트조차도 열선 기능이 내장돼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S 500에는 4.663cc V8 트윈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 출력은 455마력, 71.4kg,m의 최대 토크는 1,800~3,500 rpm 사이의 넓은 구간에서 나온다. 구형과 같은 엔진이지만 출력을 20마력 높이는 성의도 보였다. 요즘은 풀 모델 체인지가 되도 구형 엔진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대신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엔진을 업데이트해서 신차 효과를 노린다. 뉴 S 클래스에 탑재되는 엔진들은 대부분 구형에서 가져온 것인데, 모두 최근 2년 사이에 나온 최신 유닛이다.

정숙성은 그야말로 탁월하다. 공회전에서는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고요함을 보여준다. 방음 대책이 확실하고 진동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주행을 시작해도 마찬가지이다. 엔진은 회전수를 높이 올려도 소리가 커지지 않고 부드러운 음색만이 들린다. 밑에서 올라오는 타이어 소음도 매우 적다. 이에 반해 정차 시 엔진의 외기 소음은 약간 있는 편이다.

보통 이 정도 차체 사이즈 또는 출력이라면 빠르더라도 묵직하게 가속하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S 500은 아주 날쌔면서도 거세게 가속한다. 차체 사이즈와는 어울리지 않는 움직임과 느낌이다. V8 트윈 터보는 아주 매끄럽게 회전하며 전 영역에 걸쳐 고른 토크를 방출한다. 시프트 업 되자마자 잽싸게 떨어지는 타코미터 바늘의 움직임조차 절도가 있다.

0→100km/h 가속 시간은 4.8초이다. 아주 짧은 시간 만에 100km/h에 도달하고 이후 약간의 시간이 더 지나면 250km/h의 속도 제한에 걸린다. 속도 제한까지 도달하는 시간도 그야말로 짧다. 벌써 도달했나 싶을 정도이다. 참고로 435마력의 구형은 0→100km/h 가속 시간이 5초였다.

1~3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65, 105, 158km/h이고, 4단으로 220km/h을 넘긴다. 토크가 워낙 강력해기 때문에 기어비가 벌어지는 4단에서도 지치는 기색이 없다. 그리고 5단으로는 자동으로 시프트 업 되는 6,000 rpm이 되기 전에 속도 제한에 걸린다. 계기판상으로는 255를 찍는다. 6단으로 255km/h를 찍어도 엔진의 회전수는 4,000 rpm에 불과하다. 엔진의 힘이나 회전수의 여유는 여전히 있는 편이다.

S 500은 E 모드가 기본이며 보다 스포티한 주행을 위해서는 S 모드가 있다. E와 S에 따라 엔진의 반응 차이가 확실하다. E는 가속 페달을 깊게 밟기 전에는 조금은 여유로운 세팅이다. 반면 S 모드에서는 한층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ABC 서스펜션은 컴포트와 스포트 두 가지 모드가 있다. E/S와는 달리 서스펜션의 컴포트와 스포트는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하체는 약간 부드럽지만 그렇다고 롤이 있지는 않다. 노면 상황과 상관없이 언제나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댐핑이 약간 더 딱딱해지고 노면 굴곡에 따라서는 약간 튀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기분 나쁜 승차감이 실내로 전해지진 않는다. S 500의 고속 안정성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다. 고속 영역에서도 편안하게 크루징 할 수 있다.

벤츠의 7G-트로닉은 9G-트로닉이 나온 지금에야 완성이 된 느낌이다. 최근까지 타본 벤츠, 그러니까 E 블루텍 하이브리드, CLS 슈팅 브레이크는 여전히 변속이 잦은 상황에서는 조금씩 튀었다. 그런데 S 500은 아주 깔끔한 변속 능력을 보여준다. S 클래스라서 더욱 신경을 쓴 게 아닌가 싶다.

벤츠에 따르면 새롭게 토크 컨버터를 적용했고 연비를 위해서 기어비도 벌렸다. 변속 충격이 사라진 것을 봐선 토크 컨버터 적용이 이해가 간다. 반면 기어비는 그대로다. 각단 기어비는 물론 최종감속비까지 CLS 350 CDI 슈팅 브레이크와 똑같다. E 클래스에 9단이 적용된 상황에서 S 클래스의 7단은 뭔가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아마 S 클래스의 9G-트로닉은 내년 하반기에 나올 것 같다.

가속에서 S 500은 차체 사이즈와 어울리지 않게 움직인다고 했다. 이 느낌은 회전할 때 더 배가 된다. 코너를 돌 때는 꼭 작은 차처럼 움직인다. 높아진 차체 강성은 회전에서 더욱 강한 느낌을 준다. 서스펜션이 구형보다 좋아진 탓도 크다. 새로 개발된 MBC(Magic Body Control)는 ABC와 맞물려서 각 휠의 스프링과 댐핑을 지속적으로 조절한다.

거기다 15m 전방의 상황을 미리 파악하는 RSC(Road Surface Scan) 기능도 있다. 스테레오 카메라가 전방의 노면을 스캔한 후 이에 맞게 서스펜션을 미리 조절하는 기술이다. 능동적 서스펜션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RSC의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승 도중 뒷바퀴가 미끄러운 노면을 엇갈려 지날 때가 있었다. 이때도 놀라울 만큼 빠르게 차체 균형을 잡는 능력을 보여줬다. ABC의 경우 데이터 처리 능력도 두 배로 향상됐다. 주행에서 단점이 있다면 스티어링 감각 정도이다. 보통 때는 훌륭한데, 저속에서는 다소 묵직하고 복원할 때 감각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S 클래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장비가 바로 디스트로닉 플러스이다. 새로운 디스트로닉 플러스는 스티어링 어시스트와 맞물려서 일정 조건에서는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메르세데스는 디스트로닉으로 ACC를 가장 먼저 상용화 했고 뉴 S 클래스에서는 더욱 발전된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ACC는 기존 크루즈 컨트롤의 발전형이다. 기존 크루즈 컨트롤은 단순하게 속도만 유지하지만 ACC는 차간 거리를 스스로 조절한다. 고속도로에서는 전방 차량과의 거리에 따라 스스로 가속하거나 감속을 한다. 최신의 ACC는 완전히 멈춘 상태에서 다시 출발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S 클래스에 탑재된 디스트로닉 플러스는 여기서 더욱 발전한 개념이다.

ACC를 굉장히 좋아해서 시승할 때 즐겨 사용했다. 예전에는 서부간선도로의 끝에서 끝까지 한 번도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안 밟고 이동할 때도 있었다. ACC를 사용하면 참 편한데, 이왕이면 운전대도 조절이 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S 클래스의 디스트로닉 플러스가 바로 스티어링까지 조절이 되는 시스템이다.

그러니까 기존의 ACC에 차선 유지 장치가 더해진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단순히 차선 유지가 아니라 차선에 따라서 스스로 움직이기도 한다. 전방에 달린 두 개의 카메라가 차선을 인지한 후에 스티어링을 조절한다.자동차는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있지 않으면 똑바로 가지 못한다. 노면의 굴곡이 있기 때문에 금방 차선을 이탈하게 된다. S 500의 디스트로닉 플러스는 가능하다. 80km/h의 속도에서 기능을 활성화해본 결과 앞차와의 차간 거리는 유지하면서 차선도 지킨다. 약간은 굽은 길에서도 운전대가 스스로 움직이면서 길을 따라가는 능력이 있다.

물론 항상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 제한이 있다. 80km/h의 속도에서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약 20초 후에는 경고음이 울리고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이 해제된다. 여기서 손으로 운전대를 수정한 후 활성화하면 다시 20초간 자율 주행이 가능해진다. 놀라운 건 150km/h에서도 가능하다. 150km/h에서도 차선을 따라서 스스로 주행이 된다. 속도를 150km/h으로 높이면 사용 시간은 10초로 줄어든다.

스티어링 어시스트는 처음으로 차선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차가 차선의 한 쪽 편으로 약간 붙으면 그때부터 스티어링 어시스트가 활성화 되면서 운전대를 조절한다. 매뉴얼에도 있지만 아직까지 운전은 운전자의 소관이고 책임도 운전자에게 있다. 하지만 운전의 편의성을 더욱 높여주는 기술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현존하는 시스템 중에서는 가장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뉴 S 클래스는 이름에 걸맞는 상품성으로 다시 태어났다. S 클래스에서 비롯되는 개발 부담이 컸겠지만 이를 기술로 극복해 냈다. S 500은 동력 성능과 정숙성, 편의 장비, 승차감, 최신 기술까지 어느 하나 모자라는 것이 없다. 특히 한층 호화로워진 실내가 눈에 띄는 점이다.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로는 자율 주행 상용화를 위한 첫 발을 디뎠다고 할 수 있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벤츠 뉴 S500

크기
전장×전폭×전고 : 5,250×1,900×1,500mm
휠베이스 : 3,165mm
트레드 앞/뒤 : 1,640/1,640mm
공차중량 : 2,170kg
트렁크 용량 : 530리터
연료 탱크 용량 : 80리터

엔진
형식 : 4,663cc V8 트윈 터보
보어×스트로크 : 92.9×86mm
압축비 : 10.5:1
최고출력 : 455마력/5,250~5,500rpm
최대 토크 : 71.4kg,m/1,800~3,500pm

변속기
형식 : 7단 자동
기어비 : 4.38/2.86/1.92/1.37/1.00/0.82/0.73
최종감속비 : 2.65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멀티링크/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45/45R/19, 275/40R/19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성능
0→100km/h 가속 : 4.8초
최고속도 : 250km/h
최소회전반경 :
연비 : 8.5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212g/km

시판가격 : 1억 9,700~2억 2,220만원
(작성일자 : 2013년 12월 22일)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