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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현대 싼타페 VGT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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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1-28 21: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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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싼타페가 데뷔한 것은 2000년 6월로 2년 반 조금 지났다. 그런데 아주 오래된 느낌이 든다. 그만큼 빠른 시간에 시장 깊숙이 파고 들었다는 얘기일 것이다. 미국시장에서 SUV가 한창 붐을 일으키기 시작할 때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싼타페는 내용면에서도 또한 그만큼의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 보인 VGT 사양은 최근 소비자들의 욕구를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는데서 앞서가는 모델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nodikar@megauto.com)

싼타페는 해외시장에서 EF쏘나타와 함께 현대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특히 SUV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상황에서 주문이 밀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하는 모델이다. 독창성 넘치는 디자인과 풍부한 편의장비, 그리고 품질에 이르기까지 별로 흠잡을 것이 없는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거기에다가 가격까지 경쟁모델들보다 5,000달러에서 10,000달러 가량 저렴하니 인기가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아예 미국 현지공장을 건설하기에 이르렀으니 그 공로가 혁혁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싼타페는 스타일링의 차별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미국시장에서 잘 팔리는 SUV들은 언뜻 보면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일본 메이커들의 모델들은 스타일링상의 차별화가 쉽지 않다.

지금 다시 보아도 프론트의 인상은 그로테스크하다. 헤드램프는 물론이고 프론트 팬더의 커다란 블리스터도 터프한 인상을 살려내고 있다. 밋밋하지 않다. 특히 프론트 범퍼의 안개등의 디자인 등이 강한 포인트를 만들고 있다. 테일 게이트 손잡이를 별도로 설계한 것도 재미있고 플립업 글래스는 오늘날 보편화되어 가는 추세다.

각종 수납공간이 많은 인테리어는 미국시장 소비자들을 염두에 둔 차만들기다. 디자인은 단조로운 색상을 통해 간결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사실 처음 데뷔했을 때도 필자는 싼타페의 마무리에 높은 점수를 주었었다. 다만 초기품질과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내구성이 받쳐 줄까 하는 우려를 했었다. 그런데 작년 말 미국 J.D.파워의 초기품질조사에서 미국 내 시판 중인 차량 들 중 최상위 급인 122포인트를 기록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업계 평균이 133인 점을 감안하면 싼타페는 최상위 품질이다.

오늘 만나는 모델은 그래서인지 더욱 꼼꼼한 면이 돋보이는 것 같다. 센터 페시아 위쪽에 설계된 디지털 멀티미터 등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시트 배치도 여전히 마음에 든다. 2열 시트는 쿠션과 시트백을 각각 앞쪽으로 젖히면 평탄하고 넓은 공간이 만들어진다. 조작도 비교적 쉽고 큰 힘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무쏘처럼 후방으로 향하도록 설계된 3열 시트는 여전히 어색하고 구색 맞추기라는 느낌이다. 이제는 세금과 무관하기 때문에 다른 형태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도 같다. 실제로 앉아 보아도 극히 단거리 주행이라면 몰라도 형식적인 시트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완전히 아래쪽으로 수납이 가능하기 때문에 플로어 아래로 말끔히 처리가 된다. 그 부분을 화물적재공간으로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다.

싼타페의 운전석 시트는 포지션이 일반 SUV에 비해 약간 높다. 시트 등받이가 약간은 하드한 설정인 듯 싶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수납공간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변함이 없다. 특히 미국시장을 고려해 한국차 중에서는 싼타페에 처음 도입된 큼직한 컵 홀더 등은 이제는 국내에서도 당연한 추세가 되어 있다.

수치보다 더 향상된 파워 감각
높아진 마무리 수준 돋 보여

싼타페는 데뷔 당시 2.7리터 LPG가 기본이었다. 이어서 가솔린과 커먼 레일 디젤이 추가되었고 4WD 사양도 나중에 채용되었다. 트랜스미션은 5단 MT가 기본이고 EF쏘나타에 적용된 H-매틱이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여기에 이번에 다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디젤 엔진을 탑재한 것이다. VGT(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라고 하는 국내 최초 가변용량 터보차저 엔진이다.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순서가 있다. 터보차저, 터보차저 인터쿨러, WGT, 그리고 VGT의 순이다.

터보차저는 배기가스의 압력을 이용해 흡입공기를 가압해 흡기되는 공기량을 증대시켜 출력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여기에 인터쿨러를 장착하면 공기 충진효율이 커져 성능이 더 향상된다. 다음 단계가 WGT(Waste Gate Turbocharger)다. 고압의 연료를 전자제어 방식으로 연소실에 직접 분사하는 커먼레일 시스템과 결합된 것을 말한다. 연료공급을 전자식으로 하는 것이다. 이는 연소효과를 더욱 높여 효율과 출력을 동시에 높이며 유해 배기가스 배출도 저감시켜 주는 것이다.

이번에 탑재된 VGT는 그 다음 단계로 연료공급만 전자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터보차저도 전자식으로 바꾼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저속에서 고속에 이르는 전 구간에서 성능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된다. 엔진 회전속도와 관계없이 터보차저를 전자제어해 최적의 동력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토크 증대로 인해 가속성능이 향상되고 터빈의 구동력을 높여줌으로써 출력이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물론 최적연소 조건으로 인해 매연 및 배기가스가 저감되며 더불어 연비가 향상된다.

현대측의 자료에 따르면 기존 2.0 터보 디젤엔진에 비해 최고출력에서 11ps, 최대토크가 3kg.m가 향상되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0→100km/h 가속성능이 11.6초로 기존 엔진의 13.7초보다 2.1초나 빨라졌다. 최고속도도 170km/h에서 174km/h로 향상되었다.

실제 주행 시 이런 파워 증가에 대한 체감 효과는 수치보다 더 큰 것 같다. 초기가속에서는 물론 승용차와 차이가 나지만 일단 2,000rpm이 넘기 시작하면 스트레스 없이 전진한다. 오른 발에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차체는 부담없이 전진한다. 이 차의 장르를 감안한다면 상당한 수준의 가속감이다. 물론 가솔린 엔진처럼 회전이 올라가며 가속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느낌은 다르지만 그렇다고 그로 인해 주행에 거슬림은 전혀 없다.

크루징 시 2,100rpm 부근에서 스피도미터의 바늘은 100km/h를 가리킨다. 이 상태에서 킥 다운을 시도하면 수동모드에서도 3단으로 시프트다운이 진행되며 뻗어준다. 당연하지만 고속으로 올라가면 킥 다운이 진행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가속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크루징 감각으로 3,100rpm 부근에서 160km/h에 이른다.

현대가 내 세운 ‘가솔린엔진보다 부드러우면서 폭발적인 파워를 갖춤 꿈의 디젤엔진이 탄생했다.’는 슬로건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물론 디젤 엔진 특유의 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로 인해 대화에 지장을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다. 특히 H-매틱과의 조화 측면에서는 일품이다. 수동모드에서 시프트 업과 다운을 할 때의 매끄러운 감각도 인상적이다. 이 기어박스는 데뷔 당시보다 큰 폭으로 숙성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여기에 전자식 4WD는 롤 센터가 높은 차라는 것을 순간적으로 망각하게 해 줄 정도의 접지력으로 어지간한 코너는 별 생각없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돌파하게 해준다. 전자제어 가변식 풀타임 4륜구동시스템은 전·후륜에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해줌으로써 최적의 주행성능을 발휘하는 ATT(Active Torque Transfer) 방식을 업그레이드시킨 시스템을 말한다. 네 바퀴 휠 속도, 엑셀러레이터 및 조향각 등의 센서 신호를 통해 노면조건과 주행상태를 판단해 전자식 다판 클러치의 체결력을 정밀하게 조절함으로써 뒷바퀴로 전달되는 구동력의 크기를 변화시키는 구동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앞바퀴 굴림방식형 4륜 구동시스템으로 고속주행과 험로주행 등 모든 상황에서의 주행성 향상을 높이기 위해 채용하는 것이다. 특히 스스로 노면상황에 따라 앞바퀴와 뒷바퀴의 구동력을 자동으로 배분해 주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ATT 방식에 비해 더욱 정교한 앞바퀴와 뒷바퀴 구동력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통 앞바퀴 60:뒷바퀴 40의 구동력 배분을 하는 것과는 달리 싼타페의 전자식 4WD는 앞바퀴 100: 뒷바퀴 0에서부터 50:50까지 구동력을 상황에 맞게 최적으로 배분해주는 시스템인 것이다. 토크 온 디멘드(Torque On Demand) 개념이다. 당연히 로(Low)기어는 없다. 그래서 험로주파용 위주라기보다는 일반도로에서 높은 접지력을 확보해 온로드에서의 주행성 향상에 더 초점을 맞추었다고 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연비도 6% 정도 향상되었다고 한다.

서스펜션은 프론트에 맥퍼슨 스트러트 코일, 리어에 더블 위시본을 채용하고 있다. 세단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기에 이런 세팅이 가능하다. 세팅은 전체적으로 소프트하고 출렁이는 것을 선호하는 취향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잔 충격 흡수에 대한 배려도 충분하다. 푹신한 승차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세팅일 것 같다. 시트의 착좌감면에서도 이런 장르의 차로서는 꽤 소프트한 설정이다. 이는 초기 데뷔 당시보다는 댐핑 스트로크를 약간 짧게 한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소프트 지향이다.

처음 데뷔 당시 시승했던 2WD 모델의 경우 와인딩 공략 시에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했었다. 롤링 각의 제어는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는데 실제 도로에서의 롤링 감각은 약간 허풍스러웠던 것이다. 그 때문에 통상적인 포장도로에서 코너링 시에는 언더 스티어 경향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였었다. 그런 허풍스러움에 비해 회두성은 의외로 좋았지만. 그런데 이번에 추가된 전자식 4WD시스템은 그 부분에 대한 대응이 적절히 이루어져 있었다.

제동력에 대해서는 특별이 지적할만한 것이 없다. 초기 모델에서 급 제동시 다이브 현상이 역시 크다는 점을 지적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개선도 이루어져 있다.
처음 데뷔 시 내 세웠던 호화 사양에 가격 경쟁력, 그리고 지금은 품질경쟁력까지 추가한 싼타페는 분명 좋은 차라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필자의 첫 대면 시의 예상대로 미국시장에서 싼타페는 표정조절을 해야 할 정도로 잘 나가고 있다. 특히 품질과 가격 두 가지 무기를 동시에 내 세우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대로 잘 팔리는 차가 좋은 차다. 싼타페는 국내외에서 물량이 부족한 모델이다. 여기에 해외시장에서 가격을 조금만 더 높여 받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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