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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2014 기아 K9 3.8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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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2-12 05: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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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 K9 2014년형 모델을 시승했다. 얼굴을 바꾸고 고급성을 강조한 것이 포인트다. 페이스리프트가 아닌 이어 모델에 상징적인 라디에이터 그릴을 바꾸는 과감한 행보가 주목을 끈다. 트림도 초기 9개에서 5개로 줄여 단순화했다. 기아자동차가 뒷바퀴 굴림방식 대형 세단이 포지셔닝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기아 K9 3.8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기아자동차가 K9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2014년형 K9은 그들이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2012년 5월에 데뷔해 2013년형에서 트림과 옵션을 단순화해 선택을 쉽게 했었다. 이번에는 얼굴에 변화를 주고 고급성을 한층 높인 이어 모델을 내놓았다. 트림도 3.3에 두 개, 3.8에 세 개로 다시 줄였다. 풀 사이즈 대형 세단에 이처럼 발 빠른 대응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동안 모델이 출시되면 프로모션 정도만 해 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다.

자동차의 평가는 상대적이다. 기존 제품과의 다른 점, 경쟁 모델과의 차별점 등을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그런 평가에서 높은 수준을 보여 준다. 제품을 보는 눈이 까다롭고 날카롭다. 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수준이 더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민주화`로 인해 글로벌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하면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제품을 분석하고 평가한다. 그래서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소위 말하는 `디지털 유목민(아날로그를 경험하고 디지털 세계로 접어든 사람들)`과 디지털 원주민(아예 세상을 디지털 관점에서 시작하거나 사고하는 사람들)`의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른 것 만큼이나 자동차에 대한 평가도 다르다. `저널리즘`이라는 직업으로 자동차를 평가하는 사람들의 자세와 사고도 그런 흐름을 감지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틀은 있다. 소비자들을 만족시켜 판매를 늘이고자 하는 제품 공급자들의 자세다. 나타나는 방식은 시대의 흐름을 따르겠지만 그 기본은 같다. 다시 말해 자동차회사들은 전혀 새로운 장르와 세그먼트를 개발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 올리려 하고 기존 모델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 신차 효과를 내기도 한다. 전혀 새로운 모델이든, 풀 모델체인지 버전이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선택지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좋은 일이다. 마케팅 차원에서는 기존의 모델을 하잘 것 없어 보이게 하는 `의도된 진부화`라고 표현한다.

그 의도된 진부화 전략도 프리미엄과 양산 브랜드가 차이를 보인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그들의 굳건한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흔들림 없는 고객층을 만들어 왔다. 그 브랜드의 배경은 성능과 전통, 희소성, 혁신성, 독창성, 프리미엄 마케팅 등이다. 그것을 쌓는데 시간이 걸리고 기술이 필요하며 자본이 있어야 한다. 현 시점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꼽히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모두 독일을 비롯한 유럽산들이다. 그 외 지역에서는 일본 토요타의 렉서스가 이 대열에 가세해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정도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주로 기술력으로 실력을 과시한다. 새로운 기술과 장비 등을 선 보여 소비자들로 하여금 바꾸고 싶게 하는 마음이 생기게 한다는 얘기이다. 트렌드세터(Trendsetter)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산 브랜드들도 의도된 진부화 전략을 사용하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앞서 언급한 6가지 조건에서 희소성이라는 측면을 강조하지 않는다. 소품종 다량 생산을 기본으로 비용저감을 숙명으로 한다. 때문에 신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가 프리미엄 브랜드들에 비해 많을 수가 없다. 양산 브랜드들은 폭스바겐이 내 세우는 것처럼 `만인이 원하는` 차를 만든다. 토요타와 폭스바겐, GM, 현대기아, 르노닛산, 혼다 등이 대표적인 양산 브랜드들이다.

그런데 현대기아차에게 고민이 생겼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대부분 여전히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그래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경쟁 브랜드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이제는 어엿한 글로벌 톱 5로 꼽히며 세상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내수시장에서 만만치 않은 소비자들의 저항에 부딛혔다. 품질이든 성능이든 아니면 고객 관리든 과거와는 다른 수준을 원하는 유저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현대기아는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다양한 노력과 연구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을 불러 `쓴소리 듣기`를 자처하고 있고 소비자들을 상대로 직접 호소하는 방법도 구사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들이 눈에 보인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브랜드와 모델을 키우는 것은 메이커가 주도하지만 그 환경도 중요하다. 독일 메이커들이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생산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원칙을 중시하고 철저한 관리를 하기 때문이다. 일본 메이커들이 세계 시장에서 호령하고 있는 것은 제품만들기에 대한 그들만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독일과 일본이라는 환경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한국은 메이커의 비판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우리의 사회적 환경 또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K9 데뷔 이후 포지셔닝 위한 다양한 전략 구사

기아자동차는 최근 선 보인 신차들을 통해 그들의 고민을 보여 주고 있다. 쏘울에서 선 보인 5감 마케팅도 좋은 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많은 정성을 쏟고 있는 것은 K9이다. 현대가 제네시스에 들이는 정성 이상으로 K9의 포지셔닝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판매대수는 적지만 이미지 리더 역할을 해야 하는 플래그십의 사명감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K9은 전장이 5미터가 넘고 휠 베이스가 3미터를 초과하는 대형 세단이다. 현대 제네시스와 동급이 아니라 에쿠스급의 모델이다. 유럽시장 기준으로 E2 세그먼트에 속한다. 양산 브랜드 중 이 등급의 세단을 만드는 메이커는 토요타와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포드 정도다.

기아자동차는 K9의 포지셔닝을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중간으로 잡았다. 차체 크기로는 대형 세단이고 내용이나 상품성, 주행성 등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공공연하게 경쟁 모델로 내 세우면서 가격을 5,000~8000만원대로 설정해 그런 의도를 피력했다. 차체 크기로는 분명 에쿠스와 동급이면서 엔진을 에쿠스의 경우 5.0리터/3.8리터가 아닌 3.8리터/3.3리터로 설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체의 세팅도 에쿠스보다는 하드하지만 제네시스보다는 소프트한 쪽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면서 각종 첨단 기술을 현대 브랜드보다 먼저 채용해 신차효과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K9은 데뷔 당시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TFT LCD 모니터, 어댑티브 풀 LED헤드램프, 후측방 경보 시스템, 전자식 변속레버,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DIS 내비게이션 등 없는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화 장비를 만재하고 등장했다. 이 가격대에 이 정도의 장비를 장착한 모델은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 그 어느 브랜드에도 없다. 10여년의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 역사에서 이처럼 기아의 모델에 방대한 규모의 신기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한 적은 없었다. 당연히 수입차시장을 의식한 것이다.

그래서 기아 K9은 한국산 모델 중 가장 높은 상품성을 갖고 있는 모델이라는 평가를 내렸었다. K9은 기아 브랜드의 플래그십으로서 5.0리터 엔진을 제외하고 현대기아그룹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술력을 투입한 모델이다. 그룹 내에서는 가장 최신 기술을 가장 먼저 채용하는 등 5.0리터 엔진이 없는 것 만큼의 보상을 해 주었다. 더불어 하체의 거동을 한 단계 좌클릭 했고 동급 모델인 에쿠스에는 없는 7가지 새로운 첨단 장비를 먼저 채용한 것도 세일즈 포인트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다운사이징의 대세에도 불구하고 메이커들은 대형 세단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처럼 고가의 모델로는 자리매김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이미지 리더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만든 이 등급의 모델 중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는 미국시장 최고가 모델이 20만 달러가 넘는다. 그에 비해 현대 에쿠스는 6만 3천 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프리미엄 브랜드는 전 세계 판매대수가 연간 150만대 전후에 불과하지만 토요타와 GM, 폭스바겐은 1,000만대에 육박하고 있고 현대기아는 80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가는 길이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양산 브랜드들은 무엇을 내 세울까.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저가 소형 모델을 만들어 양산 브랜드들의 시장을 침식하고 있다. 그에 반해 양산 브랜드들은 풀 사이즈 세단을 만들어 합리적 가격으로 새로운 시각의 럭셔리카를 주장하며 그들의 침략에 대항한다. 현대 브랜드는 모던 프리미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세워 다른 관점에서 경쟁을 선언하고 있다. K9도 접근 방향은 것은 같다.

상품성만 좋다고 판매가 당장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이 등급 시장의 유저들은 보수적이다. 변화보다는 기존의 익숙한 것에 더 호감을 갖는다. 대부분 자신만의 고집이 분명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한, 선택받은 사람들이 타는 차라는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단지 `좋은 차`로서는 부족하다.

그러나 렉서스 등 일본 메이커들의 미국 전용 브랜드들이 그랬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새로운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찾는 고객이 있다. 변화를 원하는 유저는 있게 마련이고 그들을 끌어 들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꾸준하게 실행되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은 1억대를 향해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그 시장에서 자신만의 포지셔닝을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탄탄한 내수시장 확보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를 위해 시장에에서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일환으로 기아는 K9의 첫 해 판매 상황을 보고 이어 모델을 통해 트림과 옵션을 단순화 해 변화를 주었다. 그리고 다시 1년 만에 데뷔 당시 3.3 모델 4개, 3.8 모델의 경우 5개 트림이 이제는 3.3 두 개와 3.8 세 개로 줄였다. 그러면서 3.8리터 버전의 모델에 더 힘을 주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Exterior & Interior

무엇보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바꾼 것이 눈길을 끈다. 기존 그릴의 인상이 너무 강하다는 비판을 받아 들인 것이라고 한다. 2014년형은 상하 폭을 넓히고 소위 말하는 호랑이 눈의 이미지를 연성화했다. 그로 인해 정리된 느낌을 주는 동시에 와이드한 느낌을 살렸다. 세련된 느낌을 주는 동시에 수평 기조의 디자인이 항용 그렇듯이 좀 더 완고해졌다. 헤드램프도 방향지시등의 위치를 아래쪽으로 내리고 렌즈 안의 풀 LED 램프의 각을 라운드화해 부드럽게 처리했다. 헤드램프에 있던 LED D.R.L을 안개등 패널로 옮겨 왔고 LED 타입 안개등도 ㄱ 자형에서 ㅡ 자로 바꾸어 그 아래쪽에 배열했다.

측면에서는 앞 펜더 위에 있는 가니시의 디자인에 변화를 주었다.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는 방향지시등 렌즈 커버를 노란색에서 흰색으로 바꾸었다. 작은 변화지만 조건 안에서 가능한 좌우로 넓어 보이고자 하는 시도다.

인테리어에도 고급화를 위한 손질이 가해졌다. 내비게이션 모니터 좌우의 에어벤트 주변부를 블랙하이그로시 처리했다. 계기판 내 클러스터에 표시되는 되는 GUI의 그래픽에도 변화를 주었다. 2가지 테마 (일반 / 레트로) 및 디지털 컨셉이 가미된 주행 모드별로 DRIVE 모드 버튼을 누르면 NORMAL에서는 통상적인 속도계와 회전계가, SPORT에서는 속도와 회전수가 숫자로 표시되며 주변의 그래픽이 달라진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내비게이션의 속도는 K9은 HUD쪽이 7 km/h빠르고 제네시스는 내비쪽이 4km/h 빠르다.

가운데 디스플레이창은 신형 제네시스의 것과 같다. 분산 되어있던 기존의 정보표시방식을 센터부에 집중 표시하고 스티어링 휠 스포크에 있는 햅틱 리모콘 스위치와 연동된 탭 조작방식으로 바꾸었다. 좀 더 직관적으로 바뀐 것이 포인트다. 오늘날 이 부분에 대한 디자인 싸움도 치열하다. 앞뒤 도어트림 가운데 윗 부분에 우드그레인 및 크롬라인을 처리한 것도 고급성을 살리기 위한 수법이다.

선루프를 파노라마 타입으로 바꾼 것과 기존 운전자세 메모리 시스템에 헤드업 디스플레이 표시 높이 및 밝기, 실내 조명 밝기까지 설정 저장 할 수 있게 한 것, 뒷좌석 암레스트에 USB단자를 추가한 것도 2014년형에 새로 적용된 것들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 트레인에서의 변화는 없다. 이미 수 차례 지적했듯이 이 등급의 유저들은 가격에 대한 것보다는 상대적 우위를 우선시한다. 특히 한국시장의 쇼파 드리븐카 유저들이 가장 고려하는 것이 차체 크기보다 배기량이다. 3.8리터와 3.3리터를 탑재한 K9을 두고 같은 차체 크기의 에쿠스보다 낮은 가격이 아니라 제네시스보다 높다고 평가한다. 5.0리터 엔진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시승차는 3.8리터 사양. 3,778 V6 DOHC 직분사로 최고출력 334마력/6,400rpm, 최대 토크 40.3kg,m/5,300rpm.

트랜스미션은 8단 AT. 특허를 127건이나 획득한 이 8단 AT는 대응 토크 44.0kg.m(V6)과 55.0kg.m(V8) 두 가지가 있다. 전장은 V8이 676mm로 V6용의 684mm보다 오히려 짧다. 그리고 렉서스에 쓰이는 아이신의 8단(754mm)보다 한결 짧다. 무게도 85.7kg으로 가벼운 편이다. 제네시스에서 처음 선 보였을 때보다 직결감, 변속 충격 등에서 숙성되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00rpm 전후. 레드존은 6,7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400rpm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0km/h에서 2단, 85km/h에서 3단, 13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매번 시승 때마다 수치가 약간 다른 것은 운전환경 차이 때문이다.

발진감은 여전히 매끄럽다. 이 엔진의 특성은 폭발력보다는 부드러움이다. 그러면서도 가속 페달을 밟고 약간 뜸을 들이는 듯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회전 상승과 속도계 바늘의 상승이 매치된다. 3.3리터와 3.8리터의 파워 차이는 존재한다.

데뷔 당시 시승에서도 놀랐던 대목이지만 일단 탄력을 받으면 거침없이 속도계의 바늘을 밀어 붙인다. 0-100km/h도 만만치 않은 실력이지만 고속역에서의 밀어붙이는 힘도 기대 이상이다. 첫 번째 벽을 아무 생각없이 돌파하고 세 개의 바늘을 더 지나도 속도감이 없다. 풍절음 침입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 속도에서 그정도는 충분히 소화할만하다. 그것은 두터운 토크감이 주는 기분 때문일 수도 있다. 최근 등장한 기아와 현대의 직분사 엔진들은 오른발에 힘을 주지 않고도 어지간한 영역은 부담없이 가감속을 해 준다.

무엇보다 강하게 다가오는 것은 소음이다. 엔진 소음과 차음, 그리고 부밍음에 대한 대책이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조용하기로 정평이 있는 렉서스와 직접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오늘날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과거와는 달리 이 세그먼트에서는 정숙성을 중시한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멀티 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에쿠스보다는 길고 제네시스보다는 짧다. 신형 제네시스가 워낙에 큰 폭으로 좌클릭을 한 바람에 K9과의 체감상 느낌의 차이는 크다. 전반적으로 좌클릭하는 경향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쇼파 드리븐 유저들에게는 에쿠스보다는 K9이 좀 더 단단하고 제네시스보다는 부드럽다. 우연찮게 제네시스와 비교를 할 수 있게 되어 그 차이가 더 뚜렷하게 다가온다.

체감상으로는 대부분의 럭셔리카들이 그렇듯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지향한다. 그것은 서스펜션 기술의 발전을 의미한다. 노면의 잔 충격과 다리 이음매 등을 소화하는 능력이 좋다. 노면과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괄목할만한 발전이다. 에어 서스펜션도 이 등급 모델들의 기본 장비화되어 있다.

첫 번째 시승기에서 초고속역에서 공기의 흐름 제어가 2% 부족하다고 지적했었는데 아직까지는 변화가 없다. 차체를 위에서 눌러 다운포스를 발생시켜야 하는데 댐퍼가 그것을 완전하게 소화해 내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물론 그 정도의 속도역을 사용할 빈도가 극히 희박하기 때문에 지적을 위한 지적일 수도 있다.

그 속도역에서 NVH 성능은 평가할만한 수준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한국산 차 중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주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동안 기아차는 양산 브랜드가 갖추어야 할 필요충분 조건은 갖추었지만 잠재력이 부족했다. 자동차에서 잠재력이란 극한 상황에서 대처 능력을 말한다. ESC 제어라든가 급제동시 ABS의 작동 등에서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K9은 그런 점에서 한 단계 진보한 거동을 보여 주고 있다. 다만 헤어핀 공략시 가속페달과 ESC간의 부조화가 다시 보인다. 턴을 완료하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잠깐 동안 반응이 없다.

록 투 록 2.8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에 가깝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즉답식쪽. 서스펜션과 마찬가지로 에쿠스와 제네시스의 중간 수준이다. 표현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일반 운전자들에게는 부족함이 없는 반응을 보여준다. 데뷔 당시 시승기에서 한국차로서는 처음으로 승차감이 세련됐다는 말을 해도 될 것 같다고 했었다. 모두에서 말한 상대적 비교라는 관점에서 기존 모델 대비 그렇다는 얘기이다.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로서의 특성은 살아 있다.

안전장비로는 9개의 에어백을 비롯해 AVSM(차량통합제어시스템) 등 거의 대부분의 안전장비를 만재하고 있다. 2014년형에서는 전면 주차된 차량들의 후진 시 후방 측면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하여 경보하는 횡방향 장애물 감지기능이 추가됐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페이스리프트와 관계 없이 시장의 반응에 따라 사양을 변경하고 개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잘한 것까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즉각 대응한다. 기아자동차가 K9에서 처음으로 그런 자세를 보여 주고 있다.

항상 하는 얘기이지만 여기까지는 개발 품질이다. 시승기라는 것도 그런 단계까지의 첫 인상이다. 여기에 생산 품질과 판매 품질이 충실히 갖추어져야 비로소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더불어 모든 제품은 생산되는 곳의 문화와 환경의 산물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단지 어느 한 부분만 좋아졌다고 훌륭한 제품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

주요제원 기아 K9 3.8 G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5,095×1,900×1,490mm
휠 베이스 3,045mm
트레드 앞/뒤 : 1,620/1,627mm
공차중량 : ----kg
트렁크 용량 :
연료 탱크 용량 : 65리터

엔진
형식 : 3,778 V6 직분사
보어×스트로크 : 96×87mm
압축비 : 11.5:1
최고출력 : 334마력/6,400rpm
최대 토크 : 40.3kg,m/5,300rpm

트랜스미션
형식 : 자동 8단
기어비 : 3.964/2.468/1.610/1.176/1.000/0.832/0.652/0.565
최종감속비 : 4.181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듀얼 맥퍼슨/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45/45R19, 275/40R19
구동방식 : 뒷바퀴 굴림

성능
0-100km/h 가속성능 : ----초
최고속도 : --km/h
최소회전반경 :
연비 : 9.3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g/km

시판가격
3.3 모델
프레스티지(Prestige) 4,990만원
이그제큐티브(Executive) 5,590만원
3.8모델
노블레스(Noblesse) 6,260만원
VIP 6,830만원
RVIP 7,830만원(VAT 포함)

(작성일자 : 2014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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