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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현대 i40 1.7 CRDi 유럽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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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14-03-17 15:04:26

본문

현대 i40 디젤의 장점은 편안함이다. 고속에서 불안한 것과는 별개로 승차감이 상당히 좋다. 장시간 운전 후에도 피로도가 덜하고 하체가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방음이 잘 된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배기량을 생각하면 동력 성능도 괜찮은 편이다. 꾸준하게 속도가 올라간다. 단점은 고속에서 차가 날리는 정도다. 취향에 따라서는 이게 큰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글 사진/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i40은 현대 유럽의 승용차 라인업에서 가장 큰 차이다. 유럽에 제네시스가 출시되면 두 번째로 큰 차가 된다. 한국에서는 중형차 쏘나타보다도 작은 차지만 소형차 천지인 유럽에서는 큰 차에 속한다. 아직 유럽 내 인지도와 점유율이 낮은 현대 입장에서는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i40은 태생이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차다. i30보다 위급 모델을 계획했지만 작은 차가 주류인 유럽을 겨냥해 쏘나타보다 조금 작게 만들었다. i40이 속한 세그먼트는 유럽에서는 주류가 아니고 경쟁 모델도 많지 않다. i40의 판매가 현대 유럽의 점유율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분명 효과가 있다.

국내에 i40이 출시됐을 때는 차의 성격이나 위치가 약간 아리송했다. 일단 차체 사이즈에서 쏘나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국내에는 세단보다 왜건이 먼저 출시됐다. 왜건이 먼저 나온 것은 드문 일이다. 유럽을 고려해 개발했지만 국내에도 판매가 되는 모델이라고 해야겠다.

이름만 봐도 i40은 유럽 전략형 모델이다. 유럽에서 팔리는 현대의 차명은 i로 시작한다. 그동안 현대 유럽 법인은 C 세그먼트인 i30이 주력이고 ix35와 i10과 i20이 거드는 형태였다. 하지만 i40이 나오면서는 라인업과 선택의 폭이 더 넓어졌다. 제네시스까지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봐선 유럽 법인의 시장 공략이 좀 더 적극적으로 변한 것 같다.

유럽은 보수적이고 점유율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시장이다. 기존 브랜드들의 입지가 확고하다. 현대 같은 아시아 메이커가 점유율을 높이기가 어려운 이유이다. 그래도 현대는 유럽에서 토요타를 추월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파는 아시아 회사이다. 물론 목표로 하는 점유율 5%와는 아직도 거리가 있다. 현재 3.5%니까 1.5%를 더 높여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그래서 점유율 5%라는 수치는 고정적이고 시기만 계속 늦춰지고 있다. 3년 전에는 2015년 5%였는데 지금은 2018년 이후로 늦춰졌다.

어쨌든 i40은 소형차만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 현대의 이미지 개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 현지 직원에 따르면 유럽의 언론들이 i30과 함께 가장 높게 평가한 차가 i40이다. 엔진 라인업에서는 1.6리터 가솔린도 있는 게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델과 다르다. 디젤은 고출력과 저출력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온다. 시승차는 고출력의 자동변속기 버전이다.

EXTERIOR & INTERIOR

i40의 디자인은 지금 봐도 괜찮다. 쏘나타처럼 과한 디자인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통할 수 있는 스타일링이다. 전면에는 다른 현대차에 볼 수 있는 패밀리룩이 적용됐으며 요즘 유행처럼 헤드램프도 펜더 쪽으로 많이 치고 올라갔다. 상대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뒷모습이다. 앞에 비해 뒤가 심심하고 특히 왜건과 비교한다면 비주얼이 더 처진다.

디테일은 단순하다. 쏘나타에 비한다면 장식적인 요소가 많이 줄었고 전체적으로 심플하게 처리했다. 그래도 눈에 띄는 디자인인 것은 많다. 특히 유럽에서는 이 사이즈의 현대차가 드물어서 그런지 시선을 많이 받았다. 독일에서 걒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는 모터사이클을 탄 경찰들이 속도를 늦추고 쳐다보기도 했다. 전장×전폭×전고는 4,740×1,815×1,470mm으로 쏘나타보다 조금 작다.

겨울이기 때문에 윈터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 사이즈는 215/50R/17이며 타이어는 셈페리트라는 생소한 브랜드의 스피드-그립 2이다. 셈페리트는 1824년에 설립된 오스트리아 회사로, 1985년에 타이어 사업부를 콘티넨탈에개 매각했다. 따라서 지금은 콘티넨탈 타이어 디비전의 브랜드 중 하나이다.

i40는 외관보다는 실내가 더 화려하다. 날개를 펼친 것 같은 대시보드와 정돈이 잘 된 센터페시아가 가장 먼저 눈에 띄고, 소재의 질이나 마무리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 독일 역시도 시승차는 풀 옵션이서 그런지 많은 편의 장비가 있다. i40 1.7 CRDi는 열선 스티어링 휠과 자동변속기 사양의 풀 옵션이다. 반면 풀 옵션임에도 불구하고 선루프가 없다. 독일 소비자들은 선루프를 그렇게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모니터는 화질도 괜찮고 폰트도 가독성이 좋다. 모니터나 내비게이션의 디자인은 ix20과 같다. 하지만 사용하기가 훨씬 좋다. ix20의 경우 내비게이션의 터치스크린이 잘 먹지를 않아서 여러 번 눌러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ix20보다 훨씬 위급인 i40은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공조장치 아래에 있는 수납함은 굉장히 요긴하다. 자잘한 물건을 넣기도 좋지만 덮개까지 마련돼 있다. 시거잭과 USB, AUX 단자가 앞쪽에 마련된 것도 사용의 편의성 면에서 유리하다. 센터페시아 측면에도 얕은 수납 공간이 있긴 한데 물건을 넣기에는 부족하다.

계기판의 타코미터나 속도계는 눈에 잘 들어온다. 특히 눈금이 있는 부분의 조명을 파란색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눈의 피로가 덜하다. 트립 컴퓨터는 순간 연비와 평균 속도, 주행 시간, 잔여 거리 등의 정보가 표시되고 수온과 연료계는 디지털로 처리했다. 스티어링 휠에는 오디오와 크루즈 컨트롤, 전화, 트림 컴퓨터, 음성인식 같은 다양한 버튼이 마련된다.

POWERTAIN & IMPRESSION

엔진은 136마력의 힘을 내는 1.7리터 디젤이 올라간다. 유럽에서 팔리는 i40은 136마력(32.6kgm)과 함께 116마력의 저출력 버전도 판매가 되고 있다. 변속기는 수동과 자동 모두 고를 수 있다. 수동 버전의 경우 출력은 동일하지만 최대 토크가 33.6kg.m으로 조금 높다. 독일 내 판매 가격은 116마력 수동이 2만 4,640유로, 136마력 자동변속기 사양은 3만 3,690유로에서 시작된다. 136마력 디젤 자동이 가장 비싼 i40이다.

i40 디젤은 정숙성이 대단히 뛰어나다. 국내에서는 가솔린만 탔었는데 디젤도 그에 못지않을 정도로 방음이 잘 돼 있다. 현대 유럽에서는 가장 고급차이고 따라서 방음에도 더 신경을 쓰지 않았나 싶다. 특히 팔리는 지역이 유럽인 것을 감안하면 방음 수준은 대단히 좋다고 할 수 있다.

i40 디젤의 경우 공회전 정숙성도 좋지만 가속 시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사운드도 상당히 걸러진다. 회전수를 높이 써도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음량이고 음색 자체도 괜찮다. 음색이나 회전 질감은 최근에 탔던 현대의 디젤 중에서는 가장 좋다.

가속력이 탁월하진 않아도 답답하지는 않는 수준이다. 부드럽게 치고 나가고 어느 정도까지는 힘차게 뻗어준다. 고속도로에서 주행 흐름을 타기에도 충분한 힘이다. 이는 아우토반의 무제한구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1.7 디젤은 생각보다 힘이 괜찮다.

가속을 하면 속도는 꾸준하게 붙는다. 의외로 5단 이상의 기어에서도 가속력이 괜찮고 계기판 기준으로 200도 무난하게 넘긴다. i40 디젤은 내비게이션 속도로 최고 199km/h까지 가속된다. 평지에서는 아무리 밟아도 이 이상 가속되지 않는다. 윈터 타이어가 아니라면 속도가 더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이다.

문제는 고속 안정성인데, i40은 이 부분에서 불안함이 있다. 유럽에서 팔리는 모델은 고속 안정성에서 신경을 쓴다고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족한 면이 보인다. 일단 기본적으로 직진 안정성이 떨어진다. 스티어링 휠 중심 부분의 유격이 있기 때문에 계속 신경이 쓰이고 특히 차체가 측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측면 바람에 약한 것은 같은 변형 플랫폼을 사용하는 쏘나타, 아반떼, 아반떼 쿠페 등의 공통점이다. 이중에서는 아반떼 쿠페가 가장 나쁘고 i40은 그보다는 좀 낫다. 바람이 평온하고 주위에 차가 없는 경우일 경우 200km/h로 그럭저럭 달릴 만은 하다. 물론 독일의 경쟁 차종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측면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주위에 차가 지나가면 휘청댄다. 당연히 속도가 높을수록 이런 현상은 더 커진다. 130km/h는 옆으로 차가 지나간다고 차체가 흔들릴 정도의 속도는 아니다. i40은 이 속도에서도 차체가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면 130km/h으로 트럭을 지나간다고 할 경우 거의 옆 차를 빠져나올 때쯤에 차의 뒷부분이 흔들린다. 전반적으로 보면 고속 주행에 적합한 타입은 아니며 직진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속에서는 그렇게 편하다고도 할 수 없다. 측면 바람에 영향을 받는 것은 모든 차가 마찬가지이고, 사이드월이 무른 윈터 타이어임을 감안해도 i40의 고속 안정성은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고속으로 달릴 때 전면에 부딪치는 바람 소리는 적은 편이다. 대신 측면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있다. i40은 특이하게 B 필러 쪽에서 간헐적으로 바람 소리가 난다. 보통 속도가 180km/h 이상일 때 발생한다. i40 디젤은 꼭 국내용을 그대로 유럽에다 파는 느낌이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방음이 우수한 것과 달리 비오는 날에는 유리창 쪽 또는 그 아래에서 물 튀는 소리가 꽤 가깝게 들린다. 처음에는 창문을 덜 닫은 줄 알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차체나 하체 자체는 꽤나 괜찮다. i40의 전반적인 승차감은 상당히 훌륭하고 거친 충격을 잘 걸러 준다. 예를 들어 비포장도로를 달린다고 할 경우 불쾌한 충격이 잘 전해지지 않는다. 단순히 스프링이나 댐퍼가 좋은 게 아니라 섀시 자체가 충격을 잘 흡수하는 느낌을 준다. 스티어링은 반응이 그렇게 빠르지도 않고 직접적이지도 않아서 와인딩을 달리기에 적합한 세팅은 아니다.

차가 밀리지 않는 유럽의 고속도로에서는 크루즈 컨트롤이 유용하다. i40 디젤도 크루즈 컨트롤이 있어서 고속도로에서는 발을 쉴 수가 있다. i40 크루즈 컨트롤의 단점은 세팅 속도가 계기판에 표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은 답답한 점이 있다. 그리고 내리막에서 크루즈 컨트롤로 속도를 줄이고자 할 때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결론적으로 i40은 저속에서는 상당히 편하고 고속에서는 좀 불안하다. 차가 편한지 아닌지를 감별하는 기준 중 하나는 오래 운전한 후의 피로감이다. 직진 안정성이 불안하긴 하지만 장시간 운전 후에도 그렇게 피로하지 않았다. 불편한 차로 장시간 운전하면 허리를 못 편다. 이번에 i40 디젤로 4,203km를 운전했고 평균 연비는 15.38km/L를 기록했다. 복합 공인 연비(16.6km/리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i40 디젤의 승차감이나 연비는 만족스러운 수준이고 디자인이나 실용성을 생각하면 왜건이 더 좋은 대안이다.

주요 제원 현대 i40 1.7 CR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740×1,815×1,470mm
휠베이스 : 2,770mm
트레드 앞뒤 : 1.579~1.591/1.585~1.597mm
공차 중량 : 1,507kg
트렁크 용량 : 525리터
연료탱크 : 70리터

엔진
배기량 : 1,685cc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보어×스트로크 : 77.2×90mm
압축비 : 17.0:1
최고출력 : 136마력/4,000 rpm
최대토크 : 32.6kgm/2,000~2,500 rpm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자동
기어비: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파워)
타이어 앞/뒤: 215/50R/17
구동방식: 앞바퀴굴림

성능
0-100km/h: 12초
최고속도: 197km/h
연비 : 16.6km/리터
CO2 배출량 : 159g/km

가격 : 3만 3,690유로
(작성일자 : 2014년 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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