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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메르세데스-벤츠 B 200 CD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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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5-21 05:46:48

본문

메르세데스의 B 클래스는 MFA 플랫폼으로 갈아탄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시트 포지션이 낮아졌고 이로 인해 운전 감각이 좀 더 자연스러워졌다. 구형처럼 붕 뜨는 느낌이 없다. 1.8리터 디젤의 출력은 136마력이지만 수치 이상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고속까지 꾸준하게 속도가 붙는 느낌은 전형적인 메르세데스이다. 고속 안정성도 좋다. 실내 공간이 구형만 못한 게 단점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메르세데스-벤츠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차종을 늘려서 전체 볼륨을 높이고, 플랫폼 혁신을 통해 수익성도 높이는 시도가 이어지는 중이다. 메르세데스는 2020년까지 다시 프리미엄 브랜드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 혁신이 필수적이다.

메르세데스는 BMW, 아우디 대비 수익성이 낮다. 영업이익률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 차이 발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플랫폼이 대표적인 예이다. 구형 A, B 클래스는 혁신적인 샌드위치 플랫폼을 사용했다. 안전성은 탁월했지만 비용이 너무 높았다. 요즘의 개념과는 달리 다른 차종과 공유하는 비율도 극히 낮았다. 이는 스마트도 동일하다. 스마트는 유럽에서 가장 적자를 크게 낸 브랜드로 조사되기도 했다. 샌포드 C 번스타인의 조사에서는 구형 A 클래스에 사용된 샌드위치 플랫폼과 제작 비용이 25억 달러가 넘었다.

다임러는 샌드위치 플랫폼의 비용을 낮추기 위해 B 클래스도 내놨지만 역부족이었다. 구형 A, B 클래스를 합한 연간 판매가 20만대를 조금 넘었을 뿐이다. 마진이 좋은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해도 21세기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와는 맞지 않는다. 이 정도 판매로는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대중 브랜드라고 한다면 플랫폼당 200만대 생산이 자동차 업계의 기준으로 불리기도 한다.

다임러가 차기 A, B 클래스를 개발하면서 샌드위치 플랫폼을 포기한 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래서 새로 개발한 앞바퀴굴림 플랫폼이 MFA(Modular Front Architecture)이고, 여기서 나온 첫 모델이 B 클래스이다. 이전과 달리 A, B 클래스만 공유하는 게 아니라 CLA와 GLA도 MFA에서 나온다. 차후 차종이 더 늘어날 계획이고, 인피니티의 Q30도 MFA를 공유한다. 다임러와 르노는 스마트, 트윙고를 위한 뒷바퀴플랫폼도 공유하고 있다.

메르세데스의 플랫폼 전략은 이전과 확 달라진다. 이미 4개 플랫폼으로 간소화 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메르세데스의 플랫폼 수는 9개였다. 메르세데스의 플랫폼은 가장 엔트리 급이 MFA이고 MRA(Modular Rear Architecture)와 MHA(Modular High Architecture), MSA(Modular Sports Architecture)로 나뉜다.

MFA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A, B, CLA, GLA가 나오고 CLA 슈팅 브레이크와 새 소형 로드스터 SLA도 공유한 계획이다. SLA는 2017년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MRA는 신형 C 클래스를 비롯한 주요 승용차가 공유하고 MFA보다 유연하다. 10개 이상의 모델이 MRA에서 나오게 된다. MHA는 ML과 GL을 비롯한 SUV, MSA는 SL와 SLK 같은 스포츠 모델을 위한 플랫폼이다. 메르세데스의 볼륨 확대 측면에서 보면 B 클래스가 나오는 MFA가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EXTERIOR & INTERIOR

B 클래스는 플랫폼이 바뀌면서 스타일링도 통상적인 2박스로 변했다. 전체적으로 낮아졌고 이 때문에 좀 더 안정적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 특유의 얼굴은 여전하다. 2박스 MPV 자체는 특별한 스타일링이 아니지만 메르세데스의 엠블렘과 패밀리룩이 들어가니 확실히 존재감이 있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360×1,790×1,580mm, 휠베이스는 2,700mm이다. 구형 대비 전장은 89mm, 전폭은 9mm가 늘어났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전고이다. 구형 대비 47mm가 낮아졌다. 여기까지는 요즘 나온 신차들의 공식에 부합되는데, 다른 것은 휠베이스다. 전장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휠베이스는 오히려 줄었다. 오버행을 늘였기 때문이다.

알로이 휠의 디자인은 외관 스타일링처럼 특별히 튀지는 않는다. 특유의 벤츠 디자인이다. 최대 18인치도 고를 수 있지만 시승차에는 16인치 휠이 달렸다. 타이어는 205/55/R16 사이즈의 콘티넨탈 콘티에코콘택트이다. 알로이 휠의 사이즈부터 타이어까지 연비를 고려한 세팅이다.

실내 디자인도 확실하게 달라졌다. 사람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전보다 스타일리시해진 것만은 분명하다. 최근의 다른 벤츠 모델들처럼 B 클래스도 송풍구의 디자인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칫 심심해지기 쉬운 디자인을 송풍구가 살렸다. 송풍구는 디자인도 스포티하지만 강한 엑센트를 남긴다. 작은 버튼을 제외한다면 실내에서 유일하게 밝은 톤이 송풍구이다. 송풍구는 움직임도 아주 부드럽다.

내비게이션 모니터는 탈착 가능하게 생겼다. 브랜드를 생각한다면 모니터 자체가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아니고 크기도 작게 느껴진다. 내비게이션 화면도 반사가 된다. 햇빛이 비추면 내비게이션이 잘 안 보인다. 모니터에 구현되는 메뉴는 여전히 몇 가지 없다. 코맨드 컨트롤러의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장재의 질은 좋아졌다. B 클래스의 내장재가 메르세데스에 기대하는 마지노선이다.

송풍구 아래의 디자인은 다른 벤츠와 거의 동일하다. 사용법을 파악하기 쉬운 직관적인 디자인이다. 컬럼식 기어 레버를 적용하면서 공간의 여유가 생겼다. 보통 기어 레버가 있는 자리에 수납 공간을 마련했다. 여러 가지 물건을 보관하기 좋아 보인다. 컵홀더도 높이를 달리한 게 눈에 띈다. 센터콘솔 커버는 암레스트를 겸하고 있으며 슬라이딩도 된다. 2단으로 설계된 글로브박스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샌드위치 플랫폼을 버리면서 생긴 이점은 시트 포지션이다. 시트 포지션은 구형 대비 86mm가 낮아졌다. 물론 승용차 보다는 높다. 구형에 앉으면 여성 운전자를 겨냥해 개발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신형은 그런 느낌이 한층 덜하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여성 운전자까지 고려한 것 같다. 다른 메르세데스와 달리 원하는 운전 자세를 찾는데 시간이 걸린다.

계기판은 양쪽에 타코미터와 속도계가 있고 가운데 액정이 위치한 평범한 디자인이다. 평범하지만 시인성은 좋다. 가운데 액정에는 순간 연비와 주행 거리, 디지털 속도계, 에코 디스플레이 같은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시스템 설정으로 들어가면 ESP 온오프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니까 물리적인 ESP 버튼을 없앴다. 비용 절감이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다.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ESP를 끌 일이 별로 없다. 액정의 폰트가 그렇게 고급스러운 편은 아니다.

2열은 넉넉하다. 무릎 공간이 충분한 건 아니지만 성인이 앉기에는 무리 없다. 헤드룸은 매우 충분하다. 파노라마 선루프 때문에 2열도 개방감이 좋다. 문제는 2열에 3명이 앉기가 어렵다. 툭 튀어나온 센터 터널 때문이다. 꼭 뒷바퀴굴림 자동차처럼 센터 터널이 불룩 튀어 올라와 있다. 이러면 가운데 앉는 사람이 불편하다. 섀시 강성 증대 또는 4매틱 버전을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어쨌든 공간이 중요한 MPV로서는 큰 단점이고 오히려 구형보다 못한 점이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86리터이다. C 세그먼트 해치백보다는 크고 중형급 세단 이상의 공간이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적재 공간은 1,545리터로 늘어난다. 구형보다 못한 점이 또 있다. 구형은 2열 시트를 접으면 1,995리터였고 완전히 풀 플랫이 됐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1.8리터 디젤과 7단 듀얼 클러치로 구성된다. 1.8리터 디젤은 136마력, 30.6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배기량은 1.8리터지만 차명은 200 CDI이고 저출력 버전도 나온다. 토크 컨버터 방식 7G-트로닉 대신 듀얼 클러치를 적용한 것도 장점이다.

공회전 시 소음은 디젤로서는 평범한 수준이다. 대신 진동 억제 능력은 좋은 편이다. 달릴 때도 실내로 밀려들어오는 엔진 소리나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시끄럽지 않다. 거의 엔트리급 모델이지만 방음에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고속 주행 시에도 특별히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없다.

메르세데스의 엔진은 출력보다 동력 성능이 좋다. B 200 CDI의 4기통 디젤도 그렇다. 출력의 수치는 겨우 136마력이지만 동력 성능은 그 이상이다. 특히 고속으로 속도가 올라갈수록 이런 느낌이 더 강하다. 강하게 튀어나가는 맛은 없지만 꾸준하게 속도가 붙는 건 전형적인 벤츠이다.

대부분의 디젤들처럼 초반 기어비는 촘촘하다. 1~5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32, 55, 87, 125, 167km/h이고 최고 속도는 6단에서 나온다. 136마력으로 200km/h을 어렵지 않게 도달한다. 6단으로 회전수가 4,100 rpm에 이르면 제원상 최고 속도인 210km/h을 가리킨다. 힘은 떨어지지만 기어비가 낮은 7단으로 넘어가도 속도가 더 붙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7단 듀얼 클러치는 여러 가지 면에서 7G-트로닉보다 낫다. 변속 충격이 덜하고 기어가 붙는 느낌도 강하다. 동력 성능과 연비 면에서 더 유리하다. B 200 CDI는 스티어링 휠에서 변속할 수 있는 시프트 패들도 있지만 엔진의 성격상 많이 사용하게 되지는 않는다. S 모드로도 충분하다.

메르세데스의 세단만큼은 아니지만 B 클래스의 고속 안정성도 좋은 편이다. 특히 MPV인 것을 감안하면 동급에서는 가장 좋은 수준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차가 엇갈릴 때 미세하게 뒤가 흔들리는 느낌은 있지만 불안하지는 않다. 차의 자세나 운전대로 전해지는 손의 느낌 모두 안정적이다. 고속에서 차선 변경을 할 때는 C 클래스 쿠페처럼 바닥에 달라붙는 감각도 있다.

신형 B 클래스의 섀시는 강성이 강하다기보다는 뭔가 쫀득한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는 부드러운 편인데, 노면을 잘 잡는다. 연속된 코너에서는 조금 버거워하지만 긴 코너를 돌아나갈 때는 안정적으로 차체를 지탱한다. 차가 타이어를 누르면서 그립을 살리는 거 같은 감각이다. 언더스티어도 크게 줄었다. 신형 B 클래스는 구형보다 무게 주심이 20mm가 낮아지고 리어 서스펜션도 한층 개량됐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주행 성능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항목이 승차감이다. 벤츠 특유의 승차감을 잘 구현하고 있다.

브레이크는 소위 말하는 오버 스펙이다. 엔진은 136마력인데 브레이크 성능은 이보다 100마력 정도 높은 사양이다. 그만큼 브레이크가 좋다. 제동 성능에서는 역시 벤츠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풀 브레이킹이 아니더라도 아주 강력하게 멈추고 좌우 밸런스도 좋다. 자세가 좋아서 편하게 급제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자세가 불안하면 급제동도 맘 놓고 못한다.

뉴 B 클래스의 새 플랫폼은 전적으로 차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함은 아니다. 상당 부분이 비용 절감에 발을 걸치고 있다. 전체적으로 좋아진 것은 맞지만 기대에는 조금 못 미친다. 2열과 트렁크 공간은 구형만 못하다. MPV라는 패키징에서 본다면 동급에서 가장 좋다고 할 수는 없다. 물론 고속 안정성이나 수치 이상으로 잘 나가는 디젤은 분명한 장점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장점은 메르세데스의 브랜드 파워라고 할 수 있다.

주요 제원 메르세데스-벤츠 B 200 C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360×1,790×1,580mm
휠베이스 : 2,700mm
트레드 앞뒤 : 1,540/1,530
공차 중량 : 1,565kg
트렁크 용량 : 486/1,545리터
연료탱크 : 50리터

엔진
배기량 : 1,796cc 4기통 터보 디젤
보어×스트로크 :
압축비 : 16.2:1
최고출력 : 136마력/3,600~4,400 rpm
최대토크 : 30.6kgm/1,600~3,000 rpm

트랜스미션
형식 : 7단 듀얼 클러치
기어비: 3.86/2.43/2.67/1.05/0.78/1.05/0.84
최종감속비 : 4.13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파워)
타이어 앞/뒤: 205/55R/16
구동방식: 앞바퀴굴림

성능
0-100km/h: 9.3초
최고속도: 210km/h
연비 : 15.7km/리터
CO2 배출량 : 125g/km

가격 : 4,170만원
(작성일자 : 2014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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