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채영석 | 폭스바겐 7세대 골프 GTI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7-14 00:16:35

본문

폭스바겐 7세대 골프 GTI를 시승했다. 골프의 변화만큼이나 진보의 폭이 큰 것이 포인트다. 만인이 원하는 차의 대명사인 골프를 베이스로 한 스포츠카 버전이 GTI이다. 새로운 차체 비율로 거동의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고 새로운 자세제어 기술을 도입해 21세기형 스포츠카를 지향하고 있다. 주행성은 물론 연비성능 향상까지 실현한 골프 GTI 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GTI의 무엇이 마니아들의 마음을 움직일까. 왜 우리는 이런 장르의 모델들에 관심을 보일까? 자동차이기 때문에, 스포츠카를 지향하기 때문에 주행성이 우선일 것이다. 달리기 성능에서 서키트 경쟁도 가능한 수준이 필요할 것이다. 동급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성능에서 뒤지지 않는 차만들기는 기본일 것이다.

그런데 골프 GTI를 보고 있으면 시각적으로 크게 화려하거나 강한 인상의 그 무엇은 없다. 앞 얼굴이 굘프와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측면의 빨간색 브레이크 캘리퍼와 GTI라는 로고도 따지고 보면 아주 수수한 편이다. 드러 내놓고 존재감을 강조하기 보다는 내공으로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표현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GTI를 사랑한다.

그것은 헤리티지(Heritage)로 인한 것이 아닐까. 헤리티지의 사전적 의미는 유산, 세습 재산, 천성 등으로 나와 있다. 그동안 만난 영어권 주민들이 말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고는 할 수 없는 뜻 풀이인 것 같다. 그래도 마케팅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 단어를 접한 이들은 상당수가 사전적 의미로 풀어쓰기 보다는 헤리티지라고 그냥 표현하고 있다.

2006년 5세대 골프의 GTI버전을 출시했을 때 폭스바겐이 내 건 캐치프레이즈는 "GTI가 돌아왔다(GTI is back.)."였다. 없던 GTI가 탄생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전 세대 GTI가 본래 탄생 당시 추구했던 이미지에 부합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표현이었다. 장비나 파워 등이 특별이 초호화 고출력은 아닐지라도 달리기에 있어서는 결코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스포츠 세단에 뒤지지 않는다는 그런 의미의 GTI와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을 시인하는 말이다.

2009년 데뷔한 6세대 GTI는 한 발 더 나갔다. 같은 패밀리인 포르쉐의 대표적인 모델 911을 동원했다. ‘포르쉐 911과는 다른 차원이지만 GTI는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드림카’라는 포인트를 강조했다는 얘기이다. 그리고 그 DNA 를 포르쉐가 그렇듯이 속도로 잡았다.

1974년 초대 골프가 탄생하고 2년 뒤인 1976년에 등장한 GTI는 이후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성격을 강조하는 독일 럭셔리 브랜드들에 부끄럽지 않은 명성을 쌓아왔다. 적어도 필자가 1991년 처음으로 독일을 방문해 렌트한 골프 GL로 1주일 동안 아우토반을 섭렵하고 다닐 때만해도 골프 GTI는 주가를 인정 받고 있었다. 푸조 205, 르노 21 등과 함께 ‘타도 BMW’의 기치를 내걸고 아우토반을 종횡무진하며 대중차의 성능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톡톡히 한 몫을 해 내고 있었다.

그런데 5세대 모델의 경우 호화롭고 쾌적한 주행성을 강조하면서 그 동안의 GTI의 이미지와는 약간 다른 방향성을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것을 폭스바겐은 알고 있었고 그런 평가를 의식해 6세대 모델에서 “GTI가 돌아왔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의도적으로 고성능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했다.

단순히 말로만 하지는 않는다. 6세대 모델에서 직접분사 엔진에 터보차저를 조합한 것이라든지 6단 수동변속기와 그것을 베이스로 한 DSG등 첨단 기술을 채용해 당시의 경쟁 모델들을 긴장시켰다. 7세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아무리 스포츠카라고 해도 패밀리카를 베이스로 한 만인을 위한 차 골프에 과연 첨단 기술과 장비를 얼마나 채용할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골프는 그런 사람들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드라이빙 필을 비롯해 ESC Sport, 프로그레시브 스터어링, XDS+, 스포츠 서스펜션 등을 채용했다. 6세대 모델에서도 그랬듯이 그런 변화는 내용상의 변화 뿐 아니라 시대적인 흐름과 함께 차의 성격에까지도 변화를 주고 있다. 기술적인 발전은 사람들의 취향을 바꾸어 놓기에 이른 것이다.

1976년 초대 GTI 데뷔 이래 38년이란 세월이 흐른 골프는 밖에서 보이지 않는 내공을 더 깊이함으로써 GTI의 헤리티지 축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저들은 그런 제품을 넘어 그 가치까지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Exterior & Interior

골프가 그렇듯이 GTI도 포르쉐 911처럼 진화한다. 5세대 GTI때부터 GTI만의 얼굴이 만들어졌다. 그 때는 그릴 아래쪽을 감싼 타원형 빨간 선이었다. 6세대에서는 그것이 상하 두 개의 빨간 선으로 바뀌었다. 신형은 그 선을 하나로 줄였다. 이 선이 붉은 색 차체에서는 그다지 빛을 보이 못한다. 그릴 안의 GTI 로고는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 있다. LED 차폭등을 채용한 바이제논 헤드램프의 그래픽도 컨셉은 그대로이지만 디테일의 변화로 차별화했다.

그것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차체 비율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275×1,800×1,535mm, 휠 베이스는 2,635mm. 6세대 보다 65mm 길고, 10mm 넓고, 10mm 낮다. 휠 베이스는 60mm 길어졌다. 골프가 그렇듯이 시각적인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오버행이 12mm 짧아진 효과로 인해 탑승공간이 뒤쪽으로 밀려나 보인다.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임에도 캡 포워드가 아닌 승객석이 뒤쪽으로 물러나 있는 비율이다. 아우디 A4가 데뷔했을 때도 프로포션의 변화로 이와 비슷한 기술 혁신이 있었다. 골프 7세대가 100kg의 중량저감을 실현한데 비해 GTI는 선대 모델보다 55kg 줄어드는데 그쳤다. 그만큼 장비가 추가됐다는 의미이다.

베이스 모델과의 차이는 GTI로고와 빨간색 브레이크 캘리퍼, 하니컴 매시 그릴, 그리고 휠 디자인 정도다. 베이스 모델에서 A필러의 각이 선대 모델보다 5도 정도 경사가 더 주어졌다. 여기에 전고가 10mm 낮아진 것과 어울려 해치백의 느낌보다는 쿠페라이크한 맛을 낸다. 노즈가 길어 승객석이 뒤로 물러난 자세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뒤쪽에서는 LED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에 더해 GTI만의 새로운 루프 스포일러가 채용됐다. 베이스 모델보다 크고 해치게이트와 차체가 플랫해 보인다. 이런 경우는 GTI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유저라면 눈치채기 어려운 변화다. 범퍼 아래쪽에 듀얼 머플러를 보이게 설계한 것도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한 수법이다.

인테리어는 한눈에 심플하고 안정적인 폭스바겐이다. 익스테리어와 마찬가지로 GTI임을 나타내는 포인트가 과장되거나 하지 않은 점이 포인트다. GTI 전용 랠리타입 플랫 바텀 스티어링 휠과 붉은 바늘 땀으로 엑센트를 주고 있다. 다만 아이콘이 된 체크무늬 시트가 눈길을 끄는데 시승차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스테인레스로 하고 그 왼쪽이 풋 레스트를 설계한 것이 GTI의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하나로 통합된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패널을 피아노 블랙으로 처리한 것은 베이스 모델 그대로다. 레이아웃의 변화는 없다. 각종 스위치류의 디자인과 폰트는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마무리는 폭스바겐임을 표현하고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운전석에 앉으면 안정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유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엔진은 선대 모델에 탑재된 EA888시리즈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1,984cc 직렬 4기통 DOHC 직분사 터보차저 가솔린으로 최고출력 211ps/4,500~6,800rpm, 최대토크 35.7kgm/1,450rpm~4,000rpm를 발휘한다. 직접 분사와 멀티 포트 분사에 의한 듀얼 이그니션 시스템과 완전 전자화된 온도관리 시스템에 의해 온기운전에 요하는 시간을 단축해 실용 연비의 향상을 추구한 것이 포인트다. 밸런스 샤프트와 안티프릭션 베어링의 변경 등 엔진 내부의 마찰을 크게 저감했다.

엔진의 중량 저감을 위해 3mm 두께의 크랭크케이스, 중량이 최적화된 크랭크샤프트, 배기 매니홀드를 실린더헤드와 일체화한 수냉식 EGR 쿨러, 플라스틱제 오일팬, 알루미늄제 나사 등을 채용한 것도 진보다. 이로 인해 연비 성능을 높이면서 주행성도 향상시킨다고 하는 상반된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변속기는 듀얼 클러치 방식의 6단 DSG 가 조합된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800rpm, 레드존은 6,000rpm부터.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레드존을 넘어 6,3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35km/h에서 2단, 60km/h 에서 3단, 90km/h에서 4단, 125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노멀 모드로 시작했기에 발진 가속에서 폭발적인 느낌은 없다. 파워만 생각한다면 노멀 골프에 2리터 가솔린 엔진을 얹은 느낌이다. 그런데 가속을 해 나가면 1.4리터 가솔린과의 차이가 뚜렷해진다. 이 경우 2.0 TDI에 익숙한 유저라면 토크감의 차이를 감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디젤쪽이 더 강할 것 같다. 그런데 고회전을 즐기는 스포츠 드라이빙 영역에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좀 더 강력한 펀치력을 원하면 드라이빙 필 모드를 Sport로 바꾸면 된다. DCC 채용 모델에는 에코/스포츠/노멀/인디비주얼 등 네 가지 모드의 드라이빙 필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엔진 응답성과 DSG의 시프트 포인트 등을 제어해 운전자가 원하는 주행특성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실렉터 레버 왼쪽에 MODE 버튼을 누르고 내비게이션 모니터에 네 개의 모드를 터치하면 전환할 수 있다.

중속으로 주행 도중에 Sport 모드로 바꾸면 시트백이 등을 밀어 붙인다. 이 영역이 가장 재미있다. 중속역에서 강력한 가속감을 맛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최대토크가 320Nm(32.6kgm)인 2.0TDI보다 더 강력한 만큼 체감속도는 강하다. 특히 4,000rpm 이상의 영역에서 끌어 당기는 맛이 새삼스럽다. 물론 그만큼 연료계의 바늘이 빨리 내려가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Sport모드는 속도만이 아니라 강력한 사운드로 운전자를 자극한다. 두터운 바리톤 음의 8기통 맛보다는 덜하지만 등 뒤에서 밀려 오는 배기음은 GTI가 어떤 성격의 차인지를 설명해 준다.

서스펜션은 형식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4링크. 스포츠 서스펜션. 새로 개발한 서스펜션을 채용해 강력한 엔진에 대응하고 있다. 부품 구조의 최적화와 고강도강의 채용에 의해 선대 GTI 보다 앞 1.6kg 뒤 4kg이 가벼워졌다.

ESC Sport 기능도 주목을 끈다. 실렉터 레버 왼쪽에 있는 ESC버튼을 한 번 누르면 ASR(트랙션 컨트롤)이 정지된다. 3초 이상 길게 누르면 ESC Sport 모드로 전환된다. 이 때는 전자제어 기능이 제어된다. 서키트 주행에서 본격적인 스포츠 드라이빙을 원할 때 필요한 기능이다. 폭스바겐측은 ESC의 완전 해제는 되지 않고 브레이크 제어가 스포츠모드로 되고 약간의 언더 오버 스티어를 허용하는 듯하는 거동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이런 정도의 성능을 체감하기 위해서는 서키트 주행을 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메이커의 설명자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이런 경우는 시키트 시승을 통해 실제로 체감해 보는 것이 좋다. 여건이 그렇지 못한 점은 항상 아쉽다. 독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XDS+도 새 기능이다. 6세대 모델에 처음 적용된 전자제어식 디퍼렌셜 록 XDS를 더 개량한 것이다. 이론적으로 코너링시 선회하는 방향의 안쪽 바퀴에 브레이크를 걸어 과대한 언더 스티어와 공전에 의한 트랙션의 손실을 억제하는 제어라고 설명한다. 더 간단하게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 모든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브레이크에 의한 일종의 LSD 혹은 토크 벡터링의 일종이다.

스티어링 휠의 록 투 록은 베이스 모델의 2.75 회전에서 2.1회전으로 줄였다. 그만큼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을 예민하다. 여기에는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기존 시스템은 일정의 기어비로 작동하지만 누진적인 기어비로 작동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 역시 서키트 주행에서 스티어링 휠의 조작이 많을 때 그 번잡함을 줄여주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제어 기능들은 승객석이 뒤쪽을 이동한 것과 어울려 핸들링 특성이 약 오버 스티어 반응을 보인다.아우디 A4에서도 의외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해치백에서도 같은 거동을 보인다. 언더 스터어를 보이는 통상적인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과 달리 코너링 진입 후 이탈각이 줄어 빠른 속도로 탈출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로 인해 와인딩 로드를 공략할 때 스티어링 휠 조작이 더 쉽게 느껴진다. 경쾌한 푸트워크로 운전에 완전히 숙달되지 않았어도 스포츠 주행에 도전할 수 있게 해 준다.

폭스바겐에 있어 GTI는 골프의 스포츠 버전일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리더로서의 역할 수행하고 있다. 이런 문화에 익숙한 유저가 아니더라도 GTI는 이제 유럽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존재감을 키워 가고 있다. 제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키우는 마케팅 기법도 필수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주요제원 폭스바겐 7세대 골프 GT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75×1,800×1,535mm,
휠 베이스 : 2,635mm
트레드 앞/뒤 : 1535/1510mm
공차중량 : 1,440kg
연료탱크 용량 : 50 리터
트렁크용량 : 380리터

엔진
형식 : 1,984cc 직렬 4기통 DOHC 직분사 터보차저
최고출력 : 211ps/4,500~6,800rpm
최대토크 : 35.7kgm/1,450rpm~4,000rpm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9.6 : 1

트랜스미션
형식 :67단 DSG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4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ABS)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타이어 앞/뒤 :225/45R18
구동방식 : FF

성능
0-100km/h 가속성능 : 6.8초
최고속도 : 210km/h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11.5km/리터(도심 10.0km/리터//고속도로 13.9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153g/km

시판 가격
4,350만원

(작성일자 : 2014년 7월 13일)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