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푸조 206 CC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2-26 10:29:32

본문

푸조가 봄바람을 타고 달려왔다. 만져보고 싶은 분위기의 모델로 변신한 206을 국내 도로에서 다시 만났다. 작년 가을 유럽 출장길에서 잠깐 만났던 모델이다. 206은 여전히 그 스타일링이 신선하다. 미니나 비틀, PT 크루저 등의 성격을 가진 모델이면서 대량생산을 한다. 오늘 만나는 모델은 하드톱 카브리올레인 206CC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nodikar@megauto.com)

90년대 후반부터 푸조는 많은 변신을 이루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규모의 경제 논리를 펴는 다른 메이커들과는 달리 여전히 독자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푸조를 혹자는 토요타, 혼다, BMW와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4대 메이커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만큼 나름대로의 시장공략에 성공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생산 규모의 비약적인 발전은 물론이고 자동차의 색깔도 달라져 있다. 같은 프랑스 메이커이면서도 르노나 시트로엥에 비해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던 푸조였지만 이제는 그 터치가 화려함을 지향하고 있다.

그 변화의 시작은 406이었다. 405와 605까지는 분명 피닌파리나에 의한 것이었지만 406으로 진화하면서 피닌파리나와 푸조 자체 디자인팀이 협력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다시 말해 405를 베이스로 푸조 디자인 팀이 손을 가해 406이 등장한 것이다. 정확히 표현한다면 공동으로 개발한 모델인 셈이다. 물론 같은 406 시리즈 중 쿠페 모델은 피닌파리나에 의해 디자인될 뿐 아니라 차체 생산도 피닌파리나에서 해 납품하는 형태를 띤다.

206은 그런 과정을 생략하고 아예 푸조팀에 의해 완성된 것이다. 그런만큼 기존의 205를 보았던 사람이라면 엠블렘을 떼어내면 푸조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혁신적인 변화다. 특히 그 동안의 푸조 라인업의 디자인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정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6은 이 변신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며 힘을 받게 된다. 206은 푸조가 공략하고 있는 시장에서 본다면 주력 모델에 해당하는 등급이다. 이 등급 모델의 성공 여부에 따라 메이커의 수익성이 좌우될 정도로 중요한 모델이다.

그 등급에서 푸조는 205시절에도 탄탄한 실력을 구축했었다. 특히 폭스바겐 골프가 지금은 약간 커져버렸지만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푸조와 GTi 버전끼리의 치열한 싸움을 전개하며 유럽시장의 판도를 흔들었었다. 205의 운동성능은 정평이 나있었다. 필자도 아우토반에서 대결을 펼쳤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연히 와인딩 로드의 주파성에 더 비중을 둔 모델인만큼 도로를 가리지 않고 차고 나가는 맛은 일품이었다. 그러면서도 어지간한 차에는 꽁무니를 내 주지 않았다.

그래서 206을 대하는 기분은 더욱 기대가 컸다. 어떻게 얼마나 변했을까? 국내시장에는 카브리올레 사양만 수입되는 것이 안타깝다. 206 역시 해치백 모델이 주행성에서는 월등하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고 과거 205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쿠페와 카브리올레를 한대로

206CC는 제네바쇼에 20♡라는 컨셉트카가 모체가 되어 탄생한 모델이다. 이는 1937년에 등장했던 402 이클립스의 디자인을 계승한 것이다.

오늘 시승하는 모델 206CC의 CC는 Coupe Cabriolet의 약자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SLK와 같은 형태의 전동 격납식 하드톱을 채용하고 풀 오픈 모델과 쿠페로서의 기능을 하나의 하드웨어 구조로 만들어낸 것을 강조하기 위한 명명법인 듯 싶다.

루프를 열지 않은 상태에서의 스타일링은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전형적인 쿠페형 보디이다. A필러에서 시작되는 자연스러운 아치형의 루프라인이 짧고 높은 리어 데크로 이어지는 사이드 실루엣이 아주 매끄럽다. 리어 데크가 높은 것은 격납식 하드톱임을 표현하는 것이다.

톱의 개폐는 간단하다. 우선 루프와 프론트 스크린 상단을 고정하는 레버를 손으로 당긴다. 큰 힘은 들지 않지만 고리가 벗겨지는 소리가 상당히 크다. 그리고 센터 콘솔의 스위치를 지긋이 누르고 있으면 트렁크 리드가 뒤쪽으로 젖혀진다. 그리고는 테일 리드는 리어 하단을 지점으로 해 크게 열리며 루프와 리어 윈도우가 트렁크 안으로 수납된다. 이 때 걸리는 시간은 약 16초 정도. 물론 트렁크만의 개폐는 통상적인 모델과 마찬가지로 작동된다.

오리지널 206에 비하면 프론트 글래스가 약간 커졌고 A필러의 경사가 더 가파른 형태로 되어 있다. 이런 수정으로 루프 패널의 면적을 줄였다. 그것은 톱을 수납하는 트렁크 룸을 확대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자연스러운 실루엣은 그런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때문에 프론트 글래스가 드라이버의 얼굴에 닿을 듯이 가까이에 있어 오픈 모델이면서도 개방감은 약간 부족한듯한 느낌이다.

보디의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3810×1675×1380mm. 제원표를 살펴보면 3도어 해치백인 206XS보다 전장이 25mm 짧고 전고는 60mm 낮음을 알 수 있다. 컴팩트하고 스포티한 인상이다.

트렁크 용량은 카브리올레 상태에서 175리터, 쿠페시에는 410리터나 된다. 3도어 해치백 206XS의 트렁크 용량이 245리터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인테리어는 달리기에 비중을 둔 구성이다. 특별히 복잡한 곳이 없다. 다만 보디 컬러와 같은 블루와 투톤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인해 경쾌한 분위기가 살아난다. 조수석 쪽 대시보드의 설계도 시각적인 효과를 노린 것인 듯. 센터 페시아의 스위치를 다이얼식으로 처리한 것이라든지 시트 포지션을 수동으로 조절하도록 한 것 등은 필자가 좋아하는 스타일. 프론트 시트의 백 레스트를 조절할 때도 레버를 뒤로 민 상태에서 하면 쉽게 해결된다. 시트의 재질도 시승차는 직물을 사용하고 있다. 풀 버키트형으로 상체를 확실히 지지해 주며 착좌감도 아주 좋다.

해치백 모델보다 전고가 60mm 낮기 때문에 시트 포지션도 25mm 정도 낮아진 점도 특징. 그럼에도 드라이빙 포지션은 약간 높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톱을 닫은 상태에서 헤드룸도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든다. 강성과 전복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강화된 두터운 A필러와 리어 시트 뒤쪽의 롤 오버바가 이 차의 성격을 대변해 주고 있다.

시트는 2+2 구조. 리어 시트가 있지만 그저 시트가 있다고 하는 정도다. 시각적으로는 사람이 앉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보이지만 보조 시트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할 것 같다.

민첩성과 기동성, 그리고 푸조 컴포트까지

206의 라인업에 탑재되는 엔진은 2리터와 1.6리터 두 종류다. 트랜스미션은 전자에 5단 MT가 후자에 5단 MT와 4단 AT가 조합된다.

국내 수입되는 것은 1.6리터 사양으로 110마력/5,800rpm의 최고출력과 15.2kgm/4,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트랜스미션은 4단 AT. 이 트랜스미션은 AL4라고 불리우는 것이다. AL4는 엑셀러레이터 개도와 브레이크의 사용 빈도, 도로 상황 등에 따라 최적의 시프트 패턴을 선택하는 전자에어 트랜스미션이다. 학습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한참 달리다 보면 트랜스미션의 변속 포인트가 내 운전 스타일에 맞춰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서행 중인데도 토크의 필요성에 따라 시프트업에 되어 버린다거나 하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스로틀 조작과 시프트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져 운전자의 예상과 자동차의 움직임에 편차가 없다. 다만 중저속으로 진행하다가 엑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타코미터의 바늘이 순간적으로 상승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데 처음 접하면 당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것은 꽉 짜인 하체와 어울려 주행성 향상에도 기여한다. 통상적인 주행에서 2,500rpm 부근에서 스피도미터의 바늘은 100km/h를 가리킨다. 가속감은 물론 폭발적인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160km/h 정도까지는 무리없이 진행이 된다. 이때 타코미터의 바늘은 4,500rpm 부근 이후부터는 약간의 반동을 이용해 전진한다. 4,800rpm 부근에서 170km/h까지는 진행된다. 푸조의 하체는 여기에서 엔진을 이긴다. 작은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로드 홀딩으로 운전자를 안심시킨다. 푸조 컴포트가 느껴진다. 경쟁 모델들보다는 분명 한 수 위의 실력이다. 다만 루프를 열고 사이드 윈도우를 내리면 바람 들이침은 비교적 큰 편에 속한다. 아예 적극적으로 즐긴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좋을 듯하다.

당연하지만 2.0 엔진이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물론 즐긴다는 개념에서만 본다면 이 엔진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MT가 더 장기인 푸조차들의 특성상 5단 MT 사양을 조합했더라면 훨씬 활발하게 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러트, 리어는 트레일링 암.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 저속에서는 노면의 요철을 대체적으로 히프에 전달하는 편이고 고속으로 올라가면 세련된 자세를 보여 준다. 주행성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유러피언 세팅이다. 고속 주행시 다리 이음매를 타고 넘는 실력도 역시 푸조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206CC는 이름 그대로 루프를 닫으면 쿠페와 동등한 정숙성과 쾌적성을 느낄 수 있다. 루프를 열면 오픈 에어링의 개방감을 즐길 수 있다. 그 두 가지를 한 대로 만족시켜 준다는 점이 206CC의 매력이다.
어쨌거나 이 모델로 인해 206 시리즈는 물론이고 푸조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상승되었음은 틀림없다. 비틀이나 PT크루저 등과 같은 장르에 넣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은 점 등을 고려하면 유럽에서처럼 한국시장에서도 히트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주요제원:
전장×전폭×전고 =3835×1673×1373mm, 휠 베이스 2442mm, 트레드 1437/1425mm, 차량중량 1,210kg,
엔진 1.6리터 직렬 4기통 DOHC 110ps/5800rpm, 15.2kgm/4,000rpm,
0-100km/h 11.2초, 최고속도 193km/h. 가격=2970만원(VAT포함)

스튜디오 촬영 협조 / 아도니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