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크라이슬러 PT크루저 2003년형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3-04 15:13:57

본문

필자는 디트로이트쇼에서 처음 PT크루저의 컨셉트카를 보았을 때 재미있지만 설마 이대로의 모양으로야 팔리겠는가라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크라이슬러는 그런 예상을 뒤엎었다. 말 그대로 귀엽고 유연한 보디라인을 한 톨 보이 세단을 양산 모델로 내 놓은 것이다.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크라이슬러라는 브랜드 전체에 대한 이미지 업그레이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국내에도 2000년 수입차쇼를 통해 선보였고 이번에는 2003년형이 출시되었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nodikar@megauto.com)


PT크루저를 어떤 장르로 분류할 수 있을까? 세단은 분명 아니고, 물론 스포츠카도 아니다. 그렇다고 왜건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SUV 범주로 넣자니 또 어중간하다. 물론 그것을 그냥 종합하면 크로스오버 비클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미니밴이라고 하기도 하고 톨 보이 승용차, 레트로 세단 등등 부르는 용어도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미국의 자료를 보면 왜건 또는 레트로 세단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혹자는 트럭의 범주에 넣기도 한다. 미국의 자동차판매대수 통계에서 PT 크루저는 판매 첫 해에 트럭으로 분류되었었다. 그러다가 올해부터 승용차로 분류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물론 그것은 크라이슬러가 소형 트럭으로 분류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메이커 전체 연비를 규제하는 미국 사정에 따라 대형차의 연비를 보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PT크루저의 차고는 거의 미니밴에 가깝고 헤드룸 등은 스포츠 유틸리티 수준이다. 하지만 외형상 많은 부분에서 승용차 감각이 살아있다. 네온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모델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전장이 네온보다 짧고 소형 해치백과 비슷하다.

당시 모터쇼장에서 만난 크라이슬러 관계자는 결코 레트로 모델이 아니라고 강조했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PT크루저를 개발하게 된 동기는 지금은 GM 제품 개발 담당 부회장으로 있는 로버트 루츠의 명령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그가 주문한 컨셉은 30년대의 미국차 분위기를 가진, 독특한 개성을 가진 소형차였다. 핫 로드 분위기의 로드스터 프라울러의 분위기를 가진 5인승의 차가 구체적인 안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프라울러와는 달리 노즈가 길지 않은 FF차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크라이슬러의 디자이너들은 네온의 플랫폼에 차세대 승용차에 최적의 소재라고 생각되는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예를 들면 94년의 디트로이트쇼에 출품된 뉴욕 택시의 컨셉트카 ‘익스프레소(EXPRESSO)’와 중국의 대중에게 저가차를 제공한다고 하는 ‘차이나카(Chinacar)’ 등이 그것이다. 이후 플리머스 프론토에 이어 99년 디트로이트쇼에 ‘프론토 크루저’를 선 보여 완성을 보게된다. 프론토(Pronto: 스페인어로 빠르다는 의미)가 PT로 줄어 차명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PT크루저를 통해 크라이슬러가 노린 것은 분명했다. 가장 미국적인 차라고 할 수 있는 핫 로드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모델을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것이다. 그 결과 나타난 PT크루저는 크게 부풀려진 팬더와 그 펜더에 내장된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가 아무리 보아도 독특하다. 거기에 대 구경의 휠, 그리고 전륜구동이면서 시각적으로 짧아 보이는 프론트 오버행 등으로 인해 아주 독창적인 스타일링을 창조해 내고 있다. 왜건형이면서도 앞으로 쭉 뻗은 형상을 하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T 크루저는 1930년대의 패스트백 패널을 가진 트럭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이런 스타일링을 클래식하다고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크라이슬러측은 미래지향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핫 로드라는 개념을 모르고 본다면 크라이슬러의 주장이 맞을 것도 같다.
2003년형의 외관은 전체적으로는 변화가 없지만 라디에이터 그릴이 더 커지고 낮아졌다. 이것은 시각적으로 구분이 쉽지 않지만 앞 범퍼를 바디의 색상과 동일하게 만든 것은 확연히 드러난다.

크기는 전장×전폭×전고 4,288×1,704×1,600mm, 휠베이스2,616mm로 높이가 일반 승용차보다 높다. PT크루저는 네온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의 주제는 좌우 대칭이다. 시각적 안정감을 주기 위한 구성이다. 그리고 익스테리어 테마를 인테리어에도 반영시키고 있다. 계기판과 조수석 패널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그 표현이다. 3연식 미터의 구성이라든가 조수석 앞쪽에 넓게 메탈 그레인을 적용해 포인트를 준 것 등이 이채롭다. 가는 스포크 네 개로 된 스티어링 휠도 평범하지는 않다. 전동식 윈도우 조절 스위치가 센터 페시아에 있는 것도 특이하다. 익숙해지면 문제는 없겠지만 엉뚱한 위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앞쪽으로 위치한 AT 실렉트 레버의 디자인은 이 차를 레트로라고 부르는 이유가 될 수 있는 모양이다. 실렉트 레버 앞뒤로 설계된 크고 작은 수납함은 역시 미국차구나 하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게 해준다. 요즘 차치고는 크롬 도금을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다. 도어 핸들과 실렉트 레버 위쪽 정도에만 엑센트를 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쪽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트 포지션은 승용차로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높고 SUV로 여기는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낮다. 시트 착좌감도 아주 좋고 지지성도 수준급이다. 리어 시트의 크기도 큰 편에 속하고 레그 룸, 헤드 룸에 불만은 없다.

프론트 시트는 버키트형이고 히팅 기능이 있다. 리어 시트는 65대 35로 분할 폴딩이 되어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가능하다. 뒷좌석은 세사람이 앉기에는 약간 좁은 듯하다. 리어의 시트백은 풀 플랫이 가능한 구조다. 아예 앞 시트 백에 맞닿도록 젖히거나 리어 시트를 완전히 제거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하면 화물 공간이 거대해진다. 이렇게 하고 보면 이 차가 승용차인지 SUV인지 또 헷갈린다. 앞좌석을 위한 독서등 주변에 있는 방향계도 마찬가지로 헷갈리게 하는 요소다. 옵션으로 프론트 조수석 시트백도 플랫 폴딩 가능하다.

이런 시트의 구성 때문에 개인의 취향이나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용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PT크루저의 장점이다. 1인승에서 5인승까지 가능하다. 카탈로그상의 자료를 보면 25여가지의 다양한 구조로 바뀔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여유있는 주행성과
즐거움을 주는 차


PT크루저에 탑재되는 엔진은 2,429cc DOHC 16V 한가지. 다만 터보 사양이 2003년형에 추가되었다. 아쉽게도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는다. 처음 데뷔 당시의 엔진은 미국 사양이 2.4리터, 수출형이 DOHC 2.0리터였다. 트랜스미션은 4단 AT가 설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2.4리터 4기통 엔진은 약간 힘에 부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래서 이번에 터보를 추가한 것이다.
시승차는 2.4리터 사양. 실제 주행시 150ps/5,600rpm의 최대토크와 21.5kgm/4,000rpm의 파워는 특별히 부족하다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가속감도 생각보다 부드럽다. 초기 발진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과감하게 밟으면 크지는 않지만 휠 스핀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진행 중 엑셀러레이터 응답성은 즉답식이 아니다. 회전은 빨리 올라가는데 그것이 가속으로 이어지는데는 약간의 타임래그가 필요하다. 회전의 상승과 함께 뒤쪽에서 들리는 배기음 소리가 커져갔던 기존 모델과는 달리 이번에는 조용해졌다.

트랜스미션도 두 가지가 설정되어 있다. 기존 4단 AT에 5단 MT가 추가된 것이다. 시승차는 4단 AT가 조합되어 있다. 이 4단 AT는 학습기능이 내장된 것이다. 그런데 오르막길에서는 토크의 요구량에 따라 꽤 자주 변속한다. 시프트 히스테리 현상도 느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2단 기어까지 떨어진다.

일단 스로틀을 열어 갔다. 지긋이 올라간다. 통상 주행영역인 2,200rpm 부근에서 속도계의 바늘이 100km/h를 가리킨다. 계속해서 오른발에 힘을 주자 4,500rpm에서 170km/h까지 올라간다. 생각보다는 직진안정성이 좋다. 여유가 느껴지는 주행성이다. 물론 파워의 한계로 인해 그 이상의 속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PT 크루저의 서스펜션은 네온과 같은 형식이다.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러트, 리어는 PT전용 설계의 트위스트 빔형으로 전후 방향의 지지가 트레일링 암, 횡 방향 지지는 와츠 링크를 채용하고 있다. 앞바퀴 굴림방식의 리어 서스펜션으로서는 세계 최초라고 한다.

롤 센터가 높은 차인데도 롤 강성은 상당히 좋다. 승차감은 미국차로서는 약간 하드한 설정이다. 그것이 단단한 느낌을 주어 안심감을 높여 준다. 다만 노면의 요철에 대한 반응은 민감한 편이다. 특히 고속주행시 요철이나 굴곡로에 대한 반응은 미국차다움을 보여준다.

핸들링은 유격이 좀 커 보이기는 하지만 확실하고 민첩한 반응을 보인다. 스티어링 특성은 약 언더라고 하기보다는 뉴트럴에 가깝다. 미국차로서는 드물게 펀 투 드라이브 개념을 살리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인정할만하다. 브레이크의 제동성능에 대해서는 특별히 지적할 내용이 없다.

미국에 출장갔을 때 PT크루저에 대해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본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당히 좋은 반응을 보인다. 그들은 PT 크루저에 대해 애정어린 눈길을 보낸다. 그 정도로 미국사람들에게는 친숙한 이미지의 차다. 우리의 도로에서는 친숙하다기 보다는 개성이 넘치는 모델이다. 이제는 제법 다양한 장르의 모델들이 들어왔지만 PT크루저는 우리시장에서는 튀는 모델이라는 얘기이다. 한국시장에서는 바로 그런 점이 PT크루저의 세일즈 포인트인 것 같다.

주요 제원

전장×전폭×전고 4,288×1,704×1,600mm, 휠 베이스2,616mm, 차량중량 1,465kg,
2,429cc DOHC 16V, 굴림방식 FWD, 최고출력 150ps/5,600rpm,
최대토크 21.5kgm/4,000rpm, 최고속도 180km/h, 연비 9.0 Km/ℓ, 자동 4단,
타이어205/55R 16,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 드럼, 가격 3,690만원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