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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아우디 뉴 A8 4.2 콰트로 독일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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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3-13 09: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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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무제한 고속도로 아우토반에서 아우디 A8을 시승했다. A8은 아우토반에서 숙성된 프리미엄 브랜드로 아우디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5월이면 국내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는 A8은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품격은 물론이고 주행성에서도 독일차다운 럭셔리 프리미엄 세단의 짜임새를 보여주는 모델이었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아우디

럭셔리 마켓의 전쟁 양상은 아예 독일 메이커들의 경쟁으로만 굳어 버린 듯한 인상이다. 적어도 가격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하이엔드 럭셔리 시장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그리고 아우디가 각축전을 벌이고 거기에 재규어와 사브 등 니치마켓 모델, 그리고 미국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렉서스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폭스바겐까지 독일차라는 배경을 내 세워 패이튼으로 하이엔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독일차라는 카테고리로 한정해서 본다면 일치된 면이 있으면서도 이 차들은 그 성격이 모두 다르다.

우선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뒷바퀴 굴림방식을 굳건히 고수하고 있는데 반해 아우디는 앞바퀴 굴림방식을 승용차에 최초로 적용한 역사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 여기에 80년대부터 네 바퀴 굴림방식의 파워 트레인을 특화시켜 두 모델과는 또 다른 영역을 개척해왔다. 하지만 시승하는 입장에서는 그래서 더 그 모델들간의 비교를 하게 되는 지도 모른다.

2세대로 진화한 아우디 A8은 럭셔리 하이엔드 세단이면서도 스포티하고 다이나믹한 주행성을 추구하며 벤츠보다는 BMW류의 성격을 더 표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찌보면 같은 나라 메이커들과의 경쟁을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듯이 자신만의 성격을 표출해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볼 때 BMW가 뉴 7시리즈에서 혁신(Revolution)을 추구했다면 아우디는 궁극적인 진화(Evolution)를 지향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우디는 혁신과 진화의 중간 단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아우디 패밀리임을 확실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배경일 것이다.

보디 크기는 종래 모델보다 약간 커졌다. 전장이 50mm 길어졌고 전폭이 5mm 늘어났다. 휠 베이스는 60mm 확대된 2940mm. 그 길어진 만큼은 대부분 뒷좌석 공간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시장에는 오너 드라이버와 쇼파 드리븐들 사이에 베이스 모델과 롱 휠 베이스 모델의 구분이 뚜렷할 것 같다. 롱 휠 베이스 버전의 5인치 확대는 대부분 뒷좌석 공간을 위해 사용되었다. 모터쇼장에서 잠깐 앉아 보았는데 그 느낌은 크게 다르다.

전 모델보다 한 단계 진보한 헬라(Hella)제 바이 제논 헤드램프가 채용되어 있다. 이 헤드램프는 스티어링과 연동해서 조사 방향을 바꾸는 어댑티브 라이트 시스템이다.

인테리어는 독일차다운 기능성이 주제

A8의 인테리어 주제는 독일차다운 기능성이 가장 두드러진다. 인테리어 디자인도 스타일링과 마찬가지로 기존 컨셉을 유지하고 있다. 종래 모델과 그 컨셉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다기능을 추구하는 스티어링 휠에는 네 개의 컨트롤 버튼밖에 없다.

아우디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새로운 장비인 MMI(Multi Media Interface)의 적용이 크게 다가온다. 내비게이션을 시작으로 오디오와 에어컨 시스템 등을 한꺼번에 조작할 수 있다. 시프트 레버의 앞쪽에 다이얼식 컨트롤과 그 주변에 있는 네 개의 컨트롤키로 구성되어 있다. iDrive처럼 미래 지향적이지는 않지만 그만큼 사용하기가 쉽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다. 특히 BMW의 iDrive, 메르세데스 벤츠의 Command와 개념적으로는 같은 방향을 지향하면서 표현방식은 다르다.

MMI(Multi-Media Interface)는 훨씬 더 직관적이고 간명한 표현방법을 추구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대로 작동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말이다. MMI는 네 개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가운데에 있는 다이얼식 노브와 네 개의 버튼은 모니터를 통해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여덟 개의 외부 버튼은 내비게이션이나 차량전화 등과 같은 기본적인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론 상위 메뉴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의 버튼도 있다.

그렇게 본다면 아우디가 MMI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실수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우디 방식의 논리적인 구성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쉽게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사용이 되면서 세 럭셔리 브랜드들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될 것이다. 그 우열에 대한 이야기도 운전자들 사이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논쟁거리가 될 것 같다.

어느 잡지에선가 아우디 A8의 인테리어는 MMI를 제외한다면 리츠칼튼 호텔의 로비처럼 보수적이라고 한 것을 읽은 기억이 있다. 많은 우드와 레저를 사용하고 있으며 조정 가능한 드라이버 시트는 아주 안락하고 재질과 마무리는 당연히 최상급 수준이다. 운전자 시트의 포지션의 조정범위도 기존 모델에 비하면 넓어졌다.

럭셔리카답게 히팅 시트는 물론이고 전동으로 조작되는 리어 햇빛 가리개, 주차 보조 시스템, 트렁크 리드의 전동 개폐 시스템등은 기본이다. 또한 리어 시트에 적용된 요추 조절장치, 그리고 통풍과 안마 기능이 있는 리어 시트 등도 빠져서는 안될 품목이 되어 있다. 기어박스에 마운트된 6 CD 체인저 등등도 모두 장착되어 나온다.

과거 일본 메이커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다양한 편의장비로 고객을 유인했던 것이 이제는 독일 메이커들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련된 럭셔리카의 자세와
다이나믹성이 양립


시동은 손가락으로 터치패드를 누르듯이 하는 방식으로 가능하다. 이 터치패드는 오너의 지문을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A8은 데뷔 당시에는 한가지 파워 트레인만 제공한다. 40밸브 4.2리터 V8 엔진에 6단 AT가 조합된다. 기존 타입을 개량한 엔진으로 310마력에서 335마력으로 출력이 향상되었다. 0-100km/h 가속성능은 6.3초.

트랜스미션은 6단 팁트로닉 AT로 다이나믹 시프트 프로그램이 채용되어 있다. 시프트 히스테리가 없다는 것이 럭셔리카다운 면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실렉트 레버를 S 포지션에 두면 코너링 중에 엑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때도 코너에서 나올 때까지 시프트업이 진행되지 않는다.

잉골슈타트의 한적한 도로를 달리면서 우선 느낄 수 있는 것은 차체의 무게를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신호에 따라 회전을 하거나 주로 2차선인 도로의 차선을 따라 레인 체인지를 할 때 가끔씩 과도한 스티어링 조작을 해보았다. 서스펜션과 보디의 짜임새로 인한 상승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노면의 요철은 거의 흡수하며 지나간다. 스스르 미끄러지는 기분이다. 과도한 핸들링에도 뒤쪽 타이어가 끌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에는 아우토반으로 들어섰다. 아우토반으로 진입할 때 가볍게 치고 나가는 맛은 일품이다. 가볍게 엑셀러레이터 페달에 발을 대고 있는 것만으로 가속은 이루어진다. 순식간에 1차선으로 들어설 수 있는 가속감을 보여준다. 옆 차를 의식하지 않고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다.

무심코 타코미터의 바늘을 보았다. 2,400rpm 부근이다. 이때의 속도는 140km/h. D레인지인 상태였다. 실렉트 레버를 수동 모드로 옮겼다. 시프트 업과 다운은 스티어링 칼럼 안쪽 좌우에 설치된 페달로 하면 된다. 그 상태 그대로 5단으로 시프트 다운하면 엔진회전이 3,000rpm 정도로 상승한다. 4단에서는 4,000rpm.

아우토반에 왔으니 한번 쏘아보자. 5단 3,900rpm 부근에서 180km/h에 이른다. 이 상태에서 6단으로 시프트 업하면 회전은 3,000rpm으로 떨어진다. 차들이 많아 저단에서 빠른 가속을 하기로 하고 4단으로 낮춰 밀어붙였다. 5,600rpm 부근에서 200km/h를 넘어선다. 6,000rpm 부근에서 230km/h를 돌파한다. 그 상태에서 직진안정성은 발군이다. 네바퀴 굴림방식의 안정적인 자세가 이처럼 편하게 다가오다니. 국내 도로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물론 제동성능은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가볍게 페달에 발을 대는 것만으로 감속은 완료된다.

하지만 더 이상은 불가능했다. 뉴스란을 통해서도 전했듯이 뮌헨 주변의 아우토반은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뒤쪽에서 밀어붙여도 앞차들은 비켜주지를 않는다. 그야말로 아쉬운 대목이었다.

아우디가 추구하는 바는 운전이 쉬운 고성능 세단이다. 그것은 물론 네 바퀴 굴림방식이 주는 장기를 최대한 활용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네 바퀴 굴림방식이기 때문에 막연히 앞바퀴나 뒷바퀴만 구동하는 차와 차이로 인한 위화감이 있지 않을까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더 다루기 쉽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A8은 콰트로와 ASF(Aluminium Space Frame)를 가장 큰 장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 두 가지는 상호 보완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콰트로는 물론 아우디가 자랑하는 선진 4WD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출력이 높은 자동차는 두 바퀴 굴림보다는 네 바퀴 굴림방식이 좋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증명이 되어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구동력이 걸렸을 때 각 타이어에 걸리는부담이 적다. 그때문에 노면에 출력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 적극적 안전성의 측면에서도 네바퀴 굴림방식의 이점은 크다. 즉, 네 바퀴의 구동력을 각각 제어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의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바퀴 굴림방식보다 시스템이 복잡하고 무거워진다고 하는 단점도 있다. 아우디는 그 대책으로서 ASF를 채용해 4WD로 인한 중량증가 이상의 경량화를 추구하고 있다.
A8은 기존 모델은 앞바퀴 굴림방식도 있었지만 신형에는 콰트로만 설정하고 있다.

차량중량은 1780kg. 종래 모델의 4.2리터는 1800kg이었던데 비해 더 가벼워졌고 그만큼 보디 강성도 대폭 증가되었다고 한다. 특히 내진동성에 큰 요소인 정적 비틀림 강성은 60% 향상되었다는 것이 아우디측의 주장이다.

콰트로와 함께 하체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에어 서스펜션이 채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2000년에 등장한 올로드콰트로에 채용되었던 것을 A8용으로 진화발전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쾌적성과 스포츠성을 양립시키고 있다고 한다. 폭스바겐 패이튼과 공유하는 이 에어 서스펜션의 구성 요소는 프론트 4링크와 리어 멀티 링크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에어 스프링은 네 가지 모드의 세팅이 가능한데 Lift, Comfort, Automatic, 그리고 Dynamic 등이 그것이다. 17인치 휠에 사계절용 235시리즈 타이어가 기본이고 18인치와 19인치 림과 255시리즈 타이어를 옵션으로 설정하고 있다.

어쨌거나 아우디 뉴 A8은 한 단계 향상된 민첩성을 보여주었다. 대형 엔진을 탑재한 A6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움직임이다. 아주 정확하게 반응하며 모든 것을 한계 범위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2세대로 진화하면서 아우디는 이제 완전히 프리미엄 세단으로서의 자세를 확고하게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련된 주행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순간적으로 다이나믹 드라이빙을 추구할 수 있는 성격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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