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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현대 아슬란 G33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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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4-12-31 05:05:10

본문

현대 아슬란은 새로운 수요를 노린 모델이다. 라인업에서는 제네시스와 그랜저 사이에 위치하며 엔진도 마찬가지다. 차체 사이즈는 그랜저와 거의 같지만 시각적으로는 더 커 보인다. 그랜저에는 없는 안전장비도 있다. 동력 성능은 같은 엔진의 그랜저와 비슷하다. 대신 고속 안정성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 부드러운 하체 세팅을 감안하면 타이어가 노면을 잡는 능력이 탁월하다. 엔진 대비 브레이크가 약한 게 흠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국내 시장을 꽉 잡고 있는 현대기아도 고민이 있다. 점유율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에도 고민이 있었다. 다름 아닌 고급차 시장이다. 점유율에서 알 수 있듯이 내수 시장은 현대기아의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5,000만원 이상의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독일 브랜드를 위시한 수입차에게 완전히 밀리고 있다.

80%가 넘는 점유율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그동안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현대기아만큼은 아니지만 피아트도 한때는 내수 시장 점유율이 70% 내외를 기록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30%까지 떨어진 상태다. 혹시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에 대비하는 준비도 필요한 게 사실이다. 점유율 감소는 판매와 직결되고 기존의 수익을 유지하려면 비싼 차를 더 팔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꼭 내수 시장이 아니더라도 기존 라인업 이상의 고급 모델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신차는 계속 증가 중이고 고급차도 점점 더 많이 팔린다. 독일 브랜드가 쉴 새 없이 신차를 개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싼 차를 사려는 수요는 계속 늘어난다. 전 세계적으로 부자가 늘어나고 개발이 진행 중인 국가도 계속 발전 중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수입차의 점유율 증가에서 알 수 있듯이 비싼 차도 점점 잘 팔리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이 팔릴 게 확실하다. 이대로 있으면 비싼 차는 수입차 브랜드가 계속 장악할 가능성이 높고, 현대 입장에서는 이 시장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 아슬란이 나온 배경이다.

현대의 그랜저는 과거에 비해 급이 많이 낮아졌다. 위급 모델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제는 대표 고급차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어졌다. 지금은 쏘나타처럼 팔린다. 그랜저 위로는 제네시스와 에쿠스가 있지만 중간에 틈이 있다. 정확히는 아슬란으로 틈새를 만들었다고 해야겠다. 아슬란은 고급 앞바퀴굴림 차를 표방하고, 경쟁 모델로는 렉서스 ES, 아우디 A6 등을 꼽고 있다. 두 모델은 가장 대표적인 앞바퀴굴림 수입차라고 할 수 있다.

아슬란을 보면 90년대에 나왔던 마르샤가 생각이 난다. 마르샤는 쏘나타2의 고급 버전으로 나왔고 안팎 스타일링과 엔진으로 차별화 했다. 당시에는 이런 틈새 또는 고급 버전이 생소한 개념이었고 외환위기 등이 겹치면서 장수하지는 못했다. 마르샤 판매의 대부분은 쏘나타와 같은 2리터 모델이었다.

아슬란은 기본적으로 그랜저를 베이스로 했다. 차체 사이즈가 거의 같고 엔진도 일부 공유한다. 틈새 모델과 이도저도 아닌 것은 백지 한 장 차이인데, 여기서 자동차 회사의 능력이 나온다. 자동차 회사가 차를 잘 만들어야 하는 건 당연하고, 지금은 세그먼트를 만드는 능력도 필요하다. 현대처럼 규모가 큰 회사한테는 더더욱 요구되는 부분일 수도 있다.

EXTERIOR

아슬란의 첫 인상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커 보인다. 아슬란의 차체 사이즈는 4,970×1,860×1,470mm, 휠베이스 2,845mm로, 그랜저(4,920×1,860×1,470. 2845)와 거의 같다. 전장만 50mm 길다.

단순히 고급 버전이 아닌, 위급에 있는 모델이라고 한다면 차체 사이즈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근데 아슬란은 전장을 제외한 사이즈가 같다. 기존의 그랜저도 충분히 크기 때문에 사이즈를 더 키우기가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이즈는 같아도 시각적으로 커 보이는 것은 분명 장점이다.

아슬란은 그랜저 대비 프런트 엔드가 좀 더 두툼하고 그릴도 더 넓어 보인다. 이런 요소가 모여 차를 더 커 보이게 하지 않나 싶다. 트레드는 오히려 그랜저가 넓다. 18인치 휠의 경우 그랜저와 같지만 시승차에 끼워진 19인치 휠 모델의 트레드는(1,602/1,603mm)는 그랜저보다 좁다. 스타일링의 호불호는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이지만, 위급 모델로 보이기 위한 디자인의 묘를 잘 살린 것으로 판단된다.

알로이 휠은 18인치가 기본이고 19인치도 고를 수 있다. 시승차의 19인치 휠은 디자인은 물론 광택도 매우 훌륭하다. 이정도의 디자인이라면 기꺼이 돈을 더 주고 고를 만하다. 타이어는 미쉐린의 프리머시 mxm4이다.아슬란에 어울리는 무난한 타이어이다.

INTERIOR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그랜저가 아니라 좀 더 나중에 나온 쏘나타에 가깝다. 센터페시아의 라인이 쏘나타와 같은 형상이다. 사진으로는 센터페시아의 각진 라인이 구식으로 보였다. 근데 실제는 사진보다 훨씬 낫다. 광택을 낸 오디오와 공조장치 다이얼은 상당히 고급스럽다. 이 다이얼만큼은 제네시스보다도 좋아 보인다.

모니터에는 많은 기능이 통합돼 있다. 공조장치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능을 터치스크린으로 한다. 기본 메뉴는 크게 내비게이션과 사운드, 화면, 전화, 블루링크, 음성인식, 시계, 와이파이이고, 아이콘이 커서 눈에도 잘 들어온다. 이는 하단에 위치한 버튼들도 마찬가지다. 자주 사용하는 메뉴는 밖으로 꺼내놨고 공조장치도 한 눈에 파악하기 쉬운 디자인이다.

실내에서는 기어 레버 주변의 디자인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싶다. 기어 레버 앞에 덮개가 있는 수납함이 있고, 여기에는 두 개의 시거잭과 AUX, USB 단자가 마련된다. 물건의 흔들림을 막기 위해 고무판도 깔았다. 바로 위에 있는 수납함도 꽤 쓸 만한 공간이다.

기어 레버 뒤에는 드라이브 모드와 오토 홀드, 파킹 센서, 자동주차, 360도 카메라 등의 버튼을 가지런히 모아 놨다. 그리고 컵홀더 뒤에는 시트 열선과 뒷유리 가리개, 스티어링 휠 열선 버튼이 있다. 스티어링 휠 열선은 보통 운전대 컬럼에 있는 게 보통이라서 위치가 약간은 낯설다. 기어 레버 주변 디자인은 다른 현대차와 다르다. 요즘은 안팎 디자인을 그대로 공유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이정도의 디자인 차이도 신선하게 느껴진다. 차체에 비해 센터콘솔 박스는 그렇게 크지 않다.

계기판 가운데 위치한 작은 액정을 통해서는 트립 컴퓨터와 내비게이션, 차선이탈경보시스템, 오디오, 타이어 공기압, 사용자 설정 같은 다양한 정보를 확인 또는 세팅할 수 있다. 계기판 자체의 디자인은 특별하지 않다. 다른 현대차처럼 스티어링 휠에는 어탭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오디오, 전화, 볼륨 같은 많은 버튼이 마련된다. 스티어링 휠의 조절도 전동이다.

현대가 아슬란에서 자랑하는 것 중 하나가 시트이다. 나파 가죽에 퀼팅까지 적용한 시트는 국산차 중에서 처음이다. 시트의 쿠션은 생각보다는 단단한 편이고, 크기도 넉넉하다. 크기가 넉넉해서 그런지 몸을 잡아주는 감각은 약하다. 그리고 쿠션의 앞부분이 확장되는 기능도 있다. 보통은 쿠션의 앞부분이 수평으로 늘어나는데, 아슬란은 미세하게나마 각도가 위를 향한다.

아슬란의 시트 포지션은 높다. 시트 포지션 자체가 높은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포지션이 높으면 그만큼 시야가 좋고 여성 운전자에게도 좋은 조건이다. 근데 시트 포지션이 높다보니 머리카락이 살짝 천정에 닿는다. 그동안 시승하면서 머리카락이 천정에 닿았던 기억이 없다. 앉은키가 큰 사람이라면 머리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아슬란은 시트의 상하 조절 폭을 늘릴 필요가 있다. 등받이 각도는 늘 타던 그대로였다.

2열 공간은 충분하다. 2열 공간의 넉넉함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리고 시트는 2열이 더 편하다. 1열에 비해 2열 시트가 몸을 감싸주는 느낌이 더 좋다. 2열 유리가 원터치가 아닌 건 흠이다. 이정도 차급이라면 당연히 유리 4개 모두 원터치여야 한다.

아슬란에도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이 적용됐다. 스마트키를 소지한 사람이 트렁크 주변에 3초 이상 있으면 자동으로 열리는 시스템이다. 차에서 시동을 끄고 내린 후에 곧바로 트렁크 근처에 있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조금 떨어졌다가 다시 다가와야 열린다. 이 거리가 약간 헷갈린다. 차라리 모션 센서를 다는 방식이 더 괜찮아 보인다. 그리고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이 있는데 닫는 건 수동이다. 차급과 가격을 생각하면 당연히 트렁크에 전동 버튼이 있어야 한다. 아슬란의 트렁크 용량은 446리터로 그랜저보다 조금 작다.

POWERTRAIN & IMPRESSION

아슬란 G330 모델에는 배기량 3,342cc의 V6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294마력의 힘을 내고 6단 자동변속기와 매칭된다.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가 6,400 rpm, 5,200 rpm에서 나오는 고회전 유닛이다. 270마력의 3리터 엔진은 그랜저와 동일하다.

그랜저와 제네시스에서 확인했듯이 현대의 V6 가솔린 엔진은 성능이 좋다. 제원에 걸맞는 성능이 나온다. 고회전까지 일정하게 힘이 나오고 레드존 근처까지 엔진을 돌려도 토크의 하락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빠르게 날카롭게 회전수가 올라간다. 기대가 커서 그런지 의외로 공회전 정숙성이 완벽하진 않다. 그랜저 3.0이 더 조용한 것 같다. 그리고 고회전 시 엔진 소리도 그렇게 상쾌하지 않다.

294마력이면 동력 성능은 충분하다. 순발력도 빠르고 높은 속도까지 시원하게 가속한다. 정지 상태에서 끝까지 가속 페달을 밟으면 약간의 휠 스핀이 발생하면서 빠르게 튀어나간다. 강한 토크로 밀어붙이기 보다는 높은 회전수의 힘으로 가속하는 느낌이다. 주행 정숙성은 좋다. 고단 기어를 이용해 낮은 회전수로 달리면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만 약하게 들린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55, 100, 150, 197km/h이다. 4단까지 거침없이 가속한다. 그리고 5단에서도 꾸준하게 속도가 올라간다. 5단으로 회전수가 5,500 rpm이 넘으면 속도는 240km/h에 도달하고, 이 상태에서도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 시승 중에는 250km/h를 잠깐 넘기기도 했다.

변속기는 여전히 엔진 대비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모자람 없지만 빠르게 가속하거나 킥다운 할 때는 엔진의 힘을 완벽하게 받아내지 못한다. 특히 킥다운할 때는 내부의 미끄러짐이 더 잘 나타나고 변속 충격도 있다. 수동 모드에서 킥다운 할 때 자동으로 기어가 내려가지는 않는다. 이건 세팅의 차이다.

아슬란의 하체는 부드럽다. 코너를 돌면 무게를 받는 쪽의 차체가 쑥 내려간다. 프리미엄 컴포트라는 타이틀에 맞게 승차감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세팅이다. 아슬란의 주행 성능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고속 안전성과 충격 흡수 능력 두 가지이다. 특히 고속 안정성은 예상을 훨씬 상회한다.

이번 시승 코스에는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완만한 코너들이 많이 있다. 여기를 높은 속도로 달려도 불안하지가 않고, 노면이 불규칙한 구간에서도 타이어가 잘 붙어 있다. 타이어가 노면에 잘 붙어 있는 게 핵심이다. 고속으로 노면이 불규칙한 구간을 지날 때 순간적으로 타이어의 접지력이 약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면 불안하다고 느끼게 되고 속도를 내기가 힘들다. 아슬란의 경우 차체의 상하 움직임이 발생하면서도 접지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저속에서의 느낌에 비하면 고속에서는 차체 롤도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불과 3년 전의 그랜저와 제네시스로 고속 주행하면 차가 종이비행기처럼 날렸다. 그 사이 현대차의 고속 안정성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충격 흡수인데, 이 능력이 탁월하다. 특히 노면이 안 좋은 곳에서는 확실히 나타난다. 파주영어마을 앞에는 상당히 높은 과속방지턱이 있다. 여기는 조금만 빨리 지나도 충격이 크게 오는 곳이다. 아슬란의 하체는 이런 충격을 아주 깔끔하게 흡수해 낸다. 지나고 난 후의 추가 진동 수습도 빠르다.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다.

강한 엔진과 차체 사이즈를 생각하면 브레이크는 약하다. 브레이크 성능이 충분치 않다. 약 180km/h에서 90km/h 정도로 한 번만 급제동해도 브레이크 성능이 크게 약화된다. 기본적으로 브레이크가 고속 대응이 아니다. 국내의 브레이크 패드 규정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이정도 엔진이면 제동력도 그에 걸맞게 키워야 한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 포진하는 틈새 모델이다. 틈새를 표방하지만 새로운 세그먼트, 즉 새 수요를 창출하려는 목적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모로 차별화가 필요하고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아슬란은 차 자체의 상품성도 중요하지만 판매하는 기술도 중요한 차다.

주요제원 현대 아슬란 G330

크기
전장×전폭×전고 : 4,970×1,860×1,470mm
휠베이스 : 2,845mm
트레드 : 1,602/1,603mm
차체중량 : 1,690kg
트렁크 용량 : 446리터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엔진
형식 : 3,342cc V6 직분사 가솔린
최고출력 : 294마력/6,4000 rpm
최대 토크 : 35.3kg.m/5,200 rpm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자동
기어비 :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타이어 : 245/40R/19

성능
최고속도 : --
0-100km/h 가속 시간 : --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9.5km/리터
CO2 배출량 : 188g/km

가격 : 3,990~4,590만원
(작성일자 : 2014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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