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포르쉐 카이엔 S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4-14 14:17:49

본문

포르쉐가 만들면 SUV도 스포츠카다? 자동차의 매력은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또 다른 성격을 만들어내며 우리를 유혹한다는데 있다. 순수 스포츠카 메이커인 포르쉐가 만들어 낸 고춧가루라는 뜻의 차명을 가진 SUV는 과연 기존 모델들과 어떤 차이를 보여줄까 기대했었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카이엔은 많은 이야기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터보와 S가 국내에 상륙했는데 그중 S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포르쉐는 순수 스포츠카만 소량 만들어 판매하는 메이커이지만 수익률에서 있어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특히 911이 993보디에서 996보디로 바뀌면서 모델 라인업 구성 등의 효과가 발휘되어 경기 불황에 허덕이는 상황에도 관계없이 가장 잘 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오늘 시승하는 카이엔도 데뷔 첫해인 올해 연간 25,000대를 생산할 목표를 세웠으나 이미 주문이 끝난 상태라고 한다. 지난 3월 제네바쇼를 통해 정식으로 데뷔한 카레라 GT도 벌써 주문이 끝나 추가 생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포르쉐라는 브랜드에 SUV라는 장르의 모델이 등장한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극단적인 주행성을 추구해 온 포르쉐라는 이미지와 전혀 다르다는 것 때문이다. 거기에 세단도 아닌 차고가 높은 오프로더 개념까지 한꺼번에 소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카이엔은 SUV라고 하는 장르상의 차이 뿐 아니라 포르쉐가 만든 첫 번째 4도어이자 5인승 모델이라는 점도 기존 포르쉐의 사전에는 없었던 구성이다. 그러면서 포지셔닝은 SUV등급 최상위로 하고 있다. 최상위 모델은 레인지로버보다 비싼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가격으로 브랜드의 자존심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카이엔의 얼굴에는 강하지는 않지만 분명 포르쉐의 패밀리 룩이 살아 있다. 하지만 발표회장이나 모터쇼장의 부스에 서있을 때의 분위기에 비해 훨씬 당당해 보인다는 점이 실제 시승하면서 느낀 분위기다. 차체 사이즈는 전장×전폭×전고가 4,786×1,928×1,699mm로 BMW X5의 4,667×1,872×1,715mm, 포드 익스플로러(4,840×1,880×1,755)등과 약간씩 차이가 나지만 비슷한 크기이다. 다만 최저지상고가 익스플로러는 230mm 인데 카이엔은 기본 상태에서 217mm로 약간 낮다. 물론 에어서스펜션을 채용해 차고를 승용차 수준인 190mm에서 275mm까지 조정할 수 있어 훨씬 높은 포지션도 가능하다.

프론트 마스크는 터보와 S가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터보는 양쪽에 에어 인테이크를 커다랗게 설계하고 있고 S는 비슷한 크기의 라디에이터 그릴 형태의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테일 게이트는 위로 들어 올리는 방식인데 리어 윈도우만 별도로 개폐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점은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프론트 휠 하우스 앞쪽에 방향지시등이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오프로드 주행 시 돌이 튀거나 하면 괜찮을지 모르겠다.

시승차인 S에는 좌우 하나씩 두 개의 테일 파이프가 있지만 터보에는 좌우 듀얼 파이프 형태로 되어 있다. 보디에는 통상적인 고강도강보다 높은 강성과 성형 특성을 갖춘 듀얼 페이스강과 TRIP강을 조합시킨 멀티 페이스 강을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고급감을 주제로 한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전체를 가죽으로 감싸 아주 높은 질감을 연출하고 있다. 여기에 알루미늄으로 엑센트를 주고 있는 것이 눈에 띤다.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 컨셉에서는 포르쉐다움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외에는 911이나 복스터와 비슷한 점은 별로 없는 것 같다. SUV 답게 시트 포인트가 높고 아래로 내려다 보는 것 같은 시계 등은 역시 포르쉐 다움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어쩔 수 없는 요소다.

계기판의 미터류 배치의 기본 개념은 같지만 911이나 복스터의 경우 가운데에 있는 타코미터가 왼쪽으로 옮겨져 있고 대신 멀티 펑션 디스플레이가 자리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3스포크로 삼각형 패드 스타일을 한 스티어링 휠에는 팁트로닉 변속 버튼과 리모컨 버튼들이 약간 복잡한 느낌을 준다. 센터 페시아는 심플하지만 다양한 알루미늄 버튼을 달아 엑센트를 추고 있다.

시트는 3열 시트가 없는 5인승 구조. 그로 인해 레그룸이 앞 뒤 모두 넉넉하다. 프론트 시트는 복스터와 같은 감각으로 운전자를 지지해준다. 백 레스트 일체형 헤드레스트를 채용하고 있다. 뒷좌석 공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여유를 갖추고 있어 실용적인 면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물론 그렇다고 경쟁 모델들 중 가장 넓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리어 시트는 쿠션과 시트백 분리방식으로 6:4로 폴딩이 된다. 즉 쿠션을 뒤쪽부터 들어 먼저 앞좌석 시트백쪽으로 세우고 나서 시트백을 엎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화물 공간은 540리터에서 최대 1770리터까지 확보가 가능하다. BMW X5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트 가운데 부분에 스키 스루가 별도로 설계되어 있다.

물론 파워/틸트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히팅 림, 프론트와 리어의 히팅 시트, 14개의 스피커를 장착한 BOSE오디오 시스템 등 갖출 것은 다 갖추었다.

포르쉐가 만들면 SUV도 스포츠카

포르쉐가 카이엔을 통해 내 세우고자 하는 것은 SUV이면서도 포르쉐답게 속도와 주행성능이 주된 포인트인 것 같다.

카이엔의 엔진은 두 가지. 자연흡기와 터보 사양이 있는 카이엔의 심장은 완전히 새로 설계한 4.5리터 V8 DOHC. 뱅크각은 90도로 실린더 헤드에는 29.6도라고 하는 협각의 기통당 네 개의 흡배기 밸브를 채용하고 있다. 45도의 경사면에서도 정상으로 작동하도록 통합 드라이 섬프 윤활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고 크랭크 케이스 내에 오일이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오일 세퍼레이터를 채용하는 등 본격적인 오프로더로의 사용에도 충분한 배려를 하고 있다.

4.5리터 V8 DOHC 엔진은 자연흡기 사양이 340ps, 터보는 450ps. 340ps 사양의 자연흡기의 경우 0-100km/h 가속성능이 7.2초에 지나지 않는 수퍼 스포츠급에 해당한다. 여기에 트윈 터보차저를 탑재한 450마력 사양의 터보는 5.6초로 몬스터급이다.

이 엔진과 조합되는 트랜스미션은 팁트로닉S라고 하는 6단 AT뿐. 토르콘식 AT인데 포르쉐가 자신있게 내 세우는 시퀀셜 모드를 갖추고 있다. 코너링 중에 변속금지와 제동시의 다운시프트 제어 등이 장기이다. 매뉴얼 조작은 스티어링 칼럼 부분에 있는 버튼으로도 가능하고 실렉트 레버로도 가능하다. D레인지에서도 변속 상태를 계기판의 모니터를 통해 읽을 수 있다. S에 한해 2003년 중에 6단 MT 버전도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그니션 키를 돌려 시동을 건다. 역시 경쾌하다. 일단 AT실렉트 레버를 D레인지에 놓고 달리기 시작했다. 오른발에 살짝 힘을 주었는데 S는 폭발하듯이 전진한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위화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분명 911에서처럼 등을 때리는 감각이기는 한데 차고가 높은 것 때문에 약간은 거슬리는 면이 없지 않다. 아래쪽에서 보다는 위쪽에서 밀어 붙인다는 감각이다. 터보에 비해 파워가 떨어지는 것을 커버하기 위해 전자제어 스로틀로 그런 맛을 의도적으로 연출하고 있는 것 같다. 포르쉐다운 달리기의 구현을 의식해서인지 가속역에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튕겨 나가는 듯한 감이 강하다. 어떤 모델에서도 똑 같은 승차감을 제공한다고 하는 포르쉐의 문법이 4도어 5인승 모델에서는 약간 벗어난 느낌이다. 어쩌면 이런 장르의 차에서는 날아 가는 듯이 튕겨 나가는 것보다는 미끄러지듯이 전진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받는 인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연흡기 엔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파워에 엑셀러레이터 조작에 즉답식으로 반응해 주는 가속감은 역시 포르쉐구나하는 감탄을 자아낸다.

사운드는 V8 유닛의 매끄러움 쪽이 강해 등 뒤에서 밀어 붙이는 911과는 다르다. 하지만 그런 것을 느낄 사이도 없이 속도계의 바늘은 순식간에 꺾어진다. SUV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가속감이 오른발을 더욱 자극한다. 자연흡기의 S가 이정도라면 터보의 성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가 궁금해진다.

통상영역인 100km/h에서 타코미터의 바늘은 2,000rpm과 2200rpm 사이에서 움직인다. 물론 크루징 감각으로 달릴 때이다. 그런데 카이엔은 마치 스포츠카라도 되는 듯이 오른 발을 자극한다. 부추긴다는 표현이 더 옳을 것 같다. 마음 놓고 고회전을 즐기라는 포르쉐다움이 살아난다. 150km/h 부근에서 엔진회전은 4,000rpm 부근, 그대로 밀어 붙이자 5,000rpm 전후에서 200km/h 영역을 넘어선다. 그럼에도 카이엔은 드라이버에게 더 밟으라고 자극한다. 5,600rpm 부근에서 230km/h에 이른다. 물론 평상 시 시승 때와 비슷한 정도의 차량들이 진행을 가로막는다. 숫자로 나타나는 가속성능을 능가하는 것 같다.

과거 피아트 크로마 등을 운전할 때 ‘바람난 과부’라고 표현했던 것이 생각난다. 생각없이 오른발을 누르면 180km/h 부근에서 속도계의 바늘은 놀고 있고 그 상태에서 가속을 하면 금세 200km/h의 벽을 넘어선다.

특히 시퀀셜 기능을 가진 팁트로닉은 어지간한 코너링에서는 감속을 하지 않고 고속을 유지하며 돌파할 수 있게 해준다. 200km/h가 넘는 영역에서도 기어박스의 변속이 없이 안정된 자세로 코너링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 포르쉐다움인 것 같다. 그만큼 직진안정성면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다. 핸들링 감각 역시 즉답식으로 반응해 준다.

노면 요철을 타고 넘을 때의 진동 전달은 911과는 다르다. 하드한 설정의 댐핑 스트로크 때문인지 BMW X5보다는 약간 거친 맛이 있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더블 위시본, 리어 멀티링크 방식이다.

브레이크 성능은 지나치다고 할 정도다. 브렘보제 브레이크는 확실히 SUV로서는 압도적인 제동력을 보여준다. 다만 그로 인해 노즈 다이브 기분을 느낄 수도 있어 교통체증 상황에서의 조작에는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2.2톤이 넘는 차체를 이정도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놀랍다.

한편 카이엔의 구동방식은 풀 타임 4WD다. 잘 알다시피 포르쉐는 AWD 설계의 선구자다. 포르쉐 AWD의 히스토리는 1900년의 Lohner-Porsche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가장 빛을 발했던 것은 1985년 저 유명한 포르쉐 959에서였다. 그런 역사를 가진 포르쉐가 카이엔에 채용한 4WD는 전동 모터로 작동하는 전자제어식의 다판 클러치에 의해 전후 액슬에 엔진 토크 배분을 자동으로 변동시키는 시스템이다. 통상적인 상황에서의 앞뒤 38:62의 토크배분은 전자제어식 다판 클러치에 의해 변동해 한쪽으로 100% 배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시스템에서는 차속과 횡 가속도, 조타각, 엑셀러레이터 조작 등의 정보를 기초로 좌우 액슬에 최적의 비율을 연산하며 표준으로 장비된 센터 디퍼렌셜 록 기능과 옵션으로 설정된 리어 디퍼렌셜 록 기구도 작동시켜 최적의 조종안정성을 실현한다.

비록 짧은 시간 가파른 산길과 비포장 도로등을 도전해 본 정도에 불과하지만 오프로드 주파성에서도 전혀 거침이 없다. 촬영을 위해 비포장도로를 상당한 속도로 공략해 보았지만 자세는 흐트러지지 않고 제어된다. 코너링 시에도 무거운 SUV답지 않게 언더 스티어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험로를 자신있게 달릴 수 있게 해주는 6단계로 차고가 조정되는 에어 서스펜션이 채용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기는 했다.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된 경우 속도에 따라 차고가 변화되는 것 외에도 PASM(Porsche Active Suspension Management)에 의해 노면의 상황과 운전 스타일에 따라 댐퍼의 감쇄력이 컨트롤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카이엔은 견인력 확보를 위한 로 기어를 설정한 2단 트랜스퍼 케이스도 채용하고 있다. 이는 PTM(Porsche Traction Management)이라고 칭한다. 센터콘솔 앞쪽에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는 레버로 간단하게 작동할 수 있다. 파워를 확실하게 휠에 전달하거나 미끄러운 조건에서 최상의 트랙션을 제공하며 스로틀 간섭과 함께 선택적인 브레이크 적용을 가능케 한다. 견인력이 7,700파운드나 된다고 하는데 이런 성능은 잘 사용하지 않는 국내시장의 오너들 특성상 별로 관심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보다는 이런 능력을 얼마나 많이 활용할 수 있을까가 더 관심이 갈 정도다. 레인지로버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이런 장르의 모델들이 정작 오프로더나 거친 산악길을 달리는 것보다는 고속도로 주행이 더 많다는 점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운전석 및 조수석 에어백을 비롯해 앞좌석 등받이 측면에 사이드 에어백, 루프 프레임에 장착된 커튼 에어백도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다.

시승을 마친 후의 느낌은 복잡하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된 주행성과 여전히 고회전을 즐기게 하는 세팅 등에서는 어지간한 스포츠카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오프로드 주파성이 부족하다거나 기능이 없는 것도 아니다. 포르쉐임에 틀림없지만 포르쉐의 사전에 없는 것들을 처음 접해서일까. 어쨌거나 카이엔은 앞으로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갈 것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주요제원
S:전장×전폭×전고=4786×1928×1699mm/휠 베이스=2855mm/차량중량=2245∼2,580kg/구동방식=4WD/4.5리터 V8DOHC32밸브(340ps/6000rpm,, 42.8kgm/2500∼55500rpm)/가격 S: 1억2650만원, 터보 : 1억 7160만원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