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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2003 포르쉐 뉴 복스터 S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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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4-30 22: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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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탈 수 있는 포르쉐를 표방하며 등장했던 미드십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 복스터가 6년만에 페이스 리프트를 단행했다. 포르쉐를 다시 부활시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복스터는 적자에 허덕이던 포르쉐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누구나 탈 수 있는 포르쉐를 지향한 모델을 표방해 성공을 거두었다. 이번에 시승하는 모델은 작년에 2003년형 모델로 등장한 것이고 국내에는 지난 2월에 출시되었다. 베이스 모델과 복스터S 두 가지 베리에이션 중 복스터 S를 시승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필자가 복스터를 처음 만난 것은 1993년 디트로이트쇼에서였다. 리어 엔진의 포르쉐 911과는 달리 뒤쪽이 길게 뻗은 형상이 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었다. 그러면서 스파르탄한 감각 때문에 포르쉐를 꺼리는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당시 포르쉐는 판매 부진으로 아주 고전을 하고 있었고 무언가 획기적인 조처가 취해져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포르쉐는 그때까지 특정 계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모델에 누구나 탈 수 있는 포르쉐를 표방하는 모델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전에도 시도했다가 실패한 944나, 968, 928과는 다른 컨셉이 필요했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복스터다. 포르쉐 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일반인들도 접근이 가능한 모델이었다.

복스터가 정식으로 데뷔한 것은 1996년. 1997년형으로 출시되었다. 당시 포르쉐의 전략은 정확히 적중했고 911의 교묘한 라인업 구성 등으로 인해 포르쉐는 살아났다. 그 결과 지금은 표정조절을 해야 할 정도로 잘나가고 있다.
복스터라는 차명은 수평 대향 엔진 즉 복서 엔진이라는 단어와 로드스터 보디가 합성된 것이다. 944와 968, 928 등으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가진 사람들에게 복스터는 하나의 복음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었다. 라이벌로는 BMW Z4, 혼다 S200, 메르세데스 벤츠 SLK클래스 등이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복스터는 6년간 위기에 빠진 포르쉐의 경영을 되살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경기불황과 함께 포르쉐도 예외없이 판매가 저하되었다. 게다가 포르쉐의 팬들이 복스터가 2003년형으로 페이스 리프트할 것이라는 것 때문에 구매를 꺼렸다. 그런 차에 포르쉐는 페이스 리프트를 단행했다.

2001년에 마이너 체인지한 911의 페이스 리프트와 비교하면 외형상 눈에 띠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어쩌면 잘 나가는 상황에서 굳이 큰 변화를 주어 다른 모양으로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부분적인 변화는 눈에 띤다. 우선 앞뒤의 수지제 범퍼 부분의 모습이 약간 달라져있다. 앞쪽의 것은 에어로다이나믹과 라디에이터에의 공기 흡입성능의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차체를 더욱 낮아 보이게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뒤쪽에서는 리어 스포일러의 폭이 약간 넓어져 있다. 이 리어 스포일러는 속도가 120km/h가 넘으면 자동으로 솟아 오르며 80km/h 아래로 떨어지면 다시 들어간다. 이와 함께 리어 엔드가 더 낮아졌다. 사이드의 엔진 에어 스쿠프도 보디와 같은 컬러로 바뀐 것이 눈에 띤다.

그리고 전후 방향지시등 렌즈의 디자인도 달라져 있다. 911 카브리올레와 마찬가지로 리어 윈도우를 수지제에서 글래스로 바꾼 것은 예상했던 대로다. 여기에는 서리방지장치도 설계되어 있다. 베이스 모델과 달리 S에는 리어에도 안개등이 설계되어 있다. 트윈 이그조스트 파이프도 약간 경사진 모습에서 수직형으로 바뀌었고 구경도 더 커졌다.

윈드 디플렉터가 시트 뒤쪽에 마운트 되어 톱을 내렸을 때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탈착이 가능한 알루미늄 하드톱도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복스터의 타이어는 베이스 모델에는 16인치가, S에는 17인치가 장착되며 각각 17인치와 18인치가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시승차에는 프론트 205/50ZR17, 리어 255/45ZR17가 장착되어 있었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320X1780X1290mm이고 휠 베이스는 2,415mm.

대시보드의 전체적 분위기는 911과 같아져

인테리어에서는 우선 주황색 컬러로 가죽시트와 대시보드를 처리한 것은 인상적이다. 이 컬러를 자신있게 사용하는 브랜드로는 알파 로메오다. 또 다른 변화는 컵 홀더의 디자인이다. 대시보드에서 두 개의 홀더를 끌어내던 것과는 달리 하우징을 터치하면 하나가 미끄러져 나오고 한번 더 당기면 두 번째의 홀더가 나타난다. 이 정도의 변화는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미국시장의 소비자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변화라 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위쪽의 에어벤트도 타원형에서 부채꼴로 바뀌어 있다. 지금까지 없었던 글로브박스는 용량이 5리터로 A4 사이즈의 서류를 수납할 수 있다. 잠금장치도 새로 설계되어 있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스티어링 휠은 텔레스코픽 기능을 채용하고 있으며 틸팅 기능은 없다. 스티어링 휠의 구경은 여전히 커 보인다.

시트는 2인승으로 가죽 버킷 시트. 등받이는 전동으로 조절이 가능한데 앞뒤의 이동은 쿠션 앞쪽에 있는 레버로 당겨서 한다. 시트는 아주 편안하다.

톱은 레버를 당기고 버튼을 누르면 12초만에 리어 트렁크에 수납된다. 이 톱은 기존에 비해 훨씬 라운드화가 추구되어 헤드레스트에 더 여유가 있다.

열선 내장 사이드 미러, 열선 내장 윈드실드 워셔 노즐, 도난방지 시스템, 카세트 스테레오 시스템, 레저로 감싼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등이 표준으로 설정되어 있다. 히팅 시트, HID 헤드램프, 주차 보조 기능의 내비시스템 등은 옵션. 시승차에는 없었지만 Bose제 10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도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예상 밖이다. 미드십의 경우 대용량 우퍼 시스템을 설치할 공간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스터는 시트의 배후 공간에 용량 11리터의 우퍼박스를 설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인테리어의 이미지가 911과 같아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911의 스파르탄은 아니지만
펀 투 드라이브 개념은 더 향상


복스터에는 두 가지 엔진이 준비되어 있다. 베이스 모델에는 2.7리터 DOHC 수평 대향 6기통 엔진으로 최고출력 228hp/6,300rpm, 최대토크 26.5kgm/4700rpm.

오늘 시승하는 복스터 S는 3.2리터 6기통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최고출력 260hp/6,200rpm, 최대토크 31.6kgm/4600rpm를 발휘하며 팁트로닉 S가 조합되어 있다. 이 수평 대향 6기통 엔진은 공랭식이 아닌 수냉식이다. 트랜스미션은 베이스 모델에는 5단 MT, S에는 6단 MT가 기본이다. 두 모델 모두 5단 AT에 수동 모드가 설정된 팁트로닉 S가 옵션으로 준비되어 있다.

이 엔진에는 2001년형 모델부터 바리오 캠 테크놀러지가 적용되었다. 흡기측에 설계된 밸브 타이밍 시스템인 이 바리오캠은 기존의 절환식에서 연속가변식으로 바꾸어 캠 샤프트 회전각을 40도로 확대했다고 한다. 그리고 엔진컨트롤 컴퓨터의 진화가 파워업을 가능하게 했다고 포르쉐측은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 정도의 파워 향상을 몸으로 느끼기란 쉽지 않다. 911에서는 3.4리터가 3.6리터로 커진 배기량만큼의 파워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지만 8ps의 차이는 그렇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엔진의 탑재 위치는 시트 뒤쪽과 리어 액슬 사이에 탑재되어 있다. 그로 인해 복스터에는 앞뒤에 두 개의 트렁크가 생겼다.

한가지 1리터당 출력이 복스터 S가 81.79ps로 베이스 모델 84.85ps보다 낮다는 것은 불만이다. 라이벌인 BMW M3의 경우는 343p나 된다. 911로 가지 않고 복스터에도 300마력 사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욕심일까.

실렉트 레버를 D에 놓고 일단 오른발에 순간적으로 강하게 힘을 주었다. 마른 노면에 휠 스핀이 느껴지지 않도록 전자제어로 컨트롤된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것이 안전을 위한 것이기에 감수해야 한다. 아무리 입문용 포르쉐라고는 하지만 엑셀러레이터 감각이나 스티어링 등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911에서 느끼는 스파르탄한 감각은 아니지만 일반 세단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하드한 설정이다. 세단에서 출발해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BMW Z4보다 이쪽이 더 하드한 설정이다.

엑셀러레이터는 즉답식이다. 엑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아 킥다운을 시도하면 5단에서 2단까지 내려가며 가속을 하는데 엔진회전속도보다 스피도미터의 바늘이 더 빨리 올라간다. 별 감각이 없이 편안하게 달리는 100km/h에서 타코미터의 바늘은 2,300rpm 부근에 머문다. 순간적으로 150km/h를 넘어 4,600rpm 부근에서 200km/h를 돌파한다. 공간이 필요없다. 기다리는 지루함이란 없다. 제원표상의 0-100km/h 가속성능은 6.4초. 다시 오른발을 자극하자 5,200rpm 부근에서 230km/h를 넘는다. 내가 생각하는 가속감보다 속도계의 바늘이 먼저 올라가 타코미터의 회전수를 확인할 겨를이 없을 정도다.

물론 가속성능은 이런 류의 고성능 스포츠카들 중 최고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복스터와 같은 개념의 ‘달리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모델은 많지 않다. 어쩌면 소프트 지향의 한국적 드라이빙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911보다 더 접근하기가 쉬울지도 모르겠다. 포르쉐 팁트로닉 S는 언제나 원하는만큼의 반응으로 운전자를 즐겁게 한다.

그리고 그런 달리기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역시 브레이크다. 고정식 4-피스톤 알루미늄 모노블록 브레이크 캘리퍼와 내부 벤틸레이션 브레이크 디스크가 장착된 브레이크는 오른발을 올려놓기만 하면 의도한만큼 속도를 떨어 트려준다.

와인딩 로드에서도 복스터는 도로의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노면을 잡고 가는 것 같은 자세를 보여준다. 드라이빙 실력에 따라서는 911 이 부럽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는 여전히 변함없이 포르쉐다움을 보여준다. 특히 PSM은 미끄러운 노면이나 건조한 노면이나 항상 일정한 자세를 유지하도록 해 준다. 센서가 프론트와 리어의 그립 손실을 자동으로 감지해 미끄러지는 바퀴에 제동을 가하거나 혹은 엔진 파워를 감소시켜 안정성을 유지해준다. 가끔씩 과도한 핸들링으로 자세를 잃을 가능성이 있을 때 PSM은 알아서 제 위치로 복귀시켜 준다. 물론 앞바퀴 굴림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몸에 익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말할 것이 없다.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듀얼 에어백과 사이드 임팩트 에어백과 ABS가 표준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포르쉐 주행안정시스템(PSM:Porsche’s Stability Management)은 옵션이다.

복스터가 보여주는 주행성은 입문용이라고는 하지만 부드러운 승차감은 기대할 수 없다. 그보다는 최적의 핸들링을 위해 설계된 하드한 서스펜션으로 인해 노면의 모든 것을 몸으로 느끼며 달리도록 해준다. 차와 일체가 되어 펀 투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차라는 것이다. 다만 911보다 훨씬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포르쉐에의 꿈을 실현가능하게 해 주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요제원 - 복스터 S(팁트로닉 S)
크기:전장×전폭×전고 4320X1780X1290mm. 휠 베이스는 2,415mm.
엔진 : 수평대향 6기통 DOHC 수냉식 3,179cc 최고출력(hp/rpm) 260/6200, 최대토크(kg·m/rpm) 31.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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