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디자인이 지배하는 21세기 지능형 자동차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0-06-05 08:17:39

본문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인간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계가 자동차다. 그렇다면 이 자동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살펴 볼 수는 없을까? 이 질문에 가장 근접한 대답을 얻어 낼 수 있는 곳은 바로 모터쇼다. 또한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본 등 지역별 자동차의 특징은 각종 모터쇼를 통해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날 지구상에서 개최되고 있는 모터쇼는 연초에 열리는 미국의 디트로이트쇼를 시작으로 3월의 스위스 제네바, 짝수 해 10월에 열리는 프랑스의 파리 오토살롱, 홀수 해 9월에 개최되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쇼와 10월에 개최되는 일본의 동경 모터쇼 등이 있다. 이들을 흔히 세계 5대 모터쇼라고 묶는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는 각 모터쇼가 갖는 특성이 확연히 구분되었다. 각 지역적인 특성이 반영된 모델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모터쇼는 물론 뉴 모델과 신기술 경연의 장이다. 각 자동차회사들의 최근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다. 더불어 그들이 선보이는 각종 컨셉트카를 통해 그들의 앞날을 점치기도 한다. 컨셉트카란 쉽게 표현하면 미래의 자동차다. 그 컨셉트카를 통해 나타나는 자동차 트렌드에는 일관성이 있었다는 얘기이다.

유럽 메이커들은 성능의 우수성을 강조했으며 미국 메이커들은 스케일로 전시장을 압도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일본 메이커들은 각종 소프트웨어를 통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그런 모델들을 내 놓았다.

지능 가진 자동차의 개발이 21세기 트렌드
다운사이징, 플랫폼 공유화, 인텔리전트 개념 등장


이처럼 나름대로의 특징을 유지해 오던 각 지역의 차 만들기 트렌드가 90년대 말 들어서부터는 다시 하나의 합일점을 향해 가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디자인면에서 본다면 라운드화가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최근 일각에서는 다시 직선이 살아나지 않느냐 하는 의견이 없지 않지만 이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날카로운 성냥갑 형태의 선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고작해야 선은 살아있지만 각 에지(Edge)를 둥그렇게 처리하는 것은 이제는 당연시되고 있다.

다음으로 큰 주제가 다운사이징과 플랫폼 공유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인텔리전트 개념의 등장이다. 특히 미국차가 작아지고 있다. 유럽차야 워낙에 배기량에 비해 작은 차만들기에 숙달되어 있었고 일본차도 작은 것에 대한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미국차가 작아지는 것은 새로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말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대부분의 미국 메이커들이 내놓은 컨셉트카들은 복고풍을 주제로 한 다운사이징이었다. 올봄의 수입차쇼에도 선보였던 포드 선더버드는 1955년 모델을 다시 재현하려했고, 역시 1955년 모델 노매드라는 이름을 살려낸 시보레의 컨셉트카 등을 비롯해 아예 실용 모델에서도 사이즈를 줄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플랫폼 공유화. 쉽게 설명하면 하나의 차대를 가지고 여러 가지 스타일링을 한 모델을 만들어 낸다는 얘기다. 엔진과 서스펜션 등 차 내부에 실리는 주요 뼈대는 한가지를 사용하면서도 다양한 디자인을 통해 각기 다른 차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이 된다. 성능은 같고 단지 외형이 선택의 기준이 된다면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다. 미국 메이커들이 이 분야에서는 가장 앞서 있고, 지금은 독일의 폴크스바겐이 일본의 도요다와 메이커간 플랫폼 공유화를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쏘나타의 플랫폼으로 마르샤를 만들었고, 그랜저 차대로 다이너스티를 개발했었으며, 최근에는 현대 아토스와 기아 비스토가 쌍둥이 차다. 더 나아가 현대 아반떼 XD와 기아 스펙트라, EF쏘나타와 크레도스 후속 모델이 같은 플랫폼을 유용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개발비 절감을 통한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필연적인 과정으로 이해되어지고 있다. 이런 플랫폼 공유화는 단지 승용차만이 아니라 승용차 차대를 가지고 컴팩트 미니밴 등 RV까지 만드는 등 21세기 차 만들기에서 하나가 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인텔리전트 개념의 자동차가 등장하고 있다. 말 그대로 지능을 가진 자동차다. 과거 TV영화에 등장했던 키트의 예에서 보았듯이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자동차가 실현되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열린 시승회와 세미나에서도 만난 적이 있는 이런류의 소프트웨어들은 21세기 자동차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디자인의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단지 쾌적한 공간만을 중시했던 기존의 자동차와는 달리 각종 디지털 부품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인터넷은 물론이고 화상전화 등 진정으로 독립된 사무실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뒷좌석이 무시된다거나 운전석을 가운데로 위치시키는 것, 계기판을 조그맣게 디지털화해 헤드 업 디스플레이(Head Up Display:속도 등 각종 수치가 계기판이 아닌 앞 유리창의 투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시스템)로 나타낸다거나 하는 것 등이 좋은 예다.

이는 기본적으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시작으로 파생되어가고 있는데 도로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카메라로 촬영해 모니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전달한다거나 하는 것도 같은 범주 속한다. 또 주행 도중 사고로 정신을 잃었을 때 스스로 중앙 통제센터와 연락을 해 경찰서나 가까운 병원에서 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음성인식 기능이 급속도로 발달해 목소리로 인터넷에 접속해 메일을 수신한다거나 전송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고 있다. 다시 말해서 자동차의 전원을 넣으면 메시지 센터에서 ‘지금 도착한 이 메일이 있는데 읽으시겠습니까?’하는 목소리가 나오면 그에 따라 반응을 하면 된다. 이 시스템은 최근 각종 모터쇼에 등장하는 컨셉트카들에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이다. 포드의 24·7 같은 컨셉트카가 단적으로 그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디자인도 더욱 기능적인 면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 조그마한 차안에 사무실 기능을 할 수 있는 대부분을 갖춰야 하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일반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자동차가 당장 앞서 말한 형태로 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고 그것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 되어 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