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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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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7-09 0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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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을 동승 시승했다. 마이바흐는 독립 브랜드였던 선대와 달리 메르세데스 벤츠의 서브 브랜드로 부활했다. 다임러 AG의 현재와 미래의 첨단 기술을 총 망라해 0.01%의 선택된 사람들만을 위한 차를 표방하고 있다. 마이바흐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첨단 기술과 장인 정신의 정점에 있는 모델이다. 한 달여 전 자유로에서의 짧은 시승과 더불어 전문 운전기사가 운전한 차의 뒷좌석 탑승기를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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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울트라 럭셔리 시계 브랜드인 스위스의 파텍 필립과 독일의 랑에 운트 쇠네가 판매하는 최고가 시계의 가격은 개당 10억원에 달한다. 기자는 수년 전 독일 드레스덴 인근에 있는 랑에 운트 쇠네의 본사 공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관계자는 대부분이 수공업 형태로 시계가 만들어진다는 점과 고정밀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롤렉스라는 시계는 일반인이 사용하는 제품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들의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한편 이 회사는 종업원 수가 600여명인데 비해 세계적으로 훨씬 더 유명한 파텍 필립은 2,000여명의 종업원으로 연간 4만개 정도의 시계를 만들고 있다. 파텍 필립은 2002년에 플래티넘 월드 타임이라는 손목시계를 46억원의 가격에 판매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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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 시승하는 마이바흐 S600의 국내 시판 가격은 2억 9,400만원이다. 마이바흐 독자 브랜드로 판매됐던 2005년 한국 시판 가격도 7억 2천만원과 6억원으로 최고가 기준으로는 파텍필립의 시계보다는 낮았다. 이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남자들의 고가의 장난감'이라고도 표현되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시계와 자동차다. 그런데 왜 이런 가격 차이가 날까. 마케팅 전문가가 아니니 적합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희소성이 그 중 한 가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연간 4만개 정도를 생산하는 파텍 필립과 164만대를 생산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차이 정도로밖에 객관적인 근거는 제시할 수 없다는 얘기이다. 물론 이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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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2005년 한국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잡아보기 어려운 차를 독일 현지에서 운전해 본 적이 있다. 당시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 그룹 COE(Center of Excellence :초월차 센터) 책임자인 호르스트 크람베어(Horst Krambeer)에게 사적인 도움을 주었었고 그 대가(?)로 마이바흐와 SLR을 몇 시간씩이나마 시승해 볼 수 있었다. 초호화 울트라 럭셔리 세단, 한국시판 가격 7억 2천만원과 6억원 하는 차를 한국이 아닌 독일에서 시승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는 뒷좌석 탑승 경험을 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런데 지금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장기간에 걸쳐 많은 미디어들에게 마이바흐를 한 두 시간씩 뒷좌석에서나마 타 볼 수 있게 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이야기는 극히 소수의 사용자들, 그러니까 재산이 360억 이상인 수퍼리치들을 위한 모델에서 이제는 성공한 기업가들이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차로 방향성을 바꾸었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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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선택된 사람들만을 위한 제품이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파텍 필립의 시계도 메르세데스 벤츠 마이바흐도 분명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하는 제품은 아니다. 고디바나 린트와 달리 발로나, 아메데이, 장폴 어뱅 등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수제 초콜릿도 그런 범주에 속한다.


자동차는 그나마 수퍼 스포츠카 장르인 페라리라든가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은 접근하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잘려져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들 울트라 럭셔리 프리미엄 브랜드들 역시 독일 메이커들이 주도를 하고 있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가 90년대 말 우여곡절 끝에 BMW와 폭스바겐에게 각각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새로운 양상이 전개되었다. BMW와 폭스바겐은 초고급차 시장에의 진출에는 명문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해 롤스로이스/벤틀리 쟁탈전을 벌였던 것이다. 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던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아예 마이바흐라는 자사의 역사 속 이름을 살려 내 이 시장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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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바흐’라는 이름은 벤츠와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창업자 빌헬름 마이바흐는 고틀리프 다임러 (다임러사의 창업자)의 오른팔로서 유능한 엔지니어였다. 1900년 다임러가 사망한 뒤에도 기술책임자로 활동하다가 경영진과의 마찰로 퇴사한 그는 체펠린 남작의 비행선을 위해 엔진을 만들다가 1909년 아들 칼과 함께 마이바흐사를 설립했다. 고급차 생산에 주력해 1929년에는 12기통 엔진을 얹은 체펠린을, 34년에는 6기통 버전인 DSH와 SW를 선보였고 1941년에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다.


이 세그먼트의 시장 규모는 통상적인 개념에서 본다면 극히 적지만 대당 수익성과 더불어 그로 인한 메이커의 명성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이들 프리미엄 메이커들에게는 절실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인류의 삶의 형태, 즉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많이 지적되고 있고 그로 인해 토마 피케티와 필립 코틀러가 다른 입장을 내놓은 듯이 보이기도 하고 결국은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을 떠나 세상은 수퍼리치들이 증가하고 있고 그들을 노리는 마케팅은 더 고도화되고 있다. 수퍼리치로 대변되는 서구의 부자들은 물론이고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100만 장자들의 수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시장 잠재력은 더 커져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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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는 “극 상위층 1%”를 위한 마이바흐를 한 단계 아래로 내려 더 많은 이들에게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내 세운 것이 바로 마이바흐 S600이다.  운전기사(Chauffeur)를 고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성공한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이 장르의 차가 갖추어야 할 요건은 프레스티지성만이 아니다. 2014년 가을 데뷔한 마이바흐는 휠 베이스가 S600 롱보다 200mm 더 긴 3,365m에 달한다. 전장은 5,265mm 대 5,460mm. 여기에 풀만 버전은 휠 베이스가 3,900에 달하고 전장은 6미터를 넘으니 그 위용이 상상이 갈 것이다.


마이바흐 S600의 차체 비율은 일반적인 롱 휠 베이스와는 다르다. 리어 도어가 66mm 짧아졌다. 그만큼의 공간은 C필러 부분에 배려됐고 그 자리에는 별도의 엠블렘이 있다. 그렇게 한 이유가 있다. 뒷좌석 탑승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한 것이다. 뒷좌석의 착좌위치가 C필러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로 인한 부수적인 효과로는 그로 인해 탑승자에게 전달되는 소음이 적어진다. 동시에 루프 부분이 약간 더 올라가 있다. S클래스와 외관상의 차이는 이 부분과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에 가로 바가 추가된 것, 그리고 전용 20인치의 거대한 앞뒤 사이즈가 다른 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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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자세에서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한다. 굳 이어 이글 F1 타이어는 전용 진동 억제 폼을 해용하고 있다. 이는 도어 씰의 개량, 차음재의 사용 범위의 확대와 함께 소음 저감에 크게 기여한다. 이는 뒷좌석 탑승자의 착좌위치를 도어보다 뒤로 밀어 놓은 것과 함께 탑승자에게 전달되는 소음 저감에 상상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리어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 가는 느낌은 그야 말로 천양지차다. 기자는 강의를 위해 지방으로 이동해야 할 때 종종 뒷좌석에 앉을 기회가 있다. 롱 휠 베이스 버전을 탈 때는 공간성에서 여유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넓다는 느낌은 없다. 마이바흐는 그저 넓다. 그것만으로 우선 이 차를 타는 이유 하나가 설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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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가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기능을 채용하고 있지만 사실 뒷좌석에 앉아 그것을 체감하거나 그로 인한 주행성의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기는 어렵다. 이런 장르의 쇼파 드리븐카를 타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진정한 의미의 휴식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우선은 시트에 앉아 장거리 여행을 해도 허리가 아프지 않아야 한다.


마이바흐 그런 안락성과 쾌적성을 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의 시트를 모티브로 했다고 하는 마이바흐는 다르다. 리어 시트의 공간은 S클래스 롱 버전보다 앞뒤 공간 길이가 159mm 더 길다. 루프 형상의 변경으로 머리 공간도 12mm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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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최대 43.5도까지 리클라이닝 및 슬라이딩이 가능하다. 그 상태에서 도어의 플랫 버튼을 누르면 항공기 시트의 휴식모드인 180도는 아니어도 내 허리를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자세가 나온다. 앞서 언급한 대로 강의를 위한 이동시 이런 느낌을 주는 차는 지금까지 없었다. 소위 말하는 쇼파 포지션을 위해 앞 시트를 앞쪽으로 더 밀어 내면 발 공간까지 걸리적거림이 전혀 없다.


가끔씩 뒷좌석에 앉아 여행을 해 본 경험으로 비추어 마이바흐의 안락성은 그 가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는 자동차회사들은 시내에서 정지와 발차가 반복되는 구간과 고속도로에서의 자율주행 운행을 통해 운전자가 휴식을 취하면 그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경우 도로에서 하루 허비하는 시간을 56분이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도시화가 심해지면서 그만큼 차 안에서 스트레스 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요소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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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 때 일을 할 수 있는 조건도 갖추어져 있다. 센터 콘솔에 좌우 시트를 위한 격납식 테이블이 있다. 비즈니스석에서 식사를 할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은 컨셉이다. 여기에 옵션으로 수제 은도금 샴페인잔과 향수도 취향에 따라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텔레매틱스인 COMAND 온라인 (COMAND Online) 기능이 있다.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포함하여 블루투스 전화, 오디오, 비디오, 그리고 인터넷까지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작동이 가능하다. 인터넷 기능이 강화되어 휴대폰 테더링을 통해 날씨, 인터넷 라디오, 뉴스 등의 MB 어플리케이션 뿐만 아니라 웹브라우징 또한 가능하다.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을 연결해 놓으면 다른 동승작 핫스팟을 통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아예 심카드를 심어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에 그 기능까지 채용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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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을 위한 두 개의 리모콘으로 내비게이션과 라디오, 미디어, 차량 정보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마사지 기능과 히팅, 등받이 측면 조절 기능도 있다.
사실 이 차의 스티어링 휠을 자유로에서 잡았을 때는 그 크루징 감각에 압도된 기억이 가장 강하다. S클래스를 베이스로 한 모델인 만큼 주행성에서도 부족함이 없겠지만 그것을 따지기보다는 진동과 소음의 억제로 뒷좌석에 앉은 사람에게 어떤 느낌을 줄까에 더 신경을 썼었다.


그것은 V형 12기통 SOHC 엔진이 주는 압도적인 부드러움과 어울려 이 차의 성격을 규정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자랑하는 7G트로닉은 마치 무단변속기처럼 매끄러운 변속감으로 엔진의 파워를 전달하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그 파워를 전달하는 하체에 채용된 매직 보디 컨트롤도 크게 기여한다. 카메라로 전방 노면의 요철을 읽어 낸다.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자제어 하체가 댐핑과 차고에 변화를 주어 자세를 완벽하게 플랫한 상태로 유지해 준다. 코너링시에 횡 G를 전달하는 것은 드라이빙 다이나믹 시트 좌우의 챔버다. 오른쪽 옆구리쪽의 시트가 부풀어 오르며 몸을 지지해 준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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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기능으로 보장되는 안전 운전은 궁극적으로 뒷좌석에 앉아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해 준다. 비싼 장비를 운전기사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그렇게 풀어준다. 선대 마이바흐 62를 탔을 때도 그랬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메르세데스의 운전 감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쾌적성과 안락성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당연하겠지만 이 차에서 중형차의 민첩함이나 기동성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중량감있고 품위있게 전진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그것이 이 등급의 차를 소유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끝없이 변한다. 그 말은 시장이 변한다는 말이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달라지고 원하는 것이 변한다는 얘기이다. 그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내놓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선제적으로 방향전환을 하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그저 막연하게 기다리다가는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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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는 이 차 자체의 성능과 장비도 초호화이지만 개개의 오너에게 마이바흐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는 또 다른 가치를 이 시대에는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비중을 두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박리다매 제품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소유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것이 이 차를 선택하는 더 큰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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