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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캐딜락 드빌 DHS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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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5-27 09: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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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은 GM의 럭셔리 디비전이다. 그 캐딜락 디비전의 모델 중 드빌은 플래그십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드빌은 GM의 플래그십이다. 그렇다. 캐딜락은 GM을 대표한다.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 좋다는 말이 통용되던 시절 캐딜락은 미국인들의 자존심이었고 세계 자동차업계의 드림카였다. 최근 토요타, 혼다 등과 맞먹는 품질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캐딜락의 플래그십 드빌을 시승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캐딜락은 미국인에게 어떤 존재일까. 캐딜락은 GM에게 어떤 존재일까. 이라크전쟁으로 인해 우리가 부러워할(?)만한 애국심을 보여 준 미국인들은 소비 생활에 있어서만큼은 철저히 실용적이다. 그들이 투자한 금액만큼의 가치를 찾는데 가장 비중을 둔다.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어느나라산인가보다는 어떤 점이 내게 좋은가가 선택의 최우선 조건이다.


하지만 모든 미국인들이 똑 같은 소비 패턴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서부 지역은 수입차가 확실한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뉴욕과 워싱톤, 시카고, 디르토이트 등 동부지역에서는 여전히 미국차의 판매 비중이 높다. 미국인들은 블랙타이 데이, 즉 파티나 공식석상에 갈 때 탈 차로 대부분 캐딜락이나 링컨 등을 한 대씩 소유하고 있다. 그런 모델에 속하는 것이 캐딜락과 뷰익, 링컨과 머큐리 등이다.

80년대 말 수입차가 처음 상륙했을 때 GM의 모델들은 대우자동차의 수입차사업부를 통해 국내에 소개되었었다. 당시는 캐딜락 플리트우드 60 스페셜이라든가 뷰익 파크 에비뉴, 피프스 에비뉴 등 몇 대 안되는 모델이 수입되었었다. 하지만 그다지 큰 빛을 못하고 문패를 내렸다가 1999년 GM 코리아가 설립되어 캐딜락 스빌로 다시 한국시장에 얼굴을 내밀었다. 하지만 GM과 대우의 관계가 정리되고 다시 대우자동차의 부도, GM의 대우자동차 인수 등의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GM의 모델들은 제대로 마케팅 한번 펼쳐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작년 10월 GM대우가 출범하면서 GM 코리아도 이제는 본격적으로 판매전략을 세우고 딜러를 확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GM의 세계 전략차라고 할 수 있는 CTS도 들여왔다.

2003년 들어 GM 코리아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다양한 고객 접근 이벤트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모델 다양화에 대한 욕구에도 부응해 에스컬레이드와 SRX 등 최근 주목을 끌고 있는 모델들을 수입차 모터쇼를 통해 선보이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드빌은 이미지 리더로서의 새로 등장한 CTS와는 다른 력셔리 디비전 캐딜락의 플래그십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소비자대상 품질조사에서 일본 메이커들과 같은 수준의 포인트를 얻으면서 캐딜락 관계자들은 어깨에 힘을 주고 있다. 캐딜락은 미국 브랜드로서는 유일하게 토요타와 혼다 다음으로 세 번째의 초기품질 수준을 보여 주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안락한 분위기를 최우선으로 하는 세팅

캐딜락 디비전에는 드빌과 비슷한 이름의 스빌이라는 모델이 있다. 드빌과 스빌은 기본적으로 파워 트레인은 같다. 거의 대부분의 테크니컬 내용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 가장 큰 차이는 크기이다. 더불어 같은 럭셔리 세단이면서 드빌이 전통적인 미국적 감각이 더 강하다면 스빌은 월드카 전략의 일환으로 선 보인 모델로서 유럽 지향의 주행성을 강조한 모델이다. 그래서 국내 수입된 스빌과 드빌은 같은 4.6리터 노스스타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면서도 스빌은 304마력 사양을 드빌은 279마력 사양을 탑재하고 있다.

크기면에서도 드빌이 스빌에 비해 더 크다. 드빌은 전형적인 캐딜락이다. 대형 도어와 거대한 도어 패널, 그리고 넓찍한 글래스 등이 그것을 보여준다.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5,260×1,890×1,440mm이고 스빌은 4,995×1,905×1,420mm다. 벤츠 S의 롱 휠 베이스 버전이 5,163mm×1,855×1,444mm 이므로 그보다 더 크다.

크기 때문인지 가격은 한국시장에서는 드빌이 더 비싼 모델이지만 미국에서는 스빌이 더 비싸다. 물론 흔히들 생각하는데로 뒷바퀴 굴림방식이 아닌 앞바퀴 굴림방식이다. 차세대 드빌은 CTS와 마찬가지로 뒷바퀴 굴림방식으로 나올 것이라고 한다.

스타일링은 스케일을 최우선으로 삼는 미국차답게 크기가 압도적이다. 강한 라인을 사용한 보디 실루엣은 기존 모델보다는 작아졌지만 시각적으로는 더 커 보인다. 전체적으로 드빌의 익스테리어는 ‘단순미, 안정감, 매력’이라는 컨셉트를 지향하고 있다. 프론트 라디에이터 그릴이 옆으로 더 길게 뻗어있고 LED테크놀러지를 채용한 헤드램프도 크기를 강조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기존 모델에 비해 더 라운드화되었다. 드빌은 캐딜락이 컴퓨터 디자인 툴인 오토 스튜디오를 이용해 독자적으로 디자인한 첫 번째 모델이다.

드빌에는 기본형과 DHS, DTS 등 세가지 트림이 있다. DTS가 가장 하드한 설정의 모델이고 DHS는 전통적인 미국식 취향이 많이 살아있는 모델이다. 기본형은 저가형 모델로 위치하고 있다. 오늘 시승하는 것은 옵션을 거의 채택한 DHS 트림으로 국내에는 이 모델만 수입된다.

대시보드는 대부분의 버튼들이 스티어링 휠 주변에 모아져 있다. 트렁크 원격 오픈 버튼과 주유구 오픈 버튼 등도 계기판 왼쪽 부분에 모아놓은 것 등은 사용 편의성을 배려한 흔적이다. 그리고 대부분이 돌출형으로 비교적 크게 설계되어 있어 조작에 실수할 염려는 없을 것 같다. 역시 이 차가 지향하는 고객층을 감지하게 하는 내용이다. 계기판의 클러스터도 마일리지와 킬로미터의 표시를 원하는데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물론 클러스터 사이에는 각종 주행정보를 알려주는 인포메이션 시스템이 기본으로 채용되어 있다. 이 클러스터는 아예 보이지 않게 하고 속도를 숫자로만 볼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드빌의 시트도 상당히 재미있는 구성을 하고 있다. 원래 DHS에는 분리형 프론트 벤치 시트가 표준인데 DTS와 같은 버킷 시트가 채용되어 있다. DTS에는 플로어에 시프트 레버가 설계되어 있는데 DHS에는 칼럼 시프트 타입이다. 벤치 시트를 설정하면 6인승 모델이 되는데 국내에는 그런 형태가 통용되지 않아 5인승만 들어온다. 거대한 차체에 걸맞게 실내공간도 널찍하다. 물론 뒷좌석을 위한 에어컨 시스템과 각 시트별 조절장치도 설계되어 있다.
프론트 시트를 최대한 뒤로 밀어도 충분한 레그룸이 확보되는 뒷좌석이 쇼파 드리븐카로서도 부족함이 없다. 물론 대부분의 수입차가 그렇듯이 현지에서는 쇼파 드리븐카로서보다는 오너 드리븐카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 다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 정도 크기의 모델들은 아예 의전용차로, 운전기사를 둔 차로 여기는 것이 보통이다.

드빌은 그런 성격에 걸맞게 럭셔리카 다운 모습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조절시트(Adaptive seats).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의 쿠션감을 최적으로 자동 조절해 장거리 여행에서도 쾌적한 운전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 장치는 가죽커버 안쪽에 센서에 의해 10개의 공기주머니(Air Cell)를 작동시킨다. 그리고 탑승자의 신체 압력 분포를 측정해 미리 입력된 적정 압력과 비교한 뒤 셀의 내압을 최적의 패턴으로 조정해 준다. 시동을 걸면 작동되어 매 10초마다 공기 압력을 조절해준다. 초기 모델에서는 매 4분마다 조절하는 시스템이었다. 특히 허리 부분의 정적 압력 수치는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캐딜락이 DTS에 처음으로 도입한‘나이트 비전’도 빼놓을 수 없는 시스템이다. 양산차로는 캐딜락 드빌에 처음 장착된 나이트 비전은 방산업체인 레이시온 시스템사에 의해 개발된 적외선 센서를 이용한다. l 센서는 보통의 헤드라이트를 사용할 때보다 더 멀리 볼 수 있게 함으로써 밤길 운전을 돕는다. 열 감지 장치인 나이트 비전은 물체가 방출하는 열에너지를 센서로 측정, 운전석 앞 유리 하단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HUD) 방식으로 화상을 비쳐준다. 화면에는 사람, 동물, 다른 자동차, 등 따뜻한 물체는 흰색으로, 어두운 주변 환경은 검은 색으로 나타난다. 나이트 비전에 쓰인 HUD는 델피 델코전자가 제작한 것이다. 드빌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는 채용되었었으나 현행 수입 모델에는 없다고 한다.

초음파 주차 보조 시스템도 안전운행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다. 드빌의 주차 보조 시스템은 처음 후진을 시작하면 작은 노란 램프가 리어 윈도우 위쪽에 깜박이며 실내등을 통해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접근을 계속하면 노란불이 두 개가 들어오고 물체에 닿기 직전에는 빨간 불빛이 하나 더 추가된다. 물론 사운드로도 이런 상황을 알려준다.

쾌적성을 중시한 크루징에 비중을 둔 주행성

드빌에는 노스스타 V8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이 엔진은 DTS에서는 304마력을, DHS에서는 279마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GM의 전자제어 4T80-E 4단 AT가 조합된다. 이 트랜스미션에는 아주 부드럽고 연비가 좋은 비스커스 컨버터 클러치를 채용하고 있다. 실렉트레버를 주행모드로 옮기면 주차 브레이크는 자동으로 해재된다. 노스스타와 위의 4단 AT의 결합으로 인해 DHS는 실키 드라이브 개념이 강하다. 특히 트랜스미션의 생각보다 미세한 반응은 인상적이다.

과거 미국차들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스쿼트 현상도 많이 억제되어 있다. 실렉트 레버를 D에 위치시키고 오른발에 힘을 주자 휠 스핀 현상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다. 오른쪽 컴비네이션 레버 끝의 트랙션 버튼을 눌러 작동을 시키고 다시 출발하자. 매끄럽게 스스르 미끄러진다. 같은 드빌에서도 스포티 지향인 DTS와는 달리 DHS는 안락함에 비중을 둔 세팅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전통적인 캐딜락다운 푹신한 승차감은 남아있다.

저중속에서 노면의 잔충격은 거의 흡수하고 지나간다. 대 배기량차답게 부담없이 전진한다. 엑셀러레이터는 즉답식은 아니다. 그때그때 다이나믹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가속을 위해 킥 다운을 시도하면 일단 3단으로 시프트 다운했다가 다시 한번 2단까지 떨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차를 타는 사람들을 배려한 세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급작스러운 발진으로 위화감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기어비는 아주 낮게 설정되어 있다. 가속보다는 고속 크루징에 비중을 둔 세팅이다. 통상 1,700rpm 부근에서 100km/h를 가리킨다. 스트로크가 짧은 엔진다운 반응이다. 다시 오른발을 자극하면 2,200rpm에서 120km/h, 3,000rpm에서 160km/h를 넘어선다. 일본이나 유럽형 엔진들과는 다른 세팅이다. 쭈욱 뻗어 올라가지는 않는다, 호흡이 길다. 여유있는 가속이다. 댐핑 스트로크를 길게 설정한만큼 고속주행시 다리 이음매나 둔턱 등에 대한 반응은 허풍스럽다. 일정속도가 되면 오른발을 페달에 올려 놓고 있는 것만으로 가속이 된다. 4,000rpm이 최대토크 발생지점인만큼 여전히 토크로 가속이 된다. 엔진룸쪽에서는 처음부터 쉬-이 하는 V형 엔진 특유의 사운드만 스며든다.

하지만 페달에서 발을 떼도 속도는 줄지 않고 그대로 뻗어 나간다. 차량이 많은 상황에서는 브레이크에 자주 발이 올라간다. 그리고 이 정도의 상태에서의 제동력은 나무랄데가 없다. 다만 그 이상의 속도로 올렸다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1,865kg이라고 하는 차체의 무게가 느껴진다. 드빌의 브레이크는 4휠 디스크와 소형 경량 EBD ABS가 조합되어 있다.

와인딩 로드의 공략에서도 기존 모델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안정되게 전진한다. 왠만한 코너에서는 스티어 특성도 뉴트럴을 지향한다. 다만 좀 더 굴곡이 심한 도로에서는 약 언더 특성이 살아나고 225/50VR17이나 되는 타이어도 버거워한다. 하지만 이 역시 차의 성격에 맞추어 달린다면 전혀 부담이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듀얼 에어백, 사이드 임팩트 에어백이 프론트에 장착되어 있다. 이밖에도 능동적인 스티어링 향상 시스템인 ASCE(Active Steering Effort Compensation), 가변 로드 센싱 서스펜션(CVRSS), 스테빌리티 트랙 버전 2.0 등의 첨단 기술이 적용되어있다.
드빌 DHS는 캐딜락다운 럭셔리카의 전형을 보여준다. 다이나믹보다는 컴포트에 비중을 둔 각종 편의 장비와 주행성능 등이 그렇다. 직선도로에서 여유 동력으로 인한 호쾌한 가속성을 무기로 한 크루징 전용의 모델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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