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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기 | 마세라티 기블리 디젤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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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5-10-06 22: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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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 디젤은 성능보다는 브랜드 밸류가 더 크게 다가오는 차다. 외관에서는 마세라티 특유의 디자인이 돋보이지만 실내는 크라이슬러와 공유하는 모니터 및 버튼이 흠이다. 모니터와 버튼이 기블리의 격을 떨어트린다. 3리터 디젤은 충분한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힘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동급의 독일산 디젤과 비교하면 성능은 부족하다. 보편적인 주행 안전성도 불안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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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블리는 마세라티의 볼륨 모델이다. FCA가 마세라티의 볼륨을 확대하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주목했던 모델이 바로 기블리이다. 엔트리 모델은 모든 프리미엄 브랜드가 추진하고 있고 마세라티도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기블리는 마세라티의 볼륨을 높여줄 기대주로 계획됐으며 실제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마세라티의 판매 볼륨은 큰 폭으로 뛰었다. 연간 판매가 1,000대를 넘은 건 1999년이 처음이고, 이후 꾸준하게 볼륨이 상승해 왔다. 참고로 1998년의 연간 판매는 620대에 불과하다. 마세라티의 모델 수가 늘어나고 상품성이 높아진 게 볼륨 확대의 주된 이유이다. 모회사의 지원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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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2년 동안에는 판매가 두 배 이상씩 뛰었다. 연간 판매가 1만대를 넘은 것은 2013년이 처음인데, 그 이유가 바로 기블리이다. 기블리가 나오면서 마세라티의 판매가 제대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글로벌 판매는 2012년 6,288대에서 2013년 1만 5,393대, 2014년 3만 6,448대로 뛰었다. 앞서 밝힌 것처럼 주력은 기블리이다. 작년 판매에서 기블 리가 2만 3,500대를 차지하고 있다.


기블리는 마세라티의 첫 E 세그먼트 모델이다. 크고 비싼 차만 만들던 마세라티가 볼륨을 늘리기 위해 개발한 차다. 새로 추가된 모델이지만 이름 자체는 생소하지 않다. 기블리는 마세라티 역사에서 두 번이나 쓰인 이름이다. 초대 기블리는 1967~1973, 두 번째는 1992년에 나와서 5년 만에 단종됐다. 따라서 기블리라는 이름은 16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또 기블리가 나오면서 마세라티는 처음으로 2개의 세단을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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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같지만 각 기블리는 연관성이 크게 없다. 2세대는 기존과 별로 상관없는 바이터보 패밀리의 하나였고, 현행 모델은 4도어 세단이다. 기블리는 콰트로포르테와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비용과 개발 시간을 줄였다. 생산 라인도 콰트로포르테와 같다. 마세라티의 전통대로 기블리라는 차명 역시 바람의 이름이다. 기블리는 리비아에서 지중해로 불어오는 덥고 습한 바람을 뜻한다. 현지 이름은 시로코이다.


기블리는 프런트에 엔진을 얹고 뒷바퀴를 굴린다. 상위 버전에는 4WD도 탑재된다. 엔진은 3가지인데, 모두 배기량은 3리터로 동일하다. 가솔린은 2가지 출력의 3리터 V6 트윈 터보, 3리터 디젤은 VM 모토리가 공급했다. 참고로 VM 모토리는 피아트의 자회사이다. 피아트는 2013년 10월에 GM이 소유하고 있던 VM 모토리 지분 50%를 인수한바 있다. 시승차는 디젤 모델이다. 기블리는 마세라티의 첫 디젤 모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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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블리는 엔트리급이지만 마세라티 특유의 아이덴티티가 살아 있다. 누가 봐도 단박에 마세라티임을 알 수 있는 얼굴이다. 전장 대비 넓은 전폭 때문에 웅장한 느낌마저 준다. 전고도 낮다. 기블리는 대형급에 육박하는 사이즈이다. 차체 사이즈는 4,970×1,945×1,455mm, 휠베이스는 3,000mm로 전장이 5m에 육박한다. 그리고 전폭은 동급에서 가장 넓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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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블리는 요즘 유행하는 쿠페 스타일의 세단이다. 옆에서 보면 날렵한 루프 라인과 강한 휠하우스 디자인이 눈에 띈다. 그릴 디자인은 그란투리스모와 비슷하지만 1950년대의 A6 GCS를 재해석한 느낌도 있다. 그릴과 범퍼 하단의 디자인, 그리고 커다란 마세라티의 삼지창 엠블렘이 기블리 디자인의 압권이다.


알로이 휠의 디자인은 멋지다기보다는 튼튼하게 생겼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웅장한 디자인의 기블리와 어울린다. 타이어는 245/45R/19 사이즈의 콘티넨탈 콘티스포트콘택트 5이다. 기본형인 18인치보다 한 단계 위의 사이즈다. 참고로 시승차는 타이어 마모가 많이 진행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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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도 마세라티임을 알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외관만큼 끌리지는 않다. 크라이슬러와 공유하는 센터페시아의 모니터는 실수라고 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의 모니터와 메뉴들은 크라이슬러와 완전히 동일하다. 이 모니터는 최근 트렌드와는 달리 정사각형이어서 보기에도 좋지 않고 화질 자체도 좋은 편이 아니다. 크라이슬러의 모니터가 특별히 좋다면 모르겠지만 급 차이가 많이 나는 마세라티에 적용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마세라티를 타면서 크라이슬러가 보인다면 누구라도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후방 카메라는 가이드라인도 없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등에 적용된 빨간색 내장재는 보기에 좋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손으로 만져지는 촉감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눈이 잘 닿지 않는 모니터 아래쪽의 내장재는 좋지 않다. 마세라티에 기대하는 수준을 밑돈다. 특히 기어 레버 주변의 트림 및 장식은 다른 부분과 동떨어져 보인다. 센터 콘솔 박스의 크기는 적당한 편이고, 이 안에 2개의 컵홀더가 마련된 게 이채롭다. 콘솔 박스에는 냉방 기능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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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 내 액정의 파란색 조명도 크라이슬러를 연상케 하지만 시인성 자체는 좋다. 그리고 트립 컴퓨터와 오디오, 차량 설정 같은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조절은 스티어링 휠의 작은 다이얼로 하는데, 작동감이 좋지 않다. 뻑뻑해서 사용이 불편할 수 있다. 작은 부분이지만 고급차의 성격에는 맞지 않는다.


2열은 차체 크기에 비해 좁다. 보통 체구의 성인 남자가 앉으면 무릎 공간은 주먹 하나가 남는 정도다. 휠베이스가 3m인 것을 감안하면 2열 공간을 제대로 뽑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날렵한 루프 라인에 비해 머리 위 공간은 부족하지 않다. 2열의 암레스트에는 2개의 컵홀더와 USB, 12V 소켓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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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3리터 V6 터보 디젤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VM 모토리가 공급한 3리터 디젤 엔진은 275마력의 최고 출력과 61.2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제원상으로는 독일 회사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치이다. 이 엔진은 싱글 터보 사양이고 차후 트윈 터보 버전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공회전 정숙성은 나쁘지 않지만 진동은 있는 편이다. 운전대로 진동이 많이 전달되고 가속할 때는 시트로도 약간 느껴진다. 마세라티가 스포츠 성향의 브랜드이긴 하지만 이정도의 진동 억제 능력은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운전대를 조향해도 진동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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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페달의 초기 반응은 민감하다. 살짝만 밟아도 민감하게 차체가 움직인다. 저속 또는 도심에서 운행 시 요긴하다. 터보의 작동도 비교적 빠르다. 기본적으로 토크가 넉넉하기 때문에 힘 부족을 느끼기는 힘들다. 초기 반응이 빠르고 고속까지 부드럽게 가속한다. 기블리 디젤은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의 답력 모두 조금은 탱탱한 편이다.

 


1~5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45, 70, 100, 130, 165km/h이다. 기블리 디젤은 6단으로 210km//h까지 가속되고 7단으로 회전수가 4,000 rpm에 이르면 230km/h에 도달한다. 6단까지는 멈칫거림 없이 가속된다. 제원상 최고 속도는 250km/h이다. 차체 중량이 1.9톤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동력 성능이다. V6 디젤의 회전도 매끄럽고 고회전 질감도 나쁘지 않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배기 사운드도 조금 달라지지만 가솔린만큼의 자극적인 맛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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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블리는 요즘 차로는 드물게 유압식 스티어링을 쓰고 있다. EPS가 대세인 요즘 트렌드에 비추어 보면 유니크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향 감각이 특별히 좋다는 느낌은 없다. 그만큼 요즘 EPS의 세팅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스포츠 성향의 세단으로서는 스티어링도 크다는 느낌이 있다. 운전대의 림과 패들 시프트의 거리가 먼 것도 특징이다. 보통의 동양 사람에게는 멀게 느껴지고, 손가락이 짧은 사람은 조작이 불편할 수도 있다. 뿔처럼 솟아 있는 패들 시프트의 디자인은 보기가 좋다.


하체의 세팅은 원초적이다. 최신의 섀시와 소프트웨어가 만들어내는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른 것이다. 좋게 얘기하면 마세라티의 전통을 살린 것이고, 보편적인 시각으로 보면 주행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 승차감 자체도 좋은 편이 아니다. 진동을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한다. 그리고 하체의 세팅 자체가 노면 착 달라붙는 맛은 없다. 고속 주행에 적합한 성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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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코너를 돌 때 얕게 물이 고인 곳을 지나갈 때가 있었다. 이때 순간적으로 앞바퀴가 그립을 잃으면서 머리가 안쪽으로 향했다. 안쪽으로 향하는 것은 바깥으로 밀리는 것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고 제어도 어렵다. 전자장비가 수습해서 사고는 없었지만 주행 안정성에 의문이 드는 상황이었다.


약 15년 전에 비공식으로 들어온 90년대 기블리(2리터 V6 트윈 터보)를 타볼 기회가 있었다. 당시의 기블리는 하체가 날뛰는 망아지 같았고, 옆으로 돌려는 성향이 강했다. 젖은 노면을 부드럽게 회전해도 뒤가 돌려고 했다. 지금의 기블리 디젤도 이와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다. 물론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코너 돌 때의 느낌은 과거의 기블리를 생각나게 하는 구석이 있다. 보편적인 주행 성능 자체만 놓고 보면 동급의 독일차에 미치지 못한다. 기블리 디젤은 성능보다는 브랜드 밸류를 보고 선택해야 후회가 없는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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