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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재규어 뉴 XJ6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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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6-05 19: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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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차 최초로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 구조를 채용한 모델 재규어 XJ가 드디어 국내에도 상륙했다. 재규어가 프레스티지 럭셔리카 시장에서의 실지 회복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XJ는 차량 중량이 종래형에 비해 40% 가벼워졌고 강성은 60% 향상된 신 개념의 스포츠 세단이다. XJ6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재규어의 XJ 시리즈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68년이었다. 이번에 등장한 모델은 코드네임 X350으로 개발된 7대째에 해당한다. 오리지널 XJ6 데뷔 후 34년만에 등장한 모델로 2002년 파리살롱을 통해 첫 선을 보였었다. 7대째 XJ를 필자가 처음 만난 것은 올 초 디트로이트쇼장에서였다. 도장을 하지 않고 알루미늄인 채로 광택을 낸 보디를 전시하고 있었다.

재규어가 알루미늄 보디를 개발하기로 결정한 것은 연비를 향상시키고 성능과 민첩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재규어는 알루미늄 보디를 만들기 위해 많은 돈을 쏟아 부었다. 그 때문에 작년 5억불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출혈이 많았다. 그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재규어는 XJ의 보디를 알루미늄으로 해 중량은 40% 정도 가벼워졌고 비틀림 강성은 기존 XJ보다 60% 정도 증강되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차량중량이 200kg정도 가벼워졌다.

그런데 자동차의 보디를 알루미늄으로 하는 것은 비용면에서나 제작 기술상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은 부식의 위험이 있다는 점과 알루미늄끼리 서로 접합이 잘되지 않는다는 기술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재규어는 리벳으로 연결하는 기술을 고안해 냈고 에폭시 수지와 접합하는 방법을 연구해 냈다.

이것이 XJ의 알루미늄 보디가 다른 메이커와의 다른 점이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알루미늄 보디들은 스틸을 사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알루미늄제를 용접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용접 시에는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소재는 열팽창과 수축을 동시에 하게 된다. 그 때문에 용접작업을 할 때는 도구에 확실히 고정하고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냉각해 수축하면서 크기가 달라져 버리는 난점이 있다. 게다가 팽창률이 다른 주조품과 압출재를 직접 용접해야 하기 때문에 균등한 품질을 이루어 낼 수가 없게 된다.

재규어는 항공기 기술을 사용한 리벳 용접을 통해 이 문제점을 해결했다. 즉 개개의 알루미늄을 모노코크 구조로 조립해 스팟 용접 대신 로봇이 리벳을 박아 넣는 것이다. 열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팽창과 수축 문제도 없고 높은 정밀도를 확보할 수 있다. 주조품과 압출재의 결합도 문제없다. 필요한 곳에는 에폭시계의 접착재도 사용되었다. 때문에 나중에 충돌이나 접촉 사고 등으로 수리를 해야 할 때는 손상된 부분을 잘라내고 새로운 부품을 리벳 고정시키면 복원된다. 예를 들어 프론트 펜더를 교체하는데 기존 강철 보디 차량은 30시간이 걸리는데 재규어 XJ는 14시간이면 해결된다고 한다.

알루미늄 보디의 가장 큰 장점은 차량중량의 저감이다. 그로 인해 가감속의 개선과 과격한 코너링 시에 자세 안정성의 확보, 그리고 연비의 향상에까지 기여한다. 뿐만 아니라 충돌 에너지가 작고 충격에너지 흡수능력이 좋아 안전성도 향상된다.

물론 알루미늄 보디 그 자체가 재규어에 처음 적용된 것은 아니다. 80년대 후반 일본의 혼다가 NSX의 보디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었었고 독일의 아우디 뉴 A8이 알루미늄 보디이다. 그리고 양산차는 아니지만 이탈리아의 페라리 360 모데나도 알루미늄 보디다.

재규어다움을 유지하며
커진 차체로 실내공간 확대


그동안 재규어가 XJ의 개발을 위해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는지 익히 알고 있던터라 그 결과물에 대해 많이 궁금했었다. 분명한 것은 재규어의 아이덴티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아하고 사치스러운 분위기이면서 진지함을 잃지 않은 자세가 그랬다. 보디 실루엣도 그렇고 럭셔리카로서의 존재감 또한 손상되지 않았다.

그런데 터치는 달랐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밝아졌다고나 할까? 더불어 큰 차임에도 불구하고 둔해 보이지 않았다. 프론트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아래쪽이 뒤로 밀려 들어간 형태의 것에서 지면과 수직에 가까운 각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그것을 크롬도금으로 처리한 것도 변화를 느끼게 하는 내용이다. 그로 인해 인상이 S나 X와는 약간 달라 보인다.

재규어측은 뉴 XJ에 1968년에 첫 선을 보였던 오리지널의 디자인 요소를 많이 살리고자 했다고 주장한다. 외관상으로 웨이스트 라인이 약 13cm 정도 더 높아졌다. 루프 라인은 더 높아졌고 프론트와 리어의 오버행은 더 짧아졌다. 그만큼 휠 베이스는 더 길어졌다. 후드의 디자인은 1980년대 이전의 스타일로 회귀했다. 이런 구성으로 재규어가 추구하는 것은 스포티함과 캡 포워드 디자인이다.

뒤쪽으로 돌아가면 훨씬 가늘어진 C필러와 아주 독특하게 선을 이루고 있는 엉덩이 부분과 부드럽게 떨어지는 리어 데크 등이 독창적이다. 이에 대해 재규어측은 고딕양식의 아치 모양 테일램프를 가진 오리지널 XJ6의 현대적인 해석이라고 주장한다.

전체적으로는 XJ 전통의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웨지 형상과 캡 포워드 캐빈의 채용으로 인해 트렁크가 하이테크화되고 프론트 윈도우가 약간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5090mm×1860mm×1450mm로 종래형에 비해 전장 65mm,전폭 100mm, 전고가 90mm 확대되었으며 휠 베이스는 165mm 길어진 3,0355mm. 그럼에도 불구하고 XJ 베이스 모델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5,163mm×1,855×1,444mm, BMW 7시리즈의 5,169×1,902×1,492mm보다 작다. 차량중량은 1,545kg.

인테리어의 분위기는 재규어의 패밀리 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전체적인 컬러는 블랙 톤. ‘피아노 블랙’이라고 하는 컬러로 마무리되어 있다.

알루미늄 보디 개발로 인해 많은 비용이 들어간 것을 상쇄하기 위해 기존의 것을 개선하고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이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J 게이트 방식의 트랜스미션은 ZF제 6단 AT로 S타입에 채용된 것과 같은 것이다. 에어컨도 S타입과 같은 일본의 덴소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센터콘솔박스도 S와 X에 채용된 것과 같은 것이다. 실렉트 레버 뒤에 설계된 버튼식 주차 브레이크도 포드 그룹의 모델들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콕핏의 구성은 운전자 중심이다. 재규어가 콕핏을 중심으로 한 각종 편의장치의 기능성을 모바일 폰에 비유했듯이 사용하기가 편리하다. 골치 아프지 않은 기능 표현성도 포인트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J 게이트의 설계상 실렉트 레버를 저단으로 옮겼을 때 숫자가 가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거슬린다. 계기판에라도 표기가 되었으면 좋을 듯 싶다.

호두나무 트림을 넉넉히 사용하고 시트와 스티어링 휠, 도어 트림 등을 천연가죽으로 감싸 고급감을 높이고 있다. 스티어링 휠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의 디자인은 3연 미터의 클러스터로 S, X와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시트는 전동 16웨이(12웨이)로 조정이 가능하다. 물론 네 좌석 모두 개별적인 히팅 기능이 설계되어 있다. 네 시트 모두 세명이 사용할 수 있는 메모리 기능이 있고 조수석 시트는 리어 시트의 조절 버튼으로 앞쪽으로 밀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재규어측의 주장대로는 분명한 오너 드리븐카이지만 쇼파 드리븐으로 사용해도 지장이 없는 구성이다. 아마 나중에 V12 엔진을 탑재한 롱 휠 베이스가 등장하면 그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휠 베이스와 차체의 크기 확대는 탑승자 공간에 반영되어 있다. 헤드룸과 레그룸, 숄더룸이 기존 모델에 비해 한층 넓어져 있다. 프론트 시트는 물론이고 특히 리어 시트에도 성인 세명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다. 헤드레스트의 높낮이도 시트 조절 버튼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그동안 불만으로 여겨져왔던 트렁크의 공간도 기존 모델에 비해 25%나 커진 470리터. 하지만 여전히 경쟁모델보다는 작다.

다만 C필러는 아주 슬림화되어 있는데 반해 후진 시 B필러의 두께가 방해가 되고 있었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하며
롤링 각 억제 통해 안정적인 자세 유지


재규어의 엔진은 V8과 V6 두 가지. 고성능 버전 XJR에 탑재되는 수퍼차저 트윈캠 4.2리터 (400ps, 56.4kgm) 사양과 XJ8 베이스 모델에 탑재되는 4.2리터(300ps, 42.8kgm) 사양이 있고 그 아래 역시 V8 3.5리터(262ps, 35.2kgm)가 있다. 그리고 맨 아래에 3리터 240마력의 최고출력과 30.6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V6 엔진은 XJ6에 탑재된다. 이 엔진은 S타입에 탑재된 것이다. 오늘 시승하는 차는 이중 3리터 엔진을 탑재한 XJ6.

트랜스미션은 S타입에 탑재된 6단 AT로 독일의 ZF제다. 오늘날 많은 고급차들이 ZF제 트랜스미션을 채용하는데 그야 말로 매끄럽다.

실렉트 레버를 J게이트를 통해 맨 아래로 당겨 D에 위치시키고 오른발을 엑셀러레이터 페달에 올려놓았다. 얼마 전 3리터 사양의 X 타입을 시승했을 때의 느낌을 생각하고 가속을 해갔다. 우선 약간 과격한 엑셀러레이터 조작에도 스쿼트 현상으로 인해 위화감을 주는 일이 없다. 이것은 큰 변화다. 움찔거리며 앞머리가 들리던 현상이 말끔히 없어졌다. 지긋이 누르며 전진한다.
ZF제 6단 AT는 같은 3.0리터 엔진임에도 추출해 내는 감각은 한층 활발하다. 일단 가속을 시작하면 거침이 없다. 60km/h 부근에서 2단으로, 110km/h에서, 170km/h에서 각각 시프트업이 진행된다. 통상영역인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2,400rpm. 이 상태에서 오른발에 힘을 약간 빼고 크루징 감각으로 하면 타코미터의 바늘은 1,800rpm 부근. 다시 120km/h에서는 2,800rpm 부근까지 올라간다. 거의 가속한다는 느낌이 없이 XJ는 앞으로 돌진한다. 두터운 토크감이 느껴진다. 내친김에 킥 다운을 해 풀 가속을 했다. 킥다운 초기 동작이 약간 매끄럽지 못하지만 익숙해지면 지장이 없다.

170km/h까지는 머뭇거리지 않고 상승하다가 다시 오른발을 자극하자 5,500rpm을 넘어서며 속도계의 바늘이 200km/h 영역을 넘어간다. 중간 가속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4,000∼6,000rpm 사이의 회전역에서 아주 활발한 반응을 보여준다. 알루미늄 보디로 인한 경량화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직진 안정성도 흠잡을 데가 없고 브렘보제 브레이크의 제동성능도 거론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 특히 고속 주행 시 급 제동을 몇 차례 시도해 보았지만 차분하게 가라앉아 주었다.

엔진의 사운드는 그냥 실키는 아니다. 저속에서는 조용하지만 회전이 상승하면 의도적으로 자극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BMW 745의 사운드와 비슷한 종류의 것이다. 아우디도 사운드 팀을 별도로 두어 신경을 쓰는데 이 역시 하나의 트렌드인가보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기본적으로 댐핑 스트로크는 독일차보다는 길게 설정되어 있어 부드러운 맛이 있다. 중저속에서의 노면 요철 흡수능력은 재규어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독일차보다는 소프트이지만 기존 모델에 비해서는 상당히 하드한쪽으로 이동했다. 고속주행 시 다리 이음매를 타고 넘는 것도 세련되었다.

와인딩 공략 시 롤 각의 제어도 이 차가 BMW 7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인터 체인지 진입을 위한 원형 도로에서 다른 모델로 120km/h 정도로 통과하던 곳을 그 이상으로 공략해도 타이어가 끌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진행 도중 보타를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진입 시의 자세에 따라 약간의 오버 스티어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의식을 하고 도전하면 라인을 그대로 따라가 준다. 그럼에도 뒷바퀴 굴림방식차라는 점을 의식할 필요는 있다. 럭셔리 프레스티지카에도 스포츠 주행성능이 기본적인 요구조건이 되어 버린 오늘날의 차만들기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한편 XJ에는 새로 개발한 차고조정 에어 서스펜션이 채용되어 있다. 이는 댐퍼의 세팅을 1,000분의 1단위로 모니터해 도로 상태에 상관없이 일정한 차고를 유지해 주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같은 PAG그룹 소속의 볼보 모델에도 적용되어 있다.

적극적 안전성을 위한 장비로 다이나믹 스태빌리티 컨트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그리고 탑승자를 감지해 에어백 폭발정도를 조절하는 재규어의 ARTS(Adaptive Restraint Technology System) 등이 채용되어 있다.

새로운 개념의 알루미늄 보디로 차체 제조 기술을 한 단계 진보시킨 재규어 XJ는 스포츠 세단이라는 브랜드의 명성에 걸맞게 드라이버즈카로서의 성격을 살리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클래식한 스타일링의 우아한 곡선에 타이트한 핸들링을 조화시키고 있는 뉴 재규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하기에 충분한 자세를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요제원
크기 : 전장×전폭×전고 5090mm×1860mm×1450mm , 휠 베이스 3,035mm
엔진 : V6 DOHC 2,967cc 240hp@6,800rpm, 30.6kgm/4,100rpm,
최고속도 : 240km/h, 0-100km/h 가속성능 8.1초,
가격 : 10,850만원(부가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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