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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2016 닛산 370Z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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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5-11-29 22: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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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6세대 Z카 370Z 2016년형을 시승했다. 상품성을 개량한 이어 모델로 2013년형에 비해 가격을 600만원 낮춘 것이 포인트다. 몇 가지 사양을 더했지만 엔저의 효과가 커 보인다. 370Z의 개발 키워드는 Jump、「Z-ness」(Z다움)과 new-ness」(새로움). 간단하게 표현하면 모든 것을 달리기 성능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터보차저가 아닌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것도 세일즈 포인트로 내 세우고 있다.  2016년형 닛산 370Z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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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은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존재감을 강화해 가고 있다. 인피니티 브랜드의 완전 독립을 위한 행보가 그렇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에서 닛산의 목소리 내기에 대한 움직임도 점차 힘을 받아가고 있다.


1999년 결성되어 16년 동안 물리적인 부분은 물론 화학적인 제휴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관계는 복잡하다. 르노는 닛산의 지분 43.4%를 갖고 있다. 반면 닛산은 르노에서 의결권이 없는 지분 15%를 소유하고 있다. 또 르노의 지분 중 15%는 프랑스 정부가 갖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최근 그 비율을 19.7%로 올리고자 하면서부터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닛산쪽의 지분을 높이는 것과 의결권 등에 관한 것이다.


큰 문제 없이 이어져 오던 이런 관계가 최근 닛산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와 르노, 닛산 각각의 이해가 다른 상황에서 힘의 균형추에 변화가 생기면서 목소리를 높이고자 하면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르노와 닛산을 이끌고 있는 카롤로스 곤은 이 문제를 서로에게 좋은 쪽으로 이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니까 생존 문제로 '칼 질'을 하던 때와는 또 다른 고민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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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다단한 문제를 외부에서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지금은 카를로스 곤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 되어 있다는 정도만 확인되고 있다. 최근 프랑스 정부측에서 르노와 닛산간의 관계 변화를 원치 않는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피력해 일단은 수면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쨌거나 이런 상황이 닛산이 어려움을 딛고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한 상태에서 붉어졌다는 것이 포인트다.


닛산의 그런 자신감은 라인업을 통해 키워진 것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보다는 많지 않고 경쟁 양산 브랜드들에 비해서도 크게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GT-R을 비롯해 스카이라인 쿠페 등 흔히 말하는 Emotion에 비중을 둔 모델들을 항상 전면에 내 세운다. 우리는 그것을 스포츠카라고 분류한다. 더불어 배터리 전기차 부문에서 주도권을 강화해 가며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닛산의 370Z는 존재감이 강하지 않은 일본 스포츠카 중에서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스포츠카다. 370Z는 그냥 Z카라고 한다. 1969년 블루버드의 쿠페 버전으로 등장한 '닛산의 Z카'는 GT카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세그먼트상으로는 1957년에 데뷔한 스카이라인 쿠페보다 한 단계 위에 포지셔닝했다. 이후 미국 내 다양한 모터스포츠의 장에서 실력을 과시했다. 그것이 역사로 축적되어 이제는 닛산의 이미지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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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메이커로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점 또한 평가받고 있다. 닛산의 Z카는 2인승 쿠페의 길을 마쓰다 미아타 MX-5는 2인승 경량 로드스터의 파이어니어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단지 먼저 창조했다는 것 이상으로 그들의 달리기 성능은 글로벌 시장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그것은 '탈 것' 이상의 그 무엇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질주본능이 아니라 감성에 호소하는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냥 좋은 것이 아니라 끌어 당기는 맛이 있어야 하는 것이 스포츠카다. 자세로 표현하기도 하고 프로포션으로도, 선과 면으로도 그들의 '이모션(Emotion)'을 드러낸다. 그것이 이 브랜드들이 여전히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존재감을 잃지 않고 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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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주행차가 최대의 화두가 되어 있는 지금 왜 스포츠카일까? 자동차 선진국의 소비자들은 점차 자동차에 새로운 그 무엇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에서 고성능 스포츠카라는 로망은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당장에 내가 소유할 수는 없을지라도 드림카 리스트에 올리고 있다. 아무리 첨단 미래 지향적인 기술이 우리를 현혹할 지라도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멈추는' 차에 대한 로망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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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각의 370Z는 2인승 스포츠 쿠페다. 공개적으로 포르쉐를 경쟁 상대로 표방하고 있다. ‘롱 노즈, 숏 데크’, '숏&와이드(Short & Wide)'의 스포츠카의 전형적인 프로포션을 통해 순수 스포츠카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날로그 감각의 스포츠카를 지향하고 있다. 차체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을 다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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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Z에는 쿠페와 로드스터 버전이 있다. 시승차는 쿠페형. 낮은 차고, 짧은 오버행, 롱 노즈(Long Nose) 숏 데크(Short Deck), 패스트백. 쿠페형 스포츠카에 사용되는 문법이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 그래서 자칫 아이덴티티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기 쉬운 장르다. 닛산은 그런 논란 가능성을 의식해 Z카는 “다이내믹을 표현하는 ‘관능적 메커니즘’ 자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공격성. 디자인으로 성능을 추구한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장르에 걸맞는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그 자세에 대한 닛산측의 표현은 다음과 같다. ‘차체 라인은 서 있어도 달리는 듯한 다이내믹함을, 볼륨감을 강조한 근육질의 디자인은 강인한 스프린터를 보는 듯한 생명력을, 부메랑 형상의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 Z 엠블럼 사이드 LED 램프 등 디테일은 정교하면서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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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 & 와이드(Short & Wide)의 문법은 그대로다. 글래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더 짧고 와이드에 느껴진다. 그런 이미지를 살리고 있는 강한 엑센트는 앞 뒤의 Z를 형상화한 부메랑 모양의 램프다. 앞뒤에 같은 그래픽의 램프를 채용한 것은 흔치 않다. 전체적인 볼륨감 속에 날카로운 칼 날의 형상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에어 인테이크 안의 송곳니 모양의 기둥이 없어졌다. 그 좌우로 LED 차폭등이 새로운 액센트로 추가된 것도 보인다.


사이드에서는 뒤로 물러난 캐빈이 인상적이다. 앞뒤 부풀린 펜더는 볼륨감을 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18인치의 거대한 타이어도 거기에 일조하고 있다. 트렁크 리드까지 그대로 뻗어 내려가는 패스프 백 루프는 긴장감을 살리고 있다. 프론트 펜더 뒤에 간결하게 삽입된 Z로고가 눈길을 끈다. 리어 쿼터 윈도우는 1970년 닷선 240Z 연상케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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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로 가면 앞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와이드하게 벌어진 자태가 눈에 들어온다. 리어 스포일러는 패스트팩 루프의 흐름을 잡아 주고 있다. 역사 속의 Z를 부분적으로 현대적으로 해석해 보여 주고 있다. 위 아래로 넓고 좌우로 벌어진 범퍼와 그 아래 듀얼 머플러가 스포츠카로서의 프로포션을 만들어 내고 있다.


시각적으로 외형상 작아진 차체와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과는 달리 공기저항계수는 0.30으로 세단형보다 낮다. 하지만 실제 공기저항은 전면 투영면적과 함수관계에 있으므로 이 수치가 곧 공기저항은 아니다.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만큼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것은 필수다. 인버스 에리어(inverse area) 프론트 범퍼가 차량 옆의 공기 흐름을 부드럽게 하고 차의 뒤쪽 디자인이 지붕에서 리어 해치까지의 공기흐름을 최적화 시키도록 설계되어 있다.


안전장비의 추가로 차체 중량이 무거워진 만큼을 알루미늄의 사용으로 커버하고 있다. 보닛 후드 외 도어와 리어 해치도 알루미늄으로 처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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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공식을 살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심플해 보이는 분위기로 2인승 쿠페라는 장르를 잘 표현하고 있다. 닛산측은 370Z의 인테리어가 ‘레이어 컨셉’을 주축으로 운전자가 370Z와 혼연일체 되는 느낌을 갖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보와 조작, 홀딩 레이어의 세가지로 구분해 배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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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레이어는 작종 계기판(gauge)을 일컬으며 작동 레이어는 스티어링 휠, 패들 시프트, 스위치 기어, 홀딩 레이어는 좌석, 무릎 패드, 문 장식 등을 말한다. 그만큼 각 부분에 대해 운전하는 즐거움을 극대화하도록 설계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언제나 얘기하듯이 디자이너가 성장해 온 사회적인 배경과 문화의 차이는 차만들기에 그대로 반영된다. 오늘날에야 글로벌화로 인해 갈수록 아이덴티티 표현이 어려워졌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른 점이 보인다.


대시보드 가운데 수온계와 전압계, 디지털 시계 등 세 개의 클러스터가 아날로그 감각으로 디자인되어 운전자를 향하고 있다. 그 아래에는 그레이드에 따라 내비게이션 모니터가 채용되기도 하고 시승차처럼 수납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하는 공간이 있다. 내비가 없을 때는 조금 애매한 공간이 되어 버린다. 그 아래 카 오디오와 공조시스템 패널이 배열되어 있다. 간결한 처리를 하려 한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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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 틸팅 기능만 있는 3스포크 스티어링 칼럼은 인피니티 모델들에서 보았던 것처럼 계기판과 일체로 움직인다. 스티어링 휠 패드 가운데 큼지막하게 자리한 Z로고는 370Z의 역사와 전통을 주장하는 요소.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의 디자인은 여전히 조금은 복잡해 보인다. 가운데 속도계가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은 특별할 것이 없다. 왼쪽에 연료계와 연료소모 상태를 표시하는 디지털 계기판의 컬러가 배경색이 블랙으로 글자가 오렌지색으로 2013년형에서 바뀌었다.


실렉터 레버 패널과 그 뒤쪽의 센터 콘솔박스까지는 간결한 구성. 그 좁은 공간에도 컵 홀더를 설계하고 있는 것은 이 차의 주력시장이 미국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부분이다. 서브 우퍼를 트렁크 바닥에 배치해 실내 전체에 서라운드 음향을 제공하는 보스(Bose®)의 오디오시스템도 현대 스포츠카의 세일즈 포인트. 6장의 CD를 내장할 수 있고, AUX단자를 통해 iPod 등 휴대용 멀티미디어도 호환 가능하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Active Noise Cancellation) 기술을 통해 실내 유입 소음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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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2인승. 좌우 모두 4웨이 전동 조절식. 크기라든가 지지성 등에는 문제가 없다. 앞뒤 이동과 시트백의 조절을 전동으로 할 수 있다. 그 버튼이 센터 콘솔박스쪽에 있다. 인피니티 모델들은 모델체인지를 하면서 모두 왼쪽 허벅지 아래쪽으로 옮겨갔다. 버튼의 위치가 좀 더 위로 솟아 있어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없다.

 
시트백 뒤쪽에 좌우로 손가방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 뒤에는 차체 보강제인 타워 바가 노출되어 있다. 선대 모델보다 약간 낮게 설계되어 있다. 후방 시야를 배려한 설계다. 엔진 탑재위치가 15mm 낮아지고 승차자의 히프 포인트도 10mm 낮아져 운전석에 앉으면 푹 감싸인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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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와 통하도록 설계된 해치 게이트는 크게 열린다. 그래서 룸미러를 통한 후방 시야가 방해를 받는다. 화물공간은 이런 장르의 차로서는 생각보다 크다. 2인승을 상정한 크기로는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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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 자체는 변화가 없다. 다만 엔진 마운트 디자인을 다시 설계했고 흡음재 보강을 통해 소음을 줄였다. 더불어 맥시마에 채용했던 액티브 사운드 인핸스먼트(ASE: Active Sound Enhancement) 기술을 채용해 스포츠카로서의 감성을 살리고자 했다.


3,696cc V6 DOHC 24밸브 자연흡기 엔진에 대한 닛산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고집스러울 정도라는 평가도 듣는다. 고회전형 엔진으로 최고출력 333hp/7,000rpm, 최대토크 37.0kg.m/5,200rpm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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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주행에 필요한 수치라고 할 수 있는 마력당 중량비는 4.6 : 1. 인피니티 G37 세단의 5.0:1 에 비하면 월등하다. 이는 가속성이 중요한 스포츠카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트랜스미션은 7단 AT. 6단 MT도 있지만 일본 시장에서도 AT가 67%, MT가 33%로 AT스포츠카 시대의 비율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한다. 패들 시프트로 조작하면 수동변속기 감각으로 달릴 수 있다. 닛산이 자랑하는 토크 컨버터 록업 로직에 의한 것이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m/h에서의 엔진회전은 2,000rpm. 레드존은 7,500rpm부터.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7,3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0km/h에서 2단, 85km/h에서 3단, 14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빠르다. 가볍게 치고 올라간다. 거침이 없다. 여전히 폭력적인 가속감을 보여 준다. 첫 번째 벽을 돌파할 때까지 같은 톤으로 가속이 이루어진다. 바늘은 멈추지 않고 계속 올라간다. 속이 뻥 뚤리는 느낌이다. 아날로그 스포츠카의 성격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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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말로 하면 370Z는 소리로 가속한다. 오른발에 힘을 주면 으르렁 거리는 자연흡기 엔진의 사운드에 매료됐던 세대들에게는 짜릿함까지 느끼게 한다. 같은 파워트레인이라도 시대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자동주행기술의 발달과 함께 페달에서 발을 떼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는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 반응하는 차체의 반응은 여전히 온 몸을 자극한다. 그 중 가장 먼저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사운드다.


7단 자동변속기의 기어 매칭 속도가 빠른 것은 그대로다. 3년 전에는 직결감이라는 표현까지는 사용할 수 없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또 다르다. 숙성된 느낌이다. 그때문인지 0-100klm/h 가속성능이 6초에서 5.5초로 빨라졌다. 시프트 히스테리 현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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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짧다. 3년 전과 비교하면 좀 길어졌다. 그로 인해 다루기는 더 쉬워진 느낌이다. 노면의 정보를 거의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그러면서도 오늘날 대부분의 양산형 스포츠카들이 그렇듯이 승차감을 희생하지는 않는다. 특히 다리 이음매를 타고 넘는 거동은 압권이다. 물론 이렇게 표현하지만 이런 주행감각에 익숙치 않은 사용자들에게는 위화감을 줄 수도 있다. 그 맛을 알게 되면 벗어날 수 없다. 차체는 그대로 전진하면서 하체에서 수용을 해 준다. 스카이 훅이라는 단어가 떠 오른다. 이는 고속주행시 안심감을 주는데 크게 기여하는 부분이다.


내가 자동차를 조종한다는 느낌을 준다. 차가 하는데로 끌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내가 자동차와 대화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능하게 해 주는 대목이다. 특히 리어 트레드를 넓게 해 짧은 휠 베이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회전 피봇을 운전식 시트 바로 아래로 잡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것은 민첩성을 위해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2013년형에서도 하체의 개량이 있었으나 이번에도 시간이 지난 만큼의 숙성도를 보여 준다. 무엇보다 초고속역에서의 안정감 향상이 진보했다. 무거운 차체 대신 짧은 휠 베이스로 커버해 충분한 민첩성을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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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투 록 2.7회전의 스티어링 휠은 칼럼 부싱과 스티어링 소프트웨어를 개량했다. 응답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대부분 뉴트럴 기분으로 코너를 빠져 나갈 수 있지만 헤어핀 등에서는 오버 스티어 기미가 뚜렷하다. 응답성은 즉답식으로 예민하다. ESP 개입 포인트는 빠르고 지속적이다. 거의 돌고 나서도 ESP 등이 깜박거린다. 그런데 회두성이 뚜렷하게 좋았던 3년 전과는 달리 조금은 어색한 거동을 보이기도 한다. 앞 머리가 긴 차인 만큼 그에 걸맞는 스티어링 휠 조작이 필요하다. 전체적인 푸트워크는 잽.


안전장비는 프론트 듀얼,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 시스템(AABS, Advanced Air Bag System)을 비롯해 VDC, EBD ABS, BAS 등을 만재하고 있다. 전면 및 후면 충돌시 충격 흡수 영역을 효율적으로 배분한 존 바디 구조, 차량 도난 방지 시스템 등도 장착되어 있다. 보행자 보호를 위한 팝업 엔진 후드도 채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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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어가 만재된 차를 타는 시대에 아날로그 스포츠카는 오히려 강하게 다가온다. 아직 향수라는 단어까지 동원할 정도는 아니지만 물리적인 접촉을 통해 운전자와 호흡하며 달리는 스포츠카에 대한 로망은 식지 않을 것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이례적이라고 할만큼 강한 독창성을 가진 고성능 모델들을 쏟아 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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