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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제네시스 EQ900 3.3터보 HTRAC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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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5-12-20 03: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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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번째 신차 EQ900을 시승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 강화를 위해 럭셔리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만큼 그 첫 번째 모델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현대 브랜드로 나왔을 때보다 훨씬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은 자명하다. 모던 프리미엄이라는 슬로건까지 만들며 준비해왔던 제네시스 브랜드의 EQ900 3.3터보 HTRAC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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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브랜드가 출범했다. 그룹 전체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수익성 제고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5년 계획으로 라인업을 완성하고 현대 브랜드와 완전 분리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거쳐온 과정, 일본의 럭셔리 브랜드가 추구해 온 방향성과 달라야 한다는 전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궁금하다.

 

독일 메이커들은 저먼 엔지니어링을, 일본 메이커들은 모노쯔꾸리(もの造り)를 그들만의 독창성으로 삼아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고가에 판매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왔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 초부터 자동차의 산업화에 가장 지대한 역할을 했고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의 82%까지 차지했던 미국 메이커들은 그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부문에서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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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국 메이커들이 살려내지 못한 재규어랜드로버와 볼보는 지금 새로운 자본주를 만나 날개를 달았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영국적 기품을, 볼보는 스칸디나비안 팩터를 전면에 내 세우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차별화를 통해 경쟁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규모면에서 독일 브랜드들과 경쟁할 수준은 아니지만 강한 아이덴티티가 시장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PSA푸조시트로엥이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 DS를 런칭해 시작을 공략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들도 프랑스만의 컬러를 전면에 내 세우며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니까 1980년대 말 렉서스 등 일본 럭셔리 브랜드가 등장했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이다. GM과 포드도 캐딜락과 링컨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 가치 제고에 나선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 닛산도 인피니티의 본사를 홍콩으로 옮기면서까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링컨은 라인업 재정비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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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제네시스 브랜드가 싸워야 할 상대는 볼보와 인피니티, 아큐라, 캐딜락, 링컨 등이다. 미국시장 시판 가격 기준으로 이 브랜드들의 최고 시판 가격은 6만 달러 전후다. 이들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은 세그먼트가 제네시스급인데 가격은 EQ900과 비슷하다. 캐딜락 XTS는 7만달러를 넘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현대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에쿠스는 6만 8,750만달러가 가장 높은 가격이다.

 
BMW와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렉서스, 재규어 등은 10만 달러를 넘는 모델을 라인업하고 있다. 세그먼트로만 본다면 7시리즈, A8, S클래스, XJ, LS 등의 가격은 제네시스 EQ900의 두 배 혹은 그 이상이다.


현대자동차는 이 시장에서의 볼륨을 높이기 위해 모던 프리미엄이라는 컨셉을 내 세우고 있다.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좋은 얘기이다. 하지만 이 시장의 소비자들은 그런 합리적인 논리보다는 그들이 쓰는 돈의 가치에 대한 평가를 더 우선시한다는 것이 마케터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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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이 시장에서는 제품으로 승부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브랜드를 팔아야 한다. 지금까지 현대 브랜드를 육성했던 자세와는 전혀 달라야 한다. GM이 사브를 사라지게 만들고 포드가 재규어랜드로버와 볼보를 넘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철저하게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


독일 브랜드들은 저먼 엔지니어링(German Engineering)이라는 프리미엄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지금 그 분야에서의 경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토요타의 렉서스는 모노쯔꾸리, 즉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장인 정신을 내 세워 가장 신뢰성 높은 브랜드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하이브리드라고 하는 그들만의 기술적 우위성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일취월장하고 있는 볼보가 스칸디나비언 팩터(Scandinavian Factor)를 전면에 내 세우고 있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세계적으로 부의 분배가 가장 원만하게 이루어지면서도 높은 생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스웨덴이라는 프리미엄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적인 환경도 북유럽 특유의 컬러가 있다며 그것을 디자인에 반영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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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제네시스는 무엇을 내 세워야 할까? 바로 그것을 찾는 것이 5년 계획에 포함되어야 한다. 단순히 판매대수만 많다고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이 왜 제네시스를 사야하는지 당위성을 제공해야 한다. 제네시스는 인간 중심의 진보라는 슬로건을 내 세우고 있는데 볼보도 같은 컨셉을 사용하고 있다.


모던 프리미엄을 내 세우지만 그럴 경우 지금 내수시장에서처럼 그랜저나 아슬란을 구매하는 것보다는 아예 제네시스로 넘어가 버릴 수 있다. 제네시스의 역할이 현대 브랜드를 끌어 올리는 것이지 판매 간섭을 야기해서는 안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볼보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수장이 폭스바겐 그룹 출신이고 현대차그룹의 피터 슈라이어와 알버트 비어만도 독일 출신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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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전략은 제품을 통해 표현된다. 제네시스 EQ900은 BMW 7시리즈가 그렇듯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터치로 회귀했다. '정중하고 깊이있는 우아함'이라는 디자인 컨셉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 이 등급의 사용자들은 화려함보다는 중후함을 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에쿠스의 라인에서 더 화려함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플래그십 대형 세단의 스타일링과는 거리가 있을 것이다. 피터 슈라이어가 처음 현대차그룹에 합류했을 때 "Simple is Beautiful"이라고 했던 것을 기억한다면 당연한 방향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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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임팩트를 만들어 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얼굴이다. 앞 얼굴은 전체 이미지를 결정짓는데 60% 정도를 차지한다. EQ900의 얼굴은 제네시스와 같은 크레스트 그릴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앞으로 제네시스 브랜드로 등장하는 모델들이 같은 그릴을 사용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LED 헤드램프를 엑센트로 활용하고 있다. 가운데 낚시 바늘 모양의 그래픽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그것을 방향만 바꾸어 놓은 것 같다. 범퍼 아래 에어 인테이크는 오늘날 대부분의 신차들이 그렇듯이 좌우로 길게 처리해 와이드한 형상을 강조하고 있다. 그 좌우 끝에 삽입되어 있는 8개의 LED 램프는 주간 주행등과 방향지시등 기능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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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의 실루엣은 길어진 휠 베이스만큼 짧아진 오버행으로 인해 좀 더 스포티한 자세로 바뀌었다. 그런 프로포션의 변화가 직선을 위주로 완고한 터치를 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평행한 어깨선이 주는 완고한 느낌은 EQ900이 속한 세그먼트를 확인해 주고 있다. 리어 윈도우의 넓이 확대가 두드러진다. 대신 C필러의 역할이 축소되어 있다. C필러를 두텁게 처리한 차는 리어 시트의 소음 침임을 줄이고 프라이빗을 살리기 위함이라고 한데 반해 제네시스는 뒷좌석 승차자의 개방감을 살리기 위함이라고 한다. 기능성에서는 선택의 문제다. 하지만 디자인 측면에서는 무게감보단 경쾌함이 더 강조되어 보인다. 이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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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의 그래픽은 엠블럼 때문인지 낯설지가 않다.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를 기존 에쿠스의 컨셉에서 상하로 늘려 수직형으로 해 무게감을 살리고 있는 것 때문이다. 램프 안에 LED 방향지시등이 삽입되어 있는 것은 유행을 따른 것이다. 너무 튀지 않으면서 중후함을 살리고자 하는 의도가 보이는 것은 EQ900 스타일링 디자인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5,205×1,915×1,495mm, 휠 베이스 3,160mm. 휠 베이스가 기존 모델보다 115mm 늘어났다. 그만큼 승객석의 비중을 높였다.
화이트 보디의 고장력 강판 비율을 기존 16.3%에서 51.7%로 늘려 차체 강성을 높이고자 했다. 오늘날 트렌드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CFRP, 스틸 등 다양한 재질을 사용한 멀티의 시대다. 어떻게 하던지 경량화가 생명이다. 댐퍼 하우징(쇽업쇼버를 감싼 부위)에 고진공 사출을 통해 만들어진 알루미늄 재질을 적용해 차체 경량화를 추구했다. 엔진룸 내에 스트럿 바를 적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구조용 접착제를 확대 적용(87m→200m)하고 핫 스탬핑 공법 적용 부품을 19개 탑재했으며 차체 주요 부위 듀얼 멤버형 보강구조 적용 등으로 비틀림 및 굽힘 강성을 기존 대비 181% 향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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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EQ900은 사전 미디어 공개부터 줄기차게 실내 공간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고 있다. 오감 만족을 캐치 프레이즈로 하고 있다. 그런 내용보다는 최고급 세미 아닐린 가죽을 이태리의 파수비오(Pasubio)사와 공동 개발했다고 표명한 것 등이 더 주목을 끈다. 지금까지 모두 부품을 그룹 내에서 해결한다는 자세에서의 변화다. 이 등급에서는 그것이 맞다. 아직까지 아날로그 형태의 시계 브랜드가 없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다음에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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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페시아의 버튼을 손가락 끝의 감각만으로도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 그리고 이 시대의 화두인 커넥티비티에 대한 대책도 만만치 않다. 아날로그 시계의 디자인도 나쁘지 않다. AV모니터는 센터 페시아가 12.3인치, 뒷좌석용은 9.2인치. 탑승자들은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과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 블루링크 긴급 구난 서비스 시스템으로 스트레스 없는 운행이 가능하게 된다. 새로운 내용이 아니지만 이제 한국의 최고급차도 내용면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에게 꿀릴 것이 없다는 자신감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

리얼 우드트림을 사용하고 스티어링 휠을 이태리산 가죽으로 감싼 것 등은 당연한 선택이다. 온도 변화에 적응하는 가죽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그렇다.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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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척추건강협회까지 동원해 공인 인증을 받았다는 '모던 에르고 시트'도 EQ900에서 추구하고 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척추 지지성을 확보하고 앞좌석 22웨이, 뒷좌석 14/18웨이 전동 및 메모리 시트 등을 기반으로 한 서울대 의대 임상 실험 검등 결과를 토대로 한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 은 이 부문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 주고자 하는 시도다. 조작은 간편하다. 다만 신장과 체중의 범위 측정이 10cm. 10kg 단위로 되어 있어 그 경계선상에 있는 경우는 애매할 수 있다.


시트의 스티치 라인도 오스트리아 복스마크(Boxmark)사와 공동 개발했다고 한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런 자세가 필요한 것이 이 등급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이다. S클래스나 7시리즈, A8 등이 디테일한 부분까지 전문 업체들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앞 시트 아래쪽에 뒷 좌석을 위한 통풍 장치가 별도로 있는 것도 흔치 않은 장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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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5인승이 기본. VIP시트를 선택하면 4인승으로 바뀐다. 리어 시트에도 각각의 메모리 기능이 있다. 버튼 하나로 앞 시트를 앞쪽으로 젖힐 수 있다. 시트를 최대한 리클라이닝 시킨 상태에서 허리를 지지해 주는 감이 좋다. 헤드레스트는 어깨 부분과 각각 조절이 가능해 체형과 용도에 따라 바꿀 수 있다.


그런 실내 공간의 창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음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의 소비자들이 받아 들일 수 있는 소음 대책도 한 단계 발전했다. 도어부와 윈도우, 환기통로의 차음 설계는 물론이고 모든 글래스에 차음 유리를 적용했다. 공간을 창조해야 하는 시대에 공간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는 얘기이다.
한국 유저들이 중시하는 트렁크는 보스톤 백과 캐디백 네 개가 넉넉히 들어간다. 공간 만드는 기술은 여전히 세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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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람다 3.3터보와 3.8 GDi, 타우 5.0GDI 등 세 가지. 여기에 중국시장용 3.0터보차저가 별도로 있다. 시승차는 3,342cc V6 직분 트윈 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370ps/6,000epm, 최대토크 52.0kgm/1,300~4,500rpm을 발휘한다. 하니웰제 터보차저는 병렬식으로 동시에 작동되는 타입이다.  변속기는 8단 AT로 현대 파워텍에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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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00rpm. 레드존은 6,500rpm부터. 회전 영역의 큰 변화는 없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2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65km/h에서 2단, 105km/h에서 3단, 15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다르다. 분명 다르다. 응답성이 다르고 토크감이 다르다. 순간적으로 치고 올라간다. 날카로운 반응이다. 2,185kg이라는 공차 중량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3.3GDi와 뚜렷하게 비교되는 가속감이다.


현대의 람다 엔진은 회전 질감이 좋다. 제네시스(G80)에서도 저회전부터 바늘이 빠르게 상승하고 고회전까지 매끄럽게 돌아준다. 터보차저와 결합하면서 그런 질감의 효과는 배가된다. 터보차저의 타임 래그를 거의 느낄 수 없으면서 치솟는 회전계의 바늘은 그것만으로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  회전 질감도 승차감과 쾌적성에 기여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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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른 발에 힘을 주면 순간적으로 첫 번째 벽을 돌파한다. 거침없이 돌진한다. 3미터가 넘는 휠 베이스에, 5미터가 넘는 전장을 가진 차를 3.3리터 엔진이 이렇게 가속하는 것은 한국차로서는 처음이다. 거기에 매끄럽다. 엔진 회전 상승에서 부담이 전혀 없다. 변속기와의 매칭도 좋다. 절도있게 변속하는 것은 G80보다 숙성됐다. 다만 가속 도중에 가벼운 시프트 히스테리 현상이 발생한다.


그보다는 통상적인 영역에서 1,700rpm 이하에서 거의 모든 속도역을 커버해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1,500rpm 이전의 영역에서 시내 주행은 모두 해결된다. 직분 터보차저가 디젤은 물론이고 가솔린의 성능도 비약적으로 증강시켰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큰 차에 적은 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할 수 있게 하는 다운사이징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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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주행은 물론이고 고속주행에서도 소음 문제로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다. 소음과 차음 대책에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다만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부밍음이 살아나기는 하는데 좀 더 강한 사운드를 만들었으면 싶다. 쇼파 드리븐으로 사용된다는 전제에서는 불만이 없을 수 있지만 오너드리븐이라면 자극적인 사운드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서스펜션은 앞뒤 공히 멀티 링크. 에어 서스펜션이 아니라 유압식이다. 독일 작스(Sachs)와 공동 개발한 GACS(Genesis Adaptive Controle Suspension)으로 댐퍼의 밸브를 외장형이 아니라 내장형으로 바꾸었다. 댐핑 스트로크는 짧다. 요철에서 상하 요동에 대한 대응이 현저히 달라졌다. 노면의 정보를 직설적으로 전달하면서도 차체를 상하로 흔들어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는 안정성을 우선시 하는 현대차의 특성이지만 거동에 따른 반응이 허풍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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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 제네시스보다는 줄었지만 코너링에서 미세하게 밀리는 느낌이 든다. 물론 마그나 스티어와 공동 개발한 HTRAC과 TCS, ECS의 연동으로 안정된 거동을 유지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운전에서 그것을 감지하기는 쉽지 않다. 프루빙 그라운드의 과격한 공략을 했을 때 한 번 나타났던 현상이다.


마그나와 함께 개발한 네바퀴 굴림방식 HTRAC는 이론적으로는 앞뒤 구동력 배분이 100: 0까지 가능하고 평상시에는 50 : 50을 유지한다. 할덱스와 달리 모터 기어방식으로 토크를 정확히 전달한다는 점에서 오늘날 더 높은 사용율을 보이고 있다. 상황에 따라 평지와 노멀 모드에서는 40:60, 오르막에서는 30:70으로 뒷바퀴에 더 많이 동력이 분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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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차선 변경에 대한 차체의 거동도 또 한 단계 발전했다. G80(제네시스)도 데뷔 당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다고 표현했었는데 이번에도 점프 업을 했다. 알버트 비어만의 효과가 실감난다. 그는 주행 테스트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비율을 70%에서 40%로 내리고 대신 실차 테스트를 60%로 끌어 올렸다. 현장 감각을 중시하는 독일식 차만들기를 반영한 결과다. 그만큼의 비용은 감수해야 한다.


분명 현대차의 주행성은 2세대 제네시스에서 한 단계 뛰었고 아반떼 AD에서 숙성됐으며 EQ900에서는 또 한 단계 진보 했다. 무엇보다 종합적인 주행 질감의 향상이 두드러진다. 이제는 세련됐다는 표현을 써도 좋을 수준이다. 다른 표현으로는 현대차 그룹 내에서만 보면 혁신적(Revoluti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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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조향 보조장치는 제네시스(G80)에서는 가끔씩 작동이 되지 않는 일이 있었는데 EQ900에서는 훨씬 예민해졌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12초가 지나면 경고음이 울리며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메시지가 뜬다. 자율주행시대를 위한 장비이지만 분명한 것은 보조장치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ACC에도 변화가 있다. 지금까지는 앞 차와의 간격만 유지했었는데 이번에는 좌우의 차나 장해물에도 반응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너링이 연속이 국도를 ACC를 ON 상태로 하고 주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차선이 완벽해야 하고 단안 카메라가 그 범위를 모두 커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전장비는 없는 것보다는 새로운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할 정도로 망라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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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EQ900 유저에게 Honors Care로 현대 브랜드와 차별화한다고 밝혔다. 5년 12만 km 무상보증과 출고 후 1년/6개월 차 전담 카마스터 동행 방문 차량 상태점검, 5년 블루링크 무상 제공 등이 그것이다. 제주 해비치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특권도 제공한다.


중요한 것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이다. 현대 브랜드와 달리 제품의 우수성이 아니라 브랜드를 판매해야 한다. 전 구성원이 왜 지금 제네시스 브랜드인가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고 격이 다른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으로 잔뜩 높아진 기대치를 좋은 제품만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다. 장기적으로 10만 달러가 넘는 모델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다. 하수는 제품을 팔고 고수는 브랜드를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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