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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BMW M6 쿠페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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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5-12-23 00: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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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강렬한 가속력을 갖춘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은 어렵지 않다. 미국시장을 풍미했던 머슬카들이 떠오르는 대목이지만 현 시대에서 그런 차를 만나는 것은 이젠 어렵다. 아찔한 가속력으로 속도만을 자랑할 뿐이라면 더 이상 현시대에서는 관심을 받기 어렵다. 하지만 운전하기 까다롭지 않으면서도 완벽한 편의성과 괘적한 공간까지 갖추기는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BMW M6 쿠페는 여전히 광기와 세련된 GT로서의 면목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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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같은 속도뿐이라면 몰라도 천사 같은 포용력도 가지고 있는 차량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고성능과 실용성의 양립을 주장하는 업체는 실제로 얼마든지 있지만, 문제는 그 수준이다.  최고 출력 560마력/6,000~7,000 rpm , 최대토크 69.3kgm/1500-5750rpm의 M 트윈파워 터보 8기통 가솔린 엔진과 ‘M DCT 드라이브 로직’이라고 칭하는 7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를 조합한 M6 쿠페의 0-100km/h 가속 시간은 4.2초. 이것은 르망 24 시간 레이스에 출전하는 프로토 타입 레이싱 카 수준의 파워이며, 속도도 이른바 슈퍼카 수준이다.

가속 데이터만을 본다면 과거 '페라리 F40'를 가볍게 웃도는 수준이지만, F40의 경우는 바위처럼 무거운 클러치와 정확성이 요구되는 시프트 레버를 번개처럼 작업해야 했고,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운전은 곤혹스러운 경험일 것이다. 하지만, M6 쿠페라면 아침에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용도로 사용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이것 이야말로 기술의 진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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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M은 i와 함께 서브 브랜드다. i는 친환경과 미래를, M은 고성능 이미지로 브랜드력 제고의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BMW의 자회사인 M사는 1972년 BMW 모터스포츠사로부터 시작했다. 당초에는 모터스포츠 비즈니스를 담당했었다. 그러나 미드십 스포츠카 M1의 개발과 생산을 하게 됐다. 그것을 계기로 독자적인 시판 모델을 개발해 판매해 오고 있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성장한 브랜드인 만큼 여전히 BMW M이라는 브랜드는 여전히 투어링 카 레이스로 일세를 풍미했던 E30형 초대 M3나 M5의 직결감이나 야성미를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그러한 M의 이미지를 그리워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는 아마도 M6쿠페의 4.4 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은 지나치게 세련되게 느껴질 것이다. 아쉽게도, 이제 과거의 추억은 현재에 재현될 일은 없다. 그것이 현재의 M이 추구하는 방향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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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세대 모델이 크리스 뱅글에 의해 디자인 되었고 아드리안 폰 후이동크가 만들어낸 현재의 M6 디자인은 정형화된 5시리즈 세단이나 BMW의 다른 세단들과는 달리 감각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보닛의 경사와 BMW 엠블럼, 그 아래 키드니 그릴은 BMW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898×1,899×1,374mm, 휠 베이스 2,855mm. 패밀리 세단에 비해서 전고가 낮고 전폭이 넓다. 자세 뿐 아니라 무게 중심을 낮추기 위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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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를 살펴보면, 조수석과 운전석을 뚜렷이 구분하려는 듯한 의도의 비스듬한 라인이 인상적이다. 운전자 중심의 전형적인 실내 구성이다. 스티어링 휠은 두터운 패드 대신에 조금은 가늘어 보이는 림과 스포크가 레이싱 머신의 느낌을 살리려 하고 있다. 시프트 바이 와이어 방식을 채용한 변속기의 실렉터 레버도 전용이다. R-N-D 가 있는데 별도로 P모드는 없다. 정차시엔 레버 아래의 P버튼을 눌러줘야 한다. 시트는 4인승. 2+ 2인승 구조로 뒷좌석은 짐을 놓는 정도로 쓰기에는 좋다. 가죽으로 마감된 M 다기능 스포츠 시트의 착좌감은 타이트하다. 풀 버킷 타입의 시트에 몸을 맡기면 등과 허벅이 옆구리 등을 지지해 주는 느낌이 좋다.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00rpm부근. 옐로우 존은 6,700rpm, 레드존은 7,200rpm 부터다. 레드존까지 돌릴 수 있다는 얘기인데 옐로우 존을 표시한 것은 선대 V10엔진만큼의 고회전형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만큼 강렬한 사운드도 줄었지만 그렇다고 8기통의 매력까지 잃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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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이나 변속기와의 조합도 좋지만 날렵한 움직임의 이유에는 경량화의 몫도 크다. 쿠페의 지붕은 CFRP제. 패널의 무게는 3.7kg으로 스틸소재라면 8.0kg에 육박할 무게를 절반 이하로 줄였다. 소재가 변하면서 두께도 얇아져 생산 소요 시간도 2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량화는 또 다른 부분에서도 추진되었다. 프런트 펜더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이전 세대와 같지만 엔진 후드는 알루미늄으로, 트렁크 리드 SMC(시트 몰딩 컴파운드)소재가 적용되어 있다.


강원도 홍전 일대의 와인딩 코스에서 M6쿠페는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굽은 길을 고속으로 돌아갈 때도 각 바퀴가 차체를 잘 지지해주고 스티어링의 감각도 좋다.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는 차체가 튀어도 충격을 잘 흡수하고 예상보다 승차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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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 위한 만큼 M6 쿠페는 다양한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오히려 선택지가 많아 혼동이 될 만큼 다양한 셋팅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엔진과 댐퍼, 스티어링, 변속기는 각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엔진은 이피션시와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 댐퍼와 스티어링은 컴포트와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에서 맘에 드는 세팅을 조합할 수 있다.


변속이 수차례 이어지는 와인딩 코스에서도 M DCT의 반응은 즐겁다. 시프트 업한다는 느낌이 분명히 전달된다. 다른 말로는 수동변속기의 감각을 살리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만큼 가속시의 시프트 동작이 신속하다. 포르쉐의 PDK는 토크 컨버터처럼 매끄럽게 변속을 하는 타입이다. M DCT는 직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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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서 BMW M조차 이제는 다루기 쉬워졌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된다. 그럴때마다 (맘속으로) 상대방에게 되묻는다. 그 차의 실력을 모두 꺼낼 수 있을 만큼 달려 보았는지 말이다. 기분이 나빠질 정도의 가속 성능을 가진 M6의 성능을 모두 끌어낼 수 있는 운전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적어도 서킷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는 좀처럼 찾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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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에서의 한계에 도달하는 스포츠 주행에서 부터 매일 출퇴근까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서킷뿐만 아니라 안심하고 일상으로 만족할 만한 구동력과 신뢰성을 갖춘 고성능 스포츠카라는 것은 얼마 전까지는 '포르쉐 911' 정도였다. 지금은 거기에 AMG와 M를 더할 수 있겠다. M6 쿠페는 그런 몇 안되는 자동차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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