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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페라리 488 GTB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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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3-10 04: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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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488 GTB를 시승했다. 458의 V형 8기통을 4.5리터에서 3.9리터로 낮추고 자연흡기에서 트윈 스크롤 터보로 바꾸었다. 그러면서 성능은 출력이 100ps, 토크가 22.4kgm 나 증강됐다. 수퍼카의 기준인 600마력을 넘는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페라리의 대표 볼륨 모델 488 GTB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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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 수퍼 스포츠카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함께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판매대수보다는 브랜드의 가치를 더 중시한다. 연간 1,000만대를 판매하는 양산 브랜드의 모델들과는 달리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가 사용자를 고른다. 

2015년 7,664대를 팔아 매출액 28억 5400만 유로, 순이익 2억 9000만 유로로 각각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1,000만대 가까이 판매한 GM의 순이익이 97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페라리의 가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힘 때문에 페라리는 2016년 1월 1일부로 FCA 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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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기본적으로 연간 판매대수를 7,500대 정도로 한정하는 정책을 택하고 있다. 여기에 각 모델마다의 판매대수도 제한을 둔다. 예를 들어 페라리 최강 모델 엔초 페라리는 355대만 한정 생산한다는 방침으로 개발됐었다. 물론 나중에 너무나 강력한 소비자들의 요구로 추가 생산했지만 그것도 44대에 그쳤다. 양산 브랜드와 달리 진화하면서 차명이 달라진다. 그것은 나오는 모든 차들이 소장가치가 있다는 얘기이다. 

그런 정책은 물론 부가가치의 제고가 주 목적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올려 더 많은 페라리를 파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적은 페라리를 만들어 그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페라리는 신차보다 중고차 가격이 더 비싸다. 출고 당시 7억원 가량했던 엔초의 가격이 지금은 20억원을 호가한다. 1961년산 250 GT SWB의 경우 150억원 가량에 판매되기도 했었다. 지금은 더 비싸졌을 것이다. 클래식카 페스티벌이 자리잡은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당연히 받아 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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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430 스쿠데리아를 탔을 때 했던 표현이다. “이들 수퍼카는 일종의 보석과 같다. 만약 20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있다면 그것을 패밀리카를 타고 다니듯이 손가락에 끼우고 다닐 수 있을까. 아니다. 집안의 사금고, 아니면 은행 금고 깊숙히 보관했다가 특별한 날만 끼는 것이 보통이다. 페라리도 그런 차다. 별도의 차고를 마련하고 그 안에서 날마다 손질하며 천문학적 금액의 난을 손질하듯이 하다가 1년 중 어느 하루 빛을 보는 그런 차다.” 

그런 만큼 시대를 가리지 않고 페라리는 손에 넣기도 쉽지 않다. 좋은 것을 가지려면 인내가 필요한 것은 여기서도 예외가 아니다. 주문 후 가장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모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일정 시간이 되면 폐차해야 하는 양산 모델들과는 그 개념이 다르다. 만인을 위한 차를 합리적인 가격이 판매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파텍필립이나 랑에운트쇠네의 손목시계가 10억원을 호가하는 제품이 공존하는 것 또한 세상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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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라인업은 크게 V8과 V12로 나뉜다. 페라리는 과거에는 V6엔진을 탑재한 디노 206이라든가 246 등도 있었으나 지금은 엔진이 V8과 V12 엔진의 두 계보로 정리되어 있다. 그 중 오늘 시승하는 488 스파이더는 V8 모델의 8세대에 해당한다. 1975년 데뷔한 308GTB가 그 시작이다. 그로부터 40년 동안 2인승 미드십 V8 스포츠카는 많은 진화를 거듭해 2015 제네바쇼를 통해 8세대에 해당하는 488 GTB가 데뷔했고 반년 만인 2015 프랑크푸르트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488스파이더다. 브랜드 내 볼륨 모델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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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모델 계보로 보면 488시리즈는 458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페라리 내부에서 통용되는 코드네임이 458시리즈는 F152인데 488GTB는 F152M이라는 것이 말해준다. M은 페라리 전통의 모디파이(이탈리아어로 modificata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458이탈리아의 개량 진화형이 488GTB(쿠페)이고 그 오픈 버전이 488 스파이더인 것이다. 매 2세대마다 풀 체인지하는 페라리의 전통대로 다음 모델은 완전히 바뀐다. 

488이라는 차명은 실린더 하나의 배기량이 488cc, GTB는 GranTurismo Berlinetta의 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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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360모데나 이래 쿠페와 스파이더를 동시에 개발해왔다. 주 시장인 북미와 영국 독일 등에서는 스파이더의 수요가 쿠페보다 많다. 쿠페와 스파이더 모두 통상적인 프로포션과는 거리가 있다. 전장X전폭X전고가 4,568X1,952X1,213mm이라는 차체 크기가 말해 준다. 휠 베이스는 2,650mm로 전장에 비하면 짧은 편은 아니다. 극히 낮은 전고로 땅에 달라 붙은 형상이다. 그래도 페라리 내에서 V8 시리즈는 V12시리즈에 비해 정통 쿠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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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얼굴의 그래픽도 브랜드의 통일성보다는 공력특성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개구부 좌우의 수평 핀은 라디에이터의 유량을 최대화하기 위한 설계다. 포뮬러 머신의 앞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물론 다운포스도 계산에 넣고 있다. 낮게 드리운 코와 거의 A필러까지 이어지는 헤드램프가 전체 성격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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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는 뒤 펜더 위에 설계된 에어 인테이크가 눈길을 끈다. 새로 개발한 트윈 터보 엔진을 위한 것이다. 상하로 나뉘어 아래는 인터쿨러 냉각용, 위쪽은 엔진 흡기용이다. 일부는 그대로 후방으로 흐르게 해 공기저항을 저감해준다. 노출된 도어 노브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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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서는 새롭게 설계된 블로운 스포일러(Blown Spoiler)가 보인다. 리어 윈도우의 아래쪽에 길다란 홈이 열려 있다. 전방에서 흘러온 공기는 여기에서 스포일러에 의해 솟아 올라간다. 나머지는 아래쪽으로 들어가 차량 뒤쪽으로 빠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론 높은 다운포스를 위한 것이다. 언더 플로어 뒤쪽에는 액티브 리어 플랩이 있다. 속도가 130km/h 이상이 되면 디퓨저 효과를 제어한다. 

앞 범퍼의 디자인을 바꾸고 언더 보디의 정리, 리어 디퓨저 등과의 상승효과에 의해 250km/h 주행시 다운포스는 325kg 에 달한다고 한다. 차체는 11개의 6,000 시리즈 알루미늄 합금과 마그네슘 등의 금속이 결합된 스페이스 프레임 섀시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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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21세기 스포츠카의 그것이다. 탑승 자세가 훨씬 자연스러워졌다는 점에서 하는 말이다. 시각적으로는 이탈리안 레드와 블랙 투 톤 트림이 우선은 운전자를 자극한다. 그저 안락하게 타는 차가 아니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20세기는 물론이고 수년 전의 페라리에 비해 질감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날카로운 형상으로 되어 있는 에어 벤트 등에서 그 차이가 뚜렷하다. 붉은색 스티치도 자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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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2015프랑크푸르트오토쇼에 애플 카플레이가 탑재된 488 GTB, 488 스파이더, F12 베를리네타를 공개했다. 차량과 아이폰을 연결해 전화, 지도, 문자, 음악 등을 제공한다. 2014년 페라리 FF에 카플레이를 적용한데 이어 캘리포니아 T에도 탑재된 바 있다. 시승차는 2015년 상반기에 생산된 것으로 적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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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트에 앉으면 부드러운 착좌감이 와 닿는다. 물론 과거의 페라리에 비해 그렇다. 원형이 아닌 스티어링 휠과 일반 세단과는 다른 버튼의 레버의 레이아웃이 시선을 끈다. 458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스티어링 칼럼에 키를 꼽고 돌리는 타입이 아니다. 스티어링 휠 패드 왼쪽에 있는 빨간 버튼을 누르면 된다. 페라리 최초의 키레스 시스템이다. 스파르탄이 DNA인 페라리도 IT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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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 스포크 상에 있는 마네티노 스위치가 우선 눈에 들어 온다. 페라리만의 장비로 드라이빙 모드를 설정하는 것이다. WET에서는 전자제어의 개입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Sport, Race, CT OFF, 갈수록 제어가 줄어 들고 마지막 ESC OFF에서는 대부분 운전자의 의지와 역량으로 달려야 한다. 휠 뒤쪽에는 카본 파이버제 패들 시프트가 있다. 칼럼과 연동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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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은 가운데 엔진회전계가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다. 1만 rpm까지 표기되어 있고 레드존은 8,000rpm부터다. 속도계는 오른쪽에 액정으로 표시된다. 왼쪽 디스플레이에는 주행 제어를 위한 각종 정보를 스티어링 휠과 칼럼 왼쪽의 버튼으로 확인할 수 있다. 12스피커, 출력 1,280W의 JBL 오디오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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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차에 실렉터 레버가 있는 자리에는 R, AUTO, PS 버튼이 있다. R은 후진, AUTO는 D와 N,  PS는 런치 컨트롤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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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2인승. 헤드레스트 일체형으로 풀 버킷 타입이다. 허벅지를 지지하는 쿠션이나 상체를 잡아주는 시트백이 의외로 부드럽다. 시트 뒤쪽 공간은 손가방이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다. 차체 앞쪽의 트렁크에 공간이 있지만 패밀리카의 그것에 비할 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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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와 리어 차축 사이에 탑재되는 미드십 타입 엔진은 4.5리터 자연흡기 V8(F136형)에서 3.9리터 V8트윈터보(F154형)로 바뀌었다. 캘리포니아T의 3.9리터와 엔진 블록을 공유한다. 실린더 벽의 두께를 확보하기 위해 보어를 작게 했다. 스크로크를 약간 늘렸지만 수치상으로는 스퀘어에 가까운 숏 스트로크형이다. 최고출력 670ps/8,000rpm, 최대토크 760Nm(77.5kgm)/3,000rpm을 발휘한다. 토크를 최적으로 분산시키는 가변 부스트 매니지먼트(Variable Boost Management)를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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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차저의 트윈 스크롤화와 TiAl(티탄알루미늄) 합금 터빈 휠과 볼 베어링의 채용, 그리고 배기계의 개량 등 독창적인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터보차저 시스템은 IHI제. 배기가스의 저감과 연비 성능을 개선하면서 고성능화를 추구하는 다운사이징이다. 성능은 월등히 향상됐지만 흔히들 연비 터보라고 표현하고 있다. 

변속기는 7단 DCT. 시프트 업다운 모두 변속속도가 개량됐다. 기어비 변경과 함께 시프트 업 타임을 30%, 시프트다운 타임을 40% 단축했다고. 

구동방식은 MR(Mid Engine Rear Dr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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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3.5초라는 0-100km/h 가속성능이 변속 포인트를 찾기 힘들게 한다.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7단에서 2,200rpm. 오늘날 트렌드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레드존은 8,000rpm 부터. 고회전형 엔진이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8km/h에서 2단, 108km/h에서 3단, 168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솔직히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사실 그것이 중요하지 않은 차라고 합리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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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T 특유의 저속에서의 주춤거리는 반응이 없다. 매끄럽게 전진한다. 포르쉐 PDK와 직접 비교해 보고 싶어진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큰 위화감없이 전진한다. 페달의 응답성은 아주 예민하다. 오른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가속된다. 시내 주행에서는 뒤쪽에서의 엔진음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옆사람과 대화하는데 크게 지장은 없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며 오른발에 힘을 주자 엔진회전계의 바늘과 속도계의 숫자가 거의 같은 속도로 올라간다. 터보래그도 거의 느낄 수 없다. 일반 세단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760Nm(77.5kgm)이라는 토크가 3,000rpm부근에서 발휘된다. 회전을 많이 올리지 않아도 원하는 속도로 끌어 올릴 수 있다. 이 토크감은 6,000rpm 중반까지 유지된다. 그 이후에는 출력에게 넘기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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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도로에서는 488GTB의 진가를 느끼기 어렵다. 그렇다고 그냥 갈 수는 없다. 왼쪽 패들 시프트를 당겨 시프트 다운하면 엔진회전이 상승하며 배기음이 커진다. 옆 차량과 같이 흘러가면서 스포츠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자연흡기 엔진보다 사운드가 자극적인 면이 덜하기는 하지만 낮고 두터운 특성은 살아 있다. 그래도 도로 위의 어느 차와도 비교될 수 없는 음향이 오른발을 자극한다. 

인상적인 것인 차체 강성의 향상이다. 430 스쿠데리아와의 차이는 당연한 것이지만 458시리즈보다 증강된 느낌이다. 엔진 파워 증강에 대비한 당연한 개량이다. 변속기와 전자제어, 차체와 섀시도 그에 걸맞게 강화됐다. 200km/h시의 다운포스도 458 이탈리아보다 50% 높아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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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것은 서키트에서 달릴 수 없다는 것이다. 기왕 만나기 어려운 차라면 서키트에서 성능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페라리 오너들에게도 필요한 이벤트다. 이웃 일본만해도 페라리데이에 모인 사용자들은 폐쇄된 공간인 서키트에서 진가를 확인하며 내가 이 차를 구입한 이유를 즐긴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짧다. 그러나 노면의 요철에 대한 반응은 아주 세련됐다. 다리 이음매를 타고 넘는 거동은 더 이상 20세기 스파르탄 시대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끈하다. 운전자보다 차가 제어하는 영역이 대폭 증가한 시대의 스포츠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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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투 록 2회전의 페라리 전통 유압 어시스트 스티어링은 처음 잡는 순간은 조금 가볍다는 느낌이 든다. 이 차의 성능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하지만 달리면서는 그 예민한 응답성에 그런 사실을 잊는다. 조타력은 경쾌하고 빠르다. 코가 돌아가는 정도나 리어의 추종성이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상상 이상으로 날카롭다. 무엇보다 회두성은 ‘달리는 즐거움’에 대한 기준을 새롭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스포츠 세단과는 다른 맛을 낸다. 사이드 슬립 앵글 컨트롤(SSC)도 진화했다. 사실 어려운 기술이지만 서키트에서 그 진가를 확인할 수 밖에 없다. 

멈출 수 없으면 달릴 수 없다는 진리는 이런 스포츠카에서는 가장 우선적인 과제다. 카본 세라믹제 브레이크 디스크는 급제동에 대한 반응은 물론이고 페이드 현상에 대한 걱정도 요구하지 않는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라 페라리와 같은 것이다.  ABS/EBD 는 458이탈리아보다 신세대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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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타로사로 페라리를 배우고 F40부터 희소가치에 대한 평가를 달리했던 입장에서 보는 488 GTB는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한다. 20세기 말에 일반인들은 페라리의 스티어링 휠을 잡을 수는 있었으나 전진은 하지 못했다. 우선은 자세가 다르고 거동에서 세단과 현격하게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어렵게 전진한다해도 그 차를 즐기는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은 다르다. 누구나 페라리를 즐길 수 있는 시대다. 아날로그 시대의 스포츠카로서의 DNA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제어와 장비의 현대화로 스포츠카의 민주화(이 말을 썼다고 ‘일베’라고 하는 리플을 보고 놀랐다)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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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간 8,000대도 안되는 수량 때문이다. 보는 즐거움과 달리는 즐거움을 어찌어찌 맛볼 수 있을지 몰라도 소유하는 즐거움은 아무에게나 허락하지는 않는다. 그런 희소성이 페라리를 구입하는 순간부터 오히려 비싸지는 차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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