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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로터스 엑시지S 로드스터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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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4-13 0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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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의 경량 스포츠카 엑시지 S 로드스터를 만났다. 로터스 엘리제의 스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엑시지 S는 엘리제의 플랫폼에 서브 프레임을 추가해 전후 트레드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350마력의 3.5리터 V6 수퍼 차저 엔진을 탑재하고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경량화를 추구한, 달리기 위해 태어난 고성능 모델이다. 여기에 6단 자동 변속기가 더해진 것이 가장 흥미로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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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는 우리에게 그리 익숙한 브랜드는 아니다. 하지만,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뛰어난 주행성능으로 정평이 나 있는 브랜드. 창업자인 콜린 채프만은 높은 출력보다 가벼운 차체가 더 주행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반영해 경량화 섀시로 무게를 줄이고, 차량의 앞뒤 무게 배분에 유리한 미드쉽 방식의 엔진 배치를 사용했다. 이러한 창업자의 뜻은 현재까지도 반영되어 알루미늄 프레임의 경량 섀시가 적용되고 있으며 무게를 줄이고 강성을 높이기 위해 압출, 접합 방식으로 조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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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의 모든 제작공정은 수제과정으로 연간 1600대에서 2000대가 영국의 헤델 공장에서 생산된다. 대부분의 판매는 유럽과 일본 시장에서 판매되며 특히 일본 시장은 지난 해 300대가 팔리며 단일 시장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 아직 미국과 중국시장에는 진출하지 않았지만 향후 2~3년안에 판매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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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 또한 시대의 변화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고출력에 대한, 그리고 편의성에 대한 고객의 요구로 3.5리터 엔진의 엑시지 S와 에보라를 만들게 된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정책 변화의 연장선상으로 오토 트랜스미션 탑재 모델도 선보이게 된 것이다. AT모델의 도입은 기존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여 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객들의 진입장벽도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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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판매되고 있는 로터스의 라인업은 엔트리 모델인 엘리제와 고성능 모델인 엑시지, 여기에 가장 최근 출시된 모델인 에보라까지 3종의 차량이 파워트레인과 옵션에 따라 다양한 트림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로터스의 레이싱 스포츠 DNA가 가장 강렬하게 녹아있는 모델이 바로 엑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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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에보라와 비교해 보면 에보라의 전장×전폭×전고는 4394mm×1845×1129mm, 엑시지S의 경우 4084mm×1802×1129mm로 엑시지가 좀 더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다. 무게에 있어서도 에보라 400은 1,415kg, 엑시지 S 로드스터는 1166kg으로 약 250kg 가까이 차이가 난다. 로터스의 최신모델은 물론 에보라지만 로터스가 추구하는 가벼운 고성능 스포츠카의 정점에는 엑시지가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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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로터스를 사랑해 온 사람들에게 AT모델의 출현은 예상 밖의 일이었을 수 있다. 누군가는 로터스가 변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운전의 재미라는 측면에서 수동기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다. 자동차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순간에 기어를 변속하고, 바쁘게 클러치를 움직이며, 기어노브를 이동시키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단순한 운전이 아니라 스포츠를 연상시킨다. 수동기어를 조작하는 순간은 어느 때보다 자동차와 높은 일체감을 느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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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로터스에 AT 모델이 추가된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진 않다. 오히려 환영할 만한 일이다. 변속기에 대한 상세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엑시지 S에 사용되고 있는 변속기는 에보라 400에 사용되고 있는 6단 AT와 동일한 변속기이다. 변속 응답이 뛰어난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아닌 평범한 토크컨버터 방식의 AT로 변속 시간은 스포츠 모드에서 0.24초, 100km/h 가속시간은 오히려 MT 차량보다 0.1초가 빠르다. 미미한 차이이긴 하지만 발표된 내용을 본다면 AT모델에 부족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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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진정한 엑시지S AT모델의 장점은 따로 있다. 바로 단순하고 명쾌해진 운전의 편의성이다. 실제로 이번 시승에서 엑시지S AT모델의 변속타이밍은 기대했던 것보다 한 펨포 더딘 움직임을 보였다. 스티어링 칼럼에 장착된 패들 시프트를 통한 변속감은 뛰어나지만, 쉬프트업이나 다운시에는 기대보다 한박자 느린 반응을 보인다. 물론 신경을 곤두세우고 차량의 세세한 부분을 읽기 위한 시승이었기에 느낄 수 있던 부분이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크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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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AT모델의 적용에 적극 찬성하게 되는 것은 기어를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작업에서 벗어나게 된 즐거움이 놀라울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단순히, 막히는 도로에서 수동조작의 불편함이 줄었다는 것이 아니다. 더욱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거기서 느껴지는 감흥이 더욱 커졌다. 종종 시동을 꺼트리거나 기어가 정확히 맞물리지 못하는 상황도 전혀 없다. 대신 엑시지S가 가지고 있는 노면과 완전히 붙어있는 것 같은 접지력과 내가 그린 라인에서 1mm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는 핸들링 성능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도어를 열고 손을 뻣으면 손이 도로에 닿을 정도인 낮은 차체로 인해 일반도로조차 서킷처럼 느껴지는 로터스만의 즐거움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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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기어에 능숙한 운전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힐 앤 토우도 까다로운 수동기어 조작에 비해 자동변속의 경우 더욱 핸들링에 집중할 수 있다. 한 템포 느리다고 느낀 변속속도도 어느 정도 속도를 높인 중고속 영역에서는 거의 알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해진다. 최대토크 40.7kgm의 엔진은 하위 모델인 엘리제처럼 바쁘게 토크밴드를 유지할 필요도 없다. AT모델이라고 아찔한 스릴을 선사하는 속도감이 줄어 들일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손의 움직임이 줄어든 만큼 발의 움직임도 줄어 들고 오직 가속과 감속을 위한 동작만이 남아 프로 드라이버의 수준이 아니라면 분명 수동변속모델보다 더 빠른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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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가 엑시지S에 AT를 탑재한 이유는 확실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본래라면 에보라의 럭셔리라인을 담당해야 하지만 스몰 플랫폼을 사용한 엑시지S의 글래머러스하고 사나운 디자인은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을 사로 잡았다. ‘AT모델이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엑시지S를 찾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이유에서 로터스는 AT의 도입을 추진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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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의 도입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로터스와 같은 작은 규모의 자동차 메이커에게 판매량 증가는 앞으로도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자금력의 규모가 다르고, 브랜드의 성격을 지켜가는 것만큼 시대가 원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자동차를 만들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대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하고 자동변속기를 장착하는 것은 현실과의 타협이 아닌 소비자를 위한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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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는 지난 16년 동안 알루미늄 프레임을 유지해 오고 있으며, 모든 제작은 수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오직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차라는 사실을 말해주듯 실내에는 편의장비라 할만한 것 조차 없다. 오디오와 1개의 USB포트가 전부이다. 버튼식 기어박스 하단의 공간과 좌우의 조그만 수납공간이 있지만 실용성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종류의 자동차를 이해하게 되는 건 그들의 뛰어난 엔지니어링 능력이다. ‘최소한의 소재로 최고의 주행을’ 바로 이것이 로터스의 창업자인 콜린 채프먼이 로터스의 초창기 모델인 ‘엘리트’나 ‘엘란’, 더 나아가 F1에서 보여준 철학이며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다. 로터스의 매력은 그 프리미엄성에 있지 않다. 스티어링휠을 잡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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