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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BMW Z4 3.0i 제주도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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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7-18 14: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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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포르투갈에서 전 세계 저널리스트들을 초청해 시승회를 했을 때 처음 만난 BMW의 오픈 2인승 모델 Z4를 이번에는 제주에서 다시 스티어링을 잡을 기회를 얻었다. 작년 9월 파리살롱을 통해 공식 데뷔를 한 BMW Z4는 외관상 Z3와 크게 달라보일 뿐 아니라 주행 특성에서도 크게 달라져 있다. 작년 시승 때는 6단 MT 사양이었으나 이번에는 5단 AT의 스탭트로닉을 적용한 모델이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BMW Z4에 대해서는 로드스터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컨버터블 또는 카브리올레와 같은 말이지만 스포츠성을 강조한 모델일 경우 로드스터라고 부르는 유럽인들의 취향 때문이다.


BMW Z4는 미국시장 오너들을 의식한 자동차다. Z4의 생산을 Z3와 마찬가지로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탄부르그 공장에서 한다는 것도 이런 내용을 반영하는 것이다. Z3의 라운드화된 스타일링을 대신한 약간 스퀘어한 인상의 곡면 처리와 래디컬한 캐릭터 라인 등은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감각이다. 또한 뉴 7시리즈에서의 파격만큼이나 신선미도 있고 더불어 BMW다움도 잘 표현하고 있다.

보디 사이즈는 전장×전폭×전고=4100×1780×1285mm로 Z3보다 약간 커졌다. 휠 베이스는 2495mm로 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게 설정되어 있으며 차량중량은 1,400kg. 주행성에 비중을 둔 차답게 앞뒤 오버행은 짧게 설정이 되어 있다. BMW측은 Z4가 Z3의 후속 모델의 개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한 단계 상위 그레이드 모델이라는 것이다.

어쨌거나 차체의 크기는 숫자보다 크게 보이는데 성공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Z3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엔진을 가능한 앞쪽으로 이동해 탑재한 것으로 인해 발 공간에 여유는 충분하다. 그로 인해 엔진 후드가 길게 설정되어 있어 스포츠카다운 비율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직렬 6기통 엔진을 세로로 탑재하고 전후 중량 배분을 50 대 50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크리스 뱅글이 이끄는 Z4 디자인팀의 익스테리어 담당자는 처음에 피카소의 작품과 람보르기니 미우라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표면의 굴곡이 심할 뿐 아니라 측면에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이 설정되어 있고 벨트라인이 두 개 설정되어 있다. 부드러운 곡선이 주를 이루었던 Z3에 비해 훨씬 날카로운 에지를 하고 있는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크게 좌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BMW의 패밀리룩인 트윈 키드니 그릴은 약간 변형되기는 했지만 그대로 채용하고 있다.

둥근 사이드 방향지시등은 BMW 엠블렘과 함께 프론트 펜더에서 솟아 나와 있고 그 역시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보디 강성은 훨씬 향상되었다. 엔진 후드는 알루미늄제이고 소프트 톱 부품은 마그네슘으로 구성되어 있다. 열선 내장 글래스의 리어 윈도우를 장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톱의 개폐는 수동 작동으로 되어 있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모델은 전동으로 작동된다. 톱을 벗기는 것도 아주 간단하고 10초 전후의 짧은 시간에 동작이 완료된다. 물론 로드스터인만큼 시트 뒤쪽에는 롤 바가 설정되어 있다. HID 헤드램프 역시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윈드 스크린은 폭이 커 전방시야가 좋고 실내폭도 여유가 있다. 흔히들 스포츠카라고 하면 약간은 좁은 듯한 실내공간을 우선 떠 올리는 것이 보통인데 요즘은 평균적으로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이런 여유 있는 실내공간도 미국시장에서 요구되는 조건인지도 모르겠다.

인테리어는 2인승이라는 점 외에는 Z3와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익스테리어의 터치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표현도 한다.

계기판의 각종 클러스터는 시인성이 좋고 각종 스위치류도 조작이 쉽다. 간결한 구성이면서도 필요한 것은 다 있고 특별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럭셔리 세단인 뉴 7시리즈와는 다른 면을 보인다. 대시보드 주변의 트림도 우드와 메탈릭의 조합으로 처리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예 메탈릭 처리로만 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

전동 시트는 조정할 수 있는 범위도 크고 미세하게 조정할 수도 있다. 조정하고 앉은 자세는 Z3 때와 달리 낮고 뒤로 물러 앉은 느낌이다. Z3는 약간 위로 올라온 듯한 느낌이었다. 다만 헤드레스트가 멀다는 것은 약간 거슬리는 대목이다. 물론 전형적인 2인승 모델이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와 달리 실내에 조그마한 물건이라도 놓을 장소가 없다는 것도 불만이라면 불만이다.

한편 Z4에는 브릿지스톤의 런 플랫 타이어가 표준으로 장착되어 있다. 타이어의 사이드 월이 보강되어 펑크가 나도 90km/h 이상의 속도로 8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공기압이 제로로 되어도 휠 림에서 타이어가 벗겨지지 않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타이어 하나 정도만큼의 중량은 무거워지지만 통상 트렁크에 싣고 다니는 스페어 타이어가 없어져 전체적인 중량은 가벼워진다고 하는 것이 타이어 메이커의 주장이다.

Z4에 탑재되는 엔진은 2.5리터 직렬 6기통 184마력과 231마력 3.0리터 직렬 6기통 두 가지. 여기에 트랜스미션은 Z4 2.5i는 5단 수동, 3.0i는 6단 수동이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다. 두 모델 모두 수동모드가 있는 스텝트로닉을 옵션으로 설정, 시퀀셜 6단 MT도 올 봄에 추가되었다.

작년 포르투갈 시승 때는 6단 MT를 채용한 3.0i를 시승했었는데 오늘 시승하는 차는 5단 AT 스탭트로닉 사양이다. 실렉트 레버는 뒷바퀴를 구동한 차이기에 오른 손을 내밀기만해도 잡히는 위치에 있고 수동 기어처럼 처리한 것도 장르에 맞는 배려인 듯 싶다.

MT를 탑재한 모델로 100마일 가량의 산악길을 포함해 150마일의 시승 코스를 달려보았을 때와는 달리 제주도라는 조건과 시간적인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스탭트로닉으로도 가속성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이런 세미 오토의 경우 차종에 따라 D레인지로 그냥 달리는 것이 더 좋은 경우도 있고 수동모드로 전환해 적극적으로 변속을 하며 달리는 것이 좋은 것도 있다. Z4는 두 가지 모두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도 좋은 구성을 하고 있다. AT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오너들에게는 그냥 자동모드로 달려도 BMW를 느끼는데는 크게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D레인지에서의 시프트업과 시프트 다운의 진행도 부드럽고 응답성도 좋다. 출발이나 추월 시 두터운 토크을 이용해 과감하게 도전해 보는 것도 이 차를 제대로 즐기는 것 중 하나다.
스탭트로닉 AT와 MT 사양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Fun to Drive라는 측면에서 심리적으로 MT로 달릴 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인한 영향이 적지 않은 듯하다.

이그니션 키를 돌리면 엔진은 앞쪽에 있지만 뒤쪽 머플러에서 경쾌한 시동음이 운전자를 자극한다. 이때부터 이미 Z4는 운전자에게 어서 빨리 느껴 보라고 부추긴다. 흔히들 이런 류의 자동차를 운전하게 되면 그저 편안하게 달려본다는 생각보다는 온 몸으로 체감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뒤쪽에서 들려오는 사운드는 차의 성격을 파악할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거부한다. 그냥 실렉트 레버를 D레인지로 옮기고 오른발을 지긋이 눌렀다. 0에서 100km/h까지 가속이 6.2초라고 하는 성능은 내 오른발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MT의 경우는 더 빠른 5.9초였는데 그 감각을 무시하고 스로틀을 과감하게 열어 가속을 해 보았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뒤로 제껴지며 헤드레스트에 닿는다. 조수석에 앉은 사진기자도 가속감에 놀란다.

이런 파워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달리기는 상당히 다이나믹하다. 매끄러우면서도 넘치는 힘은 진동을 적당히 전달하면서 상승한다. 무엇보다 전 영역에서 고르게 추출되는 폭넓은 영역의 토크가 스포츠 지향의 성격을 제대로 표현해준다. 특히 DDC의 버튼을 스포츠 모드로 하면 엔진의 응답성이 아주 예민해진다. DDC(Driving Dynamic Controle)는 엔진의 출력과 가속 페달의 열림 정도를 연결시키는 제어맵을 변경해, 작동 시 출력이 더 빠르고 크게 반응을 하며 동시에 스티어링에의 파워 어시스트량도 변경되는 것을 말한다.

3시리즈의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럿, 리어는 멀티링크 식. 전체적으로 하드한 세팅으로 노면의 어지간한 요철은 그대로 히프에 전달한다. 그런데 스티어링 휠에 킥백은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그것 때문에 댐핑 스트로크가 길게 설정된 승용차 감각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BMW가 강조한 EPS(Electric Power Steering)의 채용으로 인한 스티어링의 조타감은 일품이다. 유격이 최대한 억제되어 있고 즉답식으로 조타를 해 준다. 유압 파워 스티어링을 능가할 정도의 자연스러운 조타감과 노면의 접지변화에 대한 반응을 예민하게 전달하며 매끄럽게 진행을 한다. 핸들링에 대한 자신감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하체는 틈만 나면 머리가 뒤로 젖혀지는 가속감을 즐기게 해준다. 다만 느낌상으로는 유압식 스티어링에 비해 미세하지만 가벼운 감이 없지 않다. 이 부분은 기존 BMW의 감각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비가 내렸지만 잠깐씩 멈추는 틈을 타 톱을 내린 상태로 달려 보았다. 통상 속도 영역인 100km/h 부근에서는 바람 들이침으로 인해 신경이 쓰이지는 않는다.

곧게 뻗은 길보다는 좁고 굴곡이 더 많은 제주의 도로에서는 고속영역을 즐기기 보다는 가속감을 중심으로 핸들링과 하체의 조화를 느껴 보는 것에 중심을 둘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6단 MT 버전으로 달리면서 내 의도가 더 많이 반영되었던 것에 비하면 달리는 즐거움은 약간 덜하다. 심리적으로 약간은 더 편안한 운전을 하고 싶어진다. 물론 전 영역에서 고른 토크감으로 자유자재로 가속을 해주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면서도 어깨에 스트레스가 전달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전후 밸런스가 아주 좋고 자동차를 몸에 붙여 와인딩 로드를 공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코너를 빠져 나가는 순간 또 다음 코너가 기다려진다.

사실 이런 장르의 차는 무조건 최고속도로 달리는 것보다는 각 속도 영역에서 운전자의 의도를 최대한 반영하면서 일체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Z4는 Z3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표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가지 포르쉐 박스터와 비교하자면 박스터는 스파르탄한 전통 스포츠카에서 파생된 모델인데 반해 Z4는 프리미엄 세단인 BMW 3시리즈의 섀시를 기본으로 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느낌의 차이가 있다. 때문에 일반 운전자들에게는 접근이 더 용이한 면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하드한 하체의 세팅에도 불구하고 승차감은 일상에서도 그다지 딱딱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듀얼 에어백을 비롯해 사이드 임팩트 에어백, 무릎 에어백, ABS등이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다. 프론트 조수석 에어백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꺼놓을 수 있다.
스포츠카의 달리는 즐거움은 얼마나 빨리 달렸는가보다는 얼마나 즐겁게 달렸는가에 더 비중을 둔다. 운전자의 뜻에 따라 자세를 유지하면서 순간순간 도로의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고 가끔씩 폭발적 가속력을 체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BMW Z4는 그런 개념을 철저히 추구한 M 시리즈의 주행특성과 승용차 감각을 조화시킨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주요제원
크기:전장×전폭×전고=4100×1780×1285mm/휠 베이스=2495mm/차량중량=1400kg/구동방식=FR
엔진 :3리터 직렬 6기통 DOHC 24밸브 최고출력 231ps/5900rpm, 최대토크 30.6kgm/3500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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