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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혼다 3세대 파일럿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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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5-13 06: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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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3세대 파일럿을 만났다. 2002년에 등장한 1세대 파일럿은 3열 시트 SUV로서는 처음으로 모노코크 보디를 적용한 정통 SUV였다. 당시 대부분의 SUV들이 래더 프레임(사다리 형태의 프레임)의 SUV가 주력이었던 상황에서 파일럿을 차별화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포드 익스페디션과 쉐보레 서버번, 토요타 세쿼이아, 닛산 패스파인더 등 래더 프레임 SUV가 주류를 이루던 시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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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2세대 파일럿이 출시될 무렵에는 상황이 달라져 있었다. 주류였던 래더 프레임 구조의 SUV들이 물러나고 도심형 크로스오버 SUV가 메인스티림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혼다 파일럿은 1세대 모델의 디자인과 구조를 거의 그대로 답습했었다. 여전히 전형적인 미국 시장을 위한 SUV를 표방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뉴욕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3세대 파일럿은 스타일과 성능에서 지금까지의 파일럿하면 떠오르던 많은 부분에 변화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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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파일럿의 디자인은 여전히 전형적인 미국시장을 위한 픽업 트럭의 그것이었다. 기본적인 디자인은 혼다의 픽업트럭인 릿지라인과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하지만, 3세대 모델에서는 더 매끄럽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변모했다. 단순히 부드러워진 외형 뿐만 아니라 새로운 디자인은 공기역학적인 성능도 고려되었다고 한다. 혼다에 따르면 공기저항계수(Cd치)는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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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파일럿이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고급스러움을 지향하고 강인함보다는 모던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한 SUV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최근의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고려한 크로스오버 SUV들의 모습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신형 파일럿이나 닛산 패스파인더와 포드 익스플로러, 토요타 하이랜더, 현대 싼타페 등을 멀리서 실루엣만으로 구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중형 SUV로 분류되는 이 차종들의 실루엣이 점점 비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달 푸조의 맥심 피캣 CEO가 “SUV의 인기에 한계가 올 것”이라고 말한 가장 큰 이유로 까다로워지는 연비규제와 함께 천편일률적으로 변하는 SUV들의 디자인을 논한 적이 있다. 그의 주장에 100% 동의할 수는 없지만 디자인이 비슷해진다는 부분은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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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3세대 파일럿의 외형은 이전 세대에 비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선호할 스타일로 변모했다. 미국 앨라배마 주의 혼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파일럿은 마무리가 매우 좋고, 도장도 깔끔하며, 화려함보다는 도심형 SUV다운 세련된 모습이다. 혼다 CR-V나 베젤 등과 같은 패밀리룩이 적용되어 익숙한 모습이다. 각지고 픽업 트럭을 떠올리게 하는 2세대 파일럿의 디자인은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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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에서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의 디자인은 NSX나 시빅 같은 스포티한 성능을 강조한 모델에는 화려하고 전위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반면, 오딧세이나 CR-V, 파일럿과 같은 패밀리카를 지향하는 차량에는 무난하고 안정적이지만 디테일에서 화려함을 추구하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혼다나 토요타, 닛산과 같은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미국 시장에서의 대중들의 인기를 얻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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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적당한 고급감과 함께 실내 공간은 미니 밴에 가까운 수준이다. 대시 보드는 수평 기조의 강인한 인상을 주는 구성으로 전반적으로 실용성을 중시한 디자인이다. 대형 센터 콘솔의 상단에는 대화면 터치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양쪽에는 에어컨 송풍구가, 아래에는 공조장치의 버튼들이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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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콘솔에는 스위치식 기어 셀렉터와 2개의 컵홀더가 있다. 스티어링휠에는 어뎁티드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 등의 버튼이 위치해 있다. 다른 오디오 조작 버튼들과 함께 위치해 스티어링휠에서 다양한 기능을 바로 작동할 수는 있지만 다소 산만해진 구성이다. 계기판의 안쪽에는 4.2인치 LCD 디스플레이창을 통해 연비와 타이어 공기압과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도어에는 3개의 수납공간이 계단 형태로 이루어져 넉넉한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넓은 센터 콘솔 박스 안쪽과 기어노브 앞쪽, 2열 시트 앞쪽에 총 4개의 USB 포트가 위치해 있다. 요즘처럼 모바일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를 가지고 다니는 시기에 환영할 만한 부분이다.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혼다차들의 디자인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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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의 장점은 2열과 3열 시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버튼을 눌러 3열시트로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워크인 스위치가 2열 시트의 하단과 상단에 각각 위치해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2열 시트의 경우 평평하게 접을 수도 있으며 앞뒤 슬라이드도 가능하다. 3열 시트의 경우 그동안 시승했던 3열 구성의 차량 가운데 가장 넓은 공간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장거리 주행에서는 다소 불편함이 있겠지만 도심내에서 이동하는 정도라면 불편함을 느끼긴 힘들 것이다. 3열 시트의 경우 바닥에서 시트까지의 거리가 2열보다는 짧기 때문에 무릎이 다소 올라온 형태로 앉게 되지만 탑승인원이 많은 경우라면 비교적 넉넉한 3열 시트의 존재 의의는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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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에게 적재공간은 중요하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주력으로 판매되는 차종이라면 더욱 그렇다. 3열시트까지 모두 편 상황에서는 467L, 3열 시트를 접으면 1,325L로 확대되며 2열시트까지 모두 접으면 2,373L까지 늘어난다. 또한 후방 화물칸 공간의 바닥 아래에도 수납 공간이 숨어있다. 이 공간 까지 활용하면 굳이 3열시트를 접지 않아도 유모차나 80리터 크기의 아이스박스도 적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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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파일럿은 기존과 비교해 핸들링이나 엔진 출력면에서 확실히 진화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생활형 중형 SUV’라는 전제하에 평가된 부분이다. 엔진은 3.5리터 V6엔진으로 최고 출력은 284마력, 최대 토크는 36.2kg·m 으로, 여기에 전자제어식 6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된다.
 
직분사 엔진을 적용해 기존 모델보다 출력을 높였으며 시승 전 다소 우려했던 6단 자동 변속기도 기대이상으로 엔진과의 조합이 좋다. 대부분의 주행이 1500rpm에서 2500rpm까지의 영역에서 충분히 가능하고 그 사이에서도 바쁘게 변속이 이루어지며 최적의 주행상황을 열심히 찾아간다. 미국시장에서는 혼다 최초로 9단 자동변속기도 적용된다고 하지만 국내에는 6단 변속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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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는 복합/도심/고속도로 기준 8.9 / 7.8 / 10.7 (km/ℓ). 차량의 무게와 엔진 배기량, 가솔린 모델임을 고려하면 적절한 수준이다. 연비와 토크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디젤엔진에 대한 아쉬움도 있겠지만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중형 SUV도 직접 운전을 해보면 그 장점을 실감할 수 있다. 일단 부드러운 가속과 조용한 엔진음은 운전할 때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가장 큰 요소이다. 2세대 파일럿에는 도어실링과 방음유리가 적용되어 정숙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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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은 스노우, 머드, 샌드, 노말의 4가지 주행모드를 가지고 있다. 각 모드에 맞게 구동력을 배분하며 주행성능을 높인다는 설명이지만 디퍼런셜 락 기능 만큼의 적극적인 오프로드 주행 기능은 아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파일럿은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 뛰어난 주행성능을 보여주는 전천후 SUV라기 보단 생활형 SUV에 가깝다. 넉넉한 실내공간과 부드럽고 조용하지만 넉넉한 출력의 엔진 성능, 다양한 편의 장비등으로 일상적인 주행에서 장점이 더욱 드러나는 차이다.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지나치게 오프로드 성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전고가 높다보니 좌우 롤도 어느정도 존재하며 완만한 코너링구간에서도 가속패달에 조금 더 무게를 실으면 이내 타이어의 마찰음이 귓가를 때린다. 안정적인 주행을 강제로 강요받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차는 어디까지나 패밀리카이며, 와인딩로드를 달리는 자동차가 아니다. 하물며 스포츠카는 더더욱 아니다. 이것이 크로스 오버이다. 확실히 그렇다. 그러나 굳이 공격적인 운전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자동차의 한계가 쉽게 드러나는 부분은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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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에는 ‘혼다 센싱’이라 불리는 주행 지원 시스템이 대거 적용되어 있다. 여기에는 레이더를 이용한 크루즈 컨트롤과 충돌 완화 브레이크 시스템, 차선 유지 지원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고급차가 아닌 자동차에 이런 장비들이 적용된 것은 환영할 만한 부분이다. 그만큼 이러한 기술이 성숙하고 가격 또한 저렴해졌다는 반증이다. 혼다 파일럿의 가격은 5460만원으로 다소 높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비슷한 크기와 주행안전장치들이 탑대된 독일 SUV들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8천만원에서 9천만원까지 소요된다. 

혼다 파일럿을 관심있게 보고 있는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은 파일럿의 경우 다양한 도로 상황에서 시승 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핸들링과 성능에 만족하는 경우, 파일럿을 구입하고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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