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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여유를 부르는 차, 스마트 포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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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7-01 06: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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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시티 커뮤터라고만 생각했다. 복잡한 서울 시내에서 큰 차들이 도로를 점령하면서 만든 틈새를 여유롭게 휘젓는 경험을 하면서 도심에 특화됐다고 느꼈다. 느린 템포의 음악을 재생시키고 박자를 맞추면서 스티어링과 페달을 조작했다. 그리고 정지 신호에서 잠시의 여유를 느낀 뒤 다시 출발하려는 순간, 뒤에서 경적이 울린다. 이 복잡한 도심은 여유 있는 출발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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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2세대로 진화한 스마트 포포의 운전대를 잡고 있다. 2004년에 등장했던 1세대 스마트 포포는 미쓰비시 콜트와 차체를 공유했고, 이로 인해 후륜구동이 아닌 전륜구동 방식을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불과 2년후인 2006년에 1세대 포포는 단종됐다. 2014년에 등장한 2세대 포포는 르노 트윙고와 차체를 공유하기 때문에 엔진이 차체 뒤에 탑재되는 후륜구동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구동방식뿐 아니라 디자인 코드도 동시기에 등장한 3세대 스마트 포투(W453)와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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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의 앞 뒤는 사각형이 가득 채우고 있다. 헤드램프와 프론트 그릴, 방향지시등과 프론트 범퍼에 위치한 에어 인테이크, 테일램프와 리어 범퍼의 전체적인 형상, 이 모든 것이 사각형에 가깝게 다듬어져 있다. 물론 각 부품의 모서리는 둥그스름하게 다듬어졌고, 직선이 아닌 곡선을 사용한 면도 있지만 모든 요소들을 종합해서 보면 사각형이 드러난다. 이는 3세대 포투와도 비슷한 형태로, 당당하면서도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내는 인상으로 인해 전장 3495mm, 전폭 1665mm의 실제 차체 크기보다도 더욱 크게 보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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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는 A필러와 C필러의 각도, 2열 도어의 라인으로 인해 사각형을 찾기 힘들다. A필러부터 루프 라인과 C필러를 지나 사이드스커트까지 이어지는 라인을 차체와 다른 색상으로 도색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사이드뷰에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약간 높게 돌출된 보닛은 마치 엔진을 품은 것처럼 보이지만 안에는 워셔액과 냉각수 탱크 등이 위치한다. 차체 왼쪽 C필러 하단에 위치한 작은 크기의 에어 인테이크는 포포가 RR방식을 적용한 자동차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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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형은 실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계기반은 반원 형태로, 스티어링 휠과 송풍구, 엔진회전계는 원형을 갖추고 있지만 센터페시아를 장식하는 오디오 시스템과 공조장치 스위치, 글러브 박스, 도어캐치는 사각형으로 구성됐다. 1열과 2열 시트도 자세히 보면 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형과는 다르게 시트의 착좌감은 좋은 편으로,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가 쉽게 발생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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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 루프는 닫았을 때는 효과적으로 소음을 차단하고, 열었을 때는 하늘을 가득 담을 수 있어분위기 전환에 유리하다. 2열 윈도우는 위아래로 열리는 방식이 아니라 경첩을 바깥쪽으로 밀어서 여는 방식으로 옛 쿠페 또는 3도어 해치백에서 볼 수 있었던 방식이다. 기어노브 앞쪽에는 테이크아웃 커피컵을 꽂을 수 있는 컵홀더가 있고, 각 도어 하단에 위치한 수납 공간과 센터터널 하단에서 돌출되는 서랍 등 작은 공간도 영민하게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트렁크는 평상시에는 185L로 약간 작지만, 뒷좌석을 접으면 975L로 용량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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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은 틸트와 텔레스코픽을 모두 지원하며, 시트도 운전자의 신체에 맞춰 쉽게 조정이 가능하다. 포지션을 맞췄을 경우 시선을 잠깐 내리는 것만으로도 속도계와 기타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회전계와 시계가 대시보드 중앙 상단에 위치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신형 포포는 왼쪽 A필러 부근에 위치하기 때문에 우전방 시선을 약간 뺏기게 된다.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버튼들은 크기가 크면서도 조작감이 확실히 전해지기 때문에 오작동을 걱정할 우려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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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포포는 외국에서는 다양한 출력의 엔진을 탑재하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모델은 최고출력 71마력을 발휘하는 3기통 999cc 엔진을 탑재한다. 여기에 6단 DCT를 조합해 뒷바퀴를 구동한다. 엔진이 차체 뒤쪽에 탑재되고 DCT를 장착했으니 포르쉐와 동등하지는 않더라도 경쾌한 운동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출발하는 순간부터 마음이 급한 운전자를 달래듯 약간 느리게 출발한다. 이와 같이 반 박자 느린 가속은 메르세데스에서 제작하는 대부분의 자동차에서 느꼈던 것들인데, 포포도 다임러 그룹의 자동차라서 그런지 동일한 느낌의 가속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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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절약을 위해 스타트/스톱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지만, 도심에서는 사용하기가 꺼려진다. 엔진 정지 후 재출발을 하려면 엔진 점화 > 변속 자동 체결 > 출발의 3단계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꽤나 느리게 느껴지기도 할 뿐더러(실제로는 2초 남짓한 시간이다) 뒤에 선 운전자가 성미가 급한 사람이라면 어김없이 경적 세례를 받게 된다.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으면 엔진 스톱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그나마 출발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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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감각은 평범하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15.1초가 소요되니 인상적인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엔진이 차체 뒤 트렁크 아래에 있는 것을 생각하면 실내 방음은 준수한 편이지만 고속 주행 중 옆 사람과 이야기를 하려면 약간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엔진의 진동 역시 국산 경차와 비교해 봤을 때 비슷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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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행 시의 차체 유지 능력은 이정도 크기의 차량에서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안정적이다. 특히 100km/h를 넘는 고속 주행이 되면 차체가 떨리기 시작하거나 앞바퀴에서 전해오는 불안정한 감각으로 인해 스티어링휠을 잡는 손에 힘을 주게 되지만, 포포는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엔진이 뒤에 있는 자동차는 고속 주행 시 앞바퀴의 접지력이 다소 감소하는데 포포는 그런 기색이 전혀 없으며 고속 주행 중 어느 방향에서 바람을 맞더라도 차체가 흔들리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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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포포는 약간 느린 가속력을 갖고 있어 경쾌함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주행으로 인해 운전자에게 여유와 편안함을 준다. 도심을 단시간 내에 경쾌하게 오가는 데는 추천할 수 없지만, 여유가 있는 운전을 추구하거나 주행 시 차체 안정성을 고려하는 운전자라면 포포를 선택함에 있어 후회가 없을 것이다. 특히 도심의 좁은 공간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차를 원하면서도 고속 주행이 많다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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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아쉬운 점은 경쾌한 가속력을 갖췄을지도 모르는 포포 브라부스(Brabus)가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는 것과 포포가 국내 경차 규격을 약간 초과하는 너비로 인해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차 혜택이 없다 해도 포포는 독특한 디자인과 주행 안정성을 갖췄고, 고회전 영역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주행을 거듭하고도 17km/l를 약간 상회하는 준수한 연비도 갖춰 매력적이다. 사각형의 건물이 가득한 회색 도시를 알록달록한 색상의 사각형으로 장식하는 포포는 여유를 갖춘 사람들의 시티 커뮤터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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