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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2003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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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08-18 09:08:44

본문

1948년에 처음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한 랜드로버가 디스커버리라는 브랜드를 선보인 것은 1989년. 다시 시리즈 Ⅱ로 진화한 것이 1998년이었다. 그리고 2003년형으로 진화를 했다. 기본적으로 직선적인 보디 라인과 낮은 윈도우 라인, 2단 구조의 루프 등 디스커버리만의 아이덴티티는 변함이 없다. 정통 오프로더 브랜드의 대명사 랜드로버의 미들 클래스 디스커버리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랜드로버는 유럽 브랜드 중 사브등과 함께 비교적 역사가 짧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통 오프로더에서는 확실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전 세계에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디펜더와 레인지로버로 정통 크로스컨트리 브랜드의 명성을 쌓아온 랜드로버가 80년대 들어 SUV바람에 편승해 대중적인 감각을 부여해 등장한 오프로더가 디스커버리이다. 여기에 아예 크로스오버를 표방한 모델이 1997년 데뷔한 프리랜더다. 세그먼트상으로 본다면 디스커버리는 BMW X5와 메르세데스 ML클래스가 경쟁 모델인 셈이다. 랜드로버 전체 매출을 30% 정도 향상시킨 모델인만큼 브랜드 이미지를 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상급 모델인 레인지로버는 선대 모델에 붙여졌던 별명인 `사막의 롤스로이스, 흙탕 속의 롤스로이스`의 컨셉을 살려 SUV가 아닌 럭셔리 세단을 경쟁 상대로 삼고 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는 이와는 달리 여전히 정통 오프로더를 지향하며 랜드로버의 아이덴티티를 살리고 있다.

1989년 1세대 모델이 등장한 지 10년만인 1998년에 시리즈Ⅱ로 진화한 디스커버리는 당시에도 전체의 95%에 달하는 1만 3,000여개의 부품이 바뀌었고, 60여개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터프한 이미지보다는 날로 첨단화되어가며 세련되고 쾌적한 온로드 지향 SUV들의 등장으로 인해 디스커버리는 2002년 초 다시 한번 개량 모델을 선 보였다. 사람들의 습성이 그만큼 변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필자도 디스커버리와 시리즈Ⅱ, 그리고 카멜트로피 버전 등을 타면서 거친 승차감에 때로는 불만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변화다. 그런 유저들의 트랜드 변화에 따라 디스커버리의 2003년형도 700개소에 이르는 변경을 했다.

시리즈Ⅱ로 진화할 때와 이번의 페이스 리프트의 핵심은 외관의 기본 컨셉은 그대로 살리면서 부분적인 변화를 통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화한 것이다. 특히 주행성에서의 소프트한 감각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랜드로버측은 오프로드성능을 손상시키지 않고 온로드용 차량의 성능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Exterior

외관상 변화는 우선 프론트의 패밀리 룩 컨셉이다. 레인지로버에 채용된 포켓 할로겐 헤드램프와 그릴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 전체의 일관성을 추구하고 있다. 로 빔이 대각선 아랫방향으로 약간 오버래핑되게 설계되어 있으며 그 옆으로 뻗은 검은 색 그릴 바, 그리고 범퍼에 약간 깊게 내장된 안개등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부드러움이다. 2003년형 모델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다. 승용차와의 충돌 시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퍼를 승용차 수준으로 하는 다른 모델들과는 달리 디스커버리는 접근각 확보를 위해 오히려 더 위로 올려 크로스컨트리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뒷부분에서 스페어타이어를 낮게 부착하면서 리어 윈도우를 키운 것은 시리즈Ⅱ로 진화 시 바뀐 내용인데 범퍼 아래 달린 보조 스텝은 여전히 용도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체 패널이 라운드화가 아니라 평평한 형태를 유지하며 직선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디스커버리만의 독자성이다. 이는 윈도우가 상대적으로 크게 설정된 것과 어울려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테일 램프와 방향지시등, 리어 안개등도 위치가 달라져 있다. 리어 도어와 쿼터 패널 등 많은 부분에 알루미늄을 사용해 중량 저감과 부식방지를 꾀하고 있다.

2톤이 넘는 중량의 전후배분은 전륜으로 1,000kg, 후륜으로 1,140kg으로, 공차시에는 항상 뒤쪽이 무겁다.

스타일링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1세대 모델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으며 1948년 첫 번째 랜드로버의 터치도 살아있다.

Interior

랜드로버는 시리즈Ⅱ로 바꿀 때 디스커버리에 있는 영국 특유의 기이한 분위기를 많이 제거하려는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영국식 터치는 여전하다.

기본적으로 본격 크로스컨트리 모델답게 전자장비보다는 수동조작 기능을 많이 채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선루프다. 앞 뒤 두 개의 선루프가 설계되어 있는데 최근 시승한 모델 중에 레버만 돌려 선루프를 열고 닫도록 된 것은 디스커버리가 유일하다.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한 대시보드는 상당히 부드럽고 마무리가 개선되어 있지만 여전히 투박한 터치는 그대로다. 하지만 자동 에어컨을 비롯해 레저로 감싼 틸트 스티어링 휠, 파워 윈도우, 리어 윈도우 와이퍼 및 워셔, 열선 파워 미러, 중앙집중잠금식 키레스 엔트리, 크루즈 컨트롤, 미러 내부 오토 다이밍 등의 기능 등 현대식 편의장비가 표준으로 장비되어 있는 것은 선대 모델에 비하면 큰 변화다. 에어컨은 듀얼 존이 기본인데 시승차에는 7인승 시트 모두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여기에 SE 버전은 우드 트림을 적용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220와트 오디오 시스템 12스피커, 6CD 체인저, 듀얼 틸팅 슬라이딩 선루프, 헤드램프 워셔 등이 채용되어 있다. 주차 보조 시스템도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사족이지만 랜드로버 본래의 그레이드 구분은 S, SE, HSE등인데 국내 시판차는 S, ES 로 되어 있다.

그런데 조그만 디지털 시계가 조수석 탑승자의 무릎 가까운 부위에 설치되어 있어 운전석에서 보기 어려운 것과 라디오 AM, FM버튼이 분리되어 있는 것 등 영국식 고집은 여전하다. 윈도우 스위치가 센터 콘솔에 있고 도어 잠금 버튼도 센터페시아에 설계되어 있어 찾기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도어 안쪽의 손잡이도 찾기가 쉽지 않으며 사용하기도 어색하다.

시트는 직물과 가죽을 선택할 수 있다. 운전자 시트는 헤드룸도 넉넉한 편이다. 그런데 워낙에 시트 포지션이 높다. 랜드로버는 이 시트를 Command Driving Position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오프로드 주행 시 내려다 보는 듯한 자세를 확보할 수 있기 위함이다. 내려다 보는 듯한 감각이 다른 모델에 비해 훨씬 크게 다가온다.

2열 시트는 6 대 4 분리형 폴딩 타입이다. 운전석 시트는 8웨이 파워 어시스트, 프론트 조수석은 6웨이 방식인데 시승차의 시트 조정은 수동방식. 국내 수입차업체들의 옵션구성 성향으로 보면 이는 처음 런칭 준비를 위해 들여온 차인 듯 싶다.

시트 베리에이션은 5인승이 기본, 옵션으로 7인승이 가능하다. 시승차는 3열 시트가 있는 7인승 모델이었다. 3열 시트는 화물칸에 접이식으로 되어 있다. 펼치면 앞쪽을 향하도록 되어 있으며 헤드 레스트가 천정에 설계되어 있는 것이 이채롭다. 성인이 앉기에는 부족한 공간이다.

리어 도어가 작은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운전석 탑승시에는 풋 스탭을 밟고 올라갈 정도로 높은데 리어 시트로 탑승할 때는 도어가 많이 열리지 않아 답답하다. 어린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키가 작고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겠다. 하지만 들어가면 안락하다. 리어 시트 탑승자는 크게 설계된 사이드 윈도우를 통해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다.

화물공간에는 12볼트 파워 아웃렛과 안전그물망과 고리, 그랩핸들, 화물칸 분리 커버 등이 표준으로 설정되어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지니어링 부분에서 360여군데의 개선을 이루었다고 한다. 새로운 인테이크 레조네이터와 흡음재의 채용을 비롯해 재 설계된 보디 마운팅 포인트와 재질, 트랜스퍼 케이스와 기어의 변화, 새로운 휠과 타이어를 장착해 NVH를 향상시키고 있다. 이들은 물론 실내로의 소음 침입을 줄이기 위한 것들이다.

2003년형 디스커버리의 엔진은 세 가지. 레인지로버에 탑재되었던 V8 4.6리터 217마력 사양과 4리터 V8 OHV 최고출력 185ps/4,750rpm 최대토크 34.7kgm/2,600rpm 사양, 그리고 직렬 5기통 2.5리터 터보디젤 등이 있는데 이중 국내에 시판되는 것은 4리터 V8과 2.5리터 터보 디젤이다.

오늘 시승하는 차는 4리터 V8 사양으로 엔진 제어 시스템을 개량했다.

여기에 조합되는 트랜스미션은 4단 AT로 구동방식은 부변속기를 채용한 풀 타임 4WD로 센터 디퍼렌셜 록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랜드로버측은 8단 자동변속기라는 표현을 쓴다. 실렉트 레버 앞쪽에 위치하고 있는 트랜스퍼 레버가 이제는 오히려 이색적인 구성으로 다가온다.

평상 영역에서의 기어비 설정은 100km/h시 엔진회전이 2,300rpm 전후의 구성으로 대 배기량 엔진으로서는 가속감 위주의 세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연비에 손해를 보았었으나 이번에는 그런 점을 감안했다고 한다. 제원표상의 연비는 리터당 6.3km.

가속시의 감각은 부드럽다. 타코미터에는 6,000rpm까지만 나와있고 레드존 표시가 없다. 5,0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진행되는데 60km/h에서 2단, 110km/h에서 3단, 150km/h에서 4단으로 바뀐다. 계속해서 가속을 하면 3,600rpm 부근에서 160km/h 선을 넘어선다.

2톤이라는 덩치에 비해 토크가 강화된 만큼 발진 가속도 부족함이 없다. 직진안정성도 좋은 편인데 급제동시 역시 차의 무게는 느껴진다. 하지만 시리즈Ⅱ로 바뀌었을 때 타보았던 모델에 비해 제동력은 훨씬 안정적으로 개선되어 있었다. 패드와 마스터 실린더를 바꾸고 캘리퍼 피스톤과 ABS제어 프로그램도 교환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제동거리가 경쟁모델들보다 짧아졌다는 것이 랜드로버측의 주장이다. EBD를 채용하고 있는 브레이크의 개선도 두드러지는 내용 중 하나다.

4단 AT와의 조화도 눈에 띠게 숙성되어 있다. 구형의 둔한 감각이 사라졌다. 오히려 너무 가볍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웜&롤러식 스티어링 휠의 반응도 빨라졌다.

무엇보다 크게 달라진 것은 하체다. 쇽 업소버의 댐핑 스트로크는 여전히 길게 설정되어 있어 영국차다운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인다. 당연히 저중속에서의 노면 요철은 거의 흡수한다.
리어 서스펜션에 채용된 에어 스프링은 셀프 레벨링 기구채용으로 주행 상황과 차량 적재 상황에 따라 차체의 자세를 자동으로 수평으로 유지해준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 부분의 대시보드에 고속도로 그림이 자동차고조정장치 버튼이고 짐을 많이 실었을 때 뒤쪽을 들어 주는 것과 함께 오프로더 다운 구성을 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요즘 나오는 승용차 감각의 모노코크 보디를 사용하는 SUV들처럼 코너링 자세도 승용차 감각을 지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온로드, 오프로드에 듀얼 모드로 작동하는 언덕길을 올라갈 때 구동력을 조절해 주는 4륜 ETC(Electronic Traction Control)와 액티브 코너링 강화 시스템 ACE(Active Cornering Enhancement), 오프로드의 급경사에서 저속으로 속도를 유지해 주는 HDC 등도 여전하다. HDC(Hill Decent Controle)는 급한 내리막 경사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동차가 자동으로 ABS를 작동시켜 속도를 5에서 10km/h 정도 늦추어 유지해 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처음 적용된 것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에 가장 먼저 적용되었고 다음으로 프리랜더, 그리고 BMW X5에 채용되었다.

어쨌거나 랜드로버의 진가는 험로와 비포장 도로다. 본격적인 오프로딩은 하지 못했지만 몇 군데 조건을 바꾸어 가며 느껴본 험로 주파성은 우선 감각적으로 안정된다. 208mm에 달하는 최저지상고는 어지간한 노면은 그냥 생각없이 달려간다. 특히 비포장도로에서 어지간한 요철은 흡수하며 지나가는 감각은 역시 랜드로버다.

하지만 최근 투아레그와 XC90 등 연달아 신형 SUV를 시승하면서 황토언덕 등판을 시도했었는데 랜드로버 역시 운전자의 실력 부족으로 끝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중간에 멈추어 아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스커버리의 진가는 극한 조건에서 발휘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랜드로버의 주장대로 디스커버리는 다른 4WD가 갈 수 없는 곳을 간다. 그것은 실제로 랜드로버의 하체가 다른 SUV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지간히 험하게 다루어도 끄덕없는 자세에서 디스커버리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차의 성격상 추구하는 방향에 걸맞는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오지 여행 시 갖추어야 할 조건인 견인력은 브레이크 장착 트레일러의 경우 로 레인지에서 7,700파운드, 브레이크가 없는 트레일러는 1,650파운드.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듀얼 에어백을 비롯해 LATCH 어린이 안전 시트 고리 등이 있는데 사이드 에어백은 없다. 충돌 시 스위치에 의해 도어가 열리고 연료가 차단되며 비상등을 작동시키는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오지탐험 등 험로에서 탁월한 기능성을 보인 디스커버리는 랜드로버를 최고의 오프로더 메이커로 올려놓았다. 과거에 비해 오프로더 전용 모델이라는 이미지는 약간 희석되었지만 그대신 초보자도 오프로드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랜드로버측은 더 강조한다. 그것은 디스커버리의 가격 책정에서도 나타나있다.


주요제원
크기 : 전장×전폭×전고 4,705×2,190×1,940mm, 휠 베이스 2,540mm, 트레드 1,540/1,560mm, 차량중량 2,020kg, 최저지상고 208mm
엔진 : 3,950cc V8 OHV 최고출력 185ps/4,750rpm 최대토크 34.7kgm/2,600rpm
차량 가격 : 5,690만원(S), 6,990만원(ES)(VAT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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